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바웃 타임 (About Time) - 하나님의 시간 (1) -
늘푸른언덕
아주 가끔씩, 지금까지 지내 온 내 삶의 시간의 발자취를 돌아보며 이런 상상을 해보곤 합니다.
그때 그 선택의 순간에
만일 다른 선택지를 택했었더라면
지금 나는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지금 내가 누리고 있고, 이 순간 내가 관계를 맺고 있는 모든 인연들이 사라지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전혀 다른 모습의 내가 그려지곤 합니다.
그리고 이런 질문을 다시 던져 보기도 합니다.
만일 지금 내가
그때 그 선택의 순간으로 돌아간다면
나는 그때와 같은 선택을 할 것인가?
아니면 다른 선택을 할 것인가?
쉽게 대답할 수 없는 선택에 관한 질문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지나온 시간들을 결코 돌이킬 수는 없지만 지난 시간을 통하여 지금 또는 앞으로 우리에게 주어질 선택지에 어떻게 반응할지에 대한 삶의 지혜를 구할 필요는 절실히 느낍니다.
이번 주와 다음 주에 걸쳐 우리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시간에 대한 이야기들과 그 시간의 영적인 의미에 대하여 생각한 바를 잠시 나누기 원합니다.
얼마 전 우연히 TV에서 2013년에 개봉된 <리처드 커티스> 감독이 만든 <어바웃 타임(About Time)>이란 영화를 다시 한번 보게 되었습니다.
2015년 해외 출장 중에 장시간 떠 있는 비행기 안에서 이 영화를 흥미롭게 접한 후 언젠가 다시 한번 보고 싶었는데 얼마 전에 그 기회가 다시 찾아왔습니다. 이 영화를 이번에 다시 한번 보게 되면서 새롭게 깨닫게 된 것은 처음 이 영화를 접했을 때 느끼지 못했던 영화가 주는 메시지가 새롭게 부각됨을 느꼈습니다.
이 영화의 주요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주인공인 모태솔로 팀(Tim)은 자신이 성인이 되던 날 아버지로부터 놀라운 가문의 비밀을 듣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지나간 과거의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입니다. 정확한 시간과 장소를 기억한 후에 어두운 곳으로 가서 눈을 감고 두 주먹을 쥔 다음 가고 싶은 순간을 생각하면 그 시간과 장소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어느 날 이런 비밀한 능력을 가지고 주인공 팀은 런던으로 갑니다. 그곳에서 우연히 만난 여자 메리(Mary)에게 첫눈에 반하게 됩니다. 그리고 메리의 전화번호를 받고 헤어진 후 곧바로 극작가인 친구 해리의 연극을 보러 가게 됩니다. 그런데 연극이 진행되는 도중에 극 중의 배우가 대사를 잊어버려 연극이 엉망진창이 되는 상황이 전개되고 이 상황을 되돌리고자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으로 과거로 다시 돌아가 주연배우를 도와 연극을 성공에 이르게 만듭니다. 그러나 연극이 끝나고 조금 전 만난 메리에게 전화를 하려고 전화번호를 찾았으나 과거가 바뀌었기 때문에 메리의 전화번호 사라져 버리고 맙니다. 다행히 그녀가 어느 유명한 사진작가의 열렬한 팬임을 기억하고 그 사진작가의 전시회에서 그녀를 우연히 만나길 기대하며 오랜 시간을 기다립니다. 마침내 그녀를 만났는데 일주일 전에 어느 파티에서 남자 친구가 생겼음을 알고 그 상황을 되돌리기 위해 일주일 전의 상황으로 돌아가 남자 친구가 생기는 것을 막고 자신이 다시 새롭게 프러포즈 함으로 좋은 사이로 발전하여 결혼에 이르게 됩니다. 그리고 더없이 행복하고 즐거운 나날이 이어집니다.
그러던 어느 날 출산한 딸의 첫돌에 오기로 한 동생이 큰 사고를 겪게 됩니다. 슬픔에 빠진 주인공은 과거로 돌아가서 동생의 사고를 막지만 다시 돌아왔을 때 딸이 아들로 바뀌어 있는 상황이 생깁니다. 딸이었던 아이를 아들로 바꾸면서까지 과거를 바꿀 수는 없었기에 다시 처음으로 되돌리는 아픔을 경험합니다.
이 영화가 전하기 원하는 중요한 메시지는 맨 마지막에 나옵니다.
주인공 팀은 아버지가 폐암 말기 환자임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주인공 팀은 아버지께 젊은 시절로 돌아가서 담배를 끊으시면 안 되냐고 했지만 아버지는 과거에 엄마가 담배 피우는 모습에 반한 것이기 때문에 과거를 바꾸면 모든 것이 바뀌게 될 것이기에 안 된다고 말하며 모든 것을 운명처럼 받아들이기로 합니다.
또 마지막 결말에 세 번째 아이가 태어나는 장면에서 아이가 태어나면 아버지와 영원히 이별을 해야 했던 주인공은 고민을 하다가 결국 세 번째 아이를 낳기로 합니다.
