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들 첫 촛불집회 "4.19 혁명 누가 일으켰나"
윤근혁입력 2022. 11. 12. 18:30 댓글10개
[현장] 시민 포함 150여 명, 첫 촛불집회... "'윤석열차' 협박, 일제고사 부활... 끌어내리자"
[윤근혁, 권우성 기자]
"윤석열 정권이 고등학생의 '윤석열차' 정치풍자만화에 대해 협박을 했습니다. 윤석열 정권이 허락하는 중고생의 창작활동은 오직 정권 찬양뿐입니까? 중고등학생들의 '표현의 자유'조차 탄압하는 윤 정권을 중고생의 힘으로 끌어내립시다."
연단 위에 오른 한 학생이 키 140cm로 보이는 작은 키와 달리 우렁찬 목소리로 또박또박 외쳤다. 이 학생은 촛불중고생시민연대에서 게임여가권리위원장을 맡고 있는 중학교 2학년인 정아무개 학생이다.
"윤석열차 카툰 탄압, 민주주의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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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중고생 촛불집회에 참석한 학생들. |
ⓒ 윤근혁 |
연단 아래에 있던 중고교생 60여 명 등 모두 150여 명의 학생과 시민들은 일제히 손뼉을 치고 "와~" 하고 함성을 질렀다. 학생들을 응원하기 위해 집회장을 찾은 시민들 가운데엔 자신이 미리 준비한 전자촛불을 나눠주는 이도 있었고, 우익세력의 침입을 막기 위해 행사장 뒷부분을 지키는 이들도 눈에 보였다.
12일 오후 3시, 서울 광화문역 2번 출구 앞에서 열린 제1차 윤석열 퇴진 중고생촛불집회 모습이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의 손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적힌 검정색, 빨간색 팻말이 들려 있었다.
"윤석열차 카툰탄압, 민주주의 만세!"
"일제고사 부활야욕, 중고생의 힘으로 윤석열 퇴진!"
"중고생 촛불집회 탄압, 사과하라!"
촛불중고생시민연대 교육위원장을 맡고 있는 고교 2학년인 김아무개 학생은 마이크를 잡고 "우리 중고등 학생들은 왜 매일 매일을 불행한 고통 속에서 보내야 하느냐"면서 "그런데도 윤석열 정권은 이명박 정부 시절의 일제고사를 부활시키겠다고 천명했다. 중고등학생들은 하루 종일 학교와 학원에서 국영수만 공부하다가 젊은 청춘을 다 갖다 버려야 하는 존재"라고 하소연했다.
촛불중고생시민연대 중고생정치적권리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아무개(18)씨도 "이번 우리의 촛불집회에 대해 국민의힘은 물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까지 총동원되어 탄압했다"면서 "이들은 합법적 권리인 집회의 자유를 빼앗기 위해 돈줄까지 죄고, 국민 157명의 죽음까지 정치적으로 악용했다"고 주장했다. "교육당국이 이태원 참사를 핑계로 중고생 촛불집회에 대해 위험한 공간이니 사실상 가지 못하게 조치하라는 명령을 내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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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차 윤석열 퇴진 중고등학생 촛불집회’가 12일 오후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서울 광화문광장 부근에서 윤석열퇴진중고생촛불집회 주최로 열렸다. |
ⓒ 권우성 |
하늘에서는 장대비가 쏟아졌다. 미리 준비했던 확성기도 꺼지기를 반복했다. 하지만, 무대에 오른 학생들은 손을 벌벌 떨면서도 할 말을 했다. 하지만 이 학생들의 목소리는 우익세력이 연 '주사파척결국민대회' 확성기 소리에 묻혀 잘 들리지 않았다. 100미터 거리 밖에서 진행한 대회였는데도, 우익세력의 확성기 성능이 월등하게 좋아 학생들의 목소리를 잠식한 것이다.
중고생 촛불집회 내내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다음과 같은 외침이 훨씬 크게 들렸다.
"빨갱이 종북 주사파 물러가라. 할렐루야. 주사파를 싹 쓸어버릴 것이다."
