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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삼각산 가을
하루하루 가을은 그 빛깔을 달리한다. 숲에는 온갖 나무가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는 만추. 일주일 전 단풍만 빨갛게 자태를 드러내 오목오목 귀여웠던 삼각산은 이제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졸참나무, 갈참나무, 떡갈나무, 신갈나무, 이들 참나무 육형제가 갈색으로 변하면서 낙엽되어 떨어지고 단풍을 시기하기 시작한다.
일요일 오전 10시 단풍 나들이의 대목에서 용쓰며 버스타고 다다른 곳 효자리 파출소와 마을회관이 있는 상가 앞에 도착하니 의외로 40 50 식구들이 먼저 와있다. 이 프로 산꾼들은 버스가 복잡할 거 뻔히 알고 불광동에서 택시로 고고씽을 한거다. 이 등산팀은 체조부터가 빡세다. 서서하는 요가 동작들이 거의 망라 된 것 같다.
“자 이제부터 출발합니다. 자기 페이스로 쉬지않고 시구문까지 올라갑니다.”
다른 등산팀은 모두 대장 앞서 나가면 벌금이 천배니 하며 앞서나가는 걸 엄청난 죄악으로 치부하지만 여기는 참 유별나다. 모두들 땀흘리며 올라와 원효봉 릿지의 난이도를 귀담아 듣고 몇 명은 우회하기로 결정한다. 원효봉 서쪽 사면은 모두 바위로 되어있다. 그러나 바위를 일곱 개 구간으로 나눠 하나씩 서서히 침착하게 오르기 시작한다. 살아있는 삼각산 특유의 바위를 믿고 모두들 조심스레 한걸음 한걸음 신중하게 정상을 항해 용이 하늘로 오르듯 정복해 나간다.
중간에 틈틈이 바위와 바위 릿지 구간 쉼터에서 물 한 모금 마시고 바라본 바로 앞 의상봉은 가을의 절정을 알려준다. 형형색색 물감을 풀어 놓은 것 같다.
“마주보고 있는 원효가 의상에게 오늘 같은 날 뭐라고 말을 걸까?”
“여보게 의상, 단풍도 좋지만 속세의 인간들이 너무 많이 몰려와서 하루 종일 북새통이겠구만”
“요즘이야 뭐 주말이 따로있나? 일년 365일 하루하루가 만원사례지.”
“산에 오는 인간들은 그중에서도 정이 많고 선한 인간들만 온다는 설이 있어"
정오가 조금 넘어서 도착한 원효봉 정상에 사방을 둘러본다. 가을은 인수봉에서부터 시작해 원효봉을 거쳐 의상능선 지나 숨가쁘게 서해 바다로 흐르는 것 같다. 우리는 단체 사진 한 장 박기가 무섭게 효자비 쪽으로 계곡을 지나 하산하다가 점심을 푼다.
일단 오전 훈련이 끝나고 점심 먹고 오후 학과 출장 가는 군인처럼 1시 좀 넘어 출발, 다시 밤골 능선 지나 숨은벽으로 다가간다. 숨은벽 좌우 능선에서 흘러 내린 하얀 바위 틈틈이 단풍이 반기고는 있지만 일주일 전하고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안개인지 스모그인지도 우리를 방해한다.
숨은벽 긴릿지 구간 바로 앞에서 왼쪽으로 내려선 우리들은 설교벽 숨은벽 사이 인수골로 헤엄치 듯 오르며 단풍 터널을 지난다. 얼마나 비가 그리웠으면 단풍들은 피기가 무섭게 말라 비틀어진 처량한 모습이다.
인수봉 오른 옆 지나 숨은벽 정상부분에서 인수봉 오르는 40 50 암벽 팀을 부르자 손을 들며 바위틈에서 화답한다.
우이동으로 하산하는 길, 사람 많은 길 말고 좀더 인수봉 쪽으로 틀면서 내려오면 인적 없고 단풍도 좋은 환상의 세계가 있다. 하루재 지나 버스길과 나란히 달리는 산길을 내려오다 살짝 계곡으로 내려가 마른물에 탁족하고 개운하게 찌개에 하산주 한잔이면 빡세지만 정말 좋은 하루하루였다고 목소리 들이 높아진다.
삼각산 숨은벽
주말 아침 불광동 시외버스터미널, 34번 버스에 널널이 앉아 고고씽, 효자비 간판없는 식당앞에 닿은 10시 35분, 이곳에서 40 50 팀 열아홉명과 합류해 삼각산을 오른다. 효자동에서 오르든, 밤골에서 오르든, 사기막골에서 오르든, 고수들은 염초봉으로 내닿고 하수들은 사기막 능선 지나 해골바위에서 숨을 고르며 빨래판 바위에서 한순간 짜릿함을 맛본다.
숨은벽에 오르면 우선 발아래 예비군 훈련장에서부터 멀리 북한 송악산, 인천 계양산 넘어 서해 앞바다 사이다 병도 보일 듯 말듯 가을 청명한 맑은 날은 그야말로 천국으로 오르는 계단이다. 게다가 10월 중순들어서는 저기 인수봉부터 타고 내려오는 숨은벽 좌우 골짜기 단풍이 1품 소나무와 하얀 바위 큰바위 얼굴이랑 어울려 기품을 뽐낸다.
설악의 단풍이 너무 고와서 모두들 달려간다지만 여기 삼각산 단풍의 아기자기함과 바위위에 꼿꼿이 내닿는 그 절정이야말로 빠지지않고 설악 단풍과 견줄만 하다. 여닐곱 시간 버스타고 열댓 시간 걸어야만 볼수 있는 설악 단풍보다 한시간만 고생하면 오를 수 있는 삼각산 숨은벽 단풍은 너무나도 고맙고 황홀함을 나에게 가을마다 선사한다.
숨은벽 능선의 절반은 초보자들도 쉽게 갈 수 있어서 이길을 걸으며 숨은벽 좌우 단풍은 물로 오른쪽 염초봉 아래 사면의 단풍도, 왼쪽 아래 사기막골 계곡의 신비도 엿볼 수 있다
이 아래 사기막 계곡은 오죽 빼어 났으면 몇십년 군인들이 장악하고 장교 휴양소로 썻을꼬. 전두환 노태우 하나회가 속닥속닥 나라를 말아먹은 비밀을 간직한 사기막 계곡이다. 능선을 가며 바위를 오르며 단풍를 보며 모두들 걱정스런 일일랑은 내던지고 저 인수봉 꼭대기로부터 발아래 북한산성으로 흘러내리는 가을을 노래할 때 점심은 절로 맛있다.
가을 전어가 아니더라도 모두들 정성껏 싸온 반찬에 그 알싸한 장수 막걸리 몇잔이면 우리들의 행복한 가을은 사랑을 부른다. 하늘은 파랗고 바위는 하얗고 삼각산 단풍과 몰려드는 등산객의 화려한 옷들과 막걸리 몇잔 마신 내 볼은 붉다.
이제 배도 든든하고 숨은벽을 살짝 내려서 염초봉 능선 파랑새 바위 아래 재를 넘어 노적봉으로 향한다.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며 오른 노적봉은 출입금지구역이지만 이 가을 한번 월담해도 좋다. 산신이 용서할것 같다. 사방이 트인 노적봉에 오르면 서울이 발아래 있고 가을이 물들어 가는 삼각산 산줄기가 오후 햇살에 평화롭기만 하다. 천상천하유아독존. 나는 왕이로소이다. 너는 왕비이니라.
