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럽네.
난 드라이버로 치나 아이언으로 치나 50-60미터 밖에 안나가는데.
근데 광주(옥과) 골프장은 여름새벽에 9 hole 개방해서 두 사람이 칠 수 있어요. 대통령 골푸 누구나 할 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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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골푸가 뭔데?
둘이만 라운딩하는 것을 말하지요.
이건 웬만한 끝발로 안되는 것인데 이런 경우가 다 있더라구요.
(2년전엔가 군대 골푸장 갔다가 한 명이 펑크 내는 바람에 2명이라 안된다고 예약했음에도 불구하고 거부당함)
지난 국경일하고도 광복절이었지요.
좀이 쑤시고 뭔가 허전한 날, 이리저리 전화해 봐도 같이 가자는 놈 한 놈도 없고.... 남은 부킹 있으면 선사하라고 했더니 미친놈 취급하고...
실은요, 큰 누님이 채 잡은지 6개월 정도 되는데 이제 라운딩에 재미가 붙은 것 같아요. 10여년 친 매형보다 스코아가 잘 나온데요, 글쎄.
매형이 머리는 좋은데 워낙 운동에는 잼병이고 십수년 한전 고위직에 있으면서 접대만 받다 보니 돈나가는 쓰린 맛을 안봐서 실력 향상이 없었던가 봐요.
각설하고 매형은 회사에서 라운딩 가는 관계로 누님과 둘이만 새벽에 몸좀 풀기로 밀약. 문제는 정식 구장은 못구하고, 퍼블릭도 기약이 안되는 상황 발생.
열씨미 전화질 한 덕분에 선착순으로 라운딩 가능한 곳 발견.
거리는 다소 되지만 새벽이면 1시간 정도면 가는 곳, 오산과 안성 사이.
골푸장 이름은 레이크 힐스, 정식 클럽은 프라자 옆에 있지만 퍼블릭은 9km 더 가야 하는 곳.
연습장 월례 대회 자주 했던 곳. 페어웨이 폭이 처녀 허리만 해서 오비 무지하게 나는 곳. 그래도 퍼블릭 치고는 구보를 덜 해도 되는 타임 배정.
전화로 알아본 티오프 시간은 새벽 4시.
4시 도착하면 거의 안기다리고, 6시 도착이면 1시간 30분 정도 대기 우려. 누나가 내 집으로 4시 도착. 골푸장 5시경 도착 계획.
그래서 새벽 4시에 정확하게 우린 집을 나섰지요.
꼬맹이들이 점심때까진 오라고 했으니 빨리 갔다 와야지요.
고속도로에서 140km로 달리다 후레시 축하 한번 받구(으~ 속쓰려, 진작 야간 촬영 안되는 반사 아크릴 달았어야 하는데...), 골푸장 도착하니 5시 7분.
그런데 타임 배정이 5시 17분. 옷갈아 입을 시간도 없고, 허둥지둥 모자만 쓰고 나가니 웬걸 티박스에 아무도 없어요. 캐디도 없고, 앞팀 뒤팀도 없어요.
그리고 죠인도 없이 누나랑 둘이만 달랑 치는거예요.
푸하하하하, 이런 경우도 있더군요.
10분 후쯤에 캐디 도착. 뒤팀도 없으니 그야말로 환상의 조용한 산책 코스더라구요. 물론 일부 팀은 3~4홀 앞에 있었지만.
5시 30분에 라이트 켜고 치는데 6시 좀 넘어서야 밝아지더군요.
누나가 아직 초보라 긴장하여 공을 이리저리로 보냈지만 우린 여러개의 공을 사용하며 아주 우아한 골푸를 하였지요.
최근 비도 많이 오고 일기 사정이 안좋아서 일찍 오는 사람이 적다고 하더군요.
어쨋든 저는 오비하나도 없이 전반을 마치고 나니 43타. 누나는 접대용 점수로 52타. 돈이 알걸려도 재미 있더군요.
후반전도 그리 복잡하진 않았고, 밥 먹고 여유 있게 시작하니 8시 30분, 2사람 죠인, 젊은 군인 둘, 오산 비행장 근무하는 해군 대위와 공군 중사. 매너가 아주 좋아서 그런데로 즐거웠지요.
맨처음엔 우릴 약간 경계하더군요. 이상한 관계(?)로 보더군요. 글쎄요, 내가 천상이처럼 핸섬 나이스 보이도 아니고, 용만이처럼 카리스마가 있는 것도 아니고, 명호처럼 배도 못나오고, 그런 재주가 있어야지요.
오누이 사이라고 강조 했더니 분위기 호전 되었지요.
후반은 다소 더웠지만 뭐, 젊은 군인들보다 도라이버 더 나가는 재미, 그린 가까이에서 환상적으로 붙이는 묘기를 보여주며 기 한 번 죽이고, 롱퍼팅 쫙 붙이는 그림 보여주고..... 오늘 군인들 힘 많이 들어가더군요. 골푸가 힘으로 하는 것이면 강호동이는 벌써 타이거우드 자빨졌지요. 어쨋든 좀 되는 날이었구요. 저도 소시적에 야구좀 했잖아요.
토탈, 뭐 80대였다고만 말하지요, 오비 없었고.
11시에 샤워 끝내고 집으로 출발하였지요.
누나와 치는 골푸는 어렸을 적 누나랑 하던 공기만큼이나 재미 있었지요. 다음에는 매형이랑, 동생이랑 죠인해서 한 판 붙기로 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