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예 (陰叡)
음.예(陰叡) - 밝음과 어둠의 중간.............
스스로.......어두워 져야 밝음이 보인다............
『........사망하셨습니다.........』
하얀 가운을 입은 의사의 입에서 흘러드는 말에- 그는 떨리는 손을 주체하지 못하며
새하얀 시트를 살며시 걷어내고 차갑게 식어버린 그녀의 얼굴을 매만지었다.
하얀 손길이 닿을때마다 움찔거리던 그녀가 이제는 더 이상 미동을 하지 않는다는걸
알게 되었다. 그녀의 부드러운 머리카락의 감촉은 여전한데- 동글동글한 눈이 이제는
더 이상 깜빡거리며 세상을 보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귓가에 가까이 다가와 작게 숨을 내쉬던 그녀가 이제는 숨조차 쉴수 없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이제는 그 예쁜 입술로 사랑해- 라는 말을 더 이상 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야 말았다.
금방이라도 그 예쁜 목소리로 서후야- 하고 불러줄것만 같아서.
손가락 사이사이에 걸려오는 얇고 가느다란- 이제는 보이지 않는 핏빛으로 물들어 버린듯한
붉은 머리카락의 촉감이 다시금 심장을 도려내고 있었다.
그렇게 또다시 신은 내게서 눈을 빼앗아 갔다. 내게서 이제껏 빛을 빼앗아 가버린 것으로
부족했는지- 이제는 가장 소중한 그녀를- 손이 닿지 않는 먼곳으로 데려가 버린다.
처음에는 그녀를 만나 빛을 보기 위한 눈을 잃게 했고.........
두번째는 그녀를 사랑하기 위해 존재하는 눈을 잃게 했고.........
그리고 지금은..........그녀와.........함께..세상을........보기 위한 눈을 빼앗아가 버렸다.
"서예원양께서 사망직전까지 꼭 안고 계시던 그림입니다. "
앞이 볼수 없는 까닭에 허공을 휘저으며 맴도는 서후의 팔에
의사는 예원이 남긴 그림을 건네주었다.
그는 손에 차가운 액자의 감촉이 닿자마자 그것을 꼬옥- 끌어 안아 버린다.
마치 소중한 연인을 끌어안 듯이- 감싸안는 소중한 손길은
예원을 대신하여 따스한 온기를 전해주고 있었다.
예원아........
예원아........................
빌어먹을..................
눈좀떠봐...........서예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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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
.
따스한 봄볕이 들어오는 낮.
구석진 곳의 오피스텔 한곳에서 간드러진 웃음소리가 새어나온다.
단추가 반쯤 풀어헤쳐진 하얀셔츠 하나를 입고 팔꿈치까지 걷어부친 소매에
살며시 드러나는 뽀샤시한 살결- 한가득 창문의 작음 틈새를 통과한 눈부신 햇살속에서도
인상하나 찌푸리지 않는 서후는 자꾸 몸이 비틀어 지는지 계속해서 몸을 움직여 대고 있었다.
캔버스 위에 4B연필을 쥐고는 묘사하듯 그를 그리던 손목을 움직이던 예원이
칭얼대며 살며시 인상을 찌푸린다.
" 어우~ 움직이지 말라니까 "
" 휴- 벌써 3시간째 이포즈야. 얼마나 힘든지 알아? "
" 치잇- 쫌생이 장서후- 사랑한다며어~ "
칭얼대는 와중에도 입안가득 머금은 미소가 눈에띄게 예쁘지만, 서후는
그런 그녀의 미소를 볼수가 없었다. 다만 머릿속에 작은 영상으로 상상을 할뿐-
그녀가 어떻게 웃고 그녀가 어떻게 울고 그녀가 어떤표정으로 사랑한다는 말을 하는지
이제는 보지 않고도 느낄수 있게 되었다. 나에게 있어 빛이라는 것은 그런느낌이다.
아마도 내가 느낄수 있는 빛이란 것은 그녀 하나였다.
" 고개좀 돌려봐아~"
" 알았어. 알았다구! "
쿠쿡.....
꼼지락꼼지락 귀찮은 듯 움직이는 모습이 마치 아기의 그것과 같았다.
서후는 참으로 예쁜 사람이다. 아기처럼 뽀얀피부는 마치 새하얀 크림맛이 날것만 같다.
그를 그릴때마다 깜짝깜짝 놀라는 날렵하게 깍인듯한 턱선은 시선을 사로잡는다.
