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시장'가보니...
두타몰.헬로APM 이미 실축
신상품 안나오고 손님도 없어
"이러다간 거래처마저 끊길판"
새벽을 밝히던 '불야성' 서울 동대문 시장의 불이 꺼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동대문 주요 상가들이 이례적으로 새벽 영업을 포기하고 영업시간 단축에 들어가는 등 국내 패션 산업의 기반인 동대문시장 매출이 곤도박질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동대문 쇼핑몰 밀리오레가 새벽 영업을 중단했다. 기존에는 새벽 5시까지 영업을 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영업시간을 단축해 3일 밤 12시까지만 문을 열었다. 밀리오레 측은 "코로나19확산으로 인해 매일 전 층 방역을 하고 있으나 안전을 위해 임시적으로 단축 영업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주부터 동대문 헬로APM이 새벽 1시까지로 단축했고, 지난 2월 7일부터는 두타몰도 밤 12시까지로 단축하면서 동대문 중심가의 주요 도.소매 쇼핑몰들의 사실상 새벽 영업이 중단됐다. 동대문 소매 쇼핑몰 롯데피트인도 지난 2일부터 영업시간을 저녁 9시까지로 단축했다. 해당 쇼핑몰들은 안전을 위해 영업시간을 단축한다고 공지했지만, 관계자들은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소매 판매 비율이 높은 특성상 중국과 동남아 등의 관광객이 급감함에 따라 손해를 줄이기 위한 결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동대문패션타운관광특구협의회에 따르면 동평화패션타운, 신평와패션타운 등 도매 전문 상가들은 지방에서 올라오는 상인 등을 고려해 일단 영업시간은 그대로 유지하나, 매출 급감으로 큰 타격을 입고 있다. 협의회 관계자는 "2만여 개 점포가 있는 동대문 특구가 아사 직전"이라면서 "상황이 안 좋은 상가들은 매출이 10분의 1까지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에는 그래도 중국으로의 의류 유통이 막히지는 않았는데 지금은 들어가지도 나오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사실상 대책이 없다"고 토로했다.
업계에 따르면 동대문 의류 시장에서 사용하는 원단 및 부자재 중 절반 가까이를 중국에서 납품받아 제작하고 있다. 완제품 의류를 수입해 판매하는 경우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