삼각산 막걸리봉
"훈이 갸는 퇴직금 1억 5천 타다가 1년반도 안돼 몽땅 공중에 붕하고 날렸다메?"
"거 국가대표 구기 감독하는 애 있자너. 여자들은 이제 지겹다고 중국 남자 대표팀 맏아 갓데"
이눔의 봄은 얼마나 쉬이 후딱 지나가는지 화려한 꽃이 이미 거쳐간 산은 이제 찔레꽃 하얀꽃이 필 차레다. 네명의 중년 사내들은 우이동 그린파크에 모여 오늘만 두번째 봄꽃이 화들짝 지나간 삼각산을 땀을 훔치며 오르고 있다. 그러나 숨을 할딱 거리면서도 언제든 친구들 점호는 끝이 없다.
그새 췌장암으로 죽은 애를 비롯 하나하나 점검 중 봉우리 밑 암벽에 다다랐다. 추락 위험이고 나발이고 가장 먼저 바위를 타고 깡총 뛰어 오른이는 역시 돌보아야할 식솔이 없는 초로의 총각 놈. 그뒤로 삼각산을 매주 수요일과 일요일 남들 교회 가는 날에 맞춰 일주일 두번을 고수하고 있는 고교 교사가 섯으며 세번째 사내는 잔뜩 겁에 질려 올라갈까를 망설이고 네번째 사내는 그 뒤에서 저게 어떻게 생긴 바위길이기에 망설이나 가늠해 보며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야 망설이지 말고 단숨에 올라와 뿌러라야, 별로 위험하지도 않구마."
"임마 니는 총각잉께 고라제 나사 여기서 떨어지면 딸린 식구가 몇인디야?"
"그라지 말고야 자 내가 여기 한손을 나무를 붙들고 오른손을 내밀테니 잡고 올라와라야"
아뭏든 맨위에 놈 맨 뒤에 놈은 가운데 두 사내의 아슬아슬한 묘기를 구경하다가 단숨에 끝나버린 세번째 사내의 상승을 축하한다.
"봐라 별거 아나잔냐?"
"그래도 조심해야제 삼각산에서 한해 추락 사고가 암만암만인디..."
그러자 네번째 사내도 별거 아니라는 표정으로 가쁜이 손을 잡고 오른다. 하기사 저 아래를 보면 우이동 부산한 길과 자동차와 집들이 내려다 보이는 천길 낭떠러지.그러나 이어 능선 고갯마루가지는 또 한고비가 있다. 이번에는 잽싸게 바위를 가로지른 나무를 잡고 한박자 쉬고 바위 틈을 오르는 코스. 세번째 사내가 껑충 이제는 탄력을 받아 잘도 오르는데 이번에는 네번째 사내가 겁 먹는다.
"야 우선 이 배낭 좀 받아줘라. 술 욕심은 많아서 막걸리를 네병씩이나 쑤셔 넣었더니 겁나게 무거워야"
"공짜라고 막 집어 넣으니까 그렇지 체면도 뭣도 모두 내뿌러 버렸냐?"
"가만히 생각해 봉께 이 무게로 인하여 뒤에서 배낭 귀신이 잡아당겨 내가 추락할 것 같단말여"
그래서 결국은 아무것도 메지 않고 앞장 서간 총각놈에게 막걸리 배낭을 맏기고서 나무를 힘주어 잡고서 조심조심 코끼리 봉 능선에 올랐다.
"야 아까 오전에 지나간 길이 여긴디 우리가 저 아래 절 옆 난길로 왔으면 안전하게 오는건디."
"그려 초행길 길을 모르면 무조건 사람들 많이 다닌길로 골라 다녀야지야"
"아까 우리가 절 옆으로 돌아 왔으면 됐는데 절뒤로 수직 상승하는 통에 암벽 등반 했디."
"아뭏든 아래 쳐다보지 말아야해 현기증 나서 겁먹으면 산행은 끝이다."
네명다 한마디씩 지껄이며 언제 그런 고난이 있었느냐 잊은채 모자봉으로 향한다. 모자봉 넓다란 바위위에 앉아서 막걸리를 따르고 고사리며 시금치며 안주를 두손으로 집게한다.
"가만히 봉께 여기는 등산객도 없고 조용하고 좋다야."
"그러면 우리가 이쪽 봉우리마다 탐색하고 해지기 전에 저기 송추 계곡으로 내려가 볼끄나?"
"아뭏든 오늘 겁나게 좋은 등산 하긋다야 나도 이 코스를 타보고 싶었는디야 딱 걸렸다."
아뭏든 봉우리 마다 너럭바위에 걸터 앉아 막걸리 한잔 하고 얼큰해지면 이눔 두놈이 저기 능선을 바라다보면서 열심히 싸움질이다.
"저기가 자운봉이고 만장봉이고 성인봉 주봉이닷"
"아녀야 거기가 아니라 그 너머 저기 아스라이 보이는것이 만장봉 같은디"
우라질 그 산위에 봉우리 위에 이름 써진것도 아니고 두 사내의 우김질에는 끝도 없다. 그러자 교사가 드뎌 비장의 무기인 지도를 꺼내드는데 지도와 실물 봉우리와 연관지을 확신이 없어 별 소용없다. 네번재 사내가 보기에는 모두 막걸리봉 같은데 저눔들은 뭘라고 목숨을 걸고 싸우는지 모르겠다. 저 두눔은 오늘도 만나자 마자 중학교 입학때 턱걸이 체력 시험이 6번이었는가 7번이었는가로 싸움을 시작했다.
그리고는 또 하나의 봉우리를 지나 내려오는데 이건 저기 향로봉이나 비봉 바윗길같이 험악하다. 조심조심 밧줄도 잡았다가 엉금엉금 기기도 하다가 이제 어느 정도 탄력이 붙어 무섭지 않다. 그리고 이렇게 네명이나 되니까 나 추락해도 얼릉 헬기 불러 병원에 데려다 눕혀 주겠지.
"맞어 산에 혼자 오면 그게 제일 걱정된다. 나 혼자 이런 바위 오르다가 내려가다가 떨어지면..."
"재수 없는 소리 하지 말아라. 저기 보이는게 전부다 상계동 아파트 촌 같은데 겁먹은 놈들은 꼭 아래를 보거든"
우리들 세상이었다. 네 사내는 가끔 지나치는 작전 구역 표시와 방커에 요 아래 어드메쯤 군인들의 검문이 우리를 기다리지 않나 하고 걱정도 해본다.
"김신존가 하는 간첩 일당이 저쪽 사모바위에서 모이기로 한것이 우리 국민학교때냐?"
"그 무렵일걸 우리 국민학교 입학쯤...그리고 실미도가 유명해 졌응께..."
아침의 혼란에 비해 네 사내의 엄청나게 고요한 산행은 저쪽 산의 해가 붉은 선혈을 토할때 마지막 막걸리 봉에서 찐한 국물을 모두 비우고 차곡차곡 세어보니 빈 플라스틱 통이 모두 8봉. 시골 고등학교 동창회 서울 사람들 2백여명이 모여 줄지어 산을 올라 오후 1시까지 헤매다가 하산했었다. 산아래 평지에 모두들 둘러앉아 점심을 먹으며 막걸리 잔 돌아갈때 동창회 새회장 각오가 마이크를 타고 끝내는 노래자랑으로 산을 쩌렁저렁 울릴때 누군가가 벌떡 일어서며
"야 가자. 인자 2시50분인께 우리는 다시 저 산넘어 등반이나 하자."
