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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장; 신사 사대부고의 포켓몬스터 4인방 [61-70]
61
찰칵-
10시가 다되어가는 시간.
약간의 술을 마신 이주가 눈을 살짝 작게뜨고는 가주의 집문을 살짝 연다.
그리고 넓은 밝은거실에, 그리고 좀더 들어서자 쇼파에서 앉아 티비를 보는
가주가 보인다.
그모습에 약간 긴장한 이주지만 곧 가주가 자신을 보자 표정을 풀고는
가주에게 다가간다.
가주가 싱긋 웃으며 말한다.
"어디갔다왔어? 조금늦었네."
"일이생겨서요."
"일?"
"네. 녀석들은요?"
"뒤에있잖아."
가주의 말에 이주가 살짝 고개를 갸우뚱하며 쇼파뒤를본다.
그러자 쇼파뒤에서 배를내밀고 서로 꼭 끌어안고자는 둘의 모습에 픽웃어버린다.
그에 가주가 말한다.
"너도 씻고 자던가해. 피곤하겠다."
"아니에요. 별로 안피곤해요. 가주님은 잠안와요?"
"난 원래 잠이 없어."
가주가 픽 웃으며 티비로 시선을 돌린다.
그에 이주가 말없이 가주를 바라본다.
어린아이같은 모습의 가주지만 왠지 가주를 닮은 사진속 여자의 모습과 비슷하다는생각이들자
이제는 가주가 여자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해시에게서 들은 가주의 그 아픈 기억을
어떻게 저 작은몸으로 다이겨냈는지 신기하기도하고.
이주가 말없이 가주를 바라보다가 무의식중에 살짝 가주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그에 가주가 이주를 올려다보고 멍하게있던 이주가 살짝 당황한다.
가주가 이주에게 말한다.
"....지금 너 나 귀여워해주는거냐?"
"아, 아, 아니에요. 머, 먼지가 묻어서.."
"뭘 그렇게 당황해. 빨리 먼지 털어."
"네, 네.."
이주가 가주의 머리를 터는척하더니 얼굴을 붉히며 비어있던
방으로 들어가버린다.
그 모습을 가주가 말없이 보더니 중얼거린다.
".....라이츄...발정났나."
.
.
.
.
.
"하암..............."
아침.
가주가 살짝 눈을 부비적거리며 일어난다.
삐죽삐죽 세워진 머리들과 살짝 부은 눈.
몽롱한 눈빛으로 방을 둘러보더니 하품을 찍 하고
침대에서 내려간다.
피카츄모양이 잔뜩 그려진 잠옷바지를 질질 끌면서
화장실로 간 가주가 대충 씻고 나온다.
그리고 짧은바늘이 8시를 향하는것을 보고서는
가주가 방문을 열고 나간다.
"...............아직도 자네.."
가주가 방을 나가자 보이는 두녀석의 모습에
픽웃으며 중얼거린다.
어제와같은 자세로 쇼파뒤에서 거실중앙으로 와있는 두녀석.
어떻게 저기까지갔는지 신기함을 느낀 가주가 픽 웃으며
둘에게 다가가 부기의 등을 발로 툭툭 차며 말한다.
"밥줘. 밥줘. 꼬부기, 밥해."
".........으어어어......."
부기가 손을 공중에 쉬쉬 저으며 잠꼬대를 하더니 다시
이리를 껴안고잔다.
그에 가주가 귀엽다는듯 이리의 등을 발로 툭툭 차며 말한다.
"밥해, 파이리. 밥해."
".......으음....거기 누나아....."
".꿈..속에서 여자라도 만나는가.."
갑자기 누나를 찾는 이리의 모습에 가주가 한숨을 쉰다.
배가 점점 고파오자 가주가 짜증을 내며 이리와 부기를
발로 강하게 차며 말한다.
퍽 퍽
"잠만보로 진화한 몬스터들."
"으으으......"
가주의 짜증을 못느꼈는지 둘은 약간의 신음을 내며 다시 잠에빠진다.
가주가 투덜거리며 이주가 자고있는방으로 간다.
방문을 열자 침대에서 누워자는 이주가 보인다.
가주는 소리없이 살금살금 이주의 침대옆으로 다가간다.
바른자세를 유지하고 자는 이주의 모습에 가주가 중얼거린다.
"자는것도 범생이."
가주가 삐죽거리며 말하더니 이주를 뚫어져라바라본다.
한동안바라보던 가주가 중얼거린다.
"니녀석도 꽤 잘생겼었구나."
전체적으로 보니 남자치고는 매끈한 피부와
날카로운 콧날과 턱선.
가주가 뚫어져라바라보더니 진한 눈썹에
신기해하며 살짝 이주의 눈썹을 손으로 훑는다.
그에 집중해던 가주인지라 이주의 손이 갑자기 뻗는것도
보지못하였다.
자고있던 이주의 손이 순식간에 가주의 손목을 잡고
다른팔이 가주의 허리를 잡는다.
순간 놀란 가주가 눈을 크게 뜨며 침대위에
무릎을 올리며 이주에게로 몸이 넘어가는것을 지탱했지만
자신의 허리와 손목을 감싸고있는 이주의 손에
갑자기 두근거려 눈을 크게 뜬다.
이주가 감고있던 눈을 뜨며 감미로운목소리로 말한다.
"나 잘생긴거 몰랐어요?"
".........안자고있었어?"
"글쎄요. "
이주가 살짝 웃으며 말하자 가주는 이주를 바라본다.
이주가 입을 연다.
"순식간에 잡아당겼는데 안안겨오네."
"뭐?"
"내 얼굴구경한 값."
이주가 픽 웃으며 말하더니 가주를 잡아당겨
꼭 안아버린다.
가주는 이주의 말에 다시한번 놀라 무방비한상태로
이주를 보다 결국 이주에게 안기는꼴이되버린다.
