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양평 청계산 구안사(求安寺)를 찾아서 -故묘법님 49재, 100일 탈상에 즈음하여-
지난 2월 27일 토요일, 작년 11월 20일 홀연히 우리 곁을 떠나신 지 100일이 되는 날 구안사에서 100일 탈상재를 올린다고 해서 비니초님과 구안사로 향했습니다.
벌써 100일이 되었단 말인가? 49재 지낸 지도 엇그제 같은데... 날씨가 유난히 맑고 온화하여 가신 님을 보내기에 참 좋은 날씨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전히 코로나가 극성하여 3ㆍ400여명대여서 탈상재에 동참하기는 저어되는 바가 있어서 봉송의식에나 늦지 않게 가야하겠다고 생각하고 짐짓 늦게 출발하였습니다. 구안사에 가기 전 양수리 근처에서 방생을 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향했습니다. 오전 11시 27분 경에 도착했습니다.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보니 차가 없어서 어떻게 된 것인가 하고 잠깐 생각을 했는데 차를 절안까지 몰고 간 모양입니다. 그랬습니다. 대웅전으로 향했지만 재를 지내고 있어서 우선 약사전에 들어 예를 올리고 대웅전 그 앞에서 합장하고 경청하였습니다.
여기에 올린 사진은 대부분 지난 49재를 하루 앞둔 1월 6일 촬영한 것입니다.
생전의 故묘법님 모습
우리가 구안사를 찾은지는 꽤 많은 세월이 흘렀습니다. 묘법님을 따라 처음 구안사를 찾은 이래 여러 번 절을 찾았으나 생업이 바빠 절을 찾은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때는 절에 대웅전과 산신각 정도였는데 이번에 오랜만에 찾으니 수많은 불사가 이루어져서 그동안 참 무심한 세월이 흘렀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늘 소식은 들었지만 많은 변화를 실감했습니다.
묘법님이 가시고 발인을 마치고 구안사에 입재를 한다고 할 때 한 번, 49재를 앞둔 1월 6일 한 번, 이번 100일 탈상에 다시 한 번 구안사를 찾았으니 최근 세 번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제 늦게나마 사진을 올려 봅니다.
여기가 절의 입구입니다.
구안사는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서차남2길 53(서후리 239번지) 청계산 자락에 위치한 대한불교조계선종 사찰입니다.
청계산 구안사 입석비
역사는 비록 30여년이나 불모지 같은 이곳에서 맨주먹으로 불사를 일으켜 규모는 작으나 양평지역 유수의 사찰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창건주 주지 관연(觀緣) 스님은 중생의 편안한 안심처가 되고 안락처가 되게 하고자 구안사(求安寺)라 명명하시고 기도와 정진을 하고 계십니다.
황심행님 내외분
황심행님은 지난 1월 6일 49재를 하루 앞두고 미리 인사드린다고 찾아오셨습니다. 우리가 먼저 와서 인사를 드리고 주차장으로 향하는데 막 주차장에 도착하셔서 반가운 만남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황심행님 내외분도 이날 49재를 막 마치고 오셨습니다. 황심행님의 시부 49재였습니다. 제가 11월 21일에 묘법님의 비보를 듣고 황심행님께 바로 전화를 드리니 황심행님도 그때 시부의 상을 막 치르고 계셨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찾아오신 것입니다. 두 분은 49재를 5인이하 집합금지 규정에 따라 5명만 동참해 49재를 모셨다고 합니다. 故묘법님과는 초등학교 동창으로 친하게 지낸 바 있습니다. 늘 건강하시기를 합장합니다.
오랜만에 만나 차를 나누고 싶었지만 코로나시국이라 후일을 기약하고 헤어졌습니다. 아쉽기 짝이 없었습니다.
황심행 부군이 우리도 찍어 주셨습니다.
경내로 가는 길
일주문
더 올라가 봅니다.
