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8월 21일.
군산에서 배를 타고 1시간을 가야 도착하는 조그만 섬 신시도에서
26년 후 자신의 이름 석자를 모든 야구팬에게 각인 시킨 이대수는 조용히 세상과의 첫 대면을 마쳤다.
어릴적부터 외소한 체격조건에 섬이라는 특수성으로 바다와 벗을 삼으며 그저 평범하게 지내던 어린 소년은
초등학교 4학년 시절 우연히 군산에서 열린 ' 공 멀리 던지기 대회' 에 출전했다가 군산중앙초등학교 야구부에 바로 스카우트가 되어 야구와의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군산상고 시절 지역내에서 수비력 보다는 타력을 인정받긴 했으나 그저 평범한 선수였던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 마자 그 당시 연고팀이었던 쌍방울 레이더스에 입단하게 된다.
이름은 알려지지 못했어도, 프로팀에 입단한 사실 하나로, 야구를 계속 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묵묵히 연습에 몰두할 때 쯤..
쌍방울 레이더스의 계속되는 적자로 인하여 선수단 축소가 결정되고,
이 때, 이대수는 방출되어 풍운의 꿈을 접고 불안한 미래를 걱정하며 신시도로 가는 배에 몸을 싣게 된다.
하지만, SK가 쌍방울을 인수하게 되고 선수 수급이 절대적으로 필요했기에 이대수는 2001년 연봉 1500만원에 신고선수로 다시 유니폼을 입게 되었다.
신시도를 떠나 오는 배 안에서 그는 다시 입게된 야구 유니폼을 떠올리며 기필코 야구선수로 꼭 성공하겠다는 눈물의 다짐을 하고
그 후 바로 담배와 술을 끊고, 심지어 여자친구도 만들지 않고 오직 야구에만 몰두하게 된다.
2군에서 눈물겨운 고생을 참아가며, 1군 무대에 단 한번만이라고 밝고 싶다는 꿈을 안고 오직 야구 하나에만 몰두하던 그는
2002년 5월 구단 선정 2군 월간 MVP를 받으며 코칭스텝 및 구단 관계자에게 눈 도장을 받았지만,
1군에서 통하기에는 너무 약한 타력과 수비력 때문에 여전히 2군 생활은 계속 되었다.
그랬던 그에게 2003년 6월 13일, 평생 기억이 될 만한 사건이 일어났다.
첫 1군 무대, 11회말 대타로 나서 천금같은 희생플라이로 결승타점을 올리며 화려한 데뷔전을 치뤘기 때문이다.
그 후 1군 백업요원으로서 활약하며 비로서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이대수 그가 이렇게 1군에서 활약하기까지에는, 지금까지도 그가 최고의 은사님으로 꼽는 김동재 코치와의 만남이 결정적이었다.
고교때 타격 수준으로는 절대 1군에서 통할 수 없음을 간파한 김동재 코치는 그 날 이후 부터
이대수에게 하루에 수백개씩의 펑고를 쳐주며 수비형 유격수로 거듭나게 만들어 준 것이다.
만약 김동재 코치의 조련이 없었다면 어쩜 지금의 이대수는 2군에서 그저 그런 선수로 뛰다 은퇴했을지도 모를 것이다.
자신이 품어왔던 1군 무대에서 뛰던 이대수는 더 큰 야망과 포부를 가지게 된다. 바로 주전 유격수...
하지만 그 당시 SK에는 걸출한 유격수 김민재가 있었고, 그의 존재가치가 너무 커 백업 이상이 될 수 없음을 깨닫게 된 이대수는 더 이상 나이가 들기전에 입대를 결심하게 된다.
그 결심 내면에는 항상 상무와의 2군경기에서 맹활약하는 이대수를 눈여겨 봐온 상무 김정택 감독의 권유가 가장 큰 이유였지만,
이대수 이외에 뚜렷한 백업요원이 없던 SK입장에서는 이대수의 입대를 만류하게 이르고, 그의 입대일은 차일피일 미루어지게 되었다.
그때, 뜻하지 않은 행운이 이대수에게 찾아왔다.
바로 주전 유격수 김민재의 한화 이적.
어쩜 그에게 찾아올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2005년 12월로 잡아놓았던 입대일을 다시 미루고,
오직 주전 유격수 하나만을 생각하며 겨울내내 무섭도록 연습에만 매진한 결과 2006년 SK의 주전 유격수로 자신의 이름 석자를 당당히 올리게 되었다.
그 해 수비 뿐만 아니라 하위타선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며 SK팬의 사랑과 언론에 주목을 받기 시작한 그에게
또 다시 뜻하지 않은 불행이 찾아오고 있었다.
2007년 전년도 성적부진으로 코칭스테프의 전면 교체가 이루어진뒤 신임 사령탑 김성근 감독과의 만남.
하루 아침에 성실밖에 몰랐던 한 선수가 정신상태에 문제가 있다는 오해로 인하여 신임 감독 눈 밖에 나는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발단은 올해 SK의 전지훈련장에서 일어났다.
당시 팔꿈치 통증을 앓고 있던 그는 유격수 송구시 사이드암으로 던지고 있었고, 김성근 감독은 그에게 오버스로로 던질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통증을 들키고 싶지 않았던 이대수는 그대로 사이드암을 고수했고, 그것이 신임 감독 눈 밖에 벗어나게 되어 훈련지에서 짐을 싸고 돌아오게 되었다.