이주가 가주를 꼭 안더니 말한다.
"정말 작다. 더 강하게 안으면 깨질것같아."
".......라이츄..."
"....난 어쩐지 이런 가주님이 좋더라."
"......이주야."
".......왜요. 처음으로 어리광부려봤는데. 싫어요?"
"...너...."
"고부기랑 바이리처럼 안그러고. 매일 딱딱하게만 해오다가 처음해봤는데.
이상해요? 가주님 내가 이러는거 싫어요?"
"..........."
뭔가 이상한 분위기에 가주가 할말을 잃고
이주는 픽 웃더니 말한다.
"....가주님이 여자였다면 좋았을텐데."
62
"..............."
이주의 말에 가주가 살짝 당황한다.
이주는 그를느끼지못했는지 말을 잇는다.
"말도안되는거알아요. 가주님이 불쾌해할수도있지만."
".........."
"내마음이 원하는걸 어떻게해요."
"..............."
이주가 픽 웃더니 말한다.
가주는 멍하니 잠시 그자세를 유지하더니 곧 이주의 품에서
나오더니 이주를 보지도않고 방문을 나가려다 문앞에서말한다.
"..........장난도 정도껏. 여기서 좀더넘어오면 위험구역. 잘알아둬."
"..............."
가주가 방을 나가자 이주는 말없이 방문을 바라보더니
한숨을 푹쉬고 눈을 감더니 중얼거린다.
".........바보같이. 저렇게 작은사람을 남자라고 생각하고있었던 난 뭐지......"
*
"아씨발........"
테라스로 나온 가주가 거칠게 머리를 쓸어올리며 상스러운말을 내뱉는다.
평소 가주의 입에서 잘 나오지않는 욕이지만 익숙하게 나오는 말.
가주가 인상을 쓰며 입술을 깨물더니 주먹을 꼭 잡는다.
아까의 이주의 모습을 보아하니 자신이 여자라는걸 알아차린듯하다.
뭔가 초조한 가주는 두입술을 굳게 다물며 테라스 넘어 보이는
집밖풍경을 바라본다.
"......정말 짜증난다 비가주. 왜그러는거지."
가주가 뛰고있는 가슴에 인상을 쓰며 눈을 꼭 감는다.
뭔가 묘한느낌에 가주는 적지않게 당황하고.
순간 떠오르는 이주의 모습에 가주가 눈을 번쩍 뜨며
당황하고 작게 중얼거린다.
".............비가주. 넌 그런거 하면 안되."
-
"히잉 가주짱님아아~~ 부기 속쓰리셈~~"
"난 강철위를 자랑해서 별로~~"
"가주짱님아~ 깜찍한 부기에게 꿀물 해주셈~~"
"개껍질 즐~ 가주형님~! 귀여운 이리한테 해줄꺼죠~?"
"기집애 님아는 속안쓰리다고했잖셈!! 저리 꺼지셈!! 흥흥!!!"
"즐~"
언제깼는지 테라스에 있던 가주가 거실로 들어오자
순식간에 달려드는 둘에 당황한 가주.
아까의 일을 잊고 둘의 다툼에 가주가 어리둥절해하며
둘을 말린다.
"아침부터왜그래. 부엌에 있으니까 너희가 해먹어."
"싫으셈~!! 가주짱님아가 해주는거 아니면 안먹을꺼셈!!"
"가주형님이 너한테 꿀물해준다냐~? 나한테 해줄꺼거든~"
"기집애는 가서 못생긴 이주한테나 해달라고하셈~"
"누가 못생겼냐?"
둘의 다툼에 시끄러움을 느낀 이주가 방에서 나오더니 말을 내뱉는다.
그에 가주가 살짝 움찔하지만 이주는 가주를 슬쩍보고
부엌으로 향한다.
그것을 보던 부기가 가주의 한쪽팔을 꼭 껴안더니 말한다.
"가주짱님아아~!! 꿀물꿀물~!!! 기브미 꿀물!!!"
"가주형님~!! 나한테 해줄꺼죠? 그쵸~!! 저리꺼져 개껍질~!!"
"싫으셈!!! 잉잉~!! 가주짱님아아~!!!"
"가주형님~!! 날봐요~!!"
"둘다왜그래. 팔 놔봐. 아퍼."
가주가 말하지만 가주의 말을 듣지않고 앙탈을 부리기시작하는 둘.
부엌에서 물을 마시며 나오던 이주가 그것을 보더니 한손으로
둘의 얼굴을 밀어 가주에게서 떼어내더니 말한다.
"가주님한테 무슨짓이냐? 가주님 아프다잖냐."
".....이잉 라이츄~!! 님 애인이 계속 우리 가주짱님아한테 붙으셈!!! 애인관리좀하셈!!!"
"누가 내애인이냐?!! 라이츄 저자식이 일방적으로 나한테 붙는거거든!!"
"내가 언제너한테 붙었냐? 이자식이 스캔들 막 내네."
"사랑싸움여기서 하지말고 나가서 하셈!!! 가주짱님아랑 부기랑 따뜻한시간 보낼꺼셈!!!"
"따뜻한시간은 개뿔~~ 너나 나가라 개껍질아~!!"
"누가 누굴보고 나가라마라야. 파이리, 너나 나가. "
"셋다 왜그래. 제발 자제좀 해."
가주는 셋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말하지만 투닥거리기 시작하는 셋.
이주까지 합쳐서 투닥거리고 가주는 피곤함에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다가
귀를 두손으로 꼭 막고 거실에서 나와 테라스로 향한다.
"가주짱님아 어디가셈~!! 같이가셈!!! 파이리 저리꺼지셈!! 님때문에 우리 가주짱님아 도망가잖셈!!"
"나 때문이 아니라 너때문이지 개껍질아!!! 가주형님~!! 내품으로 돌아와요~!!"
