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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참살이 안성맞춤 원문보기 글쓴이: 웃는돌
답사명 : 감꽃을 닮은 사람들, 淸道여행 2일차. 단 체 : 모놀과 정수 답사일 : 2007. 6. 23-24(1박2일) 일 정 : o 6.23(1일차) : 한옥학교 ->> 운강고택 ->> 임당김씨고택 o 6.24(2일차) : 운문사새벽예불 ->> 운문사 ->> 이호우생가 ->> 감물염색체험 ->> 감와인터널 ->> 적천사
희 뿌연 구름속에 파뭍혀 잠을 자는 일은 꿈 속에서나 그릴 꿈 같은 일이라지만 내가 하루밤 인연을 만들어 잠자리한 운문사 골에서의 잠은 마치 구름위에 누워 잔 것 같다는 느낌이다. 사실 내가 요 며칠 잠이 부족해 오만상을 긋고 다녔었다. 그 사연 많은 일상에서 상처받고, 열정의 밤을 만들기위한 몸짓으로 고생해 납덩이리 같이 무겁고 무딘 몸둥아리가 새털이 날 듯 가벼웠으니 왜 그런 생각이 안들겠는가?
속세에서 잠시라도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가능한 일이었는지, 속세의 인연을 끊고 무엇하나 남김 없이 다 버리고 살아갈 것을 준비하는 250여 비구니의 넘치는 기가 통한 것인지, 아니면 내가 묵은 숙소를 휘감고 있는 흰 구름이 내 육신에 뭍은 찌꺼기와 묵은 때를 벗겨낸 것인지, 무엇인지 잘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바닥나고 고장이나 덜컹이는 내 몸에 넘치는 에너지가 생산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O 운문사로 가는 소나무 길(2:40) 새벽2시, 나는 첫 날밤 신부를 맞이하듯 정성으로 온 몸을 정갈하게 씻고 나갔다. 길가에 어제 밤 그 가로등은 여전히 하얀 미소를 뿜어내며 밤새 불침번을 잘 서고 있었다. 참으로 고요하다. 빗줄기도 잠자는 이를 깨우지 않으려는 듯 사뿐이 내린다.
평소 이 시간이면 잠을 자야 하는데, 나는 오늘 거꾸로 깨우고 일어났다. 가끔은 거꾸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필요하다. 내가 너가 되어보고 내가 가끔은 아무것도 아닌 무엇이 되어 보는 일도 필요한 것 같다. 지금 나는 아무것도 아닌 빈 그릇으로 무엇인가 담아보고 싶어 발 길을 재촉한다.
무슨 채비가 그리 긴 것일까? 속세를 떠나는 일도 그리 만만한 것은 아닌가보다. 청한님과 나는 기다림의 수행은 접기로 하고 마음 바쁜 우리는 먼저 가기로 합의를 한다. 많은 비가 내리는 것은 아니지만 우산을 받쳐 들고 가로등이 만드는 갈무리를 따라 발 걸음을 옮긴다. 탄성이 절로 나온다.
얼마만인지 모른다. 이렇게 이른 새벽에 호젓하게 산책을 한 일이....오대산 월정사에서 새벽 예불을 보고 걸었던 일이 가물가물하다. 운문사로 잇는 양 길가에 수 많은 적송이 기운차게 하늘로 뻗어나 있다. 이 적송이야말로 250여 비구니의 기운을 다 받아 안을 수 있었구나 하는 나만의 야릇한 생각을 해 본다. 또한 적송이 저렇게 기운 넘쳐나게 자라날 수 있었던 것은 250여 비구니 학인스님의 기가 통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러고 보니 세상의 이치가 공짜는 없는가 보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어두워 잘 보이지 않았지만 멋진 주변 경치로 황홀경에 빠져 20여분 걸으니 금새 운문사 절간에 다달았다. 운문사로 가는 1-2킬로 남짓한 소나무길은 내 인생에 있어서 내가 만난 가장 아름다운 드라이브코스가 아닐까 생각한다.
