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프로 골프(K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전인지(21・하이트진로)가 미국 여자 프로 골프 투어(LPDGA) 메이저 대회인 US 여자 오픈을 제패했다.
전인지는 7월 13일(한국 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랭커스터 컨트리클럽(파70・6,289야드)에서 열린 제70회 US 여자 오픈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에 보기 3개를 묶어 4언더파 66타를 쳤다.
합계 8언더파 272타를 적어낸 전인지는 치열한 우승 경쟁을 벌인 양희영(26)을 1타차로 제치고 처음 출전한 미국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감격을 누렸다.
이 날 전인지는 선두 양희영에 4타 뒤진 채 마지막 라운드를 맞았지만 15∼17번홀에서 3연속 버디를 잡는 등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가 짜릿한 역전 우승을 거뒀다.
전인지는 1998년 박세리(37・하나금융그룹)가 이 대회에서 첫 우승한 이후 7번째 한국인 챔피언이 됐다. 한국 선수들은 박인비(27・KB금융그룹)가 2008년과 2013년 이 대회에서 우승한 것을 포함, 8개의 US 여자 오픈 우승 트로피를 가져왔다.
시작은 박세리였다. 모두가 기억하는 하얀 발의 주인공 박세리는 1998년, 한국인 최초로 US 여자 오픈 우승컵을 들어 올린 주인공이다.
당시 박세리가 헤저드 경계 지점에 빠진 공을 살리기 위해 양말을 벗고 호수로 들어가는 장면과 하얀 발, 그리고 마지막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장면은 당시 IMF 위기를 겪으며 실의에 빠진 한국 국민들과 오버랩 되면서 잊을 수 없는 우승으로 기억되고 있다. 박세리는 국민 영웅이 됐다.
아쉽게도 이번 US 여자 오픈에선 박세리를 볼 수 없다. 박세리는 허리 통증 여파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005년엔 김주연이 최종 라운드 18번 홀(파4)에서 세컨드 샷을 그린 주변 벙커에 빠뜨려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벙커에서 퍼 올린 공이 그린을 타고 그대로 홀컵에 빨려 들어갔고 김주연은 이 버디로 우승을 확정 지었다. 2008년엔 박인비가 19세 11개월의 나이로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웠다. 당시 박인비는 유일하게 나흘 내내 언더파를 친 완벽한 샷으로 전 세계 언론들의 찬사를 받았다. 지은희(29・한화)는 2009년 최종 라운드에서 무서운 뒷심을 발휘해 1타 차, 극적인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유소연(25・하나금융그룹)은 2011년 연장전에서 서희경(28・하이트진로)을 제치며, 최고 권위의 메이저 대회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최나연(27・SK텔레콤)은 2012년4타 차 완승을 거두며 가장 권위 있는 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박인비는 2013년US 여자 오픈 우승으로 63년 만에 메이저 대회 3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전인지는 전반에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타를 줄이며 추격했지만 10번홀(파4)에서 나온 벙커샷 실수로 우승은 사실상 어려워진 듯 보였다.
두 번째 샷이 그린 옆 벙커에 빠진 뒤 한 번에 탈출하지 못하고 네 번째 샷으로 볼을 그린 위에 올려 1타를 잃었다. 하지만 전인지는 12번홀(파3)에서 버디를 잡은 것을 신호탄으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어 전인지는 15번홀(파4)에서 3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해 단독 선두로 나섰고, 16번홀(파4)과 17번홀(파3)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우승에 바짝 다가갔다.
이후 전인지는 양희영의 거센 추격을 받았다. 하지만 양희영은 마지막 홀에서 파만 잡아도 연장전으로 갈 수 있었지만, 전인지와 똑같은 실수를 하고 말았다.
양희영은 티샷이 깊은 러프로 빠져 그린을 직접 노릴 수 없었고 결국 보기로 마지막 홀을 마치면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박인비는 3타를 줄이며 추격했지만 중요한 순간에 퍼트가 홀을 외면,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와 함께 공동 3위(5언더파 275타)에 머물렀다.
첫댓글 US 여자 오픈과 우리 선수들과의 인연이 너무나 많이 있네요.
특히 박세리 선수의 맨발 투혼을 생각나게 하는 대회였죠.
젊은 낭자의 우승이니 앞으로 많은 발전이 있기를 바랍니다.
그만큼 우리 태극 낭자들의 실력이 쟁쟁하다는 반증이겠죠.
메이저 대회에서 우리 선수가 또 큰 일을 해냈네요.
박수를 보냅니다.
이 경기를 보면서 가슴을 졸이기도 했지만 우리 선수끼리의 연장 승부라 긴장감은 좀 떨어졌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