경내의 비탈길 옆에 위치한 삼층석탑입니다.
3층석탑 모습1
3층석탑 모습2
구안사 원상관 건물입니다.
스님은 이곳에 일반인 휴양과 고시생들의 공부방으로 활용하고자 이 건물을 지으셨습니다. 저도 말만 들었지 이곳에 가 보지 못해서 자세히는 모릅니다.
길 옆에 부처님이 모셔져 있습니다.
당래하생 미륵존불
장작더미를 지납니다.
요사채
이 요사채는 주지 스님과 스님의 자친이 사십니다. 90을 바라보시는 노모는 아들 스님의 공양을 지극정성으로 하십니다. 오랜만에 뵈니 몸이 바짝 마르시고 야위어 보였습니다. 늘 쓸고 닦아서 집안이 반질반집합니다. "시시근불식(時時勤拂拭) 물사야진애(勿使惹塵埃)"란 말이 저절로 떠오그게 합니다. 스님도 자친을 편히 모시지 못함에 안타깝게 여기시고 계십니다.
대웅전으로
대웅전(大雄殿) 모습
대웅전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으로 아름답게 자리했지만 공간이 좀 협소합니다.
49재나 각종 의식을 이곳에서 봉행하는데 대중이 좀 많으면 곤란을 겪고 계신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 대웅전을 새로이 조성할 구상을 하고 계십니다. 문제는...
불단의 모습
석가삼존불(釋迦三尊佛)
지장보살(地藏菩薩)
신중탱화(神衆幀畵)
49재 전날의 영단모습.
49재(齋) 전날의 영단. 가려져 있네요.
100일재(齋)의 영단모습
100일재(齋)의 영단모습. 확대한 모습.
약사전(藥師殿)
약사전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 건물로 안에는 약사삼존불, 삼존불, 그리고 오백아라한과 불상이 빼곡히 모셔져 있습니다. 여기에 주련이 있어 소개해 봅니다.
야보도천(冶父道川) 선사의 송(頌)입니다.
허공경계기사량 虛空境界豈思量 허공 경계 어떻게 사량할 수 있겠는가? 대도청유리갱장 大道淸幽理更長 대도는 맑고 깊어 이치 또한 깊다네. 단득오호풍월재 但得五湖風月在 다만 다섯 호수에 풍월 있음 안다면 춘래의구백화향 春來依舊百花香 봄이 오면 옛 그대로 백화향이 그윽하리.
일광보살(日光菩薩) 본존 약사여래불(藥師如來佛) 월광보살(月光菩薩)
제가 보기에 일광보살과 월광보살의 자리가 바뀌어 있네요. 좁은 전각에 약사삼존불과 대형 아미타삼존불, 그리고 오백아라한성중을 모셨으니 절을 올릴 공간도 협소합니다. ^^
약사전에 들면 정면엔 많은 작은 불상과 아라한 성중이 모셔져 있고, 남쪽엔 약사불, 북쪽엔 삼존불이 빈틈없이 모셔져 있습니다.
삼존불(三尊佛)
오백아라한성중(五百阿羅漢聖衆)1
오백아라한성중(五百阿羅漢聖衆)2
옥외 약사전(藥師殿)
약사여래불(藥師如來佛)
십이대원접군기 十二大願接群機 약사여래 부처님의 십이대원 접한 중생 일편비심무공결 一片悲心無空缺 한 조각 슬픈 마음 허공처럼 스러지네. 범부전도병근심 凡夫顚倒病根深 범부들의 전도망상 병의 뿌리 깊어지니 불우약사죄난멸 不遇藥師罪難滅 약사여래 못 뵈오면 업장소멸 어렵다네.