붉은 빛이 맴도는 입술과- 남자로서는 신기하게 일자로 쫘악 뻗은 쇄골을 보고
캔버스로 옮길때마다 얼굴이 붉어져 버리는 바람에 언제나 창피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의 눈은 쌍커플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참으로 예뻐보인다-
깊이가 있다고 해야할까? 투명하고 깨끗해서 그안에 풍덩 뛰어들고픈 착각을 일으키곤 했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것은 그안에는 아무것도 담겨져 있지 않다는 것이였다..........
들어갈수 없는 미지의 금단 구역.
절대로 담길수 없는 공허한 어둠.
나는 그렇게 길을 잃은 작은새를 만났다.
상처받은듯한 그 작은 몸부림을 떠는 작은 새를 한참동안 바라보았더랬다.
어느샌가 날개짓을 멈추고 공허하게 푸른 하늘 저편 멀리를 바라보는 새의 시선을 함께
따라갔다.
1초....
2초...
수초가 흐른뒤에도 미동을하지 않는 작은새에게 나는 한참동안 시선을 빼앗겨 버렸었다.
수초가 흐른뒤에야 겨우 새의 눈동자에는 빛조차 담길수 없다는 허무한 고독을 느낄수가
있었다.
흔히들 사랑하는 사람의 가슴속에 자리잡고 싶어한다.
만약에 누군가가 내게 그 가장 들어가고픈 자리를 묻는다면-
나는 아마도 한치의 주저도 없이 길을 잃은 작은새의 투명하고 아름다운 눈속이라고 말할게
분명했다.
"서후는 눈이 참 예뻐-"
"쿡- 또 그소리야? 우리 예원이 눈도 예쁘다니까 "
"치잇- 내눈이 예쁜지 안예쁜지 보지도 않고 어떻게 알아."
"안보인다고 무시하는거야? 이게~ 그럼 너는 내눈이 예쁜지 어떻게 알아? "
" ...........예원이는 언제나 서후의 눈을 보고 있는걸..........."
천천히 움직이며 그의 눈가로 향하는 시선을 그대로 멈추어 버리고,
어느샌가 예원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서후의 눈가를 쓰다듬는다.
투명하게 허공을 찌르는 듯한 눈빛에 또다시 빨려들어 갈것만 같았다.
순간 당황했던 그도 예원을 뿌리치지 않고 움직임을 멈추었다.
" 언젠가는 말이야- 네눈속에 내가 담겼으면 좋겠어 "
" ............."
와락-
순간 머뭇머뭇 말을 꺼내던 예원을 귀엽다는 듯한 표정으로 서후의 손에 손목이 잡힌채 몸이
앞으로 쏠리면서 그의 품으로 예원의 작은체구가 쏘옥 들어가 안겨 버렸다.
쿵쾅거리는 그의 심장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려왔다. 붉어져 버린 얼굴을 주체 못하고 재빨리
품에서 빠져나오려고 발버둥 치는 예원을 더 세게 잡아끌고는 꼬옥 끌어안는 서후였다.
" 뭐..뭐하는........"
" 여기- 심장소리 들려?....."
" ....................."
" ....내눈속엔 널 담을 수 없지만- 여기 이속에 네가 들어있어."
서후는 손가락으로 자신의 심장쪽을 톡톡 건드리며 눈웃음을 짓는다.
[이속에........네가 들어있어..........]
얼빠진 표정으로 그런 그를 지켜보던 예원의 눈시울이 점점더 붉어져 옴을 느꼈다.
토옥....
순간 긴장이 풀려버린 듯- 소리 없이 예원의 볼을 타고 흘러내리는 눈물을 스스로
제어하지 못하였다.
"흑....흐윽"
"뭐야~ 이런- 바보처럼 우는 거야? "
우리...........함께........세상을 보자...........
"내가.........서후의.......눈이 될게..........."
예원이가 서후의 눈이되고 손발이 되어서-
우리...........함께........세상을 보자...........
함께...........
함께...........
영원히...........함께.......하자.............
"함께 하고싶어...."
".....그래........"
".....흑.................."
"어휴......울보 서예원........그만좀 울어......."
예원의 눈물을 닦아주고싶은데.........
보이지가 않는다..............
참으로 투명한 눈물일텐데- 볼수없는게 그렇게 아까운지 몰랐다.
눈이 보이지 않는걸 처음으로 원망해 봤었던건-
예원의 얼굴을 볼수 없는 이유였다.
평범하게 살고 싶었었다.
다만 태어날때부터 빛을 잃었을 때 이미 그런 것은 포기해 버렸지만-
특별하지 않아도 좋아...........
