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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여성시대 엘리맘S2
여시들 하이하이ㅋㅋㅋㅋㅋㅋㅋㅋ
우선... 사건 경위를 설명하자면ㅋㅋㅋㅋㅋ 난 홍콩방 지박령이고ㅜㅜㅋㅋㅋㅋ 공포물을 되게 좋아함!
최애영화 컨져링 시리즈
최애감독 제임스완
최애게임 레지던트 이블2
유투브로 공포라디오 틀어놓고 밥 먹고ㅋㅋ 심심하면 새벽에도 혼자 공포영화 보고 좀비도 너무 좋아함❤️
암튼 때는 2년 전... 그때도 공포라디오 찾아듣던 때인데ㅠㅠㅋㅋㅋㅋ 이런 거 좋아한 지가 못해도 20년은 돼서 어지간한 공포실화는 다 꿰고 있었음ㅠㅠ 그래서 약간
이 상태였단 말임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포실화 레파토리는 어느 정도 꿰고 있고... 지금도 그렇지만 심심풀이로 글쓰는 게 취미기도 해서ㅋㅋㅋㅋㅋㅋ 뭣보다 당시에 너무 심심했음ㅠㅠㅋㅋㅋㅋ 그래서 걍 별 생각없이 재미삼아 썼던 글이었음ㅋㅋㅋㅋㅋㅋㅋ 모티브로 삼았던 건 해연갤발 헬스사이클?헬스바이크? 암튼 거기에 룸메가 홀렸다 하는 썰인데
이건 해당썰 캡쳐한 게시글 어떤 여시가 끌올해준거 링크👇
http://m.cafe.daum.net/subdued20club/RaxJ/91720?svc=cafeapp
안 본 여시들은 함 봐봐ㅠㅠ 개소름끼침; 암튼 사연 제보만 하고 백업도 안 해놨던 건데 오늘 새벽에 어떤 여시가 댓글로 홍콩방에 올려달라고 찾길래 뒤져옴❤️
사설이 좀 길었는데ㅠㅠ사실 원본은 더 김ㅠㅠㅋㅋㅋㅋ
디테일에 환장하고 깊은 서사에 진심인 사람이라 쓸데없는 거까지 다 설정함ㅎㅎㅎ 당연히 글에 나오는 등장인물이나 인적사항 같은 거 싹~~~다 허구임.
글에는 결혼 웅앵웅 썼는데 정작 난 비시고ㅎㅋ 화자가 여자라는 거 말곤 나랑 접점 1도 X
내용은 제보했던 그대로 긁어왔고, 내가 사연제보 했던 해당 유투버 닉네임만 익명처리 함ㅎㅎ
사실 글쓴 건 글케 안 무서운데 남이 읽어주니까 무서운 거 같고ㅠㅠㅋㅋㅋㅋㅋ 난 서씨가 제일 무서웠음ㅎㅎㅎㅎㅎ
암튼 여시들 인조이🍷
안녕하세요, OO님. 저는 올해 27살 여자입니다.
지금부터 할 이야기는 제 친구들은 물론 결혼을 약속한 남자친구에게도 평생 비밀로 안고 갈 이야기입니다.
사연에 제 인적사항에 대한 자세한 것들이 많아 부득이하게 훼이크를 많이 섞은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이 일은 2015년부터 시작해 2017년 7월에서야 겨우 끝을 본 이야기입니다.
지금 이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익명으로라도 이 사연을 털어내고 제 인생을 새롭게 출발하고 싶어서입니다.
다소 긴 이야기가 되겠지만 OO님 목소리로 읽어주시면 위로받는 기분이 들 것 같아 이렇게 용기내 봅니다. ^^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때는 2015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1학번으로 대학교에 입학한 저는 학업에 있어서 만큼은 집에서 지원을 아낌없이 받았습니다.
아르바이트는 평생 해본 적도 없었고 집은 서울권 2층짜리 단독주택에 살며 경제적으로는 매우 풍족한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1, 2학년 때는 방학때마다 유럽일주도 다니고 여러 해외를 여행하면서 20대 초반에 정말 많은 경험을 쌓았습니다.
그렇게 남부러울 것 없던 20대 중반, 어느덧 졸업을 앞두게 됐고 대학원에 갈 생각이었던 저는 취업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가
2월 중순쯤 친구가 소개해주는 회사에 거의 충동적으로 입사지원서를 냈고 합격이 됐습니다.
괜찮은 연봉에 괜찮은 복지. 야근도 드물고 집에서 지하철로 30분 이내였기 때문에 조건이 아주 좋았습니다.
뭣보다 캐나다에 사는 친구가 이 업계 관련 회사에 다니고 있었고 이 업계는 대우가 무척 좋다고 했던 말이 생각나
만에 하나 한국 회사가 거지같다 하더라도 경력을 쌓아 해외에 취업을 해도 괜찮겠다 하는 안일한 생각을 했던 겁니다.
지금 와서 이때를 회상하면 호사다마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2월에 면접을 보고 채용까지 결정된 뒤, 4월 1일부터 정식으로 출근하기로 결정이 났고
한 달간의 휴가를 얻은 저는 친구들과 가까운 일본으로 2주 정도 여행을 다녀오기도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던 중 문제가 생겼습니다. 무슨 사정이었는진 모르겠지만 3월 중에 회사가 급하게 이사를 가게 된 겁니다.
때문에 집에서 회사까지 거리가 편도 30분에서 2시간이 돼버렸고, 집에서 다닐 여건이 되지 않아 결국 자취를 결정했습니다
자취방은 3층 건물 투룸으로 현관을 열고 들어가면 왼쪽에 침실, 조금 더 걸어가면 침실과 비슷한 크기의 부엌 겸 거실.
그 앞으로 세탁실이 있었고, 우측에 욕실이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외지고 낡은 건물이었지만 워낙 급하게 구하다 보니까 좋은 매물을 구할 수 없기도 했고,
용돈을 받을 땐 깊게 생각한 적 없는 돈의 무게가 매달 월세를 내 돈으로 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괜히 더 싼 걸 찾게 됐습니다.
4월, 첫 출근을 한 날 저는 뭔가 잘못된 걸 느꼈습니다.
당시 회사는 사장과 사장 친구가 공동경영을 하던 회사였는데 둘 사이가 좋아보이진 않았습니다.
둘 사이에서 의견이 어긋나기라도 하면 허구한 날 둘이 회의실에 들어가서 서로 욕을 하며 고함을 치고 비품을 집어던졌습니다.
저는 놀라서 굳어있는데 다른 직원들은 이미 익숙한 듯 아무렇지도 않게 일을 하는 모습 역시 충격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큰 문제가 있었습니다. 제 입사가 빠르게 결정된 이유가 단순 친구의 추천 때문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제 전임자가 사장과의 트러블로 싸우다가 퇴사를 하는 바람에 공석이 생겨서 급하게 사람을 구하게 된 거였고 전임자가 남겨놓고 간 업무량은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입사 후 4개월 정도를 거의 하루도 쉬지 않고 출근했습니다. 일이 너무 많아서 11-12시에 퇴근하는 게 일상이었고
그렇게 퇴근을 해도 집에 와서 씻고 곧바로 노트북을 켜 잔업을 처리해야 했습니다.