멀리 뭔가 모를 불빛이 보인다. 저 곳이 아마도 운문사가 아닐까? 조금만 더 가면 되겠다 싶었던 등대가 아이러니하게도 커피 자판기다. 손님을 위한 배려일까? 아니면 아직은 스님 이전에 소녀인 비구니를 위한 배려일까? 어쩌면 하찮은 일이지만 내 말뚝같은 편견으로 실망한 탓인지 왠지 아니다 싶은 생각이 고개를 든다. 그러나 잠시 후 나는 그래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진다. 그러니 그 모습이 더욱 정겹게 고쳐진다.
새벽 3시쯤, 남들보다 마음 바삐 그렇게 달음박질해서 도착한 운문사는 마침 새벽 예불을 알리는 도량석으로 내 발길을 잡는다. 입구에서 사찰 집사 정도로 생각되는 분이 지금은 들어갈 수 없으니 잠시 기다리란다. 할 수 없이 잠시 가디리고 있는데, 모락모락 연기를 피어내며 저만치 일행이 걸어온다.
O 운문사 새벽예불(3:30) 법당에는 아직 많이 보이지 않고 텅 비어 있다. 조심스럽게 한 자리를 잡고 앉아 있으려니 스님 한 분이 오셔서 그 자리는 어른스님이 앉는 자리니 저 쪽에 있는 방석을 들고 한 편에 앉으란다. 자릴 고쳐 앉아 있으니 한 사람씩 들어와 합장과 삼배를 하고 앉아 묵상을 한다. 그렇게 얼마동안 기다리고 앉아 있으니 작은 여울목에 일렁이는 물결처럼 내 마음은 떨린다.
숨소리도 크게 내면 안될 것 같은 분위기다. 너무나 경건하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큰 기대를 안고 온 것이어서 기대가 된다. 막이 오르기전의 그 기분, 가슴이 콩닥이는 그 기분, 그 기분을 나는 지금 즐기고 있는 것이다. 흥분을 가라 앉히고 눈을 돌리니 오른편으로 길게 늘어진 방석은 셀 수 없이 많다. 수첩을 꺼낸다. 어떻게 예불이 시작 되는지, 기분은 어떤지....
거의 모든 자리가 채워졌다. 고요하고 적막하기까지 했던 법당은 비구니 학인스님으로 가득 채워졌다. 장관이다. 이렇게 많은 스님과 함께 자리하고 있는 것 자체로도 큰 감동이 밀려온다. 어떤 신호음에 앉아 있던 스님이 일어난다. 깜짝 놀라 부리나케 따라 일어나 합장을 하고 예불을 드린다. 아마도 아침 예불이 시작된 것 같다. 나는 종교적 신념과 별도로 산사체험을 왔으면 그저 함께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불자가 아닌 탓에 잘 모르는 격식이라 허둥지둥 눈치를 살피며 따라 하기 바쁘다.
운문사의 새벽예불의 꽃이라는 비구니의 합창, 무반주 여성합창단의 공연이 시작된 것이다. 온 몸이 빳빳하게 굳어진다. 얼마나 장중하고 한편으로는 감미롭기까지 한지, 그래서 운문사의 새벽예불은 운문사 답사의 전부라고 한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운문사 답사에서 새벽예불을 뺀 답사는 운문사를 다녀갔다고 하지 말라고 한 이유를 서서히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까지 후회가 되는 것이 녹음이라도 할 것을... 성당에서 들려오는 찬가와 다른 그 소리는 새벽을 가르고 속세의 인간에게 이르고 있었다. 욕심내지 말고 버리며 살라고....그 소리는 더욱 내 감정의 촉수를 타고 가슴을 찌르고 있었다.