내인생에 드라마 따윈 모조리....가져가 버려...........
처음부터 내곁에는 아무도 없었던 것 같다.
어딜둘러봐도 내게 일말의 관심조차 주지 않는 사람들뿐-
나를 잡는건 어디에도 없었고, 보이지 않는 세상을 홀로 산다는게 끝이 보이지 않는
넓은 모래들만이 널린 사막같기만 했다.
어느샌가- 나는 오아시스를 찾고 있었어-
끝없이 계속될듯한 무의미함과 편견과 이기심에 질식해 갈 때 그 외롭고
적막한 세계속에 서예원 네가 들어왔어-
그건 말이지 참 이상한 기분이였다.
아아...
그냥 그렇다구............
" 키스해도......돼? "
" ......응..............."
예원이 먼저 그를 위해 입술을 맞대어 준다.
그 부드러운 입술의 감촉에 더 강렬하게 애원하듯 그녀를 탐하는 서후였다.
혀가 뒤엉키며 촉촉하게 목이 젹셔 진다. 달콤한 향내가 난다.
더- 그녀를 느끼고 싶었다.
정말 오아시스 같은 녀석이야............
나는 또다시 어둠속에서 그녀를 기다린다.
그 새하얀 빛줄기가 공명하듯 아름다워서 잃어버린 빛을 되찾을수 있을거라는
일말의 희망을 가득 안은채..........
" .........사랑해...........서예원........"
음.예(陰叡) - 밝음과 어둠의 중간.............
스스로.......어두워 져야 밝음이 보인다............
" 다됐다- "
서후를 집안에 내팽겨 둔지 몇일째 작업실에 콕- 쳐박혀서 무엇을 그리도
열심히 끝냈는지 이렇게 마냥 어린아이처럼 기뻐하는 예원이였다.
색색이 수채화빛의 물감을 여러색 섞어놓은 붓을 옆에 가지런히 내려놓는다.
" 으아~ 몸이 쑤셔 죽겠네- 여기다 싸인하고-
그럼 선물을 건네주러 가야지...."
5월 8일-
세상사람들은 어버이날이라고들 들떠 있었지만 오늘은 그무엇보다도
가장 소중한 그가 이세상에 존재해준 날이다-
정말 어떻게 감사를 해야할지- 그를 만나게 해주어서 정말- 많이 고마웠다.
존재하게 해주셔서............감사합니다..............
.....이렇게...........만나게 해주셔서...........감사..........합......니다......
그가 모르게 가끔씩 그려놓은 밑그림에 상상력을 동원해서 5일 밤샘 끝에
드디어 생일 선물로 준비한 그림을 전부 완성시킨 예원이였다.
한가득 웃음을 머금을 그를 생각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쿵쾅거리기 시작한다.
볼수도 없으면서- 예원의 그림을 어찌나 좋아하는 서후인지-
볼수 없을 걸 알면서도 정말 열심히 그렸다.
" 음음- 전화기가 어딨지...."
한순간이라도 빨리 그를 보고 싶다. 벌써 몇일동안 못본건지- 대충 급한
일거리라고 핑계를 대버리고는 외딴곳에 있는 작업실로 숨어버린 그녀였지만
정말 그 짧고도 긴 시간동안 볼수 없어 미쳐버리는줄 알았었다.
[여보세요-]
"장서후 HAPPY BIRTHDAY~! "
[뭐야-역시 너 몇일동안 코빼기도 안보이고-일하러 간다더니
내 생일선물 그리고 있었지? 알만하네~ ]
서후의 하이톤의 목소리가 귓가를 쟁쟁거리며 울려든다.
한없이 기뻐하면서도 쑥쓰러움을 감추려는 듯한 서후가 꽤나 귀여운 예원이였다.
" 누구 때문에 고생인데~! 이씨-"
[보고싶다.......]
" ......응.....? "
[.........빛이란게 어떤건지........보고싶네.........]
" ................"
[.....그리고...........네얼굴도.......많이 보고싶어...]
한번쯤은............
보고싶어............
내 손길이 닿았던 너의 동글동글한 눈망울도- 참 신기한 쌍커플도-
그리고 얇은 곱슬끼의 네가 언제나 붉다고 말하던 머리카락도-
정말 보고싶다면 너무 큰 욕심일까-
왜.........왜........신은........내게서.............빛을 가져가 버린걸까........
" 보고.......싶.......어....? "
[쿡- 됐어. 뭘 심각하게 그래- 빨리 오기나해]
" .......으......응.........."