주말에도 당연히 쉴 수 없었고, 주말에 혼자서 야근을 할 때는 사무실에서 서러움이 울컥 차올라 엉엉 울면서 키보드를 두드려야 했습니다.
네.. 전형적인 블랙회사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힘든 와중에도 회사를 그만둘 수 없었습니다.
부모님께 걱정을 끼쳐드리기 싫었고, 회사를 추천해준 친구에게도 미안했고, 또 괜한 오기와 자존심이 생겼습니다.
지금 이렇게 힘들어도 나중에 회상하면 '그런 때도 있었지~' 하게 될 날이 제게도 올 거라는 희망을 갖고 있었습니다.
미련하고 바보같았죠. 거기서 한시라도 빨리 도망쳤어야 했는데...
여기까지는 서론이었습니다. 많이 지루하셨죠? 이 때까지가 제가 비교적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는 일이고 처음 상담을 했던 무당 할머니께서도
'제가 타지에서 자취하면서 혼자 감당하기 힘든 일을 무리해서 하다가 이 사단이 났다 '고 말씀하셨기에 꼭 필요한 이야기 같아 적었습니다.
당시 제 심경은 우울했고 침울했으며 가만히 있다가도 울음이 났습니다. 그냥 눈물이 주르륵 흐르는 게 아니라 가슴에 울분이 쌓여서 터지는 통곡을 했습니다.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지?' 하는 생각을 하루에도 수십 번 씩 했고 내가 죽으면 모든 게 끝나지 않을까? 하는 극단적인 생각까지도 했습니다.
'그냥 회사를 그만두면 되잖아!' 라고 하실 분들도 계시겠지만 당시에 저는...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지 않았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우울증이 이때 생기지 않았나 싶습니다. 물론 지금은 치료를 꾸준히 해서 많이 이겨냈습니다.
아무튼 당시에는 가족에게도 제 상황을 알리고 싶지 않았기에 일부러 집에도 가지 않고 통화만 했으며 부모님이 자취방에 찾아오시려고 하면
일 때문에 바쁘다, 친구 만나야 한다 하는 거짓말로 둘러대며 최대한 만남을 피했습니다.
아무튼 제 기억으론 8월 말~ 9월 초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거의 매일 야근을 했는데 이제 곧 가을겨울이 되면 해가 짧아지니까 사무실에서 야근하기가 무서워서 차라리 집에서 노트북으로 일을 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헌데 자취방에는 책상이 없었습니다. 그전까진 밥먹을 때 쓰는 다리를 접어서 쓰는 작은 미니 테이블에다 노트북을 두고 잔업을 하긴 했는데
그렇게 일을 하고 나면 등이랑 목이 뻐근하니 너무 아팠습니다. 그래서 책상을 구해야겠다 생각만 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9시에 퇴근해서 집으로 가는데 자취하는 건물 앞 재활용 쓰레기장에 입식 책상 하나가 떡 하니 버려져 있었습니다.
가구 버릴 때 붙이는 스티커도 붙어 있었고 배출일도 오늘 날짜가 적혀 있었습니다.
철제 프레임에 합판으로 된 싸구려 책상이 아닌,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한 진짜 원목을 써서 만든 책상이었습니다.
척보기에도 무거워서 3층까지 계단으로 저걸 어떻게 갖고 가나 싶어 발길을 돌리려는데도
욕심이 나서 두 팔을 크게 벌려 들어보니 보기완 달리 쉽게 들렸습니다.
저는 키 155cm에 몸무게 43kg 정도의 작고 마른 체격이며 힘도 그다지 센 편이 아닙니다.
당연히 혼자 힘으로 원목으로 된 책상을 들어올려 3층까지 옮기는 건 불가능하죠.
그런데 들렸습니다.. 원목 책상이 제 손에 아주 가볍게 들리더라구요.
아무튼 전 신이 나서 '오, 들린다! 들린다!' 하면서 좋아라 했고
퇴근길에 힐을 신은 그대로 책상을 끌어안다시피 들고 계단을 걸어올라가 기어이 자취방 안에 들여놨습니다.
낑낑거리지도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냥 너무 좋고 신났습니다.
당시의 저는 웃을 일이 아예 없었기에 싱글벙글거렸던 그때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손걸레를 적셔다가 책상을 깨끗하게 닦고 침실에 들여놓고나니 이젠 의자가 필요했습니다.
잔업을 다 하고 새벽 2시에 침대에 누워 핸드폰으로 잠들기 직전까지 의자를 검색했지만 마땅히 마음에 드는 게 없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또 흥청망청 지나 11월이 될 즈음 동네에 좀 큰 마트로 장을 보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가구전문점 하나가 눈에 띄어서 들어가니 중고 가구를 파는 가게였습니다.
어차피 책상도 누가 버린 거 줏어온 거고 일은 대부분 회사에서 다 하는 데다가 가끔씩 잔업거리만 집에 가져와서 할 건데
굳이 새 거가 필요할까 싶은 생각이 들어 거기서 6만원을 주고 등받이가 푹신하고 바퀴가 달린 빨간색 사무용 의자 하나를 구입했습니다.
시간은 흘러 저는 입사 8개월만에 주임 직함을 달았습니다. 주임이라고 해봤자 작은 회사고 저보다 낮은 직급은 없었고,
일반 사원일 때랑 급여에 차이가 나는 것도 아니라 그냥 역할놀이 같은 거긴 해도 나름 처음 해보는 승진이라고 들떠서
부모님이랑 친구들한테도 전화 돌리면서 자랑도 하고 간만에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주임을 달고 정확히 일주일이 지난 날 밤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자려고 누워도 새벽 2, 3시까지 잠들지 못하고 오래 뒤척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 날도 몸과 정신은 엄청나게 피곤한데 쉽게 잠이 오지 않아 계속 뒤척이고 있었는데 갑자기
'쿵!!'
하고 집안 전체가 마치 지진이라도 난 것 마냥 크게 흔들렸습니다.
저는 화들짝 놀라 벌떡 일어나 후다닥 책상 아래로 기어들어가 숨었습니다.
그렇게 한 5분쯤 있었을까. 또 땅이 흔들리지도 않고 사람들 소리도 나지 않아
침실 창문을 살짝 열고 밖을 내다보니 밖은 가로등만 켜져있을 뿐, 인기척이라고 없었으며 불이 켜진 집도 없었습니다.
침대 옆 협탁에 올려둔 핸드폰을 쥐고 'XX시 지진'을 검색해봤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내가 착각했다고 하기엔 너무 큰 울림이었고 온 집안 전체가 거세게 흔들렸는데 이게 지진이 아니면 뭐지? 싶었습니다.
그리고 찜찜한 기분에 침실 불을 켜보곤 소름이 돋았습니다.
저는 소니엔젤이라고 하는 작은 피규어를 수집하는 취미가 있습니다.
20개 정도 되는 소니엔젤을 책상에 예쁘게 세워서 장식을 해뒀는데 그게 전부 똑바로 서있는 겁니다..
큰 지진이 일어났다면 소니엔젤들이 전부 쓰러졌겠죠.
그런 현상은 그 이후로도 쭉 이어졌습니다.
처음엔 지진처럼 크게 '쿵!!' 했는데, 나중에는 자잘하게 가구 위에서 바닥으로 점프하는 듯한 약한 '쿵!' 이 됐습니다.