이에 대해 한 학생은 "우리가 주사파입니까? 왜 우리가 이런 소리를 저 큰 확성기를 통해 들어야 하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학생들과 싸우려는 윤석열 정부, 매주 촛불 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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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차 윤석열 퇴진 중고등학생 촛불집회’가 12일 오후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서울 광화문광장 부근에서 윤석열퇴진중고생촛불집회 주최로 열렸다. |
ⓒ 권우성 |
최준호 촛불중고생시민연대 대표는 "윤석열 정부는 지난 6개월간 중고생들과 싸우려고 하고 있다"면서 "대통령을 쫓아내고 나라를 뒤바꿨던 4.19혁명, 누가 일으켰느냐, 2016년 촛불혁명 누가 일으켰느냐"고 물었다. 그런 뒤 "중고생 촛불집회는 오늘을 시작으로 매주 토요일 같은 장소에서 같은 시간에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집회를 마친 중고생들은 이날 오후 5시부터 윤석열 대통령 집무실 주변에서 열린 촛불행동의 윤석열 퇴진 촛불집회에 참여하기 위해 한 걸음을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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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나의 댓글
정의사회구현3시간전
학생들입니다 지금도 자유만을 외치면 책임지지 않는 정권이 있습니다 156명 아니 오늘 또 한분이 돌아가셨습니다 10월 29일 이태원에는 국가가 없었고 지금은 지도자가 없습니다 국민의 죽음앞에 책임지지 못하는 것은 나라가 아닙니다
답글7댓글 찬성하기958댓글 비추천하기26
하나씩하나씩3시간전
박정희 전두환 시절,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말을 들으면서도, 내심 너무나 겁이 나면서도 불의를 참지 못하고 일어선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그런 학생들이 국민을 일으켜 독재를 몰아내고, 민주주의를 가져왔습니다. 지금도 저런 학생들이 있습니다. 학생에게 가장 소중한 '시간' 을 쪼개서, 경쟁사회에 치여 개인의 불이익을 감수하면서도 불의를 참지 못하고 일어서는 학생들이, 여전히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당선과 함께 대한민국은 몰락의 운명을 맞았지만, 저런 학생들이 있다면 희망은 있습니다. 학생분들, 고맙습니다.
답글3댓글 찬성하기632댓글 비추천하기12
생각하기2시간전
벌거벗은 임금님에게 있는그대로 벌거벗었다고 말한 것은 어린아이였죠. 옛날 우화에 지나지 않은 것이 아니라... 3.1 만세운동이든 419혁명이든 최근의 촛불집회도... 모두 어린 학생들이 앞장서서 일어난 것이 역사적 사실이죠. 잃을게 많은 기성세대는 비겁하게 움추리고 그저 침묵하기 바쁘죠. 오히려 빨갱이 찾으면서 노예근성을 뽑내기도 합니다. 지난 촛불집회는 평화적으로 부정한 정권을 물러가게 한 민주주의 혁명이었습니다. 이제 남녀노소 구분없이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해 다함께 나서야 합니다.
바닐라스카이2시간전
친구들과 즐겁게 놀아야할 어린학생들까지 광장으로 나오게 만든 윤 정부를 규탄한다
meonggonkim2시간전
우리국민 청소년 미래세대가 매의눈을 뜨고 초롱초롱한 눈으로 윤석렬 정권을 날카롭게 예의 주시하고있다 자유당 독재가 궤멸당하듯 검찰정권 독재도 우리국민 미래세대에 의해서 몰락할것이다
탱이2시간전
아이들아 미안하다.... 너희들까지 들고 일어서게 만든 나라에 살게 해서....
파란나라2시간전
삼각지에서 학생들이 합류했을때 너무 고맙고 기특하고 미안해서 눈물이 흘렀습니다..
이태원그날밤2시간전
어린 학생들에게 미안한 마음 뿐이네. 못난 어른 일부 때문에 나라가 이리 됐다. 미안하다.
김진태2시간전
어른으로서 어린 학생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 투표 잘못해서 어린 학생들 고생시켜서 미안ㅠㅠ
잘살자3시간전
나쁜짓하고 뻔뻔한 어른들보다 백배낫다
나비날다2시간전
아이들이 얼마나 답답했으면 들고 일어났을까?ㅜ 너무너무 미안하고 어른으로서 부끄럽다
지오club2시간전
윤석열 정부는 일제고사야욕 버려라! 국민이 그냥 두고 보지 않겠다 에휴 이게 2찍 것들 때문에 생고생이다! 나라 이미지 실축 하다못해 이젠 나라까지 팔아 먹을려는 윤정부와 2찌컷들
mingluv2시간전
나라가 국민을 보호하지 않으면 나라냐? 윤석열은 퇴진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