"갈사람 막걸리 배낭에 좀 빵방하게 챙기고 안주도 좀 준비해가자."
"그래 우리 한바퀴 휭 더돌고 집에 들어가자야. 여기 있으면 막걸리 밖에 더 먹냐?"
여기서 시작한 네 사내의 '한바퀴 더'는 연신내 역에서 시장 골목으로 들어가 돼지머리에 또 그만큼 막걸리봉을 쌓고서야 끝났다.
삼각산의 별이 빛나던 밤에
-수요 야등과 알탕을 깡다구로 밀어 붙인다는 여론이 있는데...
"사실 산에 오를때마다 매표소를 지날때마다 야등은 위험하니...
그러나 모든이들에게 주중 한번 이렇게 야간 등산을 하라고
적극 권장하고 싶습니다. 수요야등에서 스트레스 날려버리고..
맑고 깨끗한 개운한 머리로 매일 상쾌하게 보낼수 있습니다."
-내년 황금돼지해, 향로봉 신년 산행도 준비하고 있다는데...
"희망의 2007년 새해 첫날, 해맞이를 삼각산 향로봉에서...
일부에서 집합 시각이 너무 이르다는 말이 있습니다마는
서로 차 나눠타고 오시던지 전날밤 찜질방에서 같이 할수도..."
-내년 새해에도 수요 야등은 쉬지않고 쭈욱 게속 되는거죠?
"물론 입니다. 수요 야등의 맛을 알면 큰 행복이 시작됩니다."
아침부터 갑자기 추워진 수요일 오후 6시 불광역 사거리.
미녀 4명을 포함 두자리 수로 불어난 식구들 합이 11명
마중까지 나왓다가 못내 아쉬워 하면 가신 등대 대장님.
구기 터널 방향으로 한참 가다가 오른쪽 약수터로 접어든다.
추어진 날씨 탓에 모두들 중무장하고 환하게 머릿불 밝힌다.
구기터널 위 탕춘대 능선을 따라 1시간쯤 준비운동 겸 워킹
비봉 매표소 지나자 본격적인 바위 오름이 시작되고
군데 군데 저 아래 구기동에서 남산까지 용틀임 야경이
발아래 펼쳐지자 기찬 탄성이 나오고 사진도 박아 싼다.
"이맛에 야등을 하시는 군요. 발아래 펼쳐지는 도시의 불빛"
"오늘은 바람이 불어선지 엄청 도시의 야경이 깨끗하군요."
"저기 서쪽 하늘에는 반달이 뜨고 동족 하늘엔 별들이.."
"달과 별이 바위를 비추면 하얗게 빛나는 길이 살아 숨쉬네요."
탕춘대 능선을 따라 올라가다 향로봉 오른쪽 능선에 드디어 도착.
여기부터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북풍이 삭풍이고 칼바람이닷.
지난주 올때하고는 전혀 다른 바람에 모두들 걸음이 빨라진다.
"산바람이 매섭다지만 이 바람을 맞으면 답답한 가슴이 뻥 둘려요."
비봉 옆길 우회해서 다다른곳은 사모바위 아래 우리의 전용 식당.
버너 3개에 불판이 올려지고 목살 삼겹살 지글지글 굽는다.
각 지방 김치가 자랑되고 쐬주에 정종에 막걸리에 와인까지...
지까심을 준비한 다람쥐님. 정종을 뎁히지 않고 끓여온 민아님.
요리가 취미인듯 능란한 투탕님. 그리고 처음온 와인맨 방승환님.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스트레스 제로 유기 농산 청정 송년회.
동쪽으로 별, 서쪽으론 반달, 발아래 도시의 꿈틀거리는 야경.
우리는 2006 올드랭사인을 부르며 지난 묵은 한해를 날려보낸다.
정들었던 2006 한해도 이제 역사속으로 서서히 사라져 가는구나.
그리고 마지막르로 끓여 먹은 만두국 맛에 지금도 삼삼하구나..
'오늘 알탕은 날씨 춥고 송년회 시간 길어져 희망자만 계곡으로."
강다구대장, 풍천대장, 다지대장, 필승대장 계곡으로 사라지고 2006 마지막 알탕 모습은 직접 보지못해 생중계 하지 못하는 아쉬움..ㅋㅋ
"삼각산의 별이 빛나던 밤에"
지난 일요일 12 센티미터나 눈이 왔다는 삼각산. 사흘이 지나고 우리는 아직 미끄러운 바윗길을 석탄 캐는 광부 모냥 불 밝히며 오르고 또 올랐단다.
향로봉과 비봉 사이 너럭바위 멋진 소나무 분재 옆 자리 펴고 온갖 음식들 배낭에서 우르르 쏟아내고 문득 아래를 보니 도시 조명 뱀같이 꿈틀거리며 간다.
북으로 우리 등산다닐때 다니던 길과 뉴 타운 공사장 서로는 불광동 팜스스퀘어 뒤로 한강의 길다란 용트림. 남으로는 저기 아래 남산과 바로 앞 북악 스카이웨이. 동으로는 비봉, 응봉, 의상능선, 문수봉의 포근한 실루엣.
그리고 문득 고향이 저 섬진강 가 어디라는 산사나이
"하늘도 봐요. 저기 별이 반짝 하나~ 두울~ 세엣~ "
그러고 보니 저 아래 속세에서는 보기 어려운 별이 삼각산 우리 머리위에 떠서 소나무를, 바위를 비추누나.
초록정원님의 딸, 중학교 2학년의 푸른정원이 바위에서 나지막히 시를 하나 외웁니다.
별하나에 추억과
별하나에 사랑과
별하나에 쓸쓸함과
별하나에 동경과
별하나에 시와
별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봅니다.
그리고 보니 바위위에는 또 하나의 추억이 생겨납니다.
별하나에 맥주와 과일들
별하나에 따근한 정종과 알탕 국물
별하나에 호박죽과 콩나물 국
별하나에 쐬주와 선지국
별하나에 막걸리와 잡탕라면
별하나에 양주 한모금 그리고 커피향
산벗님, 나는 산과 소나무와 별, 술과 음식에 뾰옹 갔습니다.
오후 해저물자 연신내역으로 모인 우리 님들 아홉 강다구 필승 다람쥐 초록 푸른정원 풍천 다지 우진 강나루 선림사 매표소 찍고 어둡고 위험한 미끄러진 바윗길 서로가 조심하며 향림담 위 송전탑 찍고 봉우리 넘어 넘어 눈이 그대로 있는 향로봉 왼쪽 돌아 너럭바위 지나갈제
"배고파 죽것소 저녁이나 먹고가요."해서 자리잡은 명당 위로는 별, 아래로는 속세야경, 바람도 없어 진짜 좋은터. 너무 많은 시간을 봉우리에서 보내고 우리는 비봉 옆지나 사모바위도 찍지않고 승가사 게곡으로 바로 하산한다. 미끄러짐 없을소냐. 한번은 연습 두번은 경고.. 조심조심 알탕 계곡에 도착해서 여자들 셋 제하고 여섯이서 알탕
"자 사진 찍습니다. 목만 내밀고 나머지는 물속으로 감춰요"
자체 내부 심의가 엄격하다는 알탕 사진 박기가 엄청 어렵다.