오매~~!! 곁눈으로 바라본 나즈막하니 작아보이기만한 여리디 여린 비구니의 몸은 강철로 단단하게 수련이 된 무도인 같았다. 나는 108배가 시작되어 중간까지는 어떻게 바둥바둥 따라서 흉내는 냈다. 물론 자세는 잘 나오지 않았지만 무릅을 꿇고 합장을 하고 곧 바로 용수철처럼 튕겨 일어나야 하는 자세, 얼마나 동작 하나 하나가 빠르고 일정하게 하나의 흐트러짐 없이 이어지는지 며칠을 허벅지 통증으로 나는 시달려야 했다. 나중에 누군가 내 뒤에서 앉아 지켜보던 일행은 얼마나 안스럽게 보였는지 모른다고 한다.^^
대게는 몇 번을 따라 하다가 포기하고 앉아 있거나 서서 그저 바라보고 있었다고 한다. 물론 개인 신앙에 따라서 하지 않아도 되니 당연한 일이다. 그렇지만 앞에서 청한님이 있었고, 두 번째로 앉아 있었던 나는 모두 다 그렇게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신앙에 연연하지 않고 함께 하고 싶었고 그렇게 하자는 마음으로 비구니 학인스님과 같이 박자를 놓치지 않고 하려다가 죽는줄 알았다.
영원히 추억속으로 자리 잡을 운문사의 새벽예불은 그렇게 끝나고 홀연히 우산을 들고 빠져나가는 비구니의 물결이 장관이다. 얼른 카메라를 들고 뒷 모습을 담았다. 이런 표현이 적절한지 모르지만 모든 것이 비구니를 만나면 장관이 연출되어 셔터를 누르고 싶은 욕심이 생겨난다.
O 운문사 아침(08:30) 거룩하고 아름다운 산사의 아침은 새벽예불에서 비롯되었으니 하루의 해가 얼마나 소중하고 고맙던지, 더불어 아침 밥도 술술 잘 넘어간다. 아침은 저녁을 먹었던 하얀집이다. 고디국이 나왔는데, 경상도에서는 올갱이국을 고디국이라고 한다. 넉넉하게 들어간 주인장의 인심으로 맛있게 가득 배를 채운다.
해장으로는 올갱이국만한 것이 없다는 말이 있는데, 나는 도무지 해장을 해야 할 일이 없으니 잘 모르겠다. 그리 특별하지 않았지만 단백한 것이 세속의 인공미가 가미되지 않아 깔끔하다는 느낌이다.
O 운문사 (http://www.unmunsa.or.kr, 054-371-0359)(09:00) 걸어서 갈 것인가? 아니면 버스를 타고 새벽예불로 심하게 상한 발을 좀 쉬게 할 것인가 고민을 하고 있는데, 청한님은 남 속사정도 모르고 무조건 걸어야 한다고 재촉을 한다. 한 번을 걸어갔으면 될 일이지 또 걸어야 하나 싶어 마음 한 켠에는 투정도 생겼지만 마지못해 협상은 결렬이 되고 걸어야 했다.
운문사는 무조건 걸어야 한다. 운문사 앞 주차장은 반드시 폐쇄가 되어야 한다는 확고한 생각을 걸어가면서 하게 되었다. 청한님께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청한님이 그래 피곤하면 버스타고 가라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양 길가에 심겨져 있는 적소나무는 커다란 터널을 만들고 있었는데, 밤길에 볼 수 없었던 소나무는 마치 붉은 스타킹을 신은 마네킹처럼 정말 미끈하게 잘 빠져있다. 지나는 사람에게 각자 자신있는 포즈를 취하고 있는 소나무는 몸에 물을 뿌려 속살이 확연히 드러나 더욱 농염한 자세를 취하는 듯 하다.
청도 문화해설사 박윤제선생님은 운문사 입구에서 우리 일행을 맞는다. 박 선생님은 더욱 힙을 주어 걸죽한 농과 더불어 운문사에 얽힌 일화와 담긴 뜻을 풀어내는 것이 마치 숨은그림 찾기를 하는 듯 하다.
어둠속에 가려진 운문사가 한 눈에 보인다. 이미 장엄한 새벽예불로 갈증을 해소한 탓인지, 운문사로 걷는 길목에서 이미 많은 감동을 내어 준 탓인지 조금은 내 입맛이 떨어진다. 그렇지만 정열적인 박선생님의 설명으로 정신을 가다듬고 운문사 답사를 했다.
삼국유사를 지은 일연스님이 이곳 운문사에서 기거하며 씌여졌다고 하는 이야기, 고려의 명필 탄연스님의 비각이야기, 명부전, 이목소.....막힘이 없는 해설사님의 이야속으로 나는 점점 빠져들었다.