그렇게 과거와는 이별하고 미래를 선택한다는 내용입니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시간 여행에 관한 영화 <어바웃 타임>을 다시 보면서 과거의 삶을 되돌려 살 수는 없지만 그 느낌을 다시 한번 재생할 수는 있다는 경험을 이번 영화를 보면서 새롭게 느끼게 됩니다.
영화는 물론 유명한 책도 다시 반복하여 접할 때 그 느낌이 전혀 새로울 수 있음을 알게 된 시간 여행이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이 즐겁고 행복했던 시간을 기억하고 다시 돌아가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즐거웠던 그 시절을 생각하면서 추억여행을 떠납니다.
즐겁고 행복하여 그 느낌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다시 기억하기 위하여 사진을 찍고 영상을 제작하기도 합니다. 일기를 쓰고 글로 남기는 모든 예술 활동이 이런 목적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우리가 과거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심리의 이면에는 지금의 현실보다 더 행복하고 좋은 현실이 펼쳐졌을 것이라는 기대감과 또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어떤 신비한 현실이 전개되었을지에 대한 궁금증과 마음 한편의 아쉬움으로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이러한 심리적 갈증을 겨냥하여 만든 시추에이션 예능 프로그램이 1993년경에 안방극장에서 선보였는데 어느 개그맨을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한 <인생극장>입니다.
중요한 두 가지의 선택의 순간에 어떤 길을 택하느냐에 따라 확연하게 달라지는 결말을 보면서 시청자들은 마치 자신의 일인 양 대리 만족을 얻으며 공감했던 기억이 새롭게 떠오르기도 합니다.
학창 시절에 읽었던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The Road Not Taken>에 대한 내용을 살아가면서 그 내용을 많이 소환하여 우리들의 삶 가운데 기억하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삶 가운데 수없이 많은 선택이 주어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루를 살아가기 위하여 무엇을 먹을 것인가에서부터 무엇을 할지 어떤 사람을 선택해야 할지를 고민하게 되고 그 선택 결과의 몫은 언제부터인가 자신 스스로임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그 선택이 가져오는 결과에 대하여 책임을 지게 되는 것도 배우게 됩니다.
선택의 순간에 더욱 신중하고 지혜를 구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의 삶 가운데 돌이킬 수 없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에 <인생에서 돌이킬 수 없는 네 가지>에 대하여 흥미롭게 들은 기억이 납니다. 그것은 <내 활의 시위를 떠난 화살>과 <나의 입을 떠나 뱉어진 말>과 <이미 지나가 버린 시간>과 <우리가 택한 선택의 결과>라고 합니다.
다시 한번 생각해 보면 이 상황들은 결코 돌이킬 수 없지만 이 상황들이 빚어내는 결과들에 대하여는 우리가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성서에서는 이런 시간의 흐름을 바꾸어 놓은 사건을 찾아볼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사야가 여호와께 기도하자
여호와께서는 아하스 왕이 만들어 놓은
일영표의 해 그림자가 10도 뒤로 물러나게 하셨다
열왕기하 20장 11절
중병에 걸린 히스기야가 통곡하며 하나님께 회복을 위해 간절히 기도합니다. 하나님께서는 히스기야의 기도와 눈물을 보시고 긍휼을 베풀어 주십니다. 병에서 고침을 받고 15년의 생명을 연장 받고 히스기야의 성읍을 아수르 왕의 위협으로부터 구원해 주십니다.
이를 위해 하나님께서는 일영표(해 시계)의 해 그림자가 10도 뒤로 물러나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시간표를 뒤로 돌리는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하나님의 시간은 그 누구도 바꿀 수는 없지만 때로는 간절한 기도로 그것을 바꿀 수 있음을 보여준 성서의 사건입니다.
히스기야의 간절하고 절박한 눈물의 기도임을 믿습니다.
시간을 과거로 되돌릴 수 있는 것은 인간의 영역이 아닙니다. 신의 영역입니다.
시간은 우주와 만물을 지으시고 그중 해와 달의 운행을 통하여 우리가 경험하는 시간을 창조하셨기 때문이며 따라서 당연히 그 시간의 주관자도 하나님입니다.
영화처럼 인간이 마법과 같이 자신의 과거로 돌아가는 신의 능력을 부여받고 과거로 돌아간다 해도 미래를 보는 예지가 없는 한, 인간으로서 또 다른 우를 범하며 살게 될 것입니다. 영화처럼 문제가 되는 하나의 사건을 일 순간 피하거나 막을 수는 있어도 그로 인한 또 다른 것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됨으로 결국은 주어진 삶을 지혜롭게 선택하며 살아가라는 삶의 교훈을 받게 됩니다.
결국 늘 부족하고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우리들이 주어진 삶을 지혜롭게 사는 길은 삶의 인도자요 시간의 주관자이신 주님께 온전히 맡기고 그분의 인도하심을 따라 순종하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하나님께서 부여해 주신 선물과 같은 시간임을 감사함으로 생각하며 오늘도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고민하고 기도하는 시간을 갖기 원합니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창세기 1장 1절
첫댓글 영화 <어바웃 타임>을 보면서 생각한 시간에 이야기와
그 영적 의미에 대하여 정리해보기로 합니다.
-아름다운 동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