"야 바이리 너 이리안오냐? 내가 언제 너 쫓아다녔냐? 그리고 왜 가주님이 니품에 안기냐? 내품이지."
"아아, 그만좀해 다들."
또다시 시끄러워진 넷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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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주형님~ 아해요 아~ 멋진 이리가 주는 사과 드세요~ 아~"
"즐!!! 저리 꺼지셈 기집애!!! 우리 가주짱님아는 부기가주는 오렌지를 더 좋아하셈~"
"둘다 조용못하냐? 가주님은 내가주는 귤을 더좋아하거든."
"개껍질이랑 라이주 저리 안비키냐?!! 내가 가주형님한테 사과줄꺼다!!"
"싫으셈!! 기집애랑 이츄나 저리비키셈!!! 부기가 줄꺼셈!!!"
"가주님은 날좋아하거든? 너희 저리 자리좀 비켜주지?"
"셋다 그만좀하지?"
거실에서 티비를 보던 가주의 옆에 앉아 이것저것 과일을 권하는 셋에
가주가 살짝 인상을 쓰며 말한다.
그에 부기가 바락바락 소리친다.
"이것보셈!! 님아들때문에 우리 가주짱님아 스트레스 받잖셈!!! 이러다가 우리가주짱님아
탈모라도 나면 어떻게하셈!!! 흑흑......."
"지랄말고 저리안꺼지냐 개껍질?! 너때문에 우리가주형님 더 힘들어하잖냐!!"
"니가 제일심해 바이리. 저리 비켜라."
"이츄 넌 왜 안하던짓을 하고그러셈!! 저리비키셈!! 우리가주짱님아한테 흑심있는거라면 빨리지우셈!!"
아침에 이어 점심을먹은 이후 또 투닥거리는 셋의 다툼에
가주는 하품을 하며 살짝 인상을 쓴다.
셋은 투닥거리면서 서로를 밀어낸다.
가주가 귀찮다는듯 머리를 쓸어올리다가 진동이울리는 폰에
폰을 받아든다.
"여보세요."
그에 투닥거리던 녀석들의 다툼도 조용해지고 가주를 바라본다.
가주의 귀에 들리는 휴대폰 넘어 목소리.
-후배님, 집이냐?
"........지우선배?"
가주의 말에 이리가 살짝 인상을 쓰고 부기와 이주는 가주를 바라본다.
-내목소리 아네- 지금 어디냐?
"뭐, 집이겠죠."
-그래? 혹시 커다란 이집이 너희집인가?
"예?"
-창문밖에 봐.
지우의 말에 가주가 살짝 당황하며 일어서서는 테라스로향한다.
테라스 난간에 기대어 대문을 바라보는 가주.
대문앞에서 가주를 보고 손을 흔드는 지우의 모습에 가주가 입을 연다.
"우리집 어떻게 알았어요?"
-뒷조사좀했지- 내가누구냐? 멋쟁이 지지우님 아니냐-
"뒷조사요?"
-그래- 문안열어주냐? 나 다리아파 죽겠다-
"아 잠시만요."
가주가 폰을 닫더니 거실로와 초인종옆에있는 문열리는버튼을 누른다.
그에 옆에서 멀뚱히 보고있던 이리가 입을 연다.
"그 지하철인가 그사람 온거에요?"
"그런가본데."
가주가 픽 웃으며 말하자 부기가 낄낄 웃으며 말한다.
"아~ 그 지우개님아말이셈~? 그 님아 진짜 웃기셈~ "
"지우개가 아니라 지랄이라니까."
"지하철이라니까 그러네 진짜."
"지지우라고-"
셋이 지우의 이름으로 놀고있자 그모습에 가주가 픽 웃는다.
그러다가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자
지우가 삐딱한 자세로 서서 있다.
그에 부기가 지우를 향해 손가락질하더니 외친다.
"지우개!!!"
"...지지우라고-!!"
"지하철이라니까!!"
"지랄이라고."
이름을 가지고 늘고지는 넷의 투닥거림에
가주는 버릇처럼 두손으로 귀를 꼭 막는다.
부기가 지우에게 말한다.
"님아 이름 지우개인거 다아셈!! 그러니까 발뺌하지마셈!! 님은 어쩔수없는 지우개이셈!!"
"지하철이라니까?!!"
"지랄이라니까 이것들이 진짜."
"지지우라고 지지우!!"
"넷다 그만들좀 해."
가주가 인상을 쓰며 지우와 세아이의 사이를 떨어뜨려놓자
부기가 입술을 삐죽내밀며 투덜거린다.
"치......근데 지우개님아는 왜온거셈? 올려면 맛있는거라도 사오지그랬셈~"
"지지우라니까 진짜... 학생한테 돈이어디있냐-? 택시비밖에없다."
"택시가 돈이 얼만데. 그냥 이름에 어울리게 지하철 타고오지~"
"정말 지랄도 병이다 병."
64
이주의 말에 지우가 살짝 빠직거린다.
옆에서 그것을 보던 가주가 지우에게 입을 연다.
"왜왔어요? "
그에 지우가 픽 웃으며 말한다.
"기껏와줬더니, 뭐? 왜왔어요? 고마운줄은 모르고-"
"왜왔습니까?"
가주가 최대한 친절하게 말한듯 말하자
지우가 옆에있는 쇼파에 털썩 앉으며 말한다.
"우리 후배님 잘있나해서- 그런데 보니까 좋아보이네."
"당연하죠. 나쁠이유는 없으니까."
"그래, 후배 기분좋으니까 내기분도 좋네."
"별말씀을."
가주가 말하면서 지우의 맞은편 쇼파에 털썩 앉는다.
옆에있던 이주가 그런 가주를 보더니 지우를 바라본다.
지우가 집을 둘러보더니 말한다.
"집이 꽤 좋네. 아무도 없어?"
"부모님 두분다 지금 출장가셨어요."
