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핫한 뉴스 중의 하나가 ‘청담동 술자리 의혹’이었다. 가짜뉴스로 밝혀지기는 했지만, 술과 여인, 대통령과 법무장관, 김앤장에 노래가 등장하니 ‘탑 뉴스’감이다. 피아노와 첼리스트, 이미자의 ‘동백 아가씨’까지 껴 넣었으니, 호사가와 애주가들에겐 안주 감으로 단연 최고였다. 가히 우리 민족이 즐겼다는 '음주가무'의 완결판이다.
애주가라면 그 누구나 귀에 익숙한 ‘주색잡기(酒色雜技)로 패가망신(敗家亡身)’이란 말이 오래전부터 전해져 왔다. 이 '주막에서 풍류를' 코너에서 그 속뜻이 무엇인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겠지만, 이 ‘주색잡기’를 즐기며 큰 탈 없이 평생을 잘 먹고 잘살았다면 가히 성공한 인생이라 할 터이다.
물론 되도록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라는 ‘잡기(도박)’는 피해야 하겠지만, ‘주색’은 피하려야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숙명 같은 것이 아닐까? 신이 만든 최고의 오락은 ‘섹스’요, 인간이 만든 최고의 오락은 ‘도박’이라는 말도 있지만 말이다. 자고로 술과 여자(남자)를 뜻하는 ‘주색’은 음양의 이치로 이어지는 것이리라.
술의 역사를 살펴보면, 기원전 5천 년 전부터 고대 이집트에서 포도주를 빚었다고 한다. 포도주, 즉 오늘날의 와인이 술의 기원인 셈이다. 성경에도 ‘취하지 말라’는 말은 있으나, ‘마시지 말라’는 말은 없다. 오히려 ‘아픈 이에게는 약주로 치료하라’는 말이 남아있을 뿐이다. 하지만 은근히 취하려고 마시는 게 술이니, 과음만 안 하면 큰 문제는 없으리라 여겨진다.
일본의 인기 TV 프로인 [고독한 미식가]를 보면, 원작가인 쿠스미의 술 사랑이 갖가지 별칭으로 표현된다. 그는 맥주를 '골든 콜라'나 '보리 주스', '튀김 전용 음료', '보리맛 탄산음료' 등으로, 막걸리를 '한류 사이다'로[, 레드 와인을 '고급 포도 주스', 사케나 소주는 '우물물', '매실물'이라고 돌려 말한다. 낮술도 불사하는 그에게 술은 약주(藥酒)인 셈이다.
누군가는 우리 인생을 ‘술 없는 인생’과 ‘술 없이는 못 사는 인생’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애주가는 술 못 마시는 이를 만나게 되면, ‘무슨 재미로 사느냐’고 몰아세우기 일쑤다. 술을 못 마시는 이들이나 금주론자들은 ‘술 말고도 재미있는 일 많다’고 항변하지만 말이다. 술을 즐기는 자와 금주를 권하는 자는 ‘술이 원수지’ vs ‘안주나 축내지 말라’며, ‘술의 논쟁’을 벌인다.
한편 이웃 나라 중국에서는 인생을 ‘음식남녀(飮食男女)’라는 4자로 표현하기도 한다. 인간의 본능인 식욕(음주욕)과 성욕, 즉 먹고 마시는 일과 남녀 관계가 인생의 중요한 가치임을 강조하는 것이리라. 먹고 마시고 사랑하라. 영화 [음식남녀]에서도 주인공 주사부는 “한입 먹어봐야 신맛인지 단맛인지 매운맛인지 비로소 알 수 있는 게 인생”이라고 실토했듯이 말이다.
아무튼 술을 즐기는 이들이 가끔 실수도 하긴 하지만, 그리 성품이 나쁜 이들은 별로 없다. 색안경을 끼고 보면 술고래요, ‘주정뱅이’지만, 좋게 이야기하면 호인(好人)들이 바로 애주가들이 아닐까? 삶이 고달프고 버거울 때 ‘술 한 잔 하자’는 이들이 가장 좋은 친구이니, ‘술 권하는 사회’, 그리고 ‘주막에서 풍류를’ 코너는 영원토록 이어지리라 본다.(*)
첫댓글 술하고 친하덜 몬혀서
늘 맹하게 노는데ㅠ.ㅠ
엄니 왜
날 요래 낳으셨수
흑
술이든 사람이든 가까워지기 전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있기 마련이지요..
잘 낳아주신 엄니 원망하지 마시고ㅎㅎ
술 친구랑 진하게 놀아보시길 바랍니다..^^
술이 없으면 인생이 무미건조하죠.
술이 있어 그나마 자유를 누립니다.
진짜 애주가는 술의 청탁,가격고하를 종류를 벗어납니다.
이쯤 되면 중독자인가요?
글 고마워요.
애주가지, 중독자는 아닌듯 합니다.
“난 건배사는 별로 안 좋아해..
건배사를 하면 술 마실 시간이 줄잖아”
- 이런 사람이 진정한 애주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