자전거 도로 정책 문제 있다 -경남일보
시·군 일회성 행사 집착…안정성·이용률 제고책 소홀
도내 자치단체들이 자전거 도시를 표방하며 막대한 예산을 들여 자전거 도로를 만들거나 자전거 타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하고 있지만, 시민들의 공감대 얻지 못하고 있어 보다 세밀한 사업추진이 필요하다.
특히, 지자체들이 전국적인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일회성 이벤트 행사에만 지나치게 집착하고, 정작 중요한 안전도와 시민 이용률 제고에 대한 고민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창원시 의회 왕성현(가음정동·성주동) 의원은 11일 제110회 창원시 의회 임시회 5분 발언을 통해 창원시의 자전거 타기 운동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왕 의원은 “자전거 타기 운동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이벤트성 행사를 넘어 자전거 도로와 차도와의 완전 분리 등 안전보장과 기반조성이 우선돼야 시민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타 지역에 비해 비교적 자전거 전용도로 여건이 좋은 창원이지만, 실제 자전거를 이용하려면 보도 턱이 높거나 전용도로가 끊기고 지하차도로 자전거를 들고 가야 하는 등 어려움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게 황의원의 설명이다. 또, 자전거 전용도로라고 표시된 보도 역시 보도 이용자의 보행권에 위협을 주고 있어 자전거 도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사정은 자전거 타기 여건이 도내에서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진주지역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90억원의 예산을 들여 총연장 62.7km에 달하는 자전거 전용도로를 갖춘 진주지역의 자전거 전용도로에도 자전거가 보이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05년 진주환경운동연합이 조사한 자료를 보면, 6월 평일 자전거 이용량이 310대, 8월이 168대로 나타나는 등 자전거 전용도로 이용률이 매우 낮게 나타났다. 진주지역의 자전거 도로 역시 보도 턱과 연결성 부분에 문제가 많아 이용자들의 안전성을 크게 위협하고 있어 시민들의 이용률이 낮다는 게 대체적인 지적이다.
이 같은 현상은 자전거 도로를 만들면서 정확한 수요조사와 이용자의 안전성, 활용성 등을 특별하게 고려하지 않고 일회성 또는 이벤트성 사업을 추진한 결과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왕 의원은 “독일, 네덜란드 등 선진국의 자전거 교통분담율이 20-40% 이상 높은 것은 세심한 부분까지 고려하면서 장기적으로 자동차 이용 불편 정책을 병행한 결과이다”며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일회성, 이벤트성 행사로는 시민들의 자전거 타기가 생활화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