"그래-? 근데 너희는 왜여기있냐? 학교안가냐?"
지우가 녀석들에게 말하자 딴짓을 하던 녀석들이 지우를
보더니 이리가 입을 연다.
"우리는 가주형님의 팬클럽이니까."
"맞으셈 맞으셈~ 꺄꺄꺄~~"
"팬클럽? 너희 세명이?"
"넴넴~!! 우리는~ 피카츄아이러브유 카페의 회원들이셈~~"
"그런곳도있냐? 주인 누군데?"
"주인은 이츄 셈~~ "
옆에서 말없이 손톱을 만지작거리던 이주가
부기의 말에 인상을 쓰다가 픽 웃는다.
아마 가주의 팬클럽 주인이라는 말에 갑자기
자부심이 느껴졌나보다.
그에 가주는 이주가 귀엽다는듯 픽 웃고
지우도 픽 웃어버린다.
"그러냐-? 귀엽네. 심심한데 나 집 구경좀 해도되냐, 후배님?"
"마음대로요."
가주의 말에 지우가 일어나서 집을 이리저리 둘러보기시작한다.
그것을 보던 부기가 작은목소리로 말한다.
"저 지우개님아는.............왠지모르게 포스가 강하셈....."
".......그러게............"
옆에있던 이리가 작은목소리로 말한다.
그에 이주는 살짝 인상을 쓰며 지우를 힐끔 보고
가주는 픽 웃어버린다.
그러다가 곧 2층으로 올라가는 지우를 보고
이리를 보며 픽 웃는다.
"......저형님......윗층에가서 물건 뭐훔쳐가는거아니셈~? 헉~!! 그러면 어떻게하셈!"
"설마그러겠냐~? 저 인간 돈좀 있어보이는데....."
"훔쳐갈것도 없던데.."
이주의 말에 윗층을 살짝 보던 가주가 곧
책상위에 올려놓은 액자를 생각해내더니 순간 깜짝놀라며
벌떡 일어난다.
그에 아이들이 가주를 올려다보자 가주가 아랫입술을 꼭
깨물며 2층으로 뛰어올라간다.
그모습을 뒤에서 보던 부기와 이리가 고개를 갸우뚱하고
이주는 그모습에 대충 짐작간다는듯 픽 웃는다.
2층으로 뛰어올라간 가주가 좌우를 살펴보더니
액자가있는 방문이 열려있는것을 보고 머리를 쓸어올리며
살짝인상을 쓰더니 숨을 한번 들이키고는 문을 연다.
역시나 액자를 한손에 들고 사진을 보고있는
지우의 모습이 보인다.
가주가 그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자 지우가 가만히 말한다.
"..................머리가 기네."
"........그건.........."
".....우리후배님............이런모습이였구나."
지우의 말에 가주가 말없이 방문을 닫는다.
그에 지우는 픽 웃는다.
가주가 입을 연다.
"오해하지말고 내말들어요. 그사진은-"
"변명. 그런거 나한테 안먹혀- 그러니까 변명할 생각이라면 그만둬."
"........변명이 아니라"
".....니가 여자라는거, 잘알고있어."
".................."
지우의 말에 가주가 눈을 크게 뜬다.
지우가 말을 잇는다.
"18살 비가주. 몇년전부터 계속되는 자살시도로 성장도 멈추고
여자의 모습을 숨기고 남자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지금은 좋은 고등학교에서 잘 생활하고있지.
저 커다란 일을 한 이유라고 하면
저 강인한 뒷모습에 묻어져있는 이상한애 라는 녀석때문이겠지."
65
"........................"
지우의 말에 가주의 눈빛이 싸늘하게 변한다.
뒤를 돌아봐 가주를 마주하는 지우.
가주의 눈빛에 픽 웃는다.
가주가 입을 연다.
"당신. 누구야. 누군데 그일을 알고있는거지?"
".......글쎄. 내가 누굴까."
"허튼개수작이라면, 꺼지는게 좋을꺼야. 나, 한번 화나면 무서운 애거든."
"알고있어. 너도 중학교때 엄청 문제아였다는거. 뭐, 그일이후로 성격이 바꼈지만말이야."
"......씨발.........누구냐고....너 누구냐고!!"
가주가 소리치자 지우가 말한다.
"기억못하나보네... 난 너 아직도 기억하는데."
".....뭐?"
"한애가 중3때. 너 중2였잖냐- 그때, 너 매일 교문앞에서 한애기다릴때.
나 항상 너봤었는데. 한애랑 손꼭 잡고 가는 모습, 나 항상 봤었는데."
"............무슨 소리를..."
"인사도 한번 한적있었잖아. 한애랑 교문같이 나서는데.
한애가 너한테 나 소개시켜줬었는데 너 그냥 그거 무시하고 한애손잡고 가버렸잖아....
기억 못하는거냐?....."
".......그게 무슨....."
가주가 살짝 인상을 쓰며 지우를 바라본다.
지우의 말에 잠시 곰곰히 생각하는 가주.
떠오르는것은 아무것도 없고 한애가 가끔 하던말이 생각난다.
[내짝꿍은 정말 멋지고 착하고 나한테 엄청잘해줘- 그래서 우리반 애들이 나 질투도한다?]
그말에 설마하는 마음으로 지우를 바라본다.
지우는 할수없다는듯이 픽 웃더니 사진을 바라보며 입을 연다.
"내가 중3때 말이다. 우리반에 정말 이쁜아이가 있었다.
청순하고 하는짓도 정말 귀엽고, 공부도 잘하고 모든지 완벽한 아이였어.
솔직히 그때까지는 내가 좀 잘생기고 완벽했었걸랑? 그래서 여자애들이
존나 가식적인 모습으로 날 꼬실려고 덤벼들었었어-"
".................."
지우의 말에 살짝 가주가 인상을 쓴다.