다른 절집에 비해 평지에 가깝고 안정된 느낌이 들었다. 또한 여느 절집의 규모와 상대하기 어려운 큰 규모지만 뭔가 모르게 소박한 듯 아늑하며 안정감이 든다. 특별히 운문사에는 여섯개(?)의 보물이 있지만 운문사 금당 앞에 놓여 있는 8각 석등은 일반인의 출입이 엄격하게 금지된 장소에 있어 사진 촬영도 허락되지 않는다.
뭔가 사람은 보여주지 않으면 더욱 궁금해 하고, 하지 말라면 하면 왠지 한 번 경험해 보고 싶은 청개구리 심보가 하나씩은 다 있는 것 같다. 암튼, 해설사님의 도움으로 나 혼자 사진을 한 컷만 찍고 바로 나올 것을 조건으로 해서 허락을 받았다. 나는 허락과 함께 설레는 가슴 부여잡고 금지구역으로 뛰어 들어가 총알 몇 방을 날리고 돌아나왔다.
막상 금지구역(비구니 학인스님의 생활구역)에 들어갔다는 포만감과 아무도 목도하지 못한 보물을 본 것 이외에는 솔직하게 큰 감동이 없으니 내가 무지한 모양이긴 하다. 느낌없이 돌아올 내가 갈 것이 아니고 청한님이 가셔야 할 것을....미안하기만 하다.
아무튼 옛날 금당 불을 밝혀두는 화사석(火舍石)인데, 석등은 통일신라시대의 것으로서 균형미가 뛰어나 보물로 지정이 된 것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아무 설명이 없었으면 그냥 무심코 지나칠 것 같다.
또 한 곳의 출입금지 구역을 들어갈 수 있었는데, 그곳은 바로 이목소 극락교다. 내가 특별한 대접을 받는 것은 솔직하게 좋지만, 슬그머니 또 다시 미안하기만 하다. 왜냐하면 누군가 차별되이 다녀간 흔적을 접하면 얼마나 속이 상할까 하는 주책없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쩌란 말인가.
이목소 극락교에서 보는 계곡은 기막히게 아름다워 보였다. 이목소는 오간데 없이 찾을 길이 없었다. 내 눈에만 보이지 않았는지 못으로 보여지는 것은 없었다. 또한 조금은 아쉬웠던 것은 잘 정비가 된 돌둑이다. 자연스러움이 다소 사라지고 사람의 손길로 단정하고 단단하게 고쳐졌다. 사람이 사람의 손길을 탓하고서 뭔가 아쉽다고 하는 것도 어쩜 나의 편견일까?
구름도 쉬어간다고 하는 천년고찰 운문사,
<운문사의 처진소나무> 운문사의 처진소나무의 수령이 500년이라고 하는데 그 모습은 20대 청년의 모습 같다. 매년 봄 가을 두차례 술을 먹는 것으로도 유명한데, 운문사의 처진 소나무가 먹는 술이 바로 청도 지방의 명주 동곡막걸리(김영식, 054-372-3015)다. 이 막걸리를 마셔 젊음을 유지한다고 하는 말이 있으니 젊고 싶으면 청도에서 동곡막걸리는 잊지 말고 마셔보길 권한다.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세상은 빠르게 변해간다. 나는 그 흐름을 거슬러 출가의 길을 선택했다. 나는 목숨바쳐 부처님께 귀의할 것을 사원한다. 부처님... 信心... 행주좌와 어묵동정 한 순간도 놓칠 수 없다. 흐르는 물처럼... 찰라생 찰라멸... 무엇을 찾고 있었던가 내 속에 부처가 있고 부처 속에 내가 있다. ‘산은 산, 물은 물'이라고 했던가 다만 이 길을 오롯하게 걸어갈 뿐...
<운문사 가람지기>
O 이호우, 이영도시인 생가(12:30) 내가 문학에 대한 지식이 없어 감동과 의미를 찾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지만 이호우 생가를 찾은 느낌은 별로 없다. 현재 이호우 생가에는 6촌 동생이 살고 있다고 한다. 건물을 들어서는 길목에는 담쟁이와 채송화가 한 쪽 바닦에 자릴 잡고 앉아 소꿉놀이를 하고 있다. 슬레이트 지붕위에는 능소화가 흐드러지게 늘어뜨리고 하늘을 향해 불꽃놀이를 하고 있다. 아직도 식지 않은 불똥이 여기저기다.
