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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문제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라 내 일이 되어야 한다.
천주교 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장 김대건 베드로 신부
집필 의뢰를 받고 천주교 사제가 불특정 다수의 서산 시민에게 기후위기 문제의식을 드높이고 행동에 나설 수 있도록 독려하는 글을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과 걱정이 많아졌다. 그렇게 일주일간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은 2016년 8월부터 생태환경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내가 배우고 익힌 바를 시민들에게 알리고 동참을 호소하면 좋겠다고 판단했다.
2019년 12월 촉발되어 전 세계 인류를 죽음의 공포로 휩쓸었던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이 기후 위기 문제임을 깨닫게 되었다. 이러한 인식의 개선은 그동안 내가 살아왔던 삶의 방식을 점검하여 생활의 개선으로 나아가도록 이끌었다. 더 나아가 이제는 제도의 개선이 절실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2021년 3월 21일, 불휘햇빛발전협동조합 이사장직을 수락하면서 친분이 있는 교우들에게 기후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탄소중립을 구현하기 위해 무엇보다도 먼저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이 꼭 필요하다고 알리기 시작했다. 22년 1월부터는 월 1회 본당 주일 미사 강론 시간을 이용하여 교우들에게 “검소한 생활양식”으로 삶의 방식을 전환하자고 호소하고 있다. 산업혁명 이후로 인간은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산업 구조 안에서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를 추구하며 편리함에 익숙해졌다. 하지만 탄소배출이 기후 위기의 근본 원인임이 밝혀지면서 편리함과 안락함에 익숙해진 삶의 방식을 바꾸지 않는 한 탄소중립은 불가능하다.
그러기에 이제부터라도 근본적인 삶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전기와 냉난방 사용, 교통수단, 먹거리, 폐기물 등 5가지 항목을 중점적으로 나와 가족들의 하루를 점검해 보자. 우리의 삶을 검소한 생활양식으로 전환하려면 거창한 무언가를 찾을 것이 아니라 일상의 사소한 한 가지를 바꾸기 시작하면 된다.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람과 사람뿐만 아니라 인간과 다른 생명체들이 어떻게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우리는 코로나19의 확산을 통해 절실하게 체험했다. 그러니 더 이상 기후위기 문제는 남의 일이 아니라 내 일이 되어야 한다. 천주교 신자들에게는 기후 행동을 자신의 신앙 행위로 봉헌하자고 호소한다.
단상을 마무리하면서 『지구를 위하는 마음』(김명철 지음, 유영, 2022년 5월 초판 1쇄, 17,000원)이라는 책을 소개하고 싶다. 심리학자인 저자는 “희망과 효능감이야말로 다양한 생명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미래로 우리를 이끌어줄 ‘지구를 위하는 마음’”이라고 강조한다. 이는 신앙인에게도 중요한 개념이다. 예수님이 십자가의 수난과 죽음과 부활로 나를 구원하셨음을 믿는 이들은 불가능한 상황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사람들이고,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실천은 아무리 사소한 행동이라도 하느님의 은총을 체험하는 신앙 행위로 봉헌된다.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자신의 일상에서 “공포보다 희망”을, “수치심보다 효능감”(위 책의 목차 중)을 키워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