지우가 픽 웃더니 다시 입을 연다.
"근데. 그 이쁜아이는 안그랬었어. 내가 다른여자아이들에게 관심받고있을때
그애는 한 여자아이 사진을 들고 턱을 괴고서는 그사진만 웃으면서 보고있었다.
난 왠지 그게 싫었어. 그냥 왠지 싫고 그 사진속의 여자아이도 싫었어.
그런데 어느날이였다. 갑자기 담임새끼가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짝꿍을 바꾸는데
내가 정말 재수좋게도 그 여자애랑 짝궁이 된거야.
그날 그여자아이옆에 앉아서 부끄러워서 창문밖에 보는척하다가 그여자아이가
날 툭툭 건드리는거야. 그래서 난 말없이 그아이를 바라보는데.
그아이가 나에게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
".......혼자서 폼잡지말고 공부나 해. 라고........."
지우과 과거를 회상하듯 픽 웃으면서 책상에 걸터앉아 사진을 바라본다.
"그때 정말 놀랐다. 청순한것만 같던 아이가 그런말을 내뱉더니.
하지만 그때부터 그아이와 더 친해졌어. 그아이는 나에게 너무나도 편하게 다가왔고,
나도 그런아이가 싫지만은 않았다. 그래서 그아이와, 할말 못할말도 없는사이가되어버렸어.
물론 반안에서지만. 그아이와 밖에서 만나는일은 없었거든."
"그리고 어느날부터인가 그아이가 여자아이의 사진을 보여주며 그여자아이에 대해
자랑하기시작했어. 이아이는 2학년의 비가주라는 아이인데 내가 정말 좋아하는 아이라고.
정말 착하고 귀여운 아이라고. 매일 입이 닳도록 니칭찬만 했었어, 그아이는.
그래, 그런 아이였어.....한애는그런 아이였어........."
"..............."
지우의 말에 가주가 눈을 크게 뜨며 주먹을 꼭 쥔다.
이제야생각난다, 언제나 교문을 나오는 한애의 뒤에서 한애를 말없이
바라보는 지우의 모습이.
그냥 우연이라고만 생각했던 그런 지우였는데.
지우가 입을 연다.
"그러던 어느날이였어. 정말, 날씨가 좋은 날이였는데. 길을 오다가
하트표모양의 돌을 주어서 한애에게 선물하면 좋아할것이라고 생각하고
기분좋게 학교를 오고있었어. 그런데 학교앞에는 이상하게도 흰색의 병원차들이
빨간 사이렌을 울리며 있더라. 이상한마음이 들었지만 그냥 무시하고 교문을
나서던 참이였어. 내옆을 지나가던 여자아이 두명의 이야기를 듣고 난 놀랄수밖에 없었어."
"................설마....."
가주가 순간 소름이 돋으며 눈물이 고이기시작한다.
그순간의 기억이 떠오르기시작하는것이다.
"...........3학년의 한애라는 아이가 죽었다고.....아침에 말없이 옥상으로 뛰어올라가더니....
그자리에서 소리를 지르며 뛰어내렸다고............................"
"...........................흐읍...."
가주가 순간 터져나오는 울음에 입을 막고 눈물을 흘린다.
지우도 눈시울이 붉어지더니 액자를 강하게 쥔다.
지우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어간다.
"......다리에 순간 힘이 쫙 풀렸지만....주저앉지못했어..........정말.......정말 소름돋게도....
..............내옆으로 흰색 천으로 덮혀서........어디선가 많이 본 피가 잔뜩 묻은 한쪽팔이
힘없이 천 밑으로 보이는것을 보고...........정말........순식간에 눈물이 나오더라......"
"........흐읍.......흑............"
"..........다..음날....학교분위기도 말이 아니고......2학년에 두명의 아이가
전학을 가버렸다는 소문이 났어........그 두아이......하나는 한애와 정말 절친했던
아이였고........한아이는 한애의 동생이였고..........."
"..............어..떻게.....흐읍....."
가주가 두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운다.
지우는 눈물을 삼키고 말을 한다.
"그뒤로.........너희 둘 찾아다녔어......정말 힘들게..............
한애가 왜 죽었는지에 대해서 알까봐.....너희 찾아다녔어.............
....그러다가...........니가 자살시도 엄청나게 한것도알게되었고.......
너의 남장소식....그리고.............한애의 자살이유까지도....."
"................흐읍....흑.....흐윽...."
".........널 원망하진 않는다. 처음에는 니가 미웠지만, 이제는 아니야....
너도 힘들어하고.....너도 한애의 자살, 원하지않았다는거 알았으니까.........."
"......흐윽.........흡......."
"..........울지마라......그때 일, 다시 생각나게 해서 미안하다..........
....하지만.......이이야기하는 나도........너무 힘들었다.........."
지우가 액자를 책상위에 두고 가주에게로 다가가 가주를 꼭 안아주자
가주가 지우를 꼭 안고 지우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는 운다.
그에 지우는 눈을 꼭 감고 가주는 어깨를 들썩이며 눈물을 흘린다.
66
"..............말도안되.........."
"....................."
"........................"
문고리를 잡으려던 이리가 방안에서 들리는 소리에
멍하니 손을 떨군다.
뒤에 있던 이주는 대충 예상한듯 무덤덤한 표정이지만
부기는 멍하니 바닥을 바라본다.
이리가 아랫입술을 꽉 깨물더니 2층을 뛰쳐나가고
부기는 그런 이리를 보다가 이주를 보고서는
이주에게 말한다.
"잠시만 따라와봐라."
"..................."
180도 바뀐 부기의 모습에 이주는 한숨을 쉬며
말없이 부기를 따라나간다.
가주가 2층으로 뛰어올라가자 이리가 궁금하다는듯
부기와 함께 그뒤를 따라갔지만 지우와 가주의 말에
굳은자세로 그 이야기를 모두 들어버린 아이들.
