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부산에서 당뇨환자가 저혈당으로 인한 무의식 상태에서 고속도로를 운전하다 8중 추돌사고를 일으킨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운전자는 쇼크상태에서 운전을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속적인 혈당관리는 당뇨환자에겐 매우 중요한 일이다. 운전과 나들이 등 야외활동이 많은 가을철, 당뇨환자가 일상생활에서 유의해야 할 점에 대해 중앙대용산병원 내분비내과 안지현 교수에게 물었다.
운전 중 허기짐 등 저혈당 증세 없이도 바로 의식을 잃을 수 있다는데?
일반적으로 혈당이 떨어지면 먼저 허기가 지고, 눈앞이 침침하고, 어지럽다. 마치 몇 끼 식사를 걸렀을 때의 증상과 같은데, 더 심해지면 식은땀이 나고, 손이 떨리기도 한다. 그러나 당뇨병을 오래 앓아온 환자나 평소 저혈당을 자주 겪었던 경우는 이러한 증상을 잘 느끼지 못하고 무덤덤해지는 상태(저혈당 무감지증)가 돼 전조증상 없이 바로 경련을 일으키거나 의식을 잃고 쓰러질 수 있다.
당뇨환자에겐 초콜릿 등 단 음식이 무조건 좋은가?
초콜릿은 혈당을 올릴 수 있지만 지방 성분이 많아 먹은 뒤 혈당이 올라가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운전 중에는 흡수가 빠른 액체이면서 당질 함량이 높은 주스나 탄산음료, 요구르트, 설탕물이 더 좋다.
당뇨합병증도 운전의 위험요인이 되나?
당뇨병의 중요한 합병증인 망막병증은 실명을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망막병증이 심하면 사물이 군데군데 안 보이는 증상이 생겨서 운전자의 시야를 가리기 때문에 운전 시 매우 위험하다. 눈앞이 어른거리고 침침하면 신호가 잘 안 보이고 주변 사물에 대한 시야 확보가 잘 안 되기 때문에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평소 시력저하 등의 증상이 없더라도 1년에 한 번은 안과에서 망막 검사를 받아 안전 운전에 대비해야 한다.
당뇨환자가 여행 전 체크해야 할 점은?
평소 먹는 약이나 인슐린 주사로 혈당을 조절해 오고 있다면 빈속에 산행을 하지 말고, 반드시 요기를 한 후에 등산 등 야외활동에 나서야 저혈당을 예방할 수 있다. 생수와 야채 등은 수분 공급에는 도움이 되지만 혈당을 효과적으로 올리지는 못하므로, 탄수화물 성분이 든 사탕과 같은 간식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또한 자가혈당측정기를 챙겨, 저혈당으로 인한 증상인지 아닌지 구분이 애매할 때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쓰러질 경우를 대비해 당뇨병 환자라는 내용의 메모를 갖고 있는 것도 예방책이다.
등산 중 상처가 났을 경우 올바른 대처법은?
혈당 관리가 잘 안 되면 콩팥 기능이 나쁜 경우도 많고 면역기능도 떨어져 있어 상처 치료에 어려움이 많기 때문에, 반드시 다친 부위를 깨끗이 한 채로 산에서 내려와야 한다. 상처를 입은 부위를 깨끗한 물로 씻어내고, 상처를 잘 보호하는 것이 급선무다. 준비해 간 생수를 이용해 흙, 먼지 등을 씻어내는 것도 좋고, 간단한 소독약, 붕대, 일회용 반창고 등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