"헹님 땜시 나 추워 죽을뻔 혔소. 푹 담그고 목만 내놔야지
배꼽 위로 나와 있으니 못박죠. 아구메 추워라~웸메 추운거"
그리고는 종종걸음, 구기동 11시20분. 뒤풀이 생략. 서둘러 귀가.
"설악산의 별이 빛나던 밤"
설악산 중청 대피소에 모다들 즐거운 마음으로 모였다.
31명의 일고인들은 술잔을 높이 들고 하늘을 쳐다본다.
거기 환하게 떠오른 달은 우리의 모교인 광주제일고의 위용을 간직한 포근한 어머니의 모습이다. 그리고 총총히 빛나는 주위의 별들.
바로위 내설악에 뜬 별은 형수씨들 꺼 9개를 포함해 모두 27개.
그리고 저기 외설악 위에 49회 별 3개, 57회 별 1개 합하면 모두 31개의 별이 반짝반짝 또렷하게 빛나고 있다.
서울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별들이다. 올해는 단풍이 별로드만 대신 달과 별이 온산을 환하게 비춰주고 있다. 쇠주와 막걸리 삼겹살에 달빛 별빛 비춰가며 모두들 반갑게 서로의 안부를 묻고 오늘의 모임을 자축한다.
토요일 새벽 7시, 양재역에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한 동문들은 '인제가면 언제 오나?' 언제나 밀리는 강원도 관광로를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가까스로 헤치고 11시쯤 설악 밑 오색 약수터에 도착했다.
맛자랑 멋자랑에 소개 됐다는 산채비빔밥 정식으로 늦은 아침 겸 이른 점심을 뜨고 수해가 극심했던 지난 여름의 생체기를 그대로 들어내고 있는 설악의 이곳 저곳을 눈으로 확인하며 걱정스런 마음으로 자연의 위대함과 그 성난 여름 폭우를 기억에 떠올린다. 철분이 가득 담겼다는 사이다 같은 약수를 조롱박에 담아 한모금씩 마신후 정오를 기해 남설악 매표소를 들머리로 정하고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오색에서 대청봉까지는 대략 4개의 구간으로 나눠지며 쉼터를 제공하고 있지만 수직으로 높은 봉우리에 도달하는 직코스라 모두들 힘겨워 한다.
사실 지난 봄 지리산 철쭉 산행의 부족함을 보충하느라 막걸리 쇠주 삼겹살을 엄청나게 사들였고 고걸 메고 수직 코스를 오르느라 모두들 힘에 겨워 한다.
맨처음 1시간은 내가 정말 이길을 가면 낙오 없이 갈수 있을까 걱정하고 웬놈의 산행이 이렇게 가파르고 멋대거리가 없는지 돌 계단과 침목 계단 그리고 가끔씩 나타나는 철 계단이 원망스럽다. 그러나 1시간이 지나고 몸이 풀리고 다리에 탄력이 붙기 시작하자 모두를 즐겁게 산을 타기 시작한다.
왕년의 카수 성님은 노래를 부르며 힘겨워하는 사람들을 독려하고 짐이 무겁다는 사람은 짐을 나눠 덜어주며 한발 한발 높은 산을 조금씩 올라 거의 4시간만에 대청봉 정상에 하나 둘 그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한다. 산이 가파르고 계곡도 별로 없고 거기다가 기대했던 단풍마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산행이지만 그래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도 대청봉에 올랐다는 그 기쁨 하나만으로 지친 다리를 달래가며 대청봉에서 막걸리로 산신제를 드리고 단체 사진, 개인 사진, 대청봉 정복 기념 확인 증명 사진을 박기에 모다들 열심이다. 그러나 설악 능선과 봉우리 그리고 저아래 설악동과 동해 바다는 안개에 감춰져 있다.
추울 정도로 불어대는 산정상의 바람을 뒤로 하고 중청 대피소로 내려오는 길,
지난번 지리산 같이 시계 제로는 아니지만 안개가 깔린 산은 시계 30정도로 그렇게 험악한 편은 벗어났어도 그 고생을 하며 설악 정상에 올랐던 우리에게 기대 잔뜩 했던 속내를 속시원하게 내주지 않은것이 못내 아쉽기만 하다.
중청 대피소는 그야말로 사람들의 속세여서 산에 온 기분이 아니라 어디 명동 거리의 크리스마스 전야 같은 분위기다. 모다들 방을 찾느라 북새통이고 그 매서운 가을 바람이 부는 대피소 주변 탁자에서 해드 렌턴 쓴채 버너에 불을 붙이고 라면을 삶고 삼겹상를 굽는 그야말로 엄청난 생존 경쟁이 시작되는 찰나였다.
불판이 바람에 질세라 모두들 웅크리고 앉아 바람을 막아 줘야 힘들게 익은 고기 한 점, 라면 한 입이라도 멱을 수 있기에 모두들 정신없이 북새통을 이룬다.
우리 일행이 가장 많은 듯, 모두 31명의 떼거리들이 테이블 두개를 가까스로 점령하고 빙 둘러서서 가끔씩 다 익어 공급되는 삼겹살에 술 한잔 마시기가 일생에 몇번 되는 일도 아니고, 그래도 뭔가 대설악의 분위기를 느껴보려다가 하늘을 쳐다본 사람들이 정답을 찾아낸다. 거기에는 별 하나 나 하나 별 둘 나 둘하는 신비로운 장관이 끝없이 별쳐지고 시계 100의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기 때문이리라.
모두들 밤 9시 소등부터 잠을 이루려는데 늦게온 사람들이 자리를 찾고 소란을 피우는 통에 새우잠 마져 깊게 들지 못한다. 술에 취한 듯 늦게 온 중년 여인이 자꾸 시끄럽게 하더니만 결국에는 자기 예약 잠자리에 도둑잠을 자고 있는 남자와 말다툼하다 자리를 비켜주지 앉자 던진 말
"그럼 이 좁은 자리에서 아저씨 랑 나 랑 포개져 잘까유?"
한마디에 그 많은 사람들이 잠을 깨며 내무반은 잠시 장바닥이 된다. 아무튼 중청 대피소는 이 닦을 물마져 세수 할 물마져 없다. 식수만 소량으로 공급될 뿐. 지리산 장터목 산장이 호텔이라면 중청 대피소는 오래된 모텔 급이다. 그래도 바람 막아주는 대피소. 사람들 위급할때 얼마나 고마운 산사람들의 보금자리인가?
우리는 새벽 4시 전구가 다시 켜질때까지 깊은 잠 자지 못하고 뒤척이다 무작정 일찍 일어나고 본다. 일출의 장관을 보려고 산 정상으로 이동하는 민족의 대이동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안개가 끼어 일출은 커녕 동해안 푸른 바다도 보이지 않는다.
아침일찍 다시 버너에 불을 붙여 라면 햇반으로 간단한 요기를 한 후 중청 대피소를 나온다.
새벽부터 걷는 산길의 신선함도 잠시, 아침 안개에 젖은 산길 바윗길은 희운각 대피소까지 한시간 여 하산하는데 미끌어지고 넘어지고를 이곳 저곳에서 반복한다.