예원은 그림을 들고 작업실을 나서서 서후의 오피스텔로 향했다.
눈을 찡그리게 하는 햇살이 참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초점없이 걸어 다니는 사람들과 빵빵대는 차소리가 시끄럽게 들려온다.
서후야........넌.......이빛이 보고 싶은거겠지?.............
......네말대로 빛이란건 참 예뻐........
하지만.......하지만- 난말이야-
예원이는 말이지..........
예원이는.......빛을 담은 서후의 눈을.........참 많이 보고싶어.........
그리고..........참 많이 그안에 들어가고 싶어...
예원은 더더욱 그림을 꼬옥 쥐었다.
차소리가 빵빵 거린다- 신호등조차 없어서 위태위태해 보였다.
그녀는 천천히 발걸음을 내딫는다. 그림을 쥔손에 힘이 점점더 들어가기 시작했다.
많은 생각이 혼란스럽게 교차되고 있었다.
서후야.............
.................이순간......나.....참 바보같은 생각이 든다.............
교차되는 차들 속에 위태롭게 서있는 예원을 향해 사람들이
경악에 찬 눈길로 소리를 질러대기 시작했다.
무음(無音)...........
아무런 진동조차 느껴지질 않는다.
소리가 없다.........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이순간...........
오직 들려오는 소리는.................
[.......서예원........네얼굴이 보고싶어............]
서후의 목소리 뿐..........
순간 급속도로 예원을 향해 달려오는 트럭을 발견했다.
미처 피할 겨를도 없이- 브레이크를 밟은 운전사도 그리고 그림을 꼬옥 쥔
예원조차도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피할려고 한다면- 피할수 있을런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녀는 스스로 피하지 아니했다.
서후야.................
순간 심장도- 시간도 멈춰버린 것 같았다-
서후야.................
.............함께.............세상을.........보자............
나는...........어둠이 될지니...........
그대에게...............빛을..........비추리라..............
" 흑......서후야.......생일 축하..................."
『빠-앙!!!!』
정면으로 보이는 액셀을 밟는 운전수의 낯빛이 참으로 핼쓱했다.
아무소리도 들리지가 않는다.
서후의 얼굴만 떠올라..
서후의 목소리만 들려와..
서후의 눈이 보고 싶어...
그를.....보고싶다........
음.예(陰叡) - 밝음과 어둠의 중간.............
스스로.......어두워 져야 밝음이 보인다............
트럭은 멈추지 아니하고 예원을 향해 돌진해 왔다.
차마 마지막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해........"
생일축하해..................
그리고
사랑해........서후야.........................
이젠.........내가...........너의 눈이 될게.................
『............끼이익.!!.........』
순간 사람들의 비명소리와 함께
그가 참 많이 좋아해주던 머리카락이 끈적끈적한 붉은빛으로- 물들어간다.
그가 참 많이 좋아하는 눈이 서서히 감겨왔다.
이제는 깜빡거리면서 웃을수도- 부끄러움을 타며 말을 건넬수도 없다는걸 알았다.
그리고 더 이상 그의 눈을 볼수 없다는 슬픔이 밀려왔다.
그래도 후회가 되지 않아.
이제는 내가 정말 네눈속에 들어갈수 있을테니..
이제는 너와 영원히 함께 할수있을테니..
서후.......니가 그렇게 애원하던 빛을- 볼수 있게 될테니..
나는.........어둠이 되어............
빛을 밝히리라.......................
.
.
.
" ........붕대를 풀겠습니다- 아마 눈이 부실겁니다.......천천히.....눈을뜨세요"
" 후우......."
" 자- 서후군.....천천히 뜨세요 "
의사가 붕대를 끌러낸다. 가슴이 조마조마해지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맞아보는 빛이란 것은 어떤 느낌인지..
붕대가 조금씩 끌러내지고 찾아오는 것은 따스함과- 밝음 이였다.
서서히 흐릿한 광채가 느껴졌다.
" 자........보이시나요?......."
눈에서 붕대가 떨어져 나가고 사물이 보이기까지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아직은 어두컴컴하기만 하다.
처음엔 사물이 두겹..세겹 겹쳐서 보이더니
몇분가량 지난 이제는 의사의 얼굴이 또렷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는 밝은 빛이 가득히 쏟아져 들어왔다.
" .......보이는군요........."
그토록 원해 왔던 빛이
이런 느낌일줄은 상상조차 할 수가 없었다. 정말 아름다울 꺼라 생각했었는데
전부 착각이였을까..아니면 정말 보고 싶은 그녀가 없기 때문일까..
