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은 제2회 세계 양자의 날
컴퓨터 뛰어넘는 '게임체인저'
경제.안보 관점서 투자 늘려야
바로 1년 전인 2022년 4월 14일.
5대륙, 44개 국가, 193개 도시에서 양자 기술에 대한 일반 대중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200여 개의 이벤트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제1회 '세계 양자의 날(World Quartum Day)'을 기념하기 위해서였다.
다른 날이 아닌 4월 14일을 선택한 이유는 양자역학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플랑크 상수(4.14x10-16eVs)에서 착안했기 때문이다.
가념일을 기획.제정하는 과정에 참여한 필자는 특정 국가나 기관에서 주도해 제정된 것이 아니라
지구촌 과학자들이 모여 자발적으로 제정한 기념일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불과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양자 기술은 새로운 것을 탐구하는 과학자들의 관심사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제는 인류의 미래를 좌우하는 핵심 기술의 하나로 꼽힐 정도로 위상이 높아졌다.
이제 양자 기술은 기술적 난이도, 파급 효과, 작용 분야를 고려할 때 산업 발전과 경제적 이익뿐만 아니라
안보 관점에서도 국가가 반드시 확보해야 할 기술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 다수의 국가각 양자 기술 육성책을 다투어 내놓고 있고, 민간에서 도 글로벌 저옵기술(IT) 기업을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를 통한 초기 기술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최근에는 핵심 요소 기술을 확보한 스타트업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등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속도로 뱐화가 진행 중이다.
대중의 높은 관심과 함께 기술 발전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지만, 냉정히 평가하면 양자 기술은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특히 산업 관점에서 보면 양자 기술은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센서 같은 개별 기술의 발전은 놀라운 수준임이 틀림없지만, 이를 활용해 다른 산업 분야를 이끄는 사례가 아직 찾기 힘들다.
1946년 최초의 컴퓨터 에니악(ENIAC)은 다시 사람들에게 상상을 초월하는 성능의 계산기였을지 모르지만,
오늘날의 관점에서는 초보적 단계의 컴퓨터다.
이와 마찬가지로 지금의 양자 기술은 70여 년 전 에니악과 비슷한 유아기 수준에 불과하다.
1만8000여개의 전광판으로 만들어진 우리 일상 속으로 깊이 들어올 수 있었던 것처럼 이제는 양자 기술에 대해 익숙해져야 하고
발전을 위해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양자 신호는 극한의 미세세계에서 관팔 가능한 현상이다.
이런 양자 현상을 생성하고 제어하고 측정하기 위해서는 여러 단계의 고난도 연구개발이 필요하다.
아주 작은 온도 변화, 느끼기 힘들 정도의 미세한 진동 등이 양자 공간에 존재하는 수많은 잡음 요소들을 하나하나 제거해
가면서 조작해야 한다.
에니악에서 시작된 컴퓨터의 발전이 수많은 기술 혁신과 트랜지스터의 발명, 반도체 기술로 집적화된 칩의 형태로
회로를 구성했기 때문임을 상기해보자.
마찬가지로 극한의 미사 세계에 존재하는 양자를 더 효율적을 조작하려면 집적화한 반도체 공정기술을 이용한 양자 소자 또는
양자 칩의 개발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공개된 IBM.구글등의 양자컴퓨터 모습이 초창기 컴퓨터를 떠올리게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양자컴퓨터를 예를 들어 부연 설명하면, 양자컴퓨터의 기본 단위인 큐비트(qubit)가 아직은 잡음의 영향으로 많은 연산 오류가
발생한다.
이런 오류를 정정해 범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큐비트로 만든는 것이 지금 직면한 대표적 기술적 난제다.
오류를 정정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수의 큐비트가 필요한데,
단순한 큐비트수를 늘리는 것이 아닌 오류 정정이 가능한 큐비트의 개발이 필요하다.
이러한 큐비트들로 이뤄진 양자 칩이 구현된다면 바로 그 순간부터 의미 있는 진전이 시작될 것이다.
KIST를 중심으로 한 '양자 연구 그룹'은 세계 최고 수준인 대한민국 반도체 공정 기술을 바탕으로 양자 컴퓨터 분야에서 글로벌
기술 우위를 확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융합 연구가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 머지않아 미래에 영자 기술이 우리의 삶 속으로 들어오기를 희망한다.
한상욱 KIST 양자정보연구단 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