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정상회담 앞두고
기업간 공급망 협력 강화
삼성전자가 일본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연구개발(R&D)을 위한 컨트롤타워를 새롭게 설립했다.
분야별로 산재했던 연구 기능을 한곳에 묶어 조직을 재정비한 것이다.
한일 관계가 해빙 무드를 보이는 가운데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도 일본 기업들과 반도체 분야 협력에 속도를 내려는
정지 작업으로 해석된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일본에 반도체.디스플레이 연구조직인 'DSRJ(디바이스 솔루션 리서치재팬)'를 설립했다.
일본 요코하마와 오사카 등에 흩어져 있던 DS 관련 연구 시설을 합쳐 삼성 요코하마 연구소에 둥지를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DS부문에서 설비.소재.이미지센서.패케젱 등 연구시설을 운영해 왔다.
이를 DSRJ라는 하나의 우산 밑으로 묶은 것이다.
세트를 담당하는 DX(디바이스 경험) 부문은 이미 SRJ(삼성리서치 재팬)라는 이름으로 통합 연구조직을 운영 중이다.
국내 연구인력을 보내기보다 일본에서 현지 우수 인력을 채용해 연구 기능을 수행한다는 게 삼성 측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DSRJ 조직을 새로 구성하고 연구조직을 재정비한 것은 일본이 보유한 첨단 기술과 인력을 바탕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일본의 중요성이 부각된느 것 역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 '일본에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는 인식도 있었지만 여전히 일본은 첨단기술 측면에서 선두의 위치에 있다'며
'삼성전자가 일본에 R&D 커늩롤타워를 설치한 것은 일본과 연결고리를 복원한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장상회담을 갖는다. 최승진. 이새하. 박인혜 기자
삼성 '공급망전쟁 승기잡자'...반도체 부활 노린 일과 공동 모색
삼성전자, 일본에 반도체 통합 R&D센터
첨단기술 저력 여전하고
소재,패키징,이미지센서...
기초분야 경쟁력 압도적
자율차 반도체 기술도 앞서
미주도 공급망 핵심 역할
8개사 연합체 출범시키며
TSMC와 초대형 공장 추진
삼성전자가 일본에 연구개발(R&D) 컴트롤타워인 'DSRJ(디바이스 솔루션 리서치 재팬)'를 설치한 것은 첨단 기술을 통한
일본 기업과 의 연결고리를 복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한국 대표 기업 = 삼성전자'라는 상징성이 있는 만큼 새 국면을 맞고 있는 한일관계에서도 상당한 함의가 있다.
한일관계 경색으로 균열이 생겼던 양국 기업 간 협업 체계가 다시 정상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이전부터 반도체 연구소를 '미래 경쟁력'으로 중시해왔다는 측면에서 내부적으로 의미 있는 변화라는 시각도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10일 경기도 화성시 반도체 연구소를 찾아 '반도체 연구소를 양적.질적으로 두배 키우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일본에 5개의 반도체 관련 연구소(랩)와 1개의 디스플레이 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는 10년 전인 2013년 일본에 있던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등의 연구 기능을 국내로 흡수.통합한 적이 있다.
해외에 분산된 R&D 인력을 한곳에 모아 성과를 내겠다는 것이 표면적 이유였지만,
일각에서는 '일본에서 더 배울 것이 없다'는 인식이 작용했다는 이여기도 있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일본에 산재해 있던 연구 기능을 재정비해 R&D 컨트롤타워를 구축한 것은 반도체 공급망에서
일본의 중요성이 과거 이상으로 커졌다는 판단 떄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러한 결정은 한국 정부의 강제징용 해법 발표 이전부터 진행됐던 것으로 '정치적 판단'보다는 '실리적 판단'이 작용했다는
시각이다.
우선 기술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
삼성전자가 일본에서 연구 중인 분야는 일본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부문으로 꼽힌다.
특히 이미센서시장은 일본 기업의 '아성'으로 꼽힌다.
한.중.일 기업 간 '삼국지'가 펼쳐지는 이미지센서시장에서 삼성전자는 1위인 일본 소니. 3위인 중국 옴니비전 사이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를 위해 일본 현지에서 기술 인재를 확보해 연구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일본 시장을 직접 공략하겠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일본 자동차 업계는 자율주행 전기차 등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자율주행 전기차에는 단순한 차량용 반도체 이상의 대용량.고성능 반도체가 필요한 만큼, 삼성전자는에 있어
새로운 시장이 될 수 있다.
최근 요시다 갠이지로 소니 회장이 삼성전자를 방문한 것 역시 이 같은 협력관계 구축을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소니는 혼다와 '소니 혼다모빌리티(SHM)'를 설립해 자율주행 전기차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범진욱 서강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일본은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이 강하고 자동차시장도 커서 협력할 분야가 많다'며
'장기적으로 대만, 일본, 미국 등이 연합하는 분위기가 있으니 우리나라도 포석을 두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 기업과의 협업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시각도 있다.
미.중 간 패권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전세계 반도체 공급망 재편이 본격화되면서 일본 이 부각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도 일본 기업과의 협업을 모색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특히 파운드리시장의 최대 경쟁자인 대만의 TSMC가 일본의 소니.덴소와 손잡고
일본 구마모토현에 반도체 생산시설을 건설하는 것은 삼성전자로서는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부문이다.
이 공장 건설에는 일본 대표 기업 8곳이 설립한 반도체 회사 라피더스는 일본 홋카이도에 공장을 설립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라피더스는 2027년 2nm(나노메타/1nm는 10억분의 1m) 공정에서 반도체를 양산하는겠다는 목표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혁재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일본이 반도체 소재와 장비 분야에 강하고 자동차용 반도체 기업도 있어 삼성전자가
협력할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경쟁이 치열하니 삼성전자도 일본과 손을 잡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진.이새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