나는 이호우 생가 앞에 남아 있는 늙은 건물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요즘은 좀처럼 보기드문 정미소다. 재수가 좋은 것일까? 아직까지 시대 흐름에도 꿋꿋히 피대줄이 가로 얼켜 피더덕 소리를 내며 돌아가고 있다. 얼마나 오랫만에 보는 정미소 풍경인지, 예상치 않는 풍경으로 지난 추억을 퍼 올린다.
또 하나의 건물이 눈이 들어왔다. 해설사님의 설명에 의하면 옛날 극장 건물이라고 한다. 이곳에서 숱한 사람들이 사랑을 싹 틔우고 그랬겠지 싶으니 미소가 절로난다. 그 추억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건물은 겉으로는 흉물스럽게 낡아 힘겨운 시름을 하고 있었지만 언제나 그 자리에 남아 있어 다음에 또 다시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O 청도의 음식, 점심(알미뜸 생오리숯불구이, 054-372-5599) 요즘 현대인의 트랜드가 잘 먹고 잘 살자가 아닐까 싶다. 소위 웰빙이다. 그래서 요즘 떠오르는 것이 오리고기가 아닌가 싶다. 점심은 웰빙음식인 오리고기다. 찜질방과 함께 식당이 운영이 되고 있었는데, 청도 지역에서는 입소문이 난 집인지 꽤 많은 손님으로 북적대고 있었다. 오리고기도 오리고기지만 팥이 들어간 죽 한그릇이 더욱 맘에 든다. 이렇게 잘 먹으면 요즘 40대 한국인의 기대수명인 90세까지는 거뜬하게 살 수 있을까?
오는 길에 해설사님의 소개로 말랭이감 시식을 했다. 어찌나 달콤하고 찰진지 나는 3상자나 샀다. 가격도 저렴하게 해 주었지만, 이 지역 소문을 잘 내달라는 청탁을 받고 포장박스도 덤으로 제공받았다. 비닐 통투에 주어도 될 일인데, 모양 좋고 편안하고 안전하게 가지고 가라고 준비했단다.
O 감물염색 체험(꼭두서니,http://www.kokdu.com/054-371-6135) 점심을 먹고 가까이에 있는 염색체험 장소로 걸어서 이동했다. 길목에는 두메 달맞이 꽃이 한 창 피어나 있었다. 밭에는 쪽이 심겨져 있었고, 봉숭아도 천연염색재료로 이용이 되어 군데 군데 심겨져 있다. 마당에는 빨레 널이가 길게 늘어뜨리고 있다. 안타깝게도 비가 오는 바람에 옷감을 널수 없어 모두 거두어 들였다고 한다.
아쉬운데로 주인장의 안내로 체험장을 뒤로 하고 전시장으로 옮겼다. 탐나는 것들이 있어 보이는지 여자(아줌마)들은 난리다. 남자들은 그저 괜찮다 하는 표정이거나 눈길도 주지 않는다.
주인장 김종백님의 귀한 차대접을 받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고, 주인장이 기거하는 곳에 갔다. 모두가 쳔연염색을 입힌 것 뿐이다. 얼마나 우리의 것이 아름답던지....모두가 부러움의 눈초리다. 개인적으로 나는 천장에 매달린 한 송이 꽃 같은 등 장식이 맘에 들었다.
마음 좋은 주인장이 마당에 피어난 두메 달맞이꽃을 예쁘다 하니 기다렸다는 듯 호미를 들고 나와 꽃 뿌리를 캐어 선물로 준다. 나도 3포기 뽑아 화분에 옮겨 심어서 정성으로 잘 키우고 있다.
O 와인터널 체험(http://www.gamwine.com/ 054-371-1100, 3:50) 터널은 1898년 대한제국 말기에 완공되었으며, 천장은 붉은 벽돌로 쌓고 벽면은 자연석으로 만들어졌다. 대략 터널의 1,015미터, 높이는 5.3미터에 이른다.