.
.
.
.
"...............라이주."
".......어."
".........너처음부터 알고있었냐?"
테라스로 나온 두아이.
부기가 한껏 굳은 표정으로 이주에게 말한다.
이주도 마찬가지로 굳은표정으로 부기를 바라본다.
부기의 표정이 살벌하다.
이주는 한숨을 쉬며 말한다.
"어."
"......왜 우리한테는 말안했냐?......"
".............나도 얼마전에 알았다."
"...아씨발..."
부기가 인상을 쓰며 머리를 쓸어올리더니 말없이 창밖을 바라본다.
이주도 고개를 숙이고서는 발끝으로 바닥을 툭툭 친다.
그러다 부기가 입을 먼저 연다.
"......어떻게 할건데.."
"뭐가?"
"...가주짱.......계속 모실꺼냐고.."
"..그럼 그만둘생각이였냐?"
"......가주짱이 우릴 속였는데도?"
부기의 말에 이주가 고개를 들어 부기를 바라본다.
부기도 이주를 바라본다.
이주가 입을 연다.
"..........넌.....가주님을 어떻게 생각했냐?"
"...뭐?"
"....평소에 가주님을 어떻게 생각했었냐고."
".........그야.. 우리가 지켜드려야할분, 우리의 한쪽, 우리의 또다른 목숨..."
"............그럼된거네."
"........뭐?"
이주가 씨익 웃으며 부기에게 말한다.
"가주님이 어떤사람이든, 남자였든 여자였든, 가주님을 위해 희생하는것.
그게 우리가 해야하는일이라고."
"......하지만 가주님은."
"가주님이 우리를 속였다는 그런 유치한 말을 할 생각이냐? 잘생각해봐라.
니가 충성을 다한 사람이 남자모습의 가주님이였냐? 비가주라는 사람이 아닌
남자모습의 비가주 였냐?"
"...................."
".....등신같은 새끼야. 잘들어라. 우리를 울고 웃게 해줬던 사람은
남자모습의 가주님만이 아니였다. 그속에 숨어있던 여자모습의 가주님도 있었단 말이다."
"................이주야..."
부기가 이주를 멍하니 바라보자 이주는 픽 웃고는
부기의 어깨에 팔을 두르며 말한다.
"뭐하냐? 어디서 또 울고있을 바이리새끼나 찾으러 가자."
"...........멋진새끼."
"이제 알았냐? 내가 멋지다는거."
"치~ 지랄마셈~~ 우리 가주님 만할까봐~!!"
"이 자식이-"
장난끼 섞인 표정으로 테라스를 나가는 둘의 모습이 다정하게 느껴진다.
67
"바이리 이자식 멀리나갔으면 어떻게하냐? "
"괜찮으셈~ 기집애 지갑 안가져가서 멀리 못갔을꺼셈~ "
"하긴. 그자식 여기 길 몰라서 많이 못나갔을꺼다."
부기와 이주가 가주의 집을 빠져나와 이리를 찾아나선다.
부기가 살짝 곁눈질로 가주의 집을 힐끔 보고 한숨을 쉬지만
싱글싱글 웃으면서 가주와 함께 길을 걷는다.
"내혼자서는 어디서 질질 짤고있을것 같으셈~ 가주짱님아가 여자였다는게
얼마나 큰 충격이셈~? 기집애처럼 또 혼자 울고있을꺼셈~~"
"그런가. 솔직히 그자식은 이런거 확실히 싫어하니까."
"내말이 그거셈~ 누가 자기 속이는거 죽기보다 싫어하는데 많이 충격먹을꺼셈~"
"그러게. 거기다가 처음있는 일도 아니니까 더욱더 신경써줘야지."
"맞으셈~ 기집애에게 애정을 쏟아야겠셈~"
"지랄."
이주가 픽 웃자 부기가 낄낄 웃다가 놀이터쪽으로 시선을 돌리더니
그네에 앉아서 고개를 숙이고있는 한 사람을 보고 발을 멈추더니
이주에게 말한다.
"저거. 기집애 아니셈? "
"어디."
부기가 놀이터를 향해 손가락질 하자 이주도 그것을 보고 살짝 인상을 쓴다.
분위기가 아닌듯해도 분명히 이리가 맞는듯하다.
이주가 한숨을 쉬며 말한다.
"맞네. 지혼자서 뭐하는거야 저녀석은."
"쯧쯧~ 누가보면 귀신인줄 알고 기절하겠셈~ 기집애 때문에 놀이터 분위기가 아주 칙칙하셈~"
"내말이. 저자식 근처에만 그늘이 끼여있네."
농담을 주고받으며 이리에게 다가가는 둘.
고개를 숙이고 있는 이리에게 다가가자 역시 그사람은 이리였고
부기와 이주는 이리의 모습에 한숨을 내뱉는다.
이리가 고개를 숙이고서는 그네에 앉아 그네를 삐그덕거리더니
자신의 앞에 있는 발들을 보고서는 천천히 고개를 든다.
단시간만에 어두워진 이리의 얼굴에 부기가 혀를 차며 말한다.
"기집애~!! 여기서 뭐하는거셈? 정말 몰골이 이게뭐셈 이게? 정말 못봐주겠셈~"
"완전 알코올중독자같다. 뭐하냐? 얼른 집에들어가자."
"................"
이리가 말없이 둘을 바라본다.
그에 부기가 이리의 팔을 끌며 말한다.
"뭘 기분더럽게 쳐다보셈~!! 안그래도 못생긴게 더 못생겨져서는!! 빨리 집에 가셈~!!"
"..........야"
이리가 입을 열자 부기도 이리의 팔을 놓고 이주도 이리를 바라본다.
이리는 그네의 줄에 살짝 머리를 기대더니 말한다.
".....정말 개같네....."
"뭐가? 뭐가 개같냐?"
