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일기 - 감자 캐기, 올해 감자농사는 풍작!
어느새 절기가 하지(夏至)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는 여름 하(夏), 이를 지(至)자를 쓰는 한자의 뜻 그대로 계절이 여름에 이르러 몹시 더워지는 때입니다. 그리고 동지(冬至) 때 가장 짧았던 낮시간이 조금씩 늘어지다가 하지에 이르러 가장 길어집니다. 따라서 햇볕이 비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무더위와 더불어 본격적인 여름철에 접어들게 됩니다. 올해는 계절의 걸음걸이가 빨라진 탓에 여느 해보다 더위가 일찍 찾아왔습니다.
우리나라 농가에서 밭에 심는 작물 가운데 대표적인 종자인 감자는 쌀, 밀, 옥수수와 함께 4대 식량작물 중 하나로 꼽힙니다. 그리고 추운 지역이나 고산지대에서도 재배가 가능하고, 짧은 기간 안에 수확할 수 있습니다. 또한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고, 가뭄을 덜 타기에 우리나라 농가에서 가장 많이 심는 작물이기도 합니다. 감자는 농촌에서는 이른 봄에 밭을 갈자마자 밑거름을 한 뒤 가장 먼저 파종하는 작물입니다.
감자는 안데스산맥 원산으로 페루, 칠레 등 남아메리카에서 오래전부터 재배되었습니다. 그리고 신대륙을 발견한 유럽인들에 의해 세계 각지에 널리 보급되었습니다. 감자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19세기경으로 조선 후기 실학자 이규경이 쓴 《오주연문장전산고》에 따르면, ‘1824∼25년 사이에 명천에 사는 김씨가 북쪽에서 가지고 왔다’고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나라에 흉년이 들었을 때 백성들을 굶주림으로부터 구제한 작물입니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감자를 뿌리로 알고 있으나 뿌리가 아니라 땅속에 있는 줄기 마디로부터 기는줄기가 나와 그 끝이 비대해진 덩이줄기입니다. 이른 봄에 심은 감자는 6월 초부터 꽃이 피며, 꽃이 진 뒤 토마토와 비슷하게 생긴 작은 열매가 맺히는데 독성이 있어 먹지는 못합니다. 감자에는 녹말, 단백질, 무기질, 비타민C 등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삶아서 주식, 또는 간식으로 먹거나 알코올의 원료로 쓰입니다.
꽃샘추위가 채 가시지 않았던 춘분(春分) 즈음인 3월 17일, 탄현교육관 텃밭에 거름내기를 한 뒤 골을 타고 두둑을 만들어 씨감자를 심었습니다. 그리고 혹여 잡초에 휘둘릴까 걱정되어 틈틈이 김을 매주기도 하고, 오랫동안 비가 내리지 않을 땐 물을 주기도 했습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꽃이 필 땐 행여나 꽃을 피우느라 덩이가 작게 앉지 않을까 염려되어 꽃대를 잘라주기도 하면서 어느새 석 달이 지났습니다.
감자는 파종한 지 석 달이 지나면 성장이 멈추면서 더이상 땅속의 덩이가 굵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더위가 시작되면 감자 해충인 무당벌레가 이파리를 갉아 먹어 말라 죽을 우려가 있습니다. 게다가 하지가 지나면 머잖아 장마철에 접어들므로 감자가 빗물로 인해 썩을 염려가 있습니다. 따라서 장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서둘러 감자를 캐야 합니다. 그래서 하지 즈음에 캔 감자를 ‘하지감자’라 부릅니다.
6월 넷째 주 일요일인 6월 23일에는 법인의 전.현직 임직원과 가족,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이 탄현교육관에 모였습니다. 그래서 텃밭에서 감자를 캐고, 완두콩을 수확한 빈 이랑에 들깨 모종을 심었습니다. 그리고 감자 캔 자리에 멀칭을 하여 무, 배추 등 김장채소 파종할 준비를 하였습니다. 호미질할 때마다 주먹 크기의 굵은 감자가 울멍줄멍 쏟아져 나와 손끝에 뿌듯함이 느껴졌습니다. 올해 감자농사는 그야말로 풍작이었습니다.
첫댓글 와아
하지감자라고 알고있읍니다
많기도 하네요
농사든 감자든 성현희회장이 없으면 되는일이 없읍니다
감자농사가 잘되었읍니다
그분들이애써키워온 땀과 열정이었을것입니다
고생하셨어요
감자역사도 잘보았읍니다
해박하고 똑소리의 선구자 이영성교수님을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