강도가 약해진 대신 횟수는 더 잦아졌고 침실과 부엌 겸 거실 두 군데에서만 일어났습니다.
집에서 사람이 올라가서 뛰어내릴 수 있는 가구라곤 침대와 책상, 의자. 그리고 싱크대가 전부라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 소리도 진동도 저한테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안 그랬으면 2층에 사는 세입자가 저를 가만 안 놔뒀을테니까요.
다음은 이명이었습니다. 귀에서 삐- 하는 이명현상이 자꾸 생겨서 반차를 내고 병원에 가도 이상이 없다고 했습니다.
나중에 부모님이 제 상태를 아신 뒤에 기백만원을 들여 종합검사를 진행했을 때에도 이명의 원인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이명현상은 고막이 아프도록 삐--- 하고 울리다가 멈추기를 반복하다가
어느샌가부터는 귀에 벌레가 들어간 것처럼 찌걱찌걱 거리는 소리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제일 괴로웠던 게 있습니다.
저는 늘 밤에 퇴근하곤 했는데 가끔씩 누군가 제 뒤를 따라오는 듯한 발소리를 듣곤 했습니다.
매일 들렸던 건 아니고 일주일에 1-2번 정도로 그 빈도는 적었지만 누군가에게 쫓기는 듯한 느낌을 받아
겁을 먹으면서 집에 후다닥 들어오면 그 날은 반드시 가위에 눌렸습니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몸이 이만큼 피곤한데 가위를 안 눌리는 게 오히려 더 이상할 지경이었으니까요.
해가 바뀌어 2016년 2월이 됐고 설날이 다가왔습니다.
전 해 추석은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일부러 본가에 가지 않았지만 설은 도저히 뺄 수가 없어서 본가에 갔습니다.
부모님은 초췌해진 제 몰골에 경악하셨고 왜 미련하게 이제까지 말도 안 했느냐며 울고 때리고는 꼭 안아 주셨습니다.
그 상황에서도 저는 2개월만 더 버티면 경력 1년이 생긴다고 1년만 채우고 나오겠다는 멍청한 소리를 해서 등짝을 얻어맞았습니다.
그렇게 길고도 험난했던 10개월간의 회사생활을 접고 저는 본가로 돌아왔습니다.
퇴사하는 과정도 구질구질하고 험난하지만 중요한 게 아니라 생략하겠습니다.
2년 계약했던 자취방을 정리하고 옷이랑 전자제품을 제외한 짐들은 집 마당 한 켠에 있는 창고에 보관했습니다.
풀옵션이었던지라 제가 갖고 들어간 살림이 많지 않아 이것저것 정리하니 라면박스로 3개 정도 밖에 안 됐습니다.
짐을 제가 미리 싸놓고 아빠가 혼자 차로 짐을 옮겨 오셨는데, 제가 분명 그냥 두고 오라고 했던 책상이랑 의자를 가져오셨습니다.
어차피 책상은 주워온 거, 의자는 중고를 싸게 산 거였고 제 방에도 책상과 의자가 있으니 둘 데가 없어 미련도 없었는데
아빠는 제가 책상이랑 의자를 꼭 가지고 오라고 했다고 하셨습니다.
뭔가 이상했지만 그땐 그냥 말 전달이 잘못됐었나보다 생각하고 무심히 넘겼습니다.
회사도 탈출했고 우울하고 음침했던 자취방을 나와 따뜻하고 편안한 본가로 돌아왔으니 전에 겪었던 이상한 진동, 이명, 가위눌림 같은 건 더 이상 없겠지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본가로 돌아와서는 사태가 더 심각해졌습니다.
첫번째 .
제 방은 2층 계단을 올라오면 바로 앞에 문이 있습니다.
계단의 소재가 나무이기는 하나, 평소에 관리를 잘해놔서 절대 그런 일이 없었는데 밤에 자려고 눕기만 하면 나무가 끼익끼익 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누군가가 1층에서부터 2층까지 계단으로 걸어오는 것처럼 그 소리는 가까워졌고 저는 이불을 머리까지 뒤집어쓰고 덜덜 떨다가 기절하듯 잠들곤 했습니다.
방문 앞에서 소리가 멈췄다든지 그런 적은 없습니다. 그냥 끼익끼익 소리가 가까워지면 속으로 '어떡해? 어떡하지? 어떡해?' 하고 되뇌다가 정신을 차리면 다음날 아침이었습니다..
저는 이게 가위눌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회사에서 날 닥달하던 사장 때문에 늘 초조하고 불안했던 마음이 아직도 남아있어서 그런 거라고.
시간이 지나면 잦아들거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시간이 약이 되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두번째.
저는 상당히 외향적인 성격입니다. 특히 낯선 환경, 낯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스스럼 없이 하는 밝은 성격인지라 국외여행도 곧잘 다니곤 했습니다.
그랬던 제가 방 밖으로는 일절 걸음하지 않게 됐습니다. 밖으로 나가는 것이 막연하게 두려운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제 방에 욕실도 딸려 있어서 생리현상 해결에 문제가 없었고, 밥은 굶고 또 굶다가 진짜 못 참겠으면 겨우 내려와서 냉장고를 털어먹는 식이었습니다.
이것 때문인지 나중에 위천공이 생겨 수술하고 입원까지 했습니다.
부모님과 오빠, 언니는 늘 밝던 제가 갑자기 어두워진 것에 대해 많이 걱정을 했고 기분전환 겸 여행이나 하고 오라며 저를 설득했지만,
그렇게 좋아하던 여행이었는데 그때는 어쩐지 내키지 않아 거절하고 방에 틀어박혔습니다.
당연히 친구들과도 연락하지 않았고, 제가 걱정돼서 집까지 찾아온 친구에게조차 방문을 걸어잠그고 열어주지 않을 정도로 심각 했습니다.
우울감, 정서불안, 대인기피증, 환청, 이명현상, 가위눌림...
이 모든 증상들은 지난 10개월간 회사를 다니며 겪은 강렬한 스트레스로 인해 제게 정신병이 생겼음을 암시하고 있었고 저도, 가족들도 다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때문에 2016년 4월 종합병원에 가서 종합검진을 받고, 정신병원에 다니며 상담을 하며 약을 타서 먹기 시작했습니다.
약이 맞지 않으면 이걸로 바꿨다가 저걸로 바꿨다가 하면서 꾸준히 치료를 이어나갔고 가족들의 정성어린 보살핌으로 저는 차츰 나아가고 있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이건 제 착각이었습니다..
세번째.
드디어 귀신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병원을 다니고 약을 먹게 되면서 우울감은 잦아들고 예전의 활기를 조금씩 되찾아가고 있을 즈음이었습니다.
제 방에는 침대 머리맡으로 창문이 크게 나 있고 거기에 연분홍색 커튼을 달렸습니다.
창문으로라도 햇볕을 쬐라는 의사 선생님 말씀을 따라 전 방에서 책을 읽다가 창문을 보기도 하고 열어서 바람을 쐬기도 했습니다.
어느 날 밤, 자세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여름이었고 아직 에어컨을 틀지 않을 때였습니다.
한참 잘자던 중 누군가 창문을 톡. 톡. 톡. 두드리는 소리에 잠에서 깼습니다.
