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의 신발이 옷차림만큼이나 화려해지고 있다. 갈색이나 검정색 정장구두, 흰색 운동화만 신던 남성들도 발에서 멋을 찾고 있다. 정장 차림에는 기존 정장 스타일 구두보다 캐주얼한 신발을 신는 것이 최근 유행하는 메트로 섹슈얼 스타일. 밝은 색의 봉제선으로 장식한 구두나, 부드러운 가죽에 작은 레이스와 리본을 붙인 세미 캐주얼 구두가 화사한 가을 남성과 어울린다. 금강제화의 '레노마'는 검정 정장 구두에 이에 대비되는 밝은 스티칭을 사용한 퓨전 정장풍의 구두를 선보였다.
'에스쁘렌도'에서는 바다 느낌이 나는 짙은 파란색 가죽으로 장식한 파격적인 정장구두를 출시했다. 악어가죽 무늬로 포인트를 주었으며, 몰드창(굽과 신발 바닥이 이어진 디자인)을 굽으로 사용해 착용감이 편안하다. 금강제화의 '레노마' 류재욱 디자이너는 "메트로 섹슈얼은 여성스러움과 남성미의 조화이다. 최근에는 여성스러움을 강조한 의상을 입으면서, 신발은 반대로 남성미가 돋보이는 가죽구두나 스니커즈를 신는 것이 유행이다"라고 말했다.
에스콰이아는 올 가을 정장에 신을 수 있는 스니커즈를 출시했다. 갈색, 골드 등 차분한 색상을 사용하면서도 날렵하고 여성적인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가죽을 덧대거나, 무늬가 있는 천을 사용해 장식성을 강조한 것도 특징이다. 에스콰이아 상품기획실 안준성 차장은 "여성 신발에서 이미 정장과 캐주얼의 경계가 허물어졌듯이, 남성 신발도 메트로 섹슈얼의 영향으로 그 경계가 모호해져 가고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청소년용으로 여겨지던 스니커즈가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를 모으고 있다. 특히 10~20대 남성용 스니커즈는 유행 집결지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색상과 디자인이 다양해졌다. 자신이 좋아하는 스니커즈 사진을 올리고 서로 쇼핑정보를 교환하는 인터넷 게시판까지 생겼다. ABC마트는 2~3가지 원색을 조화시킨 복고풍 반스 스니커즈 3종을 출시했다. 땀을 잘 흡수하는 매시 소재를 사용해 통풍성을 높여 조깅화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오색 찬란한 이 스니커즈는 7월 초 첫 등장 이후 8배 정도 매출이 늘었다. 또 전체 구입자의 80% 이상이 젊은 남성이라고 한다. 가죽 소재 스니커즈는 회사 안팎에서 모두 신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펄이 가미된 갈색이나 다홍색 가죽 스니커즈는 가을 정장에도 무난하게 어울린다.
출처 : 조선일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