원래 터널은 일제가 한반도를 침탈하기 위한 목적으로 건설된 것이다. 그런데 1937년 경사도가 높은 등의 문제로 중단이 된 이래로 방치되어 있던 것을 감와인 숙성저장고를 물색하던 청도와인(주)에서 저장고 및 카페로 2006년 2월부터 이용되고 있다.
마침 터널은 7월초까지 한 달간의 공사를 진행하는 중이라서 매우 혼잡스럽고 내부를 제대로 볼 수 없어 아쉬웠다. 그러나 독특한 감와인을 마시고, 특히 아이스와인을 마신 소감이 모두가 좋다니 나도 그런가보다. 영 술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는지라...특히 아이스와인은 8만원에 이르는 고급 와인이다.
청도와인은 지난 2005년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가 대표단 환영 만찬주로 선정되었을뿐만아니라 대구세계육상대회 IOC위원 만찬때도 사용되어진 것이라고 이갑수 전무는 소개한다.
섹스폰 연주에 맞춰 잠시 여흥의 시간을 가졌는데, 일하시는 분과 방문객이 추태라고 나무라지는 않았는지 염려가 된다. 워낙 모놀인이 놀면 또 좀 노는지라...걱정이 된다.
와인터널을 내려오는데,대적사 팻말이 보인다. 겨우 10분 남짓 정도의 시간을 허락 받고 절집을 다녀왔다. 아주 작은 절간이지만 느낌이 참 좋다. 다음에 다시 와야지 싶다.
1. 1박2일의 일정으로 청도에 첫 발을 디디고 지낸 느낌.
청도는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숨쉬는 고장이라는 느낌이다. 조상의 숨결도 너무나 깊고 짙다. 그러나 풍부한 자원원에 비해 체계적인 관리와 노력은 다소 부족해 보인다는 생각이다. 청도의 아름다운 자원을 조금 더 개발하고 홍보하면 눈부신 청도, 관광의 도시 청도가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2. 하나강산 여행 일정에 대한 나의 의견. o 일정대로 진행되지 못한 점은 아쉽다. o 여행의 주제가 뭔지 조금은 혼란스럽게 진행되었다는 느낌이다. o 한옥, 염색체험은 뭔가 체계적인 진행 절차서가 조금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O 이호우,이영도 시조 시인의 생가 방문은 일정에서 제외가 되도 좋을 것 같다. 그렇지만 이호우 이영도 시조시인의 생가 앞 정미소와 극장을 보는 재미는솔솔했다. o 와인터널은 아직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 공사중이라서 별로 확인된 것이 없어서. o 운문사 새벽예불에 대한 참관 예의(종교) 또는 과정 소개가 빠졌다.
3. 문화해설사님에 대한 느낌, 박식하고 유머감각이 뛰어난 박윤제 선생님에 대한 매력에 나는 1박2일 동안 흠뻑 빠졌다. 그러나 시간을 절제있게 다스리고 진행이 되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또한 관심을 갖지 않는 사람들까지 통제 하려 하는 것은 괜한 감정 충돌로 여행을 망치게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4. 일정표에 전문가이드님이 탑승한다고 소개되어 있어서 기대를 했다. 그러나 아무런 역할 없는 여행자의 한 사람이었다. 암튼 다음에는 새벽예불에 대한 사전 지식을 전달하지 않아서 당황하게 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또한 염색체험과 한옥학교에서 진행(준비)이 조금 어긋나고 일정이 어긋나고 할 때 적절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청도 견문록을 마감하면서 나는 청도가 분명 아름다운 여행지로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고 발전이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처음으로 찾아간 청도...너무나 아름다운 고장이라는 느낌, 오래 오래 간직될 것이다. 준비하고 수고해 주신 청도군청 과장님과 계장님, 박윤제선생님, 하나강산 관계자분 등 모든 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함께 한 모놀 식구들, 웃는돌은 함께 해서 넘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종원대장님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
첫댓글 관광공사에 올릴 때 개인사진이랑 실명은 가급적 삭제를 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혹여나 염려를 하실까 싶어서...근데, 어케 올리거는 거지...^^,, 아구 쉽지 않네요.
