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는 참 좋지만 미세먼지가 가득한 오후, 홍*권님은 마스크를 확실하게 쓰고 외출에 나섰다. 이발을 한 뒤에 새로 다닐 공방이 어디가 좋을지 방문해 볼 예정이었다.
“머리 어떻게 자르면 될까요? 짧게 다듬으면 될까요?”
미용실에 도착하니 사장님이 동행한 직원에게 물었다.
“자르시는 분께 물어보시면 됩니다!”
“머리 짧게 다듬어 드려요?”
“네”
홍*권님의 말대로 이발을 한 뒤에, 깔끔한 모습으로 미용실을 나섰다. 다음 목적지는 한 번 방문해 보기로 한 공방이었다. 홍*권님과 직원은 공방 사장님께 인사를 드리며 들어섰다. 홍*권님은 공방에 들어서자 주위를 둘러보며 그 곳에 있는 나무와 작품들을 둘러봤다. 전에 다니던 공방과는 조금 달랐지만 비슷한 느낌이었다.
“제가 한 번 이 분과 이야기를 나눠볼게요”
자리에 앉은 홍*권님께 공방 사장님께서 다가와 대화를 건네셨다. 사장님께서는 공방에서 주로 사용하는 드릴, 사포 등을 가져오셔서 홍*권님 손에 쥐어주고 사용해 본 적은 있는지 물으셨다.
“저 쪽 공장에서 써 봤는데?”
홍*권님에게 저 쪽 공장은 전에 다니던 공방이다. 사장님께서 공방에서 만드는 작품들을 들고 와서 보여주셔도 홍*권님은 ‘저 쪽 공장’에서 해봤다고 하며 대답했다.
사장님께서 공방에 대한 자세한 내용들을 홍*권님과 직원에게 설명해 주셨다. 직원이 설명을 들어보니 어떻게 보면 전에 다니던 공방 보다 수업 횟수도 많았고, 만들 수 있는 것도 다양했다. 홍*권님도 설명을 듣는 동안 미소를 지으며 듣고 있었고, 사장님의 질문에 잘 호응했다. 그렇기에 동행한 직원이 보기에는 홍*권님이 새로 간 공방을 마음에 들어 하는 줄 알았다.
“자 홍*권님! 저랑 같이 한 번 해보실래요?”
공방 사장님이 물었다.
“싫어~”
홍*권님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싫다고 했다. 사장님의 성의 있는 설명 뒤에 거절하기 민망했는지 표정은 멋쩍게 웃고 있었다.
“이 분이 선택하시는 거니까 싫다고 해도 어쩔 수 없죠! 괜찮아요! 얘기 더 해보시고 결정되면 연락주세요!”
홍*권님의 거절에 사장님께선 알겠다고 하시며 얘기해본 뒤에 연락 달라고 하셨다. 공방을 나선 홍*권님과 직원은 타고 온 차 안에서 대화를 나눴다.
“홍*권님! 여기도 저 번 공방처럼 드릴도 쓰고, 사포질도 하고 하는데 왜 싫다고 하셨어요?”
“저 쪽 공장! 거기에서 이만한 거 만들기로 했는데? 일요일에!”
“네? 전에 다니던 공방 말씀 하시는 거예요? 거기서 뭐 하기로 하셨어요?”
“국장님이랑! 율무차 준데서 만들기로 했는데?”
홍*권님은 계속 전에 다니던 공방에서 무엇인가를 만들기로 했다고 했다.
“홍*권님! 다른 공방은 싫으세요 진짜?”
“싫어”
“저 쪽에 있는 율무차 선물한 그 공방이 좋으세요?”
“네!”
“거기가 왜 좋으세요?”
“재밌어서 좋은데?”
홍*권님은 전에 다니던 공방이 재밌어서 좋다고 했다. 분명 방금 방문했던 공방도 비슷한 느낌의 공방이었는데 그 곳만 좋다고 했다. 익숙한 곳이 편해서 그런 탓일까? 홍*권님의 뜻이 확고했다. 어쩔 수 없다 홍*권님의 취미이니 더 이상 물을 것도 없었다. 홍*권님은 저 쪽에 있는 공방에 가야 한다고 했고, 그 곳이 제일 좋다고 했다. 후에 마지막 공방 수업을 같이 갔던 직원에게 들어보니, 강사님께서 초급반은 끝났으니 다음에 오면 다른 것을 해야 한다는 말을 하셨다고 한다. 홍*권님은 아마 그 얘기를 듣고 다음 수업이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했다.
직원은 홍*권님께 다음에는 전에 다니던 공방 강사님과 함께 수업에 대한 의논을 해보자고 했다. 홍*권님은 아까 싫다고 했던 것과는 다르게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2023년 4월 12일 수요일 최승호
새로 찾아간 공방에 사장님께서 아저씨에게 정성껏 설명을 해주셨네요. 아저씨의 거절에도 아저씨의 선택이라고 의사를 존중해 주셨네요. 고맙습니다. 아저씨의 의사는 분명하시니 그 뜻을 존중해야죠. - 다온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