검지를 굽혀 길게 자란 손톱으로 창문을 두드리는 느낌이었습니다.
무슨 소리지, 생각 하면서도 감은 눈은 뜨지 않은 채 몸을 뒤척거렸고 그 소리는 세 번씩 두드리다가 잠시 멈췄다 다시 세 번 두드리는 식으로 반복되고 있었습니다.
무심코 눈을 뜨고 고개를 돌려 창 밖을 보니 웬 여자가 창문을 두드리다가 고개를 들어 절 바라봤습니다.
여자는 결이 나쁜 긴 머리가 여기저기 뻗쳐서 산발이었고 하얀 원피스에 발이 정말 하얗고 깨끗했습니다.
절대 커튼을 잘못 보고 착각한 것이 아닙니다. 커튼은 연분홍색이었고 여자는 어깨부분이 끈으로 된 무릎까지 오는 하얀 원피스를 입고 있었습니다.
너무 놀라 큰소리로 '아아악!!!'하고 비명을 질렀고, 마침 부엌에 물을 마시러 나왔던 언니가 달려와 방에 불을 켜고 침대에서 굴러떨어져 벌벌 떠는 저를 안아줬습니다.
저는 실성한 사람처럼 '귀신! 저기 귀신! 창문에 귀신! 귀신!!' 하고 계속 소리를 쳤고, 부모님이 오시고 나서야 저는 겨우 진정할 수 있었습니다.
귀신을 한 번 본 뒤로 제 몸상태는 더욱 심각해졌습니다.
정신병원을 다니며 약을 먹고 많이 나아졌던 증상들이 다시 도졌고, 스트레스와 식이장애로 인해 머리카락도 엄청나게 빠지기 시작했으며
전에 없던 두통과 어지러움, 눈 앞이 뿌얘지는 현상, 숨쉬기가 힘들도 가슴이 답답한 증상도 추가로 생겨났습니다.
전에는 잘 들어서 먹던 약들이 먹기만 하면 잠이 엄청나게 쏟아지는 부작용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잠이 들 때마다 창 밖에서 손톱으로 창문을 두드리는 여자 귀신에 대한 악몽을 꿨으며 잠자는 중이 아닐 때에도 이 기현상은 쭉 이어졌습니다.
처방약이었던 쿼티아핀의 부작용으로 인해 저는 깨어있어도 몽롱한 상태인 때가 종종 있었습니다.
일은 이때 터졌습니다. 분명 잠잘 때만 나타나던 귀신이 몽롱하긴 해도 앉아서 깨어있는데도 보이기 시작하는 겁니다.
이때 갑자기 제 안에서 분노가 치솟았습니다. 그래서 자리에서 일어나 창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소리쳤습니다.
'대체 누구야! 어떤 년이야!'
하고 허공에 대고 별의별 욕을 다 했던 것 같습니다. 설움이 북받쳐 주저앉아 엉엉 울고 있으려니 식구들이 달려왔고 저를 가까스로 진정시켜 침대에 눕혔습니다.
집으로 돌아왔는데도 상태가 좋아지기는 커녕 자꾸만 악화돼가는 제 모습에 엄마는 결국 제가 보는 앞에서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저는 이때까지만 해도 귀신의 존재를 전혀 믿지 않았습니다.
지난 10개월간 평생 해보지 않은 몸고생, 마음고생을 했기에 심신이 약해져 헛 것을 보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전까지는 괴담은 MT나 여행지에서 밤중에 이불 뒤집어쓰고 즐기는 유흥거리 정도로 생각했고 폐가체험 같은 건 가끔 친구들이랑 하면 재미난 이벤트 정도였습니다.
분신사바 같은 거에도 흥미를 느껴본 적이 단 한번도 없는 평범하디 평범한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만약 제가 이걸 처음부터 미신적인 의미로 받아들이고 대처했다면 덜 힘들었을까요?
홧김에 창문을 열어버린 이후로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았습니다.
물론 제게 달가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창문 두드리는 소리 대신 인기척이 방 안에서 느껴지기 시작했으니까요.
방 안을 걸어다니는 소리, 책상 위 물건들을 건드리는 소리, 행거에 걸린 옷을 고를 때 옷걸이끼리 부딪쳐서 나는 소리, 책장에서 책을 꺼내는 소리,
종이가 스치는 소리, 물건을 들었다가 제자리에 내려놓을 때 나는 소리, 제 방에 딸린 화장실 문턱 위를 두 발로 쿵쿵 딛는 소리, 집안으로 통하는 방문 손잡이를 돌리는 소리 등등
저는 그런 소리가 들릴 때마다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 쓰고 벌벌 떨었습니다.
밤에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분명 이불 밖으로 창문을 통해 햇살이 방 안으로 스며들고 있었고 착각이 아닌 분명 확실한 '한낮'이었습니다.
저는 바깥에서 들리는 차가 지나다니는 소리, 학생들이 친구들이랑 떠들며 등하교 하는 일상적인 소리와 함께
나 밖에 없는 내 방에서 내가 내지 않은 생활소음들을 들으며 두려움에 떨어야 했습니다.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먹고 간신히 완화가 됐던 이명현상이 다시 시작됐고, 이명현상은 가끔씩 찔걱거리는 괴이쩍은 소리로 변질돼서 들리곤 했습니다.
요새 사람들이 많이 가지고 노는 액체괴물이라는 장난감 아시나요? 그걸 손으로 조물딱거릴 때 나는 소리랑 비슷했습니다.
어떤 약을 먹어도 차도는 보이지 않았고 이후로 1개월쯤이 지났습니다. 밤에 잠을 자는데 누가 구슬프게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가슴이 뭉클해질 만큼 서글픈 여자 울음소리에 저는 언니가 예비형부와 싸우고 제 방에 위로를 받으러 왔나 싶은 생각이 들어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당시 결혼준비 중이던 언니는 예비형부와 마찰이 많아 맨날 싸우고 화해하기를 반복하던 때였거든요.
저는 '왜애... 형부랑 또 싸웠어? 형부가 뭐라고 했는데?'
하고 몸을 일으켰고 순간 몸이 얼어버렸습니다.
침대에 등을 기대고 바닥에 쪼그린 여자가 있었습니다.
위치는 제 하반신 즈음이었고, 몸을 일으켰을 때 그 여자의 옆모습이 곧장 보였습니다.
여자는 자기가 대체 무슨 잘못을 했느냐며 서럽게 울었습니다.
'잘못은 니가 했지, 내가 했냐? 왜 나한테만 그래?'
하면서 저한테 따지듯이 사납게 쏘아대기도 했고 격양된 목소리로 세상 험한 욕들을 해대다가
히스테리적으로 '아아아악!!!'하고 비명을 지르고 자기 머리를 쥐어뜯었습니다.
저는 그 모습이 너무나 이질적이고 무서워서 그대로 꼼짝도 못하고 있었고
누군가 제 양 어깨를 잡고 흔들고 뺨이 시큰거리는 통증에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제 앞에는 아빠가 절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침대에 등을 기대고 바닥에 앉아 두 손으로 머리를 쥐어뜯고 있었습니다..
어디서부터가 진짜고, 어디서부터가 환상이었는지 저는 자각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정신이 돌아온 저는 펑펑 울면서 '나 어떡해, 진짜 미쳐가나봐.' 하며 아빠의 품에 안겼고 온 가족이 저를 안고 펑펑 울었습니다.