가까스로 도착한 대피소에서 모두들 모여 다시 물을 끓여 모닝 커피.
그리고 본격적인 천불동 계곡으로 내려서자 위험한 위기는 사라지고 여기 저기서 감탄사가 쏟아진다. 신비한 바위 사이로 흐르는 께끗한 계곡물에 곱게 수줍은 듯 물들은 단풍이 여기저기 그 모습을 드러내고 때로는 계곡 넓은 반석 위에서 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해찰하며 여기저기 증명 사진 박고 내려오는데 아뿔싸 가도 가도 끝도 없는 계곡길.
폭포에 단풍에 질리도록 구경하며 내려오는 사람 올라가는 사람 체증을 일으키고 우리 31명은 거의 3개 그룹으로 나뉘어, 선두 그룹은 다음 팀 오기를 기다려 쉬었다가 떠나고를 반복한다.
정오가 가까워질 무렵 비선대에서 아찔하게 바위 타던 모습을 바라보고 그 아래 산속 주점에서 빈대떡 도토리묵에 막걸리 동동주로 모다들 내려오기를 기다리다 얼큰하게 취하고 신흥사를 거쳐 설악동으로...
오후 3시쯤 속초항 방파제 길에 돗자리를 펴고 문어회 아나고회 등 생선회에 다시 술 한잔씩 하고 점심 겸 저녁 들고 일어선 것이 5시 40분,
우리는 버스속에서 노래 자랑하며 양재역에 10시가 다되서야 내렸다.
1차 봄 철쭉 지리산에 이은 2차 가을 단풍 설악산의 즐거운 추억들을 마음에 차곡차곡 쟁겨 간직한채로...
숨은벽 설교벽 사이 단풍를 꿰뚫다.
누가 여기에 이런 이름을? 숨은벽, 설교벽, 요즘 북한산 단풍 중에서 최고로 친다고 해서 엄청 유명해진 지명입니다. 덩달아 효자비, 사기막골, 밤골도 우리 귀에 익숙해집니다. 어제 또 40 50 친구들 30명과 숨은벽에 올랐는데 안개가 자욱해 몽유단풍도를 그려내더군요.
다들 아시겠지만 혹 모르시는 분 계실까봐 공유하겠습니다. 먼저 산과 봉의 차이 입니다. 산의 높이에 관계없이 그 산의 높은 봉우리를 봉(峰*봉우리 봉)과 대(臺*돈대 돈)으로 주로 씁니다,
봉은 주로 산의 정상에 붙여지는 것이며 대(臺)는 봉(峰) 보다는 높이는 낮습니다. 어? 인수봉보다 백운대가 더 높은데? 밑에 답이 있습니다.
북한산이라고 할때는 그 산 전체를 이컬는 것이며 봉이면(설악산 대청峰, 지리산 천왕봉峰 등) 그 산의 정상을 00봉이라고 하며 봉(峰)과 달리 대(臺)는 그 산의 높은곳(꼭 정상이 아님)을 대(臺)로 씁니다,
대(臺)를 붙이는 높은곳은 무등산 입석대, 설악산 비선대, 속리산 문장대 등이 그 예입니다.
봉(峰)과 대(臺) 가지지 않은 산은 그 산이름을 산의 정상으로 합니다. 주흘산도 정상의 이름이 아직은 없습니다, 주흘산 정상 표지석에는 주흘산이라고 되어있습니다. 지리산이나 설악산은 천왕봉, 대청봉이라 되어 있습니다.
다음은 봉과 대입니다. 臺 와 峯 를 쓰는 것은 다같이 높은곳을 이르는 말입니다. 臺는 `돈대 대`인데 돈대는 평지보다 높은 평평한 곳이라고 할수가 있겠습니다. 臺는 이를지(至)에 높을 고(高)의 형상을 한 글자로서 물건을 놓는 받침대. 사방을 바라볼 수 있는 높은곳을 이르는 말이기도 합니다.
망대(望臺), 臺들보,등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산에서 臺자를 붙여 쓰는곳은 주로 바위에 많이 붙여 쓰이고 있습니다. 비선대(臺), 입석대(臺)등들도 평지보다 솟은 바위의 높은곳을 대(臺)를 붙여 쓰고 있습니다. 대(臺)의 약자로 台로도 쓰고 있습니다.
峯은 받을 봉(奉)위에 메산(山)를 올려 놓아 보기에도 뽀족하고 높다는것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峯 를 붙여 쓰는곳은 상대적으로 臺 를 붙여 쓰는 곳보다 높은곳을 말합니다.
백운대의 명칭은 일제시대의 잔유물이라고 합니다. 북한산의 명칭도 원래는 삼각산이고 백운대도 백운봉이라고 불려왔지만 일제시대 때 우리 민족의 정기를 깍아내리는 차원에서 이루어진 명칭이 아직까지 불리워지고 있다고 해서 삼각산으로 바꾸려는 움직임이 강합니다.
그래서 인수봉보다 백운대가 더 높으면서도 대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다보니 북한산의 다른 봉우리 원효봉, 의상봉, 문수봉, 족두리봉, 향로봉, 비봉,승가봉, 문수봉, 보현봉이 설명이 안됩니다. 헷갈리죠?
스님들이 옛날 산을 가다가 오를 수 없으면 봉이라고 이름을 지어놓고 올라가서 몇 명이서 앉아서 환담하고 아래를 내려다 봤으면 대라고 지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봉우리마다 사람들이 모두 정복하고 서울 장수막걸리 마시는 판이니 모두 대가 되버린 느낌입니다.
벽은 봉이나 대로부터 흘러내린 산줄기가 바위로 되어있어 그 옆을 오를때 무슨 벽같이 느껴질때 붙여놓은 이름입니다. 숨은벽 설교벽 사이 단풍 터널을 지나보시면 정말 아릅답습니다. 밤골을 밤나무가 많아서 지어진 이름, 그럼 사기막골은? 누가 아시나요?
아무튼 이번주 토 일요일 숨은벽 설교벽 인수봉 바위 틈 그리고 사방으로 북한산은 단풍의 낙원이 될 듯 합니다. 부디 안개만 끼지 말고 엄청난 파노라마를 볼 수 있도록 기상청 직원들이 정화수 떠놓고 빌어야 할 판. 이번에도 예보 틀리면 이젠 문닫아야 할 판이니깐...
일요일 족두리봉 공룡바위에 먼저 오른 푸른산의 릿지 초보
아래를 내려다 보니 아슬아슬 바윗길을 10여명이 당당히 오른다.
직벽을 넘어 긴 슬랩까지
아침부터 초여름으로 치닫는 날씨에도 전사들은 정면 돌파한다.
불광역 불랙야크 그리고 구기터널 쪽으로 가다 독발골로...
바위가 나타나자 마자 은대장 휘대장은 분주히 준비에 나서고
하나 둘 직벽을 넘어 긴 슬랩까지 족두리봉 남능선을 정복한다.
때로는 두 다리를 쫙쫙 벌려 바위를 안고 땀흘려 오르기도 하고
손으로 더듬 더듬 온 바위를 피아노 쳐가며 가까스로 확보도 하고
우리같은 사람 네발로 길때 당당히 꼿꼿이 두발로 서서 오른다.
