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여행 3일차.
양산의 자랑, '천성산'에 올랐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것처럼
트레커들도 '천성산' 입구에 있는 '홍룡사'와 '홍룡폭포'를 비켜 갈 수 없었다.
'천성산'의 자랑이자 또 하나의 진주였다.
'천성산'은 매우 큰 산이어서 들머리와 날머리가 많았다.
하지만 우리는 꼭 '홍룡사'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했다.
그 폭포 때문이었다.
대한민국에서 수많은 폭포들을 접해 보았지만
이곳은 매우 특별했고 여느 곳과는 분명한 차별화가 있었다.
본디 폭포의 수량도 많았고 낙차도 커서 웅장하면서도 기품이 서려 있었다.
하지만 마치 한 폭의 동양화처럼 몽환적인 아름다움에 한껏 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폭포 좌측엔 고색창연한 '관음전'이 위치해 있었고
우측엔 거대한 '석불'이 인자한 미소를 머금은 채 중생들을 굽어 보고 있었다.
"와우, 세상에나"
신선들이 운거하는 '선계'가 있다면
필경 이런 풍광이 아닐까 싶었다.
'무릉도원도'에서나 보았음직한 신비로운 자연이었다.
또한 그 경이로운 자연과 유구한 사찰의 완벽한 조화였다.
거대한 폭포 좌우에 '관음전'과 '석불'을 배치해
이질적 존재들의 실증적 공존과 조화를 도모하고 있는 것도 이체롭지만
불심과 서원을 더욱 강고케 하는 오묘한 기운이 물보라가 되어
사방팔방으로 풀풀 흩날리고 있었다.
감동을 안고 산을 올랐다.
8부 능선께에 다다르자 세로운 세상이 펼쳐졌다.
정상부엔 그야말로 억새를 위한, 억새에 의한, 억새의 세상이었다.
연방 찬미가 흘렀고 그칠 줄을 몰랐다.
바야흐로 가을의 환희가 함박눈처럼 쏟아지고 있었다.
정상부에서 꽤 오랜 시간을 머물렀다.
신선한 바람과 따스한 햇볕은 덤 같은 축복이자 감사였다.
'원효암'을 지나 하산하는 길.
수만 그루의 '편백'이 깊은 밀림을 형성하고 있었다.
한참을 내려왔는데도 '편백림'의 끝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대단하고 엄청났다.
건강과 힐링으로 우리네 심신이 자연스럽게 회복되는 듯했다.
'편백림' 사이를 걷기만 해도 생기가 흘렀고 에너지가 넘쳤다.
기분도 더 업되고 상큼했다.
자연은 그 자체로 이미 형언할 수 없는 축복이자 감사였다.
울울창창한 편백림.
그 테마 하나만으로도 '천성산'을 찾을 이유는 충분하리라 본다.
그러나 그것만이 아니었다.
이 지면에서 다 열거하지 못할 정도로
곳곳에 숨겨진 보석들이 참 많았다.
꼭 시간을 할애해 가을의 '천성산'을 제대로 흠향해 보시길 강추한다.
자연은 인간의 영원한 '스승'이자 '부모' 같은 존재다.
브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