다음 날 다시 아빠와 병원에 간 저는 의사와 상담 중 입원치료가 어떻겠냐는 제의를 받았습니다.
저는 거부감을 느끼고 곧장 싫다고 했으나 아빠의 설득으로 일주일만 입원해 보기로 결정했습니다.
아빠는 제가 아픈 건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고 입원해서 검사를 하면 그 원인을 더 빨리 알 수 있을 것이며
어젯밤 같은 발작이 또 일어나도 병원에 항시 대기중인 의사와 간호사가 응급처치를 해줄 수 있다는 말에 저 역시 납득했습니다.
입원한 일주일간은 정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가끔 두통과 어지러움은 있었지만 견딜만 했고 매끼 밥도 잘 챙겨먹어서 살도 좀 붙었습니다.
엄마는 병원에 입원하면 병원밥이 입에 안 맞아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매끼니를 밥과 반찬을 집에서 가져오셨고,
처음엔 발작을 할까봐 1인실에 머물다가 차라리 사람이 많은 곳이 낫겠다 싶어 6인실로 옮겨서 사람들과도 잘 지냈습니다.
참고로 제가 입원한 병원은 정신병원이 아니라 일반 종합병원이었습니다.
정신병보다는 신경계 이상이라는 의사의 소견으로 정밀검사를 권유받아 입원했던 거였습니다.
정밀검사 결과 몸에는 확실히 이상이 없다는 결과를 받았습니다.
종합검진 때에도 아무 이상이 없었고, 뇌만 따로 정밀검사를 했음에도 아무 이상이 없음을 단단히 확인받은 셈이었죠.
결국 심리적인 게 문제구나 싶어 저는 퇴원하여 집으로 돌아와 심리상담을 다니며 미술치료, 음악치료 같은 것들도 병행했습니다.
그래서 나아졌느냐고요? ...아니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후로 한동안 잠잠하다가 계절이 가을로 넘어갈 즈음 또다시 발작이 시작됐습니다.
더 괴기스러운 방식으로 심각해졌습니다.
손톱발톱을 피가 날 때까지 물어뜯는다던가, 머리카락을 손에 한 웅큼 잡고 뜯어내려고 발악을 한다던가, 벽에다 머리를 쿵쿵 박았고 커터칼 등으로 자해를 하는 통에
제 방에 있던 날카로운 물건들은 전부 치워졌지만, 저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고 화장실 창문을 주먹으로 쳐서 깨트린 뒤 유리조각으로 자해를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결단코 스스로 몸을 자해한 기억이 없습니다. 아니, 아예 저 때의 기억들이 뭉텅뭉텅 뽑혀져 나간 느낌입니다.
여러분들, 자다가 꿈에 짜증이 나서 잠결에 신경질적으로 주먹을 휘두르고 발길질 해본 적 있으신가요?
발길질 하고 주먹 휘두를 때 어슴프레하게 정신이 들지만 곧 잠에 빠져드는 기분 아세요? 딱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사방이 유리로 된 큐브에 갇혀서 벽을 두드려도 아무도 모르고, 소리를 질러도 아무도 못 듣는 답답하고 갑갑한 기분이요.
자해를 하고 앉아있으면 머리가 맑아지고 제정신이 돌아왔습니다
머리가 맑아지고 속이 개운해져서 제 몸을 보면 자해를 하고 난 뒤였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입니다.
개운하다가 아파서 내려다 보면 제 몸에서 피가 나고 있고, 그때부터는 또 멘붕이었죠.
허겁지겁 방 밖으로 달려나가서 소리를 질러 가족들을 부르고 놀란 가족들은 응급처치를 해주고...
너무 깊게 베서 응급실을 갔던 날에는 어떻게든 살려고 병원 온 사람들이 숱한데 죽으려다 못 죽어서 병원와서 치료받는 여자라고 조롱 아닌 조롱도 들었습니다.
아닌데.. 난 죽으려고 한 게 아닌데... 자해를 한 기억도 없는데... 내가 왜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하지? 하는 설움에 펑펑 울기도 했습니다.
사태가 이 정도까지 되니 가족들은 현대의학으로는 저를 어떻게 할 방도가 없다는 데에 이릅니다.
가족들은 제가 상처 받을까봐 자세하게는 말해주지 않았지만,
저는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스스로 자해를 하다가 말리는 가족들에게 상처를 입히기까지 했습니다.
커터칼이나 식칼 등을 휘두르다 신체적인 상처를 입히는 것은 물론, 말로는 더 큰 상처를 입혔습니다.
결혼 문제로 형부와 다투고 1층 자기방에서 맘을 추스르는 언니의 방문을 정신나간 것마냥 쾅쾅쾅쾅쾅 두드리며
'니가 미친년이라 그래~ 형부가 왜 너랑 결혼하고 싶겠어? 니년은 팔자가 박복해서 평생 혼자 살 년이야~~'
하면서 괴롭혔습니다.
또 제가 걱정돼서 울고 있는 부모님 방에 들어가 고개를 쭉 빼고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며
'엄마! 엄마, 내가 잘못될까봐 걱정돼? 히히힛, 내가 걱정돼? 말해 봐, 내가 왜 이럴까? 엄마잖아. 엄마는 다 알아야지!'
하며 괴롭혔고,
제가 어린 시절, 사업 때문에 집에 잘 들어오지 못하셔서 자식들을 어릴 때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늘 안고 사는 아빠에게도
'아빠! 내가 왜 이러는지 알아? 아빠가 어릴 때 그랬잖아. 내가 악몽 꿀 거 같아서 무섭다고 가지 말랬는데 그냥 갔잖아! 일해야 한다고 나 버리고 갔잖아. 기억나?? 기억나지?'
하면서 아빠의 죄책감을 들쑤시는 말들을 했습니다. 다른 것들은 다 기억이 흐릿하고 가물거리는데도 가족들을 말로 괴롭혔던 저 때의 기억만큼은
또렷하게 기억이 나고 가족들의 얼굴이 일그러지는 것까지 기억이 나 지금도 괴롭습니다.
무당 할머니께서는 이 또한 귀신이 저를 괴롭히기 위해 일부러 제가 기억할 수 있게 조종한 거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말할 때 팔자가 박복하다는 어휘는 쓰지 않습니다.
애초에 박복하다는 표현 자체를 고전문학에서나 읽어봤지, 실생활에서 쓰는 경우도 못 봤습니다.
때문에 가족 중 언니가 제일 먼저 '내 동생한테 귀신이 들린 건 아닐까?'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제가 점점 미쳐가고 있던 어느 날, 엄마랑 언니가 저한테 어디를 좀 가자고 하면서 몸을 씻기고 옷을 챙겨 입혔습니다. 저는 대답도 없이 잠자코 따라나섰구요.
차를 타고 간 곳은 2층으로 향하는 외부계단이 있는 2층짜리 주택이었고 차를 주차해서 내리자 하는데 제가 내리지 않겠다고 버티더랍니다.
엄마는 그렇다 치더라도 저희 언니는 키가 저보다 10cm 가까이 더 크고 어릴 때부터 운동이 취미라 힘도 세서
여느 자매들과는 달리 저는 언니랑 싸워본 적도 없고, 감히 덤벼본 적이 없는데 작고 마른 게 악다구리 써가며 발악을 하는 걸 도저히 힘으로 못 누르겠더랍니다.
