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들어오는 것보다 나가는 것이 더 힘들다, 그 호텔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어쩌면 우리네 삶 속에서의 일이기도 합니다. 인생도 그렇지 않은가요? 들어오는 것은 내 뜻이 아니었습니다. 들어오는지도 모르고 들어온 것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그냥 들어온 것입니다. 그런데 그 인생 밖으로 나가는 일이 그리 쉽지 않습니다. 대부분 나가기를 꺼려합니다. 때로 마지못해 나가는 사람도 있기는 하지만 그럴만한 절박한 사정 때문에 택한 것이지 원해서 나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가 하면 강제로 퇴출당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역시 원하는 바가 아닙니다. 쫓겨나는 셈이지요. 일단 들어오면 나가는 일은 어렵습니다.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닙니다. 의리가 그렇고 규범이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 호텔 참 묘합니다. 호텔 겸 병원입니다. 고객도 특별합니다. 주로 범죄자들입니다. 또한 부상당한 사람들도 많습니다. 호텔 운영자는 대단한(?) 의사이기도 합니다. 나름 지식과 실력이 있는데 첨단 기술로 치료를 합니다. 로봇이 담당을 하는 것입니다. 배경이 2028년, 앞으로 겨우 10년인데 그 때 과연 이런 의료기술이 발휘되고 3D 프린터가 활용되어 이용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하기야 과거의 10년과 앞으로의 10년은 비교가 안 되리라 생각합니다. 아무튼 대단한 기술입니다. 손상된 장기가 3D 프린터로 바로 제작되어 나옵니다. 우리는 그만큼 오래 살 수 있는 조건들을 갖추게 됩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지요. 오래 살만한 기술과 더불어 빨리 죽을 수 있는 환경도 함께 이루어지니 말입니다.
미국 LA에 폭동이 일어납니다. 시민들의 요구는 물을 달라는 것입니다. 무슨 이유인지 물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결국 폭동이 일어났습니다. 시에서는 경찰력을 동원하여 폭동 진압에 나섭니다. 그 와중에 한 무리가 은행 강도짓을 합니다. 경찰력의 빈 공간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성공하는 듯하지만 문제가 발생하여 총격전이 발생합니다. 무리 중 일부는 죽고 일부는 부상을 당하여 피신을 합니다. 리더 격인 ‘와이키키’는 부상당한 동생을 이끌고 급할 때 잘 이용했던 호텔 아르테미스로 향합니다. 호텔 운영자인 ‘토마스’에게 연락하고 도움을 청합니다. 하기는 바로 그런 사람들을 위해 운영되고 있는 호텔(?)입니다.
호텔 겸 병원이기도 합니다. 소위 무허가 병원인 셈이지요. 그래도 호텔 운영자인 토마스는 진료를 능숙하게 합니다. 그리고 충성스러운 간호사가 있습니다. 토마스가 그러하듯 이 간호사도 간호보다는 호위 무사 같습니다. 이렇든 저렇든 해괴한 호텔이고 병원입니다. 의사는 여성이고 간호사는 근육질 남성입니다. 하기는 범죄자 전용 호텔이니 무슨 일이 있을지 예측 불허입니다. 늘 대비하고 있어야지요. 무엇보다 호텔 규칙을 범치 못하도록 지켜야 합니다. ‘욕설 금지, 무기 금지, 살인 금지.’ 범죄자들의 전용 호텔인데 이게 가능할까요? 그런데 그렇게 22년을 운영해 왔답니다. 어쩌면 호텔의 실 소유지인 마피아 보스 덕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 또한 이 규범은 잘 따라줍니다.
처음 단순한 은행 강도가 투숙한 것은 늘 있어온 일이기도 합니다. 문제 될 소지도 없습니다. 숨겨주고 치료해주고 등등 하던 일입니다. 그런데 따라 들어온 자들, 몰래 침투한 자들 그리고 부상당해 들어온 마피아 보스와 그 추종자들로 일이 꼬입니다. 그 속에는 전문 살인청부업자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대상이 부상을 당해 이 호텔로 피신한 것입니다. 한 사람은 살려야 하는 임무를 가지고 있고 또 한 사람은 처리해야 할 책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바깥 폭동 상황 역시 호텔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물론 호텔 자체 능력으로 해결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오래 갈 수 없습니다. 더구나 영향이 점점 확장되기 때문에 어렵습니다.
한 마디로 묘한 사람들의 집합체가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 속에서 서로 얽힌 사연들이 조합됩니다. 모두가 살자고 들어온 것입니다. 그러나 목적한 바들이 다릅니다. 호텔 자체의 규범이 있습니다. 여태 호텔이 운영되어 온 하나의 축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각양의 사람들이 각양의 목적을 가지고 모이면 서로 이익의 충돌이 생기게 마련이지요. 이것들을 조정할 마당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사회에서는 소위 국회 정부 법원 등의 조직들이 있습니다. 때마다 모여서 회의를 하고 토의를 하기도 합니다. 의견들을 모아서 합의하고 시행합니다. 여기에서 공통분모는 모두의 이익과 행복입니다. 문제는 그럴 장이 없다는 것이고 공통분모를 끌어낼 ‘모두’가 없다는 것입니다. 결국 싸움밖에 방법이 없습니다.
혼란 속에서도 의사와 간호사의 목숨을 건 의리, 은행 강도 형제의 의리 그리고 자기가 서야 할 자리를 지키려는 호텔 운영자인 토마스의 결연함이 돋보입니다. 악인들 속에도 의사가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그냥 마땅히 죽어야 할 자들입니까? 어쩌면 그래도 목숨인 것을, 귀하게 보아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싶기도 합니다. 백해무익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세상에는 파리도 날아다녀야 하지 않겠습니까? 영화 ‘호텔 아르테미스’를 보았습니다.
첫댓글 즐감..
감사합니다. ^&^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복된 한 주를 빕니다. ^&^
그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