이주의 말에 이리는 살짝 눈을 내리깔더니 말한다.
"........속았다는게.......또 다시 속았다는게......"
"......바이리............"
".....한번 속았으면 이제 속지말아야되는데..........또 속아버렸다......"
"................."
이리가 눈을 꾹 감더니 말한다.
".........여자라는 것들한테....또 한번 속았다......"
".......이리야........."
".....그래, 그때랑 지금이랑 상황이 다른거 알어....그때는.........
그때는 바보같이 나혼자.....한여자한테 속아서 놀아주고 버려진것 뿐이고......
...지금은 우리 다같이 속아서 놀아주고 버려진것 뿐이고........"
"..........바이리."
"........너희도 당한거 아는데...그런거 아는데.......나만 이렇게 아픈거아닌데......
.....그때 기억이 자꾸 떠오르는데........어떻게 하냐.........."
"씨발새끼야."
가만히 있던 부기가 이리의 멱살을 잡는다.
이리가 멱살을 잡혀 일어서고 이주는 옆에서 가만히 둘을 바라본다.
부기가 화난듯한 표정으로 말한다.
".............누가...누구한테 버려져..........."
68
이리가 부기를 올려다보며 말한다.
"........고부기 놔라.........."
"씨발새끼야.......잘들어!! 우린!! 버려진게 아니야...알았냐?!! 등신같은 새끼야!!"
"그게 아니면 뭔데....그게 아니면 뭐냐고!! 엄연히 비가주라는 그 여자가 우릴 속인거"
퍽
부기가 이리의 뺨을 주먹으로 때린다.
이주는 가만히 그것을 지켜보고 부기가 쓰러진 이리에게 말한다.
"말조심해라.....가주짱....우리 안버렸어..가주짱이 우리버린다고 했냐?
가주짱이 우리 가지고 놀았다고? 니가 그걸어떻게아는데? 가주짱이 무슨사정이 있을수도 있었고!!...
...속았다고? 그래.....속은거 맞아........근데 말이다..."
".............."
"........우릴 속인 사람인데....생각해보면 나쁜사람인데......그래도 어쩌냐....
.....가주짱인데.......우릴 속인 사람이......우리가 평생 지켜줘야할 우리 주군인데..."
"..............."
".....나도 너처럼 화가났었는데......정말 짜증나고 화났었는데......라이주 말들으니까....
....금방 풀리더라........니가 생각하기에는.......우리가 충성을 다했던 가주짱이
남자모습의 가주짱이였냐? 아니면 여자모습의 가주짱이였냐?........."
부기의 말에 옆에있던 이주가 픽 웃고 이리는 아무말없이 부기를 바라본다.
부기가 입을 연다.
"..........우리가 충성을 다했던 사람은 남자모습의 가주짱도 아니였고, 여자모습의 가주짱도 아니였다.
우리가 충성을 다했던 사람은....가주짱, 그 자체였거든."
".................고부기..."
"등신아. 니 옛날에 그일 우리도 충분히 아는데. 그때랑 지금이랑 달라.
그때일때문에 바람둥이 짓 하는것도 다안다. 그래도 이젠 잊을때 됫잖냐.
우리한테는 가주짱이 있으니까."
"............씨발...짜증나게...듣고보니까...........그러네......."
이리가 입술을 꾹 깨물더니 젖은 눈빛을 꾹 감더니
바닥에 누워버린다.
그에 부기가 씩 미소를 짓더니 말한다.
"기집애~ 더럽게 거기다 누우면 어떻게하셈~? 거기 저번에 어떤 똥깨가 똥때리던데~!!"
"........아씨발!! 이 새끼야!! 그걸 지금 말해주면 어떻게하냐?!! 아씨.......폼좀 잡으려고 했더니..."
이리가 난리를 치며 일어난다.
그에 이주도 픽 웃고 부기도 낄낄 웃는다.
이리가 옷을 털며 말한다.
"..............새끼들...오랜만에 멋진짓좀 하네......."
"훗~ 부기가 조금 멋있으셈~"
"고부기 죽고싶냐? 저말 내가한건데 니가 따라한거잖냐."
"즐드셈 님아~~"
"아무튼 저새끼는 저작권침해로 고소해야되~"
"이게 어떻게 저작권침해셈?!! 즐 먹으셈 기집애!!!"
"이게 죽을려고~ 좀 멋있다고 봐주니까~!!"
"즐즐즐~!!!"
또다시 투닥거리는 모습에 이주는 픽 웃는다.
그리고선 투닥거리는 둘에게 말한다.
"지랄말고 가주님한테 가자. 가주님 보고싶지않냐?"
이주의 말에 이리와 부기가 투닥거림을 멈추고 말한다.
"당연하지~ 우리 가주형님 지금은 안울려나~?"
"가서 가주짱님아 꼭 안아주고싶으셈~!!"
이렇게 셋은 다시한번 뭉쳤다.
69
"벌써가요?"
"그럼 가야지- 또 너의 충성스러운 부하들한테 한소리 듣기는 싫다-"
"음 그런가. 그럼 잘가요."
"그래, 나중에 보자-"
집을 나가는 지우의 모습에 가주는 한숨을 쉬며 부엌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냉장고에서 얼음주머니를 꺼내들어 거실로 나온다.
한숨을 푹쉬며 쇼파에 살짝 눕더니 눈위에 얼음주머니를 살짝 올려놓고서는
차가운느낌에 중얼거린다.
"........녀석들, 눈부은거 보면 또 뭐라고 할텐데......"
그때 말과 동시에 열리는 문소리와 아이들의 목소리에
한숨을 쉬며 얼음주머니를 살짝 들어올리며 상체를 일으킨다.
한손에 검은비닐봉지를 든 녀석들이 들어오자 가주가 픽 웃으며 말한다.
"어디갔다 왔어?"
