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토요일. '광주 광역시'에서 조문하고 귀경하는 길이었다. '호남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그때 아내가 갑자기 '꽃' 얘기를 꺼냈다. 이 멋진 가을에 예쁜 '꽃'이 보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마침 정읍에서 '구절초 축제'를 하고 있으니 들려보자고 했다.
수도권에서 일부러라도 갈 판인데 나는 "잘 됐다" 싶었다. 정읍이면 어차피 가는 길이고 행사장도 고속도로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 생각하고 말 것도 없이 곧바로 핸들을 돌렸다.
나는 규모가 작은 시골 동네의 '꽃잔치' 정도로 생각했다. 막상 도착해서 보니 장난이 아니었다. '허걱' 소리가 절로 튀어 나왔다.
'제 1주차장'부터 '제 4주차장'까지는 이미 차들로 꽉 찬 상태였고, 행사장에서 가장 먼 '제 5주차장'만 조금 남아 있었다. 각각의 주차장도 매우 넓고 컸는데 말이다. 우리는 할 말을 잃은 상태였다. 이미 수많은 인파들이 꽃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난 이런 대규모의 축제인 지 몰랐다. 나의 무지였다. 역시나 남성 보다는 여성들이 훨씬 많았다. 태생적으로 '미'와 '향'을 좋아 하는 여성들의 섬세한 감수성이 단박에 읽혀졌다. 모두의 얼굴이 햇님과 달님 같이 환하고 맑았다. 매우 행복해 보였고 하나 같이 몹시도 즐거워 했다.
입장권을 끊고 들어가 보니 엄청나게 넓은 대지였다. 그 드넓은 땅 위에 '구절초'를 비롯한 가을날의 온갖 화신들이 한껏 벙글어져 있었고 예쁘게 흐드러진 모습을 하고 있었다. "원더풀" 연방 탄성이 흘렀다. 마음껏 환호하며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서너 시간 꽃들의 아름다움과 향기에 취해 있다가 커피까지 마신 다음 상경했다. 다시 차 안에서 쉼없이 수다를 떨었다.
춘.하.추.동. 각각의 계절에 몰두하며 살자 했다. 각 계절 고유의 '기운'에 우리 자신을 온전하게 맡긴 채 서로의 인생을 특색 있게 엮어보자고 했다.
정말로 아름답고 뜻 깊은 주말이었다.
(한 장 한 장 사진을 찍을 때마다 최대한 사람들을 피하려 노력했다. 그곳에선 꽃이 주체였으니까. 어느 곳에선 인파가 다 지나갈 때까지 사진 한 컷을 위해 10여 분을 기다리기도 했다. 가능한 한 꽃과 자연만 담길 수 있도록 나름 최선을 다했다)
첫댓글 ㅎㅎ 덕분에 앉아서 정읍 구절초 축제를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