삼각산 족두리봉을 지난 몇년간 수도 없이 올라보기도 하고
독학으로 선수들 뒤쫒아 북쪽 동쪽 사면을 엉금엉금 기어
자랑스레 내려와 보기도 하고 속으로 쾌재를 불렀지만
오늘 푸른산 릿지 팀들 따라 붙어 바위 오르며 느낀것은
"아하, 나는 지금까지 동네산 우물안 개구리에 불과했구나."
오늘같이 바위를 따라 따라 익숙한 족두리봉에 올랐으나
지금까지 내가 다닌길이 어쩐지 낯설고 생소하고 어색하구나.
족두리봉을 그냥 앞으로만 조심스레 내려오던 나였기에
뒤로 돌아 하강하라는 조직의 명령에 나도 뒤로 엎드려
몇발짝 기다가 가랑이 사이 아랫길이 험난하고 어지러워
다시 일어나 평소 하던대로 앞으로 엉금엉금 내려오니
"릿지화를 준비 하십시요. 지금의 등산화로는 안됩니다."
그래서 여기 끼어 릿지 흉내라도 내보려던 생각을 접고서 지금부터는 열심히 보고 새로운 세계를 갈 준비를 한다.
족두리봉을 내려오고 나서 소나무 멋진 향로봉으로 향하는 길.
날씨는 덥고 배는 고파오는데 점심 먹기는 아직 먼 것 같다.
향로봉도 지금껏 넘었던 나무 울타리 쳐진 그 코스가 아니라 왼쪽으로 돌아 새로운 길로 접어드는데 바위마져 뜨겁다.
초여름 바위는 너무나 달궈져서 추운날의 크랙이 만져지지 않는다는 말도 무리는 아닐 듯. 레일의 이치같이 이해온다.
향로봉 좌우로 낭떠러지를 지나갈때 바람은 너무도 소슬하고 우리 모두는 왕의 남자가 줄타기를 하듯 능선을 지나고..
엄청난 사람들이 점심을 먹고 오늘은 가기싫어 쉬고있는 밥봉.
방을 쉽사리 빼지않아 비봉 아래 까지 가서 식당을 마련했으나 열네명 중 서너명은 서서 점심을 먹어야 하는 땅 부족 현상...
그래도 얼음이 서글서글한 물김치에 모다들 맛난 점심을 먹는다.
막걸리에 쇠주에 곡주를 한잔씩 걸치고 남들 빼기 싫어 하는 방 우리는 서둘러서 재빨리 방을 빼고 다시 바위를 찾아 나선다.
비봉을 모다들 가벼운 마음으로 넘고 다시 내려오는 길. 초보는 쉬운길로 내려오는데 전사들은 다시 뒤로 기기 실시.
경사 70도 정도. 둥근 바위를 뒤로 기어 내려오는 사람들. 아뭏든 오후 들어서도 바위와의 전쟁은 아침보다 더 치열하다.
사모바위 아래 90도 수직으로 선 직벽을 또 연습장으로 삼아 한사람씩 올라가는 훈련에 돌입하는데 군데군데 군대의 훈련장이 있는 여느 산 같이 앞으로 전진하며 연습 바위가 출현. 연습장에 이르면 보통 30분쯤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나같은 초보는 열심히 보면서 릿지팀들을 관전한다.
드뎌 승가봉에 이르면 다시 직벽을 오르는 연습을 하고 뒤로 기어 내려오기 연습을 반복하? 오르기 내리기...
어느덧 해는 한참 기울기 시작하는데 우리의 은반 대장
"자 이제 막봉 문수봉으로 갑니다. 라스트 스퍼트. 홧팅"
문수봉 오르기전 씨원히 얼린 홍시감으로 모다들 황홀하고 보조 철봉이 설치된 봉우리를 쉽게 올랐으나 마지막 준비되된 바위가 거기에 있다. 우리의 빨치산을 위해. 수직으로 서있는 엄청나게 수려하고 경치 좋은곳의 바위가...
우리들의 행복했던 시간 , 삼성산 삼막사..
"날씨 한번 겁나게 좋아 분지그만... 봄날씨 같아."
"하늘을 보세요. 가을같이 파랗고 바람도 안불고."
"난 삼각산 만 좋아 했는데 삼성산도 매력이 있네."
18이던가? 19덩가? 남녀 적절히 배합된 힘찬 등산팀.
"오늘 코스는 지루하지 않고 덜 걷도록 편안하게"
"그냥 새참먹고 내려가서 구로에서 닭발 갈비찜"
자기 소개하고 준비운동하고 우르르 몰려 오른다.
토요일 오전 티비에서 앗싸 가족 노래 자랑 할 무렵.
"보온병 하나에는 정종 뎁힌거, 또하나에 뜨거운 물"
"나 지하철 갈라믄 심심헝께 읽던 책하나 넣어줘요."
그래서 읽은책. 공지영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줄여 우행시라나 뭐라나. 사형수와의 사랑 이야기.
서울대 입구 역은 리모델링 하더니 환해지기는 혔다.
"그래도 여전히 좁네. 만들때부터 좀 넓게 만들지.. "
지난 수요 야등때 필승 헤어지며 약속 한데로 왔다.
"헹님, 토요일 관악산에 오세여. 산 좋고 물 좋고"
관악산 나란히 가는 삼성산. 아직 둘 구분 안가는
우리 님들도 많다. "왼쪽은 관악, 오른쪽은 삼성"
사뿐사뿐 걸어서 무너미 고개 앞에 두고 오른쪽 커브 능선.
"깃대봉 아래 있는 지난번 그 식당 바위로 가서 새참 먹어요"
"한달전 칼바위 능선 따라 식당까지 가느라 쫄쫄 배고팟지."
천천히 오르자 바위도 나타나고 아래 조망이 시원해 진다.
"이 대목에서 사진 박고... 야 여기는 전망이 너무 좋네."
"옛날 같으면 필름 아까워 못찍을 건데 진짜로 많이 박네요"
"산에 갓다 와서 나중에 사진 보는 재미가 넘 쏠쏠하거덜랑."
드뎌 식당 바위라고나 할까? 해물탕부터 다짜고자 끓이고.
우르르 나온 먹을거리들. 빵. 과메기 안주.귤.달걀.김치덜...
술은 쇠주에서 부터 빨간 머루술. 뎁힌 정종. 그리고 커피.
우리는 깃대봉도 우회하고 사진 박으며 삼각사로 들어선다.
삼성산 정상을 바라보며 허리 돌아 그 아래 제일 높은 곳.
오르기 싫은 수직 계단 억지로 올라서 남근암 여근암에 도착.
"일년내내 물이 마르지 않은 여근암이래서 명성이 높아요!"
그러나 내가 확인한 겨울 삼성산 여근암의 물은 얼어 있었다.
"오호 통제라, 물이 얼어 있으니 겨울에는 그냥 참아야긋네."
"그러게 말이여요. 봄이 와서 얼음 녹을때까지 심심하긋네유."
"새해 첫 수요야등" 달하 노피곰 도댜샤
연신내 역에 모인 수요 야등 팀은 활기에 차있다. 새해 첫 산행. 남4+ 여3 =합7
럭키 세븐 맞춰 출발한 우리는 불광중 감아돌아 고요한 선림사 입구로 접어든다.