아무튼 엄마랑 언니가 저를 차에서 힘으로 끌어내리고 닫으며 실랑이를 하고 있으려니 그 집 초록색 대문 안쪽에서 어떤 할머니가 걸어나오셨습니다.
연세 때문에 다리가 불편하신지 조금 절뚝거리셨지만 얼굴은 아주 곱고 단정한 차림새였고 한복을 입고 계셨습니다.
할머니를 보기 전까지 발악을 하던 저는 할머니가 대문을 넘어 밖으로 나오기 무섭게 고개를 푹 숙이고 아주 얌전해졌다고 합니다.
그리곤 별다른 말도 없이 한참을 저를 쳐다보시는데 고개를 푹 숙인 제가 고개를 좌우로 돌려가며 작은 목소리로
'씨X, 뭘 꼬라봐. X같은 년이...' 하고 중얼거리더랍니다.
평소에 욕이라곤 한 자리도 하지 않는 제가 그런 말을 하니 엄마와 언니는 경악을 했고
그 할머니께서는 '따라 들어와라.' 한 마디만 남기고 쓱 들어가시더랍니다.
할머니의 등장으로 급 얌전해진 저는 순순히 대문을 넘어 집안으로 들어갔고
현관에 들어서기 직전에 갑자기 멈추더니 엄마의 옷자락을 붙들고
'엄마..나 집에 갈래. 여기 너무 무서워, 집에 가자. 응..? 제발 가자...'
하고 눈물을 뚝뚝 흘리며 애원을 하더랍니다.
먼저 집 안으로 들어가 신을 벗고 거실에 서계시던 할머니는 제 애원으로 마음이 약해진 엄마가 안절부절하는 모습에
'살려면 제 발로 들어와야지. 죽을 때 되면 죽더라도 산 사람은 살아야지 않겠냐.'
하시곤 방 안으로 쏙 들어가 미닫이 문을 닫으셨고, 엄마와 언니는 결심을 굳히고 저를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고 합니다.
그곳은 엄마가 이모에게 부탁해 알아본 무당집이었고, 이모께서 다니시는 절의 스님께 부탁드려 스님이 여기로 가라고 일러주셨다고 했답니다.
방 안은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무당이 점사를 보는 방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다만 제가 상상하는 이미지보다는 더 밝고 따스했습니다.
방에 들어가서는 전 입을 딱 다물고 무릎을 꿇은 채로 가만히 있고 엄마와 언니가 지난 일들을 모두 설명했다고 합니다.
설명을 다 들으신 무당 할머니께서는 엄마와 언니를 방 밖으로 내보내고 저와 단둘만 방에 남겼습니다.
저는 당시에도 기억이 드문드문 끊겨 있는데, 집에서 차를 타고 무당집에 간 건 기억이 납니다.
차에서 내리자는 말을 거부하며 버텼던 기억도 납니다.
그때 제 심경은
'여기서 도망가야돼! 여긴 위험한 곳이야!'
라는 생각으로 머릿속이 가득차 너무 무섭고 불안했습니다.
무당 할머니를 대문 앞에서 맞닥뜨렸을 때부터 집 안에 들어온 건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저는 무당 할머니 앞에서 펑펑 울고 있었고, 무당 할머니께서는 착하고 어린 게 무슨 죄라고 고통을 받았느냐며 제 등허리를 쓸어주며 토닥거려 주셨습니다.
저는 그간 검사를 위해 온갖 병원을 다니고, 또 자해를 한 후 응급실을 들락날락거리면서 마주치게 되는 의사나 간호사, 대기중인 환자들을 보게 되면 그들에게서
'쟤는 멀쩡해 보이는데 왜 자꾸 병원에 오지?'
'죽고 싶어서 안달난 년. 허구한 날 응급실 기어오네'
'쯧쯧 관심종자년'
같은 환청을 들었고 그때마다 가슴 속에 울분이 차올랐습니다.
'나도 내가 어디가 아픈 건지, 왜 아픈 건지 모르겠어! 나 정말 아파! 진짜 너무 아파서 오는 거란 말이야!' 하고 속으로만 외치곤 했었습니다.
저렇게 들리는 소리가 환청이라는 걸 이미 자각하고 있었습니다. 소리는 들리는데 사람들 입이 움직이지 않으니 환청이 아니면 뭐겠습니까...
그래서 정말로 다른 사람들한테 미친 사람으로 보일까봐 소리내서 항의도 못하고 속으로 삼켰던 거였습니다.
저는 눈물이 말라 안 나올 정도로 꺽꺽거리며 울었고 무당 할머니께서는 더 울다간 탈수 오겠다며 저를 달래셨습니다.
가까스로 진정을 한 후 제가 무당 할머니 품에 안겨 엄마를 똑바로 쳐다보면서 '엄마, 나 배고파'라고 했답니다.
그 말에 엄마도 눈물이 터져 한참을 우셨다고 하네요.
온갖 병원을 다니고 검사를 해봐도 소용이 없던 제가 처음으로 차도를 보였으니까요.
엄마는 그 무당집에서 처음으로 희망을 보셨다고 합니다.
엄마가 집에 가는 길에 식당에서 사먹자고 하는 걸 무당 할머니가 그냥 여기서 먹고 가라며 자리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가시더니 밥을 차려주셨습니다.
저희 세 모녀는 무당 할머니댁에서 밥까지 얻어먹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와중에 저는 밥을 세 그릇이나 먹었습니다.
쌀밥이 씹을 수록 맛이 너무 좋았고 그 날 하셨다는 갈비찜을 내주셨는데 안에 들어간 고기도 버섯도 너무 달고 맛있었습니다.
이 때 부적같은 건 쓰지 않고 돌아왔는데 무당 할머니가 엄마한테만 비방을 몇 가지 알려주셨다고 합니다.
일러준 대로만 하면 막내딸이 당분간은 정신놓고 그러지는 않을 거라고 하시면서요.
집으로 돌아온 엄마는 다른 가족들. 특히 저 모르게 무당 할머니가 알려주신 대로 했고 신기하게도 한동안은 제가 밥도 잘 먹었고 잠도 잘 자더랍니다.
무당 할머니 댁을 다녀온 후로 닷새 정도는 밤에 꿈도 안 꾸고 잘 잤습니다.
두통이 있기는 했지만 일단 잠을 자고 밥을 먹을 수가 있으니 제 생활은 한결 편해졌습니다.
그리고 보름 후에 아빠랑 엄마랑 무당 할머니랑 세 분이 같이 제가 살던 자취방엘 다녀오셨습니다.
세입자가 들어서 집안을 둘러보지는 못하고 건물만 확인하고 왔는데 집터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직 추운 봄.
아침에 어떤 꼬마애가 '나도 이제 학교 다닌다~~!' 하고 소리지르는 걸 들었던 기억이 나니 아마도 3월초라고 생각됩니다.
무당 할머니께서 저희집에 젊은 여자와 함께 찾아오셨습니다.
저는 마당까지 쫓아나가 무당 할머니와 포옹을 하며 반겼고, 무당 할머니는 제가 친손녀라도 되는 양 등허리를 쓸어주시며 애틋해 하셨습니다.
