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강사] 불만고객을 감동시킨 '에넥스'[CS강사]
부엌가구 전문업체인 에넥스는 고객만족에도 품질이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33년간 발전시켜온 고객관리 시스템 뒤에는 경영진의 확고한 의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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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 주부가 부엌가구 전문업체 에넥스의 고객센터로 전화를 걸어 항의했다. 얼마 전 구입한 부엌
가구의 문짝 하나가 다른 문짝들과 도장 색이 다르다는 것이다. 애프터서비스(AS)팀은 직원을 급파했다.
그런데 아무리 눈을 씻고 봐도 문짝 색은 모두 같아 보였다. 하지만 주부는 자신이 “미대에서 색조를 전공
했다”면서 “미세하지만 분명 다른 색”이라고 확신했다. 하는 수 없이 다시 도장을 했지만, 주부의 눈을
만족시킬 수는 없었다.
이 사실은 결국 이광세(61) 사장에게까지 보고됐다. 이 사장은 심사숙고 끝에 “기술적으로 고객이 원하는
색을 맞춰 줄 수 없다면 두말 없이 환불해주라”는 지시를 내렸다. “싱크대를 쓸 사람은 그 고객인데 우리
눈에 안 보인다고 완벽하다고 주장할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1990년 초까지만 해도 ‘오리표’란 브랜드로 잘 알려져 온 에넥스는 제품 품질관리 못지 않게 고객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이 사장은 “그것이 33년간 지속성장해온 동력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불만사항을 접수하고 방문한 서비스 직원은 ‘플러스 원’ 원칙에 따라 고객이 제기한 문제점 외에 한 가지를 더 찾아내야 한다. 그러려면 종합적으로 검사를 할 수밖에 없다. 사실 이런 점검을 게을리할 수 없다. 고객센터에서 고객에게 전화해 일일이 확인하고 기록한 결과가 서비스 직원의 인사고과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고객센터 모니터링 결과 중에는 “수리 후 부엌 청소까지 말끔히 해주고 돌아갔다”, “우리도 몰랐던 하자를 찾아내 고쳐주었다” 등 사후 서비스 품질을 가늠할 수 있는 내용이 많다. 서울 창동에 사는 주부 이은영 씨는 “제품도 제품이지만 시공기사가 너무 친절해 주변 여러 곳에 에넥스를 추천했다”고 말했다.
회사 자체 조사에서 고객의 제품 불만족률은 2001년 9.5%에서 2004년 8월 현재 4.3%로 절반 이하로 낮아진 반면, 같은 기간 고객 만족률은 88%에서 93%로 높아졌다. 이는 재구매 ·구매 추천으로 연결돼 실적에도 반영됐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2001년 1,596억원이던 매출은 2003년 2,139억원으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순이익은 33억원에서 76억원으로 늘어났다.
부엌가구 외에도 붙박이장 ·인테리어 가구 등 다양한 제품군을 가진 에넥스는 제품품질과 디자인에서도 앞서가고 있다. 부엌 가구 가운데 ‘UV화이트’는 매출증가를 주도해온 히트상품이다. 특히 손잡이가 없는 ‘UV화이트 핸들리스’는 지난해 산업자원부 주관 ‘굿디자인 상’ 가운데 최고인 대통령상을 받은 모델. 가구업체로는 처음이다.
95년 상장한 에넥스는 현재 11개의 대형 전시장을 포함해 전국 250곳에 매장을 두고 있다. 중국 ·일본에도 전시장이 있다. 생산은 충북 황간공장과 용인공장에서 이뤄지며 최근 중국 랑방(廊坊)시에 연산 1만2,000세트 규모의 공장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