대웅전 앞 마당의 모습
대자대비 구고구난 관세음보살
은상 이종옥 대법사지탑(恩想李鍾玉大法師之塔)
이 부도의 주인공은 주지 스님의 선친으로 스님을 도와 도량을 일으키는데 큰 힘이 되신 분입니다. 제가 예전에 절에 들었을 때 목격한 일인데 목탁을 들고 경내는 물론 일주문 밖까지 도량석을 하시곤 하셨습니다. 도량석은 이른 새벽에 예불하기 전에 먼저 고요히 잠들었던 도량을 풀기 위해 목탁을 치면서 경이나 다라니, 송구(頌句) 등을 외며 도량을 도는 것을 말합니다만 법사님은 낮에도 수시를 도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법구(法句) 등을 많이 적어서 법당에 붙여 놓는 일도 많았습니다.
대웅전 앞 마당가에 자리한 납골석실과 납골부도
故묘법님의 납골함도 이곳 석실에 임시로 모셔져 있습니다. 차후에 선친이 계시는 이천의 묘역으로 가실 예정입니다.
산신각 오르는 길
삼성각(三聖閣)
정면 3칸 축면 2칸의 맞배지붕 건물입니다. 주련이 있어 옮겨 봅니다.
영산석일여래촉 靈山昔日如來囑 그 옛날 영산에서 부처님의 부촉 받아 위진강산도중생 威振江山度衆生 강산에 위엄 떨쳐 중생을 제도하고 만리백운청장리 萬里白雲靑嶂裡 만리 뻗은 흰 구름 푸른 산 봉우리를 운거학가임한정 雲車鶴駕任閒情 구름수레 학을 타고 한가로이 노니시네.
스치는 바람에 울리는 풍경소리 들으며 상념에 젖었는데
이 경구가 눈에 들어오네요.
법당에서 모든 의식을 마치고 봉송의식을 하기 위하여 나오는 모습.
봉송게(奉送偈)
봉송고혼박유정 奉送孤魂泊有情 받들어서 보내오니 고혼이여 망령이여 지옥아귀급방생 地獄餓鬼及傍生 삼악도의 중생이여 편안하게 잘 가시라. 아어타일건도량 我於他日建道場 이제 내가 다른 날에 도량세워 청하리니 불위본서환래부 不違本誓還來赴 본래 서원 잊지말고 함께 와서 다시 보소.
소대 앞에서 봉송의식을 집전하시는 모습
전송(餞送)
지금이제 문밖에서 전송받는 영가여 함께 와서 천도받는 망령고혼 제령이여! 시식하고 송경하고 염불하온 공덕으로 진실없는 인연들을 여의고서 떠나는가? 부질없는 인연들을 못 버리고 떠나는가?
망연들은 버린 자는 극락세계 소요하고 망연들을 못 여읜 자 다 시 한번 들으시라.
사대각리여몽중 四大各離如夢中 지수화풍 흩어지면 꿈속처럼 흔적없고 육진심식본래공 六塵心識本來空 육진경계 심식자리 본래부터 공하다네. 욕식불조회광처 欲識佛祖回光處 부처님과 조사님의 회광처를 알려 하면 일락서산월출동 日落西山月出東 서산에는 해가 지고 동녘에는 달뜬다오.
세 바퀴를 돌고 소대로 향합니다.
풍송가지(諷誦加持) 시방삼세 항상 계신 일체 모든 부처님과 제존보살 마하살을 지성으로 염하시라. 마하반야바라밀.
원왕생 원왕생 극락국에 태어나서 아미타불 뵈온 후에 부처님의 마정수기 받자옵기 원입니다.
원왕생 원왕생 아미타불 그 곁에서 큰 설법을 들으면서 언제나 꽃과 향을 공양하기 원입니다.
원왕생 원왕생 아미타불 극락세계 연화장에 태어나서 너나 없이 모두 함께 성불하기 원입니다.
이제 보내드리오니 잘 가시라
봉송진언(奉送眞言) 옴 바아라 사다 목차목 (3번)
유족들
오른쪽 첫 번째가 고인의 남동생, 그 다음이 아들, 조카, 여동생, 빨간옷을 입으신 분은 노모, 그 다음이 이모 등입니다.