아니면 겨우 그하고 바꾼게 이런 빛따위라서 일까..
하나도 예뻐보이지 않는다.
하나도 그 무엇도 예원보다 예쁜 것은 없었다.
" 성공입니다! "
".....우윽......."
빛이 채 눈에 들어오기도 전에 눈가에 눈물이 그 자리를 가득 메워 버린다.
또르르 흘러내리는 차가운 이물질의 느낌이 아주 익숙한 듯 느껴졌다.
역시나 빌어먹을 서.예.원의 눈이다.
[흑..흐윽....서후야.......정말.....정말....잘됐어........]
젠장.........
울지마............서예원..................
[..........흑.........흐윽..........]
누가 서예원 아니랄까봐.............
........눈물샘 다........망가져.......울지마...........
" ......서후군.....그렇게 우시다가는 눈이 망가져 버릴겁니다......."
" ...알아요.....그런데....후우....서예원이......말을 정말 안듣네요........"
거봐........의사선생님이 말씀하시잖아.........
울지말라니까.................
" .......정말.....말을 안듣는 녀석이예요. 우욱.......흑............."
쉴새 없이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이식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눈이 망가질까봐 걱정하는 의사를 뒤로한채 서후인지
예원인지 모를 눈물은 계속해서 흘러내리고 있었다.
아니- 함께 우는 둘의 눈물이다.
그순간 의사가 서후에게 살며시 무언가를 건네주었다.
시야를 잔뜩 가리는 눈물에 가려져도 눈에띄어
서후에게 안겨진 그것은-
너무도 애원하듯 담긴 그녀의 사랑.
얼마나 행복한 표정으로 그렸을지 보이는 그녀의 사랑.
서예원이 마지막으로 남긴 그림.
예원의 그림속에서 서후의 새하얀 살결과 붉은 입술이 유난히 돋보였다.
전신을 훑는듯한 짜릿한 느낌이 들었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등뒤로 달린 새하얀 순백의
날개가 오묘한 분위기를 내뿜어내며 풍경을 자아낸다.
대체 얼만큼이나 그를 지켜보았던 것일까..
어째서 이렇게 사랑이 충만한 걸까...
이 느낌은..그 어떤 빛보다도 아름다웠다.
그리고 빛을 가득 담은 그림속 서후의 눈에 담겨져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서.예.원.......그녀....였다.....
" 하....대체 뭐야.......예원아..........."
[어라- 웃는거야?
......난.....이렇게 해서 라도...네눈에 담기고 싶었다구....]
너무 간절했던 소망.....
" 정말........바보같은 녀석............"
넌- 이미 내안에
있다고 했었잖아................
내심장을 뛰게하는.......유일한..........빛이라고 했었잖니.......
[...........서후야.......사랑은.....기다리는게 아니래.............
스스로 어둠이 되어 사랑하는 이에게 빛을 주기 위한 희생은 희생이 아니래..
그건 아마도 또다른 이름의............사랑............일거래........]
스스로 어둠이 될지어다.............
빛은.......기다리는자에게 오지 않는다...........
스스로 어둠이 될지어다.............
스스로......어둠이..........될.......지.......어.........다..
음.예(陰叡) ............
밝음과 어둠의 중간.............
스스로.......어두워 져야 밝음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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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소닷단편소설
[단편]
[카세] ▨ 음.예 (陰叡) ‥ ▧
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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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3.2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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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제가 실수로 말머리랑 글자색을 미지정해서 올렸네요-; 리턴방으로 간거 다시수정해서 올립니다.;
글 실력이 대단하시군요.^^ 재밌게 잘 봤습니다. 앞으로도 건필하세요.
잘쓰셨다-0-; 저는 언제쯤 이렇게 쓸수있을지-_-;; 전 소설쓰는데 이모티콘이 계속써지는데ㅠㅠ 이모안쓰고 소설쓰려면 어떻게해야될까요?ㅠㅠ저는 그게 습관이라서 미치겠어요-_-;; 재밌게잘봤습니다~ 좀 슬프네요ㅎ
와우=ㅅ=;잘쓰셨네요...
오!!재미있게 봤어요!감탄이 절로. ..(싱긋)
소설 잘쓰시네요 ㅠ0ㅠ , 슬프게 잘봤어요 . 진짜 슬퍼요 ㅠ0ㅠ 아니 슬프기보단 감동적이라고 할수있죠 !!
재밋게 봤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소설 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