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열리는 전국 1266개 축제 가운데 95%가 인구 감소 지역에서 열린다.
축제가 지역 소멸을 막기 위한 지자체의 생존 전략으로 자리 잡았지만 많은 예산을 투입한다고 모든 축제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관람보다 참여, 규모보다 경험이다. 지역을 먹여 살리고 있는 글로벌 축제들엔 공통점이 있다.
야놀자리서치는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2026 글로벌 축제 매력도 평가 세미나’에서 전 세계 560개 축제를 분석한 ‘글로벌 축제 매력도 지수(Global Festival Attractiveness Index)’를 공개했다.
이번 지수는 야놀자리서치가 미국 퍼듀대 CHRIBA 연구소, 경희대 H&T애널리틱스센터와 공동 개발했다. 영국 소셜미디어 분석 플랫폼 브랜드워치의 14개 언어 데이터를 활용한 지수다. 연구진은 1436개 축제를 대상으로 파일럿 연구를 진행한 뒤 최종 560개 축제를 선정했다.
지수는 크게 두 축으로 구성한다. 축제에 대한 긍정적 감성 반응의 강도를 측정하는 ‘축제 매력도’와 축제의 언급량과 다양한 언어권으로 확산하는지를 평가하는 ‘축제 인기’다.
연구진은 이를 바탕으로 축제 경쟁력을 △핵심 콘텐츠 및 경험 △축제 분위기 및 감성 △운영 편의성 및 인프라 등 세 가지 차원으로 세분화했다. 주요 프로그램과 △공연 △고유 정체성 △현장 에너지 △문화적 상징성 △시설 △혼잡 관리 △접근성 △경제적 가치 등 10개 지표를 종합 반영했다.
음악축제가 휩쓴 글로벌 순위
글로벌 축제 평가에서는 음악축제가 압도적인 강세를 보였다. 음악축제 시장은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시장 규모는 56억9000만달러(약 8조6431억원)정도다.
2026년 종합 1위는 미국 대표 음악·예술 축제인 코첼라 페스티벌(Coachella Festival)이 차지했다. 코첼라는 압도적인 언급량과 글로벌 언어 확산도, 강력한 브랜드 인지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미국은 코첼라와 △울트라 마이애미 △켄터키 더비 페스티벌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 등 4개 축제를 톱20에 올렸다. 스페인도 매드 쿨 페스티벌과 라 토마티나가 상위권에 진입했다.
권창효(58회) 이즈피엠피 부사장은 “코첼라는 아티스트 입장에서 반드시 서고 싶은 무대가 됐고 관람객에게는 ‘내가 거기 있었다’는 경험 자체가 콘텐츠가 됐다”며 “보고 찍을 것이 많고 SNS에 올릴 것이 많을수록 자연스럽게 화제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국가별로는 일본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일본은 종합 톱20 안에 7개 축제를 올렸으며 2위와 3위는 각각 일본 서머소닉 페스티벌(Summer Sonic Festival)과 록 인 재팬 페스티벌(Rock in Japan Festival)이 차지했다.
국내 축제 가운데서는 워터밤 서울(Waterbomb Seoul)이 종합 16위를 기록하며 유일하게 글로벌 톱20에 진입했다. 워터밤 서울은 음악 공연과 물놀이를 결합한 참여형 콘텐츠, 젊은 세대의 자발적 공유 문화, 감각적인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높은 감성 반응과 확산력을 보였다.
톱100에 이름을 올린 한국 축제는 부산불꽃축제(34위), 보령머드축제(58위), 진해군항제(78위), 울트라 코리아(87위), 서울빛초롱축제(90위) 등이었다.
국내 전통문화 축제와 지역 특산물 축제들이 국내 방문객 규모나 지역 인지도에 비해 글로벌 SNS에서의 다국어 확산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콘텐츠만큼 중요한 건 인프라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한국 축제의 다음 과제로 콘텐츠뿐 아니라 인프라를 꼽았다.
권창효(58회) 부사장은 음악축제가 단순 공연 관람을 넘어 자아 표현과 커뮤니티 경험의 장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콘텐츠의 매력과 함께 교통, 화장실, 혼잡 관리 등 기본 인프라 개선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창효(58회) 부사장은 독일과 스페인 전시회 사례를 들며 “대형 행사 참가자에게 대중교통을 무료로 제공하는 등 도시 전체가 축제를 지원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화담숲을 사례로 들며 화장실과 장애인 편의시설, 동선 설계 등 세밀한 인프라가 만족도를 높이는 핵심 요소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글로벌 메가 축제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국내 사례로 보령머드축제를 꼽았다. 머드 화장품 산업과 연계한 독창성, 높은 참여도, 해외 축제와의 협업이 강점이라는 평가다. 탈춤축제와 남강유등축제도 글로벌화 가능성이 높은 축제로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