앞을 가로 막은 산줄기. 산은 묵직하고 저기가 아마 승가봉 쯤 될까?
보름달이 산과 산 사이 마루로 얼굴을 내밀기 시작하며 힘차게 떠 오른다.
바위를 훤히 비춰주는 보름달. 산은 파랗고 하얗고, 파란것은 소나무고
하얀것은 바위이니 우리는 보름달이 비춰주는 대로 산길을, 바윗길을 간다.
바위를 조심조심 네발로 기어 오르니 아래 뱀꼬리같은 야경이 펼쳐지고
바로 저 산위로 보름달이 두둥실 떠 올랐으니 사진 안눌러 박고 배기랴?
물한잔에 곶감 먹고 귤 먹고 이제부터 약 한시간여 막고생해야 하노니.
넓지막한 바위를 오르니 기자촌으로 가는 삼거리 능선
조금가면 향림담위 큰 송전탑이 우리를 굽어보고 있다.
본격적인 고개를 넘어야 할판. 하나. 둘 .세봉우리 넘다.
눈은 다 녹아서 미끄럽지는 않다. 바람도 별로다. 덥다.
보름달과 같이 가는 일곱의 선두는 오늘따라 빡센 백발 하얀 머리다.
달빛 받아 더욱 더 빛나는 강다구대장은 수염만 있으면 산신령의 모습.
필승대장은 오늘 감기 몸살이라구 콜록콜록 거리며 부지런히 걷는다.
그래도 모두들 즐겁게 보름달과 함께 사목사목 겨울산을 가누나.
소나무와 바위와 그리고 양쪽 절벽 능선을 갈지라도 너무 좋다.
아래 도시의 꿈틀거리는 야경보다 오늘은 하늘의 보름달이닷.
모두들 새해 첫 야등이구 오늘 보름달을 보며 함께 걸으면서 달에게 소원을 하나씩 비는데 역시 올해도 경제가 최우선이다.
"올해도 모든 산악인들 즐산 안산 하시길...."
"올해 로또 하나 딱 당첨돼 20억만 내손안에..."
"올해 아파트 하난 장만하여 곱하기 둘 안될까?"
오르기를 한시간 넘게 헉헉거리다 드뎌 향로봉 왼쪽을 돈다.
고생 끝이다. 오늘 야등은 이제 더 이상 오를곳이 없다.
우리는 바람없고 날이 그런대로 생각보담 더 차지 않자 향로봉과 비봉사이 너럭바위 위 소나무 밑에 자리잡는다.
오늘의 메뉴는 선지가 듬뿍 담긴 술국을 부글부글 끓인다.
새해부터 담배 술 끊은 사람 많다던데.예외는 없다.
지난주 수요 야등 때 너무 많이 먹어라 부어라 해서 오늘은 모두들 딱 세잔을 부르짖으며 건배한다.
그러나 술잔 자체가 등산용 컵이라 한잔이 벌써 서너잔 ㅋㅋ
"엊그제 신년 일출 산행때 모다들 모여 향로봉 올랐는데.
그나저나 올해부터 담배 끊는다는 이 많습디다.
그러나 해뜨기전 누가 멋지게 한대 꺼내물자 이 사람 담배 자기도 피우고 싶었는지. 해뜨기전이라 .."
조금 오래 앉아 있자 바람이 솔솔 불더니 몸이 차거워진다.
우리는 술국에 쇠주 한잔. 라면에 밥말아 요기해도 맛있다.
커피 한잔씩 하고 보름달 바라보며 장단맞춰 호호깔깔.
드뎌 추운지라 하나둘씩 일어나고 이제 하산하는 길.
바위 아래 기척이 들리누나. 여늬 산방의 보름달 산행이라나?
아는이도 있어 일일히 악수하고 안부묻고 반대 방향으로 헤어진다.
승가사로 내려오는 길은 엄청나게 가파르다.
지난주 조금 비틀거리며 저기 비탈을 어찌 내려왔을꼬?
오늘은 술 거의 석잔(곱하기 3해야지만)이라 말뚱말뚱하다.
승가사 입구 광장의 음료대는 식용 불가 가가 헷갈린다.
그래도 깊은 산속 옹달샘 한모금하고 계곡을 내려온다.
지난주는 계곡으로 오지 못하고 저기 경운기길로 갔다.
계곡 거의 끝이 보일 무렵 가로지르는 다리를 다섯지나고 그 아래 알탕 계곡에서 남자들 모다 옷 벗는다. 알몸탕.
여자들은 바로 위 계곡 흐르는 물에 발 닦는다. 우족탕.
'처음에는 물속이 따뜻하게 느껴져요. 그러나 조금 있으면 발이 손이 시렵죠."
모다들 즐거운 마음 개운한 마음으로 시를 읊으며 집에 간다.
달하 노피곰 도댜샤
어긔야 머리곰 비취오시라.
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져재 녀러신고요
어긔야 즌 대를 드대욜셰라.
어긔야 어강됴리
어느이다 노코시라.
어긔야 내 가논 대 졈그랄 셰라.
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우리 어렸을적 동화속 주인공 되어 산너머 온 어머니 생각.
"떡 하나 주면 안잡아 먹지. 으르렁..호랑이 무서버..줄행랑."
호랑이 마마 호환 에이즈보다 더 무섭다는 곶감먹고 오른산.
그러나 제일 무서운건 산중독이다. 산이 좋아서 아줌마도 간다.
오후 늦게 배낭 꾸려 나서는 아내보고 남편이 말한다.
"미쳤어 미쳐." 그러나 이좋은 풍광 어찌 말로 글로 설명하리오.
메리 크리스마스, 상장 능선의 30 루돌프들.
지금은 고개도 아닌 솔고개
마포 은평 용산 교장이라고 안내 방송 후 내린 그곳에서
여자들은 고개를 갸우뚱 한다.
"무슨 학교 교장 선생님 사택이 여기 있나요?"
"아뇨. 예비군 교육 훈련장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러다가 첫번째 봉우리 폐타이어봉에 이르러
"누가 하릴없이 여기다가 타이어를 잔뜩 쌓아놨을까?'
"그건 군인들이 전쟁 놀이 하는 참호랍니다."
그리고는 또 한참 가다 고개를 갸우뚱한다.
"저앞 노고산은 왜 하필 노고산이래유? 노고단은 아니죠?"
"예비군들이 훈련 받다가 노고가 많다고 노고산이랩니다.ㅋㅋ"
크리스마스 날 모인 상장을 치는 루돌프 30명
"겨울인지 봄인지 엄청 날씨는 좋네여~"
"저기 능선마다 진달래가 꽃망울을 머금고 버들강아지도.."
"지난번 춥기전에는 진달래가 피었더라구요 글쎄..."
루돌프들은 바위에는 오르지 못하고 우회로를 돈다.
"맞어 썰매를 끌려면 바위 넘어서는 안되지. 썰매가 부서져요."
"오늘 크리스마스에 오신 산꾼들은 연속 연휴 사흘 루돌프 같아유.."
그래서 때로는 육산인 듯, 때로는 눈쌓인 길을 열심히 걸어 새로 한시.
점심을 먹기 위해 배낭을 푸니 별 희귀한 수산물이 다 쏟아진다.
"문어 해삼 가오리 모두가 어제 수심 290미터 수중에서 건진거유"
"워따메 겁나게 싱싱 해분지요. 그런데 어느 바다 잠수하셨소?"