그에 부기와 이리가 살짝 머뭇거리지만 이주가 작은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슈퍼에 뭐 먹을것좀 사러갔다왔어요."
"....가주짱님아~ 부기가 가주짱님아한테 줄려고 잡동쓰2 사왔셈~!!!"
"어? 진짜?"
그에 가주가 눈을 크게 뜨며 쇼파에서 내려와 쪼르르 부기에게로 달려간다.
부기가 낄낄 웃으며 과자하나를 꺼내들어 가주에게 내민다.
가주는 기분좋은듯 받아들어 부기의 엉덩이를 손으로 톡톡 치며 말한다.
"사랑스러운 꼬부기."
"에헤헤~"
부기가 기분좋은듯 웃자 옆에 있던 이리가 부기를 밀며
가주에게 사탕 봉지하나를 내민다.
"가주형님~! 나는 가주형님한테 줄려고 사탕도 봉지로 사왔는데요!!"
그에 가주가 빙긋 웃으며 사탕을 받아들고는 이리의 손을 잡고
이리저리 흔들며 말한다.
"더 사랑스러운 파이리."
그것을 보던 이주는 픽 웃는다.
**
"아프죠- 아프죠- 언제나 날 울리기만 하던 그사람이 없다는게-"
큰소리를 내는 진공청소기를 한손에 잡고 청소를 하는 가주가 노래를 흥얼거린다.
아침에 학교를 안가려는 아이들을 억지로 보내 아무도 없이 조용한 집안.
여유롭게 청소를 하는 가주가 바닥에 먼지가 모두 없어진것을 보고
청소기의 버튼을 끄고 한쪽 구석에 밀어넣는다.
"날 웃게 한사람- 날 지켜준 한사람- 바보야 너란걸 모르니-"
다음 가사를 모르는지 다른 노래를 부르는 가주.
정원밖으로 나가 수도꼭지에 고무관을 연결시켜 물을 틀더니
식물들에게 물을 뿌리기 시작한다.
맑은 날씨에 기분이 좋아진 가주가 옅은 미소를 짓고
꽃에게 물을 모두 주자 물을 끄고는 젖은 손으로
머리를 쓸어올린다.
"아. 더럽게 상쾌한 하루네."
"그러게. 정말 짜증나게 상쾌해-"
그때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가주가 뒤를 돌아본다.
그곳에선 해시가 싱긋웃으며 가주를 보고있었다.
.
.
.
"우리집에는 어떻게 들어온거야?"
가주가 쇼파에 살짝 앉으며 말하자 해시가 장식품을 만지며 말한다.
"문이 열려있던데? 그나저나. 집이 그대로구나-"
"우리가족들은 한스타일만 고집하니까."
"하긴- 니 몬스터들은?"
"학교보냈어."
해시가 빙긋 웃더니 쇼파로 걸어와 앉으며 말한다.
"잘됫네. 걔들 있으면 좀 말하기 힘들었는데."
"뭘?"
"너한테 할말 있어서 왔어."
"그게 뭔데."
가주가 무표정으로 해시에게 말한다.
해시가 싱긋 웃으며 말한다.
"나랑 미국가자."
70
".............뭐?"
가주가 순간 멍해지더니 되묻는다.
그에 해시가 똑바로 다시한번 말한다.
"나랑 미국가자구. 이번주 안으로 말이야."
"....해시야......"
"여기 계속 있어봤자 한애언니 생각밖에 안날꺼야- 그러니까 나랑 미국가자."
"싫어."
가주의 대답에 그럴줄 알았다는듯 해시가 웃으며 말한다.
"왜? 애들때문에 그러니?"
"....알면서 그런말을 한 이유가 뭔데?"
"애들때문이라....애들때문이기도 하지만, 라이주때문이기도 하지않아?"
"............무슨말하는거야?"
가주가 얼굴을 굳히며 말하자 해시가 픽 웃더니 말한다.
"아무것도- 그나저나, 정말 미국 안갈생각이니? 벌써 티켓도 예약해뒀어."
"난 절대 안가. 가려면 너혼자가."
"그건 안되지- 난 너 데리고 갈꺼야. 아마도...나랑 같이 미국가는게 너한테도 좋을걸?"
"아니. 난 미국갈 생각없어. 그말 하러온거면 돌아가. 난 절대 안가니까."
가주가 자리에 일어나서 말하더니 2층으로 올라가려고한다.
그때 해시가 뒤에서 말한다.
"애들이 알았어."
"...뭘?"
가주가 자리에 멈추며 말한다.
그에 해시가 뒤에서 씨익 웃으며 말한다.
".........니가 여자인걸 너희 애들이 알았다고."
"................뭐...라고?...."
"니 뒷조사좀 한모양이던데? 나한테 와서 묻더라고. 너 여자냐고.
아, 그리고 그것도 알더라. 한애언니 사건......정말 뒷조사한번 심하게했네."
"............설..마...."
가주가 현기증을 느끼며 살짝 뒤를 돌아 해시를 바라본다.
"나한테 니가 여자냐면서 묻길래 난 아니라고 했지. 근데 뭐래는줄알어?
다알고 왔다면서- 한애라는 여자 자살한것까지 다안다고 바른대로 다말하라고하더라고-
그래서 나는 끝까지 모른다고 했지. 그러니까 그냥 가더라?"
"............아..니야. 어제까지만해도...평범하게행동했었는데..."
"못믿겠으면 오늘 확인해보던가- 좀있으면 돌아오겠네. 한번 확인해보고 다시연락줘."
자리에 털썩 주저앉는 가주를 본 해시가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말하고선 가주의 집을 나간다.
자리에 주저앉은 가주는 멍하니 바닥을 바라보더니 순간
흐르는 눈물에 입술을 꾹 깨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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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M] [남장; 신사 사대부고의 포켓몬스터 4인방] (6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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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8.20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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