함께 온 여자 역시 무당이었습니다.
무당 할머니의 신딸이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친딸로 잘못 알아듣고 엄마를 안 닮았네 생각했는데
내림굿을 해주고 이것저것 가르쳐주는 선배 무당과 후배 무당 사이를 신어머니와 신딸 관계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무당 할머니께서는 이제 연세가 너무 많아 굿을 하기에는 체력이 받쳐주지 않아 힘들어 당신의 신딸을 데리고 오신 거라고 하셨습니다.
엄마는 놀라서 우리딸 굿도 해야 하는 거냐며 되물으셨고 무당 할머니는 고개를 돌려 저를 안타깝게 바라보시며 어깨를 토닥거려 주셨습니다.
잠을 편안하게 잘 수 있었던 건 무당 할머니댁을 다녀오고 딱 닷새까지만 이었습니다.
그 뒤부터는 다시 악몽이 시작됐습니다. 그 전처럼 정신을 놓고 자해를 하지는 않았지만, 정신이 깨어있을 때나 잠에 들었을 때나 방 안에서 귀신을 봤습니다.
처음 창문 밖에서 봤던 그 여자 귀신이었습니다.
제 방 책상, 화장대, 피아노 위에 올라가서 바닥으로 '쿵!' 뛰어내리기도 하고
제가 침대에 누워있으면 올라와서 침대에서 방방 뛰어서 어지럽게 만들기도 했으며
'너는 알잖아. 내가 잘못한 거 아닌 거 너도 알잖아? 그치? 너는 알잖아. 너는 날 알아주잖아.'
하면서 자려고 누운 제 귓가에 가까이 대고 빠른 속도로 랩을 하듯이 속삭이기도 했습니다.
제가 잠도 잘 자고 밥도 잘 먹는 모습에 엄마가 너무 기뻐하셔서 차마 식구들에게 말을 할 수 없어 숨겼던 거였습니다.
전처럼 정신을 놓지는 않으니까... 내가 보고 듣는 걸 말만 하지 않으면 식구들은 제가 정상이 됐다고 생각할 거니까요.
무당 할머니는 제가 어떤 일을 겪고 있는지 다 알고 계셨던 겁니다.
무당 할머니와 무당 할머니의 신딸께서는 집에는 들어가지 않고 마당을 죽 둘러보다가 집안으로 들어오셔서 집안을 둘러보셨습니다.
집에 딱히 나쁜 기운은 없는데, 유독 제 방에만 고약한 냄새가 난다고 했습니다.
귀신들이 뿜는 냄새같은 게 있다고 하는데, 나쁜 귀신이 자주 드나들거나 머무르는 곳에는 반드시 그런 냄새가 흔적처럼 남는다고 합니다.
다만, 지금 제 방에 머무르는 귀신들은 약해진 제 기운에 끌려서 제 방으로 흘러들어온 잡귀들이라고 했습니다.
방 안에서 들렸던 이런저런 소음들이나 문 밖에서 들렸던 계단 올라오는 소리들도 다 잡귀들 짓이었던 거죠.
그 잡귀들이 제 귀에다 대고 고함을 질러대는 통에 제 머리가 자주 아프고 귀에 이명현상이 나타났던 거라고 합니다.
몸 이곳저곳이 아팠던 것도 다 그 잡귀들 짓이고 진짜 악질적인 귀신 하나가 있는 게 확실하긴 한데 지금은 어디에 숨어있는 거 같다면서
방 이곳저곳을 계속 뒤적거리는데 두 분 다 도통 찾지를 못하셨습니다. 세 시간 정도를 방 구석구석을 뒤지다가 결국 포기하고
오늘은 이만하고 돌아가야겠다며 집에 갈 채비를 하고 현관을 나와 대문까지 마중을 나가려는데
무당 할머니 신딸께서 갑자기 우뚝 멈춰서더니 마당 한 켠의 창고를 손으로 가리키며 저긴 뭐에 쓰는 곳이냐며 물어보셨습니다.
아빠는 그냥 창고라고 대답하셨는데, 무당 할머니께서 온 김에 저기도 보고 가야겠다 하셔서 아빠가 창고를 열어주셨습니다.
창고에 아빠, 엄마, 저, 무당 할머니, 아줌마까지 총 다섯 사람이 들어갔고 여기저기 둘러보시더니
제가 자취방에서 살 때 쓰다가 가져온 책상과 의자 앞에서 두 분이 짜기라도 한 것처럼 우뚝 멈춰섰습니다.
그리곤 아줌마께서 '저것들은 어디서 난 거에요?' 하고 물으셔서 아빠가 대답하려는데,
제가 갑자기 툭 끼어들더니
'저거 그냥 예전에 쓰던 거에요. 다 보셨죠? 이제 가세요.'
라고 엄청 의연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하더랍니다. 거기서 아빠와 엄마도 이상한 느낌을 받으셨다고 하니 무당인 두 분께서도 당연히 이상한 걸 눈치채셨겠죠.
아빠는 저거 막내딸이 자취방에서 살 때 쓰던 것들이라고 말씀하셨고 두 분께서 책상과 의자를 보는 동안 엄마는 제 옆에 꼭 붙어서 한 팔로 제 어깨를 감싸 안아주고 계셨답니다.
무당 두 분께서 책상과 의자를 한참 바라보다가 책상에 문제가 좀 있는 것 같다 말씀하시고 아빠는 저한테 책상이 어디서 났냐고 물으셨고,
제가 '주운 거에요.'라고 대답했답니다.
무당 할머니는 이 책상을 본인이 가지고 가셔서 살펴봐야겠다고 하셨고 아빠가 그럼 제가 차로 집까지 날라드린다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무당 두 분이 집에 돌아가시려는 분위기가 되고 이제야 문제의 실마리를 찾았구나, 하는 마음으로 부모님은 안도감이 드셨다고 합니다.
그때까지도 제 어깨를 안고 있던 엄마는 제게
'잘됐다, 그치?'
하고 말을 걸려고 고개를 틀어 저를 봤는데
고개를 숙이고 있던 제가 남한테 들킬까봐 조심하듯이 한 손으로 입을 가리고 소름끼치게 웃더랍니다.
거기에 '헉!' 하고 놀란 엄마는 아빠가 책상을 들고 나르려는 걸 막고서
'의자도 가져가 주세요.'
라고 하셨답니다. 그러자 제가 갑자기 죽일듯이 엄마를 노려보면서 무서운 표정으로 이를 까득까득 갈더랍니다.
이상한 걸 눈치채신 무당 두 분께서 즉석으로 저를 똑바로 세워 어깨랑 등을 어떻게 때리고 하다 보니까 제가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고 합니다.
저는 이 때를 기억하지 못합니다.
제가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건 창고에 들어서기 직전까지였고 안에 들어간 기억은 없습니다..
깨어났을 땐 다음 날 제 방 침대 위였구요.
책상과 의자는 전부 무당 두 분께서 가져가셨고 저는 2017년 5월 첫번째 굿을 했습니다.
무당 할머니의 신딸인 분께서 굿을 진행하셨고, 무당 할머니도 함께 참석하셔서 기도해 주셨습니다.
이때도 기억이 드문드문 끊겨 있어서 잘 나지 않는데 부모님과 언니에게 물어봐도 그냥 별 일 없었다고만 합니다.