정말 정성이 담뿍 담긴 여행기야요. 저도 안개비를 맞으면서 올라간 운문사 소나무 숲 길을 잊지 못할거예요. 운문사 새벽 예불을 마치고 돌아 가던 우산 쓴 학생스님들의 행렬도요. 웃는돌님 덕분에 장면 장면이 다시 떠오르네요. 이래서 후기는 필요한거지요. 정말 수고 하셨습니다.
사진 좋고 글 좋고 멋집니다
새록새록입니다. 아직 후기를 다 완성못했는데 열심히 해야겠네요...수고하셨습니다.
웃는돌님이 새벽 예불에 홀딱 반하신듯...이른 새벽 적막을 깨고 운문사 새벽 예불 가는길 상상만 해도 너무 너무 신선한 감동이 밀려 오네요.....동곡 막걸리 좀 사왔수?..이 누나도 싱싱하게 좀 살아 볼까 하는뎅?..ㅎㅎㅎ대게 답사를 가면 우리가 상상 했던것 만큼 그리 준비가 잘 되어 있지 않음을 실감 하지요...프로 의식을 좀 더 가졌으면 하는 안타까움을 느낄때가 많아요..차츰 그런것들은 많이 고쳐 지리라 생각 합니다~웃는돌님 덕분에 궁금 했던 운문사 새벽 예불 잘 봤어요..수고 만땅~~! ㅎㅎㅎ
몇년전 선암사 새벽 예불을 참례하고서 한번 경험해 봤으니 다음번엔 그냥 자야지 했는데 이번에도 몸은 자동으로 운문사로 향하고 말았습니다. 역시 절은 새벽과 겨울이 최고라는 제 생각에는 변함이 없더군요. 운문사 대운보전 앞의 해태 한쌍. 당연히 한마리는 암컷이라 생각하고 살펴보니 목덜미 부분에 꼭 매달린 새끼가 있는 것이 있더군요. 너무 예뻐서 눈길이 떠나지질 않더라구요. 제가 본것중 제일 예쁜 새끼였어요. 앞으로 운문사의 추억으로 한가지가 더 떠오르게 되었어요.애교 있게 내려주는 비 덕분에 더욱 멋졌던 운문사였습니다. 와인터널 앞에서의 섹스폰연주는 기대하지 않았던 청도의 마지막 선물 이었어요.
청도의 와인 사업이 번창하길 기원 합니다. 웃는돌님, 후기 쓰시느라 애쓰셨구요 청도 후기가 당선되어서 동곡 막걸리 놓고 파티하고 싶어요. 근데 들여사 너무 붙은거 아녀?
새록새록 그날의 아침으로 돌아가서 다시 안개비 맞으며 그 길을 걷고 싶은 마음입니다~~..마음을 정갈하게 해 주었던 아침의 시간들..그 시간들이 너무 소중하게 느껴지네요~~웃는돌님이 청도에 함께해서 더욱 풍요로운 답사였어요~~수고하셨어요~~ㅎㅎ..
웃는돌님 글을 보며 아름다운 풍경을 그려봅니다. 땡큐~~~~^^
애쓰셨수...미젠 내가 고민이넹..ㅠㅠ^^*사진 좋구랴~~!!
고맙습니다.덕분에...
꼼꼼하게 하나도 놓치지않고 쓰셨네요....수고하셨어요^^*
운문사 새벽 예불길과 우산 쓴 비구니의 행렬이 너무 멋집니다.... 말뚝같은 편견이라 하셨나요? 그 표현이 와 닿습니다 ㅎㅎㅎㅎ
청도를 손가락 수 만큼 다녀왔는데도 아직도 운문사 새벽 예불을 보지 못했으니 청도를 가봤다고 할 수 없겠지요^^* 그리고 합천호의 새벽 물안개도^^*~~~
우리집앞을..살포시 지나가셨겠네요~~ ㅋㅋ 새벽예불 담에는 꼭 한번 가봐야 겠네요~~세시쯤 일어날수 있을려나 ?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