맨 뒤에 비니초님.
위패, 옷가지 등을 사릅니다.
반야용선 타고 왕생극락하소서!
상품상생진언(上品上生眞言) 옴 마리다리 훔훔 바탁 사바하
세간계에 머물러도 허공같고 연꽃같이 집착않고 청정하여 모든 속박 초월해서 위없으신 부처님께 머리 숙여 예배하라. 귀의불 귀법 귀의승.
거룩한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거룩한 가르침에 귀의합니다. 거룩한 승가에 귀의합니다.
귀의불경 귀의법경 귀의승경 歸依佛境 歸依法境 歸依僧境 구름타고 가는 길에 조심조심 진중하소.
부디 잘 가소서!
불설소재길상다라니(佛說消災吉祥陀羅尼)
나무 사만다 못다남 아바라지 하다사 사다남 다냐타 옴 카카 카혜 카혜 훔훔 아바라 아바라 바라아바라 바라아바라 지따 지따 지리 지리 빠다 빠다 선지가 시리예 사바하 (3번)
이제 정성스런 스님의 보송의식도 마치니 그야말로 고요합니다. 이제 묘법님도 편안 잘 가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고단했던 사바일생을 마치고 안락한 서방정토에 왕생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의식이 끝나고 유족들이 공양을 하러 갔가면서 함께 가자고 하였지만 극구 사양했습니다. 스님도 나중이라도 공양하고 가시라 했지만 폐를 끼칠 수 없어 거듭 사양했습니다. 지금은 엄중한 시기라 사실은 공양도 안 하고 가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신 스님께서 좋은 차를 한 잔 하고 가시라 해서 묘법님을 추억하며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스님의 노보살님도 자꾸 공양하라 하셨지만 뒷날을 기약하고 돌아왔습니다.
마음은 놓았는데 늘 생각나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부디 모든 집착을 놓아 버리고 잘 가시기를 빌 따름입니다.
코로나가 잠잠해져 행동이 자유스러울 때가 되면 법우님들과 다시 찾기를 희망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백우 _()_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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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_()_ _()_.
여원만님과 같이 가신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요...
절 인근에서 봄나물 채취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_()_ _(())_
@백우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
다음에 함께 하실 인연이 오기를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_()_ _(())_
백우님! 비니초님! 두 분다 많은 수고 하셨습니다.
두 분 덕분에 묘법님도 편안한 길 가셨으리라 믿습니다.
근데 청계산이 양평에 있군요.
청계산 이름은 많이 들었습니다...ㅎㅎ
묘법님의 가시는 길 언제나...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_()()()_
우리나라에 청계산이 몇 군데 있습니다.
서울 남쪽과 경기도 성남시ㆍ과천시ㆍ의왕시에 걸쳐 있는 청계산이 유명합니다.
양평에 있는 청계산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대부분 사람은 잘 모를 겁니다.
이 산도 결국 몇 십년 전에 묘법님과 구안사를 찾았던 인연으로 알았고,
이 산에서 몇 번 산나물을 채취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묘법님은 산나물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비니초님과 다녔지요.
이제 묘법님과 인연이 다했으니 이제 회심하여 저승길이 편안하기를 빌 따름입니다.
감사합니다. _()_ _(())_
@백우 아~
그렇군요.
저는 청계산이 하나만 있는줄...^^
전국적으로 비로봉은 여러군데
팔공산 비로봉, 지리산 비로봉, 오대산 비로봉...등등 여러 군데가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위에 세 곳은 제가 다녀왔습니다...^^
고맙습니다_()_
묘법님의 왕생극락을 발원합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 _()_
백우님 비니초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어제 백석산 산책로에서 오랜만에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이제 묘법님은 원을 풀고 잘 가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기제사는 집에서 할 수 없기에 절에서 올리기로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_()_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