그리고 2017년 7월에 마지막 굿을 했고 저는 저를 괴롭히던 귀신에게서 완전히 해방될 수 있었습니다.
저도 많이 기억하는 건 아니지만, 어쩌다 귀신에 씌이게 됐었는지에 대해 그 경과를 말씀드리자면
타지에서 홀로 고생하면서 심신이 허약해진 절 목표로 삼은 귀신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냥 좀 만만하니까 괴롭혀야지 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저를 죽여버리려는 악질 중에 악질이었다고 하네요.
귀신은 제가 주워온 원목 책상이 아닌 중고매장에서 돈 주고 사온 사무용 의자에 씌여있었다고 합니다.
전 이게 제일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인터넷에서도 보면 나무로 된 물건에 귀신이 잘 들러붙는다고 하던데 의자? 플라스틱 바디에 천으로 된 의자?
그 의자에 무슨 구구절절한 사연이 있는 것도 아니라고 합니다.
그냥 악질적인 놈이 저를 꼬여내려고 의자에 들러붙어서 제가 책상을 주워 집에 모셔놓게 하고 의자를 사게끔 저를 조종한 거라고 합니다.
책상에도 자기 기운을 묻혀서 무당 두 분을 속이려고 했는데 들킨 거구요.
시달린 제게 이런 말은 조금 미안하지만 힘이 엄청나게 대단한 귀신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다만 시기가 좋지 않았고, 제 건강도 좋지 않았으며, 기운도 좋지 않을 때 딱 걸리는 바람에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 거라고 합니다.
무당 할머니께서는 이걸 더 어렵게 설명하셨는데 제가 무속신앙쪽 전문용어 같은 건 잘 몰라서 이렇게밖에 설명을 못하겠네요.
나쁜 기운에 나쁜 귀신이 붙은 물건을 집에 들여놓으니 잡귀들도 우루루 몰려들어온 거고
제가 급하게 회사를 그만두고 짐을 정리해 본가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그 잡귀들이 전부 따라붙은 거라고 합니다.
이때 아빠가 '손없는 날'을 골라서 짐을 옮기셨으면 최소한 잡귀만이라도 떼어놓고 올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않아서 자취방에서 절 괴롭히던 잡귀들이 저와 같이 본가로 이사해 온 거죠.
굿을 두 번이나 한 이유는 첫번째 굿을 하려고 날을 다 잡아놨는데, 제가 갑자기 위천공으로 수술을 하는 바람에 한 번 더 한 거구요.
마지막 굿을 하고 반 년 정도 지난 지금 저는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씩씩합니다.
비록 블랙회사와 귀신에게 시달리느라 제 인생에서 귀중한 3년을 잃어버리긴 했으나 이제라도 괜찮은 것에 만족하며 살고 있습니다.
저는 친구와 지인들에겐 귀신에 시달렸다는 건 알리지 않고 2년간 유학을 다녀온 걸로 해두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해외취업이 결정나 올해 설을 쇠고 곧장 출국을 합니다.
제 취업을 도와줬던 캐나다인 친구는 지금 결혼을 약속한 남자친구가 됐고 결혼하기 전까지 당분간은 한국에 돌아올 일은 없겠죠.
한국을 떠나기 전, 어디에라도 적어서 털어내고 속시원하게 새출발을 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외국으로 가는 걸 전해들은 무당 할머니께서 엄마를 따로 불러 절 위해 부적도 써주셨습니다.
늘 몸에 지니고 있다가 출국하는 날 불에 태워서 버리고 비행기에 오르라고. 이 부적은 지금도 잘 갖고 있습니다.
OO님 방송을 들으시는 시청자분들께서는 신변에 이상이 생기면 바로 상담을 하고 주변에 알렸으면 합니다.
저는 미련하게 혼자 참고 견디려다가 이 지경이 됐으니 다른 분들은 저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무당 할머니께서 말씀하시기를 제가 자해를 하도록 부추긴 건 귀신이 한 짓이 맞지만, 그걸 실행에 옮긴 건 제 의지였다고 합니다.
그 말에 사실 저는 매우 뜨끔했습니다. 당시에 저는 죽고 싶을 만큼 힘들었고 '죽으면 이 모든 게 편해지겠지?' 라는 나쁜 생각도 했었거든요.
잘못했다며 우는 제게 사람이 약해져 있을 때 거기에 파고들어 나쁜 일을 부추기는 게 바로 귀신이라고, 정신을 똑바로 차리면 얼마든지 해쳐나갈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여러분들도 살면서 힘든 일이 많이 닥쳐올 겁니다. 나쁜 생각이 드는 날도 더러 있겠죠. 하지만 여러분들 모두 무슨 일이든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적어도 저는 제가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웃을 수 있는 날이 왔다고 생각합니다.
이상! 모두 행복한 2018년이 되시길 바랍니다. 끝까지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책으로 내주라ㅠㅠㅠㅠ
아 너무재밌어 나 진짜 댓보고 음 소설이군 한다음에 읽기시작했는데 다 읽어갈때쯤 실화라고 철쏙같이 믿고있었어ㅠㅠㅜㅠㅠ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대단한여시...넘재밌다ㅠ
와 필력 대박....소설인거 알면서 봤는데도 읽다가 실화라고 생각했어 여시 소설 연재해주라ㅜㅜ
와 대박 와 너무 재밌다 실화같아 와
및ㄴㅋㅋㅋㅋㅋㄱ여샤 등단해!!!!!!!!!!!
와 이제 봤는데 필력 무슨일이냐구요... 존잼!!! 작가해라 여시!
엄마가 맨날 보는 공포사연 유튜버 있었는데 엄마가 크게 틀어놓고 들어서 어느 사이에 집중해서 들었었는뎈ㅋㅋㅋㅋ 난 유튜브로 먼저 들었거든ㅋㅋㅋㅋ 여시가 제보한 사연이었나보다 너무 무서워서 기억남ㅋㅋㅋ 그래서 저 방송 캡쳐는 이미 유튜브로 아는 내용이라 초반만 보고 뒤로는 안 읽음ㅋㅋㅋㅋ 신기하다
와…. ㅇㅇ 가짜라고???? 와 ㅠ 미친 개쩔어
와 진짜 대박이다......
이게진짜가아니면......뭐란말야!!!!!!!!!! 여시야 작가하자!!!!!!!!!
여샤 나 진짜 주기적으로 읽어러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필력 최고야ㅠㅠㅠㅠ 더 연재해주ㅏ ㅠㅠㅠㅠ
대박 ㅋㅋㅋㅋㅋㅋ난 이거 백프로 주작이라 생각했지만ㅋㅋ너무 구체적이고 글을 열심히 잘씀 + 여사가 말한 그 해연갤 글이 떠오르는 레퍼런스 괴담이 있음 + 거기에 반전 요소
이거 너무 재밌어서 원본 라디오도 찾아서 들어봤거든 ㅋㅋㅋㅋㅋ 너무 재밌게 잘봤었어 나도 유딩시절부터 괴담 좋아했는데
아니 교훈까지 준다고...? 이 여시를 영화계로
와 어떻게 이게 진짜가 아니야 ㅋㅋㅋㅋㅋ 진짜 설정 미쳤다
진짜 대박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신딸을 친딸로 알아들은 부분 개쩔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