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의 박찬호(27)가 일단 연봉 조정신청을 먼저 한 후 협상을 시작하기로 했다. '선(先) 조정 신청, 후(後) 협상 시작'이라는 다소 변칙적인 절차를 밟는 것이다.
메이저리그 연봉 조정신청 마감 시한은 17일(이하 한국 시간)이다. 당초 16일이었으나 16일이 현지 15일 '마르틴 루터 킹 주니어'의 날로 국경일이어서 하루 연장됐다.
그러나 스콧 보라스측은 예정대로 16일 메이저리그 선수 협의회(Player Association)에 조정 신청서를 제출하기로 결정했다.
스콧 보라스의 매니지먼트사인 <보러스 코퍼레이션>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인 박승현씨는 "우리 회사는 16일 조정 신청, 19일 조정액 제출을 할 예정"이라고 14일 밝혔다.
일반적인 시각으로 볼 때 아주 이상한 점은 박찬호와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가 14일 현재까지도 만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박찬호가 지난 5일 LA로 돌아와 이미 열흘 가까이 됐다. 그 사이 한두 차례 전화 통화를 한 것으로 짐작되고 있으나 협상 준비를 위해 만난 적은 한 번도 없다.
박찬호와 절친한 사이이면서 스콧 보라스와도 가까운 T씨는 14일 전화 통화에서 "아직 박찬호와 스콧 보라스는 만나지 않았다. 아마 이번주 중에는 만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로 미루어 보면 박찬호와 스콧 보라스, 다저스 구단 등 관계 당사자들이 조정 신청자체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조정 신청은 하나의 요식 행위일 뿐, 최악의 상황이 오지 않는다면 별 의미가 없다. 2월 초 조정위원회가 열리고 조정청문회, 판정까지 한 달간의 여유가 있기 때문에 그 기간 중 협상 타결을 본 뒤 조정신청을 취소하면 되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박찬호와 스콧 보라스는 조정 신청을 한 뒤 나흘 뒤에 인센티브 포함 425만 달러에 계약을 맺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