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달려라 냇물아 푸른 벌판을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우리가 자라면 나라의 일꾼 손잡고 나가자 서로 정답게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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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와 고려는 말할 것도 없으나 이른바 조선 시대만 하더라도 초파일, 곧 '부처님오신날'이 어린이날이나 다름 없었다 한편으로는 불교를 억누르고 오직 유교를 숭상하긴 하였으나 '초파일'까지 틀어막을 수는 없었다 그러다보니 결국 '부처님오신날'이 설, 추석과 함께 큰 명절이었다
말인즉 '외유내불外儒內佛'이었다 군신君臣이 특히나 첫째였고 부자父子가 둘째였으며 부부夫婦는 꼬바리였다 부자에 아이가 들긴 했으나 오직 아버지와 아들이 있을 뿐 어머니婦와 딸女은 바깥이었다 조선이 이어온 하나의 폐단이었다
겉으로는 오로지 유교만을 내세워 삼강과 오륜을 가르치곤 했으나 그도 아들일 뿐 딸에겐 없었다 속으로는 늘 '부처님'이었다 부처님은 '부텨님'이었고 부텨는 시작의 뜻 '부터'였다 싱그러운 명절에 아이와 함께 절에 올라가 연등에 불을 밝히고 불공을 드리는 의식은 여전하였다 둑을 열어젖히면 터진 물길이 거세듯 '부처님오신날'은 곧 삶의 물길이었다
세상의 모든 어린이는 다 어른이 된다 어떤 어른도 어린이를 거치지 않고 어른이 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어린이는 씨앗이고 새싹이다 하나의 예일 뿐이긴 하나 정성을 들인 만큼 열매를 맺듯이 어린이는 미래를 밝힐 이 나라 이 지구의 보석이다
서기 1921년 방정환 선생께서 어린이날을 생각해 내었고 이듬해 5월 5일을 '어린이날'로 마침내 공포公布하기에 이른다 소파 방정환 선생님에게 감사한다 '아이'를 '어린'에서 그치지 않고 '이'를 인칭대명사로 붙여 소위 '어린이'로서 만들어 가신 미래의 선각자에게 깊이 감사한다
지금도 으레 보석이지만 미래를 빛낼 보석 어린이들이여 씩씩하라 명랑하라 힘을 길러라 새싹을 키울 비가 내린다 사랑하고 사랑하며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