"아뭏든 전화해서 스쿠버대장 지방갔다하면 잠수하러 간 줄 아쇼."
"sea food 반주에는 역시 뜨거운 정종, 막걸리, 다래주...원샷"
"갑오징어 대장도 잠수를 하시나요? 풍천 대장은 수중 사진찍고..."
봉우리에는 오르지 않아도 군데군데 좌우 절경을 볼수 있다.
"삼각산 인수봉 백운대가 정말로 우람하다고 할까? 웅장하다고 할까?"
"저기 사패산 도봉산 오봉 여성봉은 아름답고 진짜 오묘하네요."
삼각산 도봉산 아름다움을 가까이서 섬세하게 살필 수 있는곳 상장능선.
1개월전 상장 마지막에 왕관 바위를 오를때 몇몇 사람들의 아우성.
"그때 왕관바위 오를때 스릴, 그 기분을 다시 느끼려고 왔건만."
"오늘은 눈도 아직 녹지 않고 그래서 우회 할렵니다."
"그럼 팀을 두개로 쪼개 위로 아래로 따로 갑시다."
그러나 행운아 대장 다음 봄을 약속하며 우회로로 뺀다.
"다음 날씨 풀리거든 봉우리마다 다 넘는 완주한번 칠께요."
육모정 고개 돌아 영봉. 그리고 해넘이와 동시에 하산한다.
영봉에서 하루재로 가지않고 도선사 건너 능선 한적한 길
사람들이 다니지 않아 오붓한 연인들의 낭만의 길이라고...
해떨어지기에 맞춰 우이동서 해단식. 오후 5시. 그리고 하산주.
"내일은 출근해서 일하는 날이래유? 오늘 일요일인가? 헷갈리네 ㅎㅎ"
6호선 독바위를 아시나요?
지하철 가운데 유일한 원웨이 티킷. 벌써부터 어렵다구요? 서울 지하철 노선도를 천천히 함 보세요. 동그랗게 표시된 6호선 종점. 단선입니다. 불광에서 올수만 있고
불광으론 갈수 없는 그런 묘한 역이죠. 복잡한건 싫고 헷갈리다구요?
그럼 한번 와보세요. 6호선 독바위에 내리면 북한산이 가장 빠릅니다.
아뭏든 크리스마스 전날, 날씨는 풀린 좋은 날, 이른 10시 40분,
독바위역 지하 6층에서 지상 2층에 떠오른 9명. 행운의 숫자 갑오.
"독바위가 좋은 9가지 이유"
1. 독바위 역에 내리면 출구는 오로지 하나
그곳에서 만남의 악수하고 바로 북한산으로 들어갑니다.
수유역 같이 모여 파란 버스, 초록 버스 타고 말고 자시고 할께 읍서요.
독바위 역에 내리면 북한산이 가장 가까워요. 바로 오릅니다.
2. 상인들이 즐비한 거리, 시장 거리 없어요. 여늬 등산로 처럼 상인들이 냄새 풀풀 피우며 호객하는 그런 풍경, 독바위 역은 그런게 없어서 산에 온 기분이 초장부터 팍팍 듭니다. 바로 지상으로 솟구치지 마자 보이는 하얀 삼각산 봉우리덜.
지금 바로 느껴보셔요. 독바위 역에 내려 보세요. 정말이여요.
3.독바위 아래 독발골은 청국장 냄새 자욱 에전에 독박골은 빨간 깃대 세우고 뭔일인가 안돼 점쟁이 집 찾은 서민들을 영험한 바위로 꼬셔 양초 두개 향 한개 피우고 주문 외우고 그리고 무당 소리치며 "잡귀야 물러가라." 그런 우리의 토속 신앙이 머문 정겨운 곳 지금은 불피우는것 금지되서 무당들 전부 사라지고 말았죠.
4.독바위역에서 금방 오른 족두리봉
독바위 역 출발 등산로 따라 신작로 30분이면 삼각산 서쪽 끝 봉우리 족두리봉에 오릅니다. 그 봉우리에 서면 사방 풍광이 기가 막힙니다. 그런데 지도에는 족두리봉이 표기 될 뚱 말 뚱. 그만큼 이름없던 봉우리가 이제 엄청 인기 있는 봉우리로 변신혔죠. 시간 문제죠. 주말이면 족두리봉이 인산인해. 오늘도 거의 만원 사례. 그만큼 좋다는 이야기죠. 릿지하는 사람들도, 워킹하는 사람들도 엄청 많아요.
5.족두리봉을 한번쯤 넘어보라. 족두리봉을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고 향로봉 쪽으로 바위를 타고 가보셔요. 지금 족두리봉에 오른 열에 한명은 그 험한 바윗길을 내려갑니다. 싫으시다구요? 그럼 그냥 우회 하면 그뿐...
6 향로봉에 올라 보실래요?
향로봉 왼쪽 바위는 거의 수직으로 힘듭니다. 그래도 한번 올라보세요. 물론 위험 구역입니다. 그러나 올라보면 경치가 다릅니다. 맨날 우회하셨다구요? 우회길하고 향로봉 봉우리 풍경은 360도 딴 세상. 때론 모험도... 그리고 안위험한 가운데 봉우리로 가보세요. 괜찬습니다.
8.비봉도 올라보세요
비봉도 맨날 우회하면 그 풍경이 그 풍경. 우회길 엄청 미끄러워요. 비봉도 바위 훌쩍 뛰어 넘어 가보세요. 멋진 신세계가 저 아래 보입니다.
8 사모바위도 꼭 올라 보세요.
맨날 사모바위 아래 헬기장에서 밥먹고 단체 사진 박고 그리고 간첩 김신조 이야기 하고 지나쳐 오던 그길... 사모바위도 한번 올라 보세요. 그 풍경이 장난 아닙니다.
9. 모이는 사람 마다 순수 그 자체
오늘 독바위에 오른 9명. 하루를 의지하며 지냈죠. 한식구 같이...
스카이 산누리 하늘공원 풍천 음악여행 백마 음악여행 도솔 산나루
모다들 좋은 사람들입니다. 욕심없는 마음 가진 순수 그 자체...
우리는 이른 아침 독바위 역에서 만나 족두리봉에 올라 사방을 조망하고 미끄러운 아래 우회길을 조심스럽게 돌고 돌면서 서로 보듬어 주고 향로봉 밑 아담한 곳에서 쐬주 막걱리 복분자주 약주 양주 나눠마시며 엄청 따뜻하고 정겨운 고향 냄새 나는 정겨운 점심을 나눴습니다. 그리고 향로봉 중간 봉우리를 엉겹결에 올라 '아하' 그 경치에 놀라고 간판 사진도 여러장 박고 좌 우 낭떠러지 왕의 남자 같이 줄타기하며 통과하고 비봉 우회 후 9부 능선에 보따리 풀고 친교의 시간. 정담. 서로의 아이디 내력을 발표하며 호호깔깔, 엄청 즐거운 시간 나누고 남들 가지 않는 길 내려서니 이 오솔길은 수상한 연인들만 다니는 길... 구기동에서 소시지 안주에 맥주와 쐬주 정겨운 뒤풀이 후 잠시 이별. 수요일 야간 등산에서 만나기로 의기투합.. 오늘 그 된장국을 다시 한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