시즌이 시작되고, 자신이 꿋꿋하게 지키던 유격수 자리는 후배 정근우가 꿰차며 나날이 승승장구 했고,
후배 그늘에 가려 어느덧 이대수 이름 석자는 그라운드에서 지워지고 있었다.
다시 야구에 회의가 느껴질 때 쯤.. 그에게 뜻하지 않은 두번째 행운이 찾아온다.
바로 나주환과의 트레이드로 두산에 새 둥지를 틀게 된 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올 시즌 주전 유격수 손시헌의 입대로 최대 알킬레스건이 된 두산의 유격수 자리, 여러 선수로 대체해보았지만 별 재미를 보지 못했던 두산의 김경문 감독은
팀 부진의 타결책으로 수비력 강화에 초점을 두고 유틸리티 플레이어 나주환과의 트레이드를 김성근 감독에게 정식으로 요청하게 되고,
그것이 흔쾌히 받아들여져 약 7년간 정들었던 팀을 떠나 새로운 희망을 안고 두산으로 이적하게 되었다.
그 트레이드가 잠자고 있던 이대수를 다시 깨웠을까?
두산으로 옮긴 뒤 그는 자신의 잠재된 능력 120% 이상 발휘하며 두산 상승세에 결정적인 원동력 역활을 담당하게 되었다.
그의 트레이드와 발맞춰 두산은 5월 고공비행을 펼치며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왔고, 어느 틈에 1위 자리에 오르며 다시한번 미라클 두산을 보여주고 있는 요즘이다.
그의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수비는 어느새 두산의 마운드를 안정시켜 놓았고, 특유의 깎아치기로 하위타선의 첨병 역활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어느 덧 두산의 '완소남'으로 거듭나며, 자신의 팬카페까지 얻게 된 그에겐 앞으로의 걱정보다는 지금 , 현재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신시도의 작은 소년은 결국 가장 험한 서울이라는 곳에 정착한 후 드디어 성공이라는 값진 열매를 얻게 된 것이다.
그의 성실성과 끊임없는 열정이 지금의 근성 플레이어 이대수를 만들었고,
그 근성이 어려움과 좌절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승부사 기질을 만들어 준 것이다.
지난 토,일요일 친정팀에게 연 이틀 대못을 박으며 게임 HERO 가 된 이대수..
친정팀에겐 미안하지만 승부는 냉정하다 라는 그의 말 처럼,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준 팀에서, 자신의 존재에 끊임없는 믿음으로 보답하는 코치진과 선수들, 그리고 그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박수 갈채를 보내는 팬들과 함께
그의 비상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그가 승리의 어퍼컷을 날리는 순간... 우린 그라운드 위에서 환호하는 선수들과 부둥켜 지난 날 어려웠던 기억을 뒤로하고 그라운드를 호령하는 그를 언제까지나 볼 수 있을 것이다.
두산의 NO.9 이대수. 백넘버 9번이 빛을 발하는 그 날, 우리는 눈물과 감동이 고스란히 담긴 승리의 짜릿함을 맛보게 될 것이다.
< 이대수 연도별 성적 >
* 2007년도 성적은 현재 6월18일 기준.
* 두산 이적 후 성적: 타율 0.301 / 타점 12점 / 득점 11점 / 안타 31개 / 2루타 4개 / 도루 2개 / 결승타 4개
첫댓글 대기만성 의 전형적인 케이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근데 글 올라온게 방금전이넹 잠좀 주무세여...
새벽부터 일이 있어서, 일찍 자고 너무 일찍 일어난건데 ㅋㄷ.. 잠 충분히 잤어요 ^^;
대수.. 정말 베어스의 완소남이야~!! 시헌이 제대하면 유격수자리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대수 파이팅!! 근데 이 글은 직접 쓴거야 아님 포온 거??
아직 대수가 군미필이라..시헌이 제대하면 자연스레 바톤터치 하면 될 것 같아요 ^^; / 글구 직접 쓴 거예요 ^^; (뭐..예전에 봤던 기사 참고 좀 했구요 ;;)
진짜 잘 썼다~ 근데 대수도 군대 갔다옴 어카지?? ㅋㅋㅋㅋ
두분 다 잠 좀 주무세요 ㅎ 우리 고향후배네요~~ ㅎ
걱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근데 충분히 잤어요..일때문에 일찍 일어났거든요 ^^;
넘 멋진글 잘 보고 갑니다~ 진짜 시헌이 제대함 어케 되는겨;;;
시헌이랑 자연스레 보직 이동 ㅋㅋ (시헌이 제대, 대수 상무 입대;;)
연정 뭐 볼거있냐 당연히(이거 어쩌나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대수가 국대로 뽑혀 붙박이로 있어야지ㅎㅎㅎ
이것이 준비하고 계시던 이대수특집이군요...잘읽었습니다~~~~진짜 이제는 두산의 완소남!!! 근데 군산에서 오래 살았던 저도 들어보지 못한 섬이로군요...신시도...
감사합니다~~ / 이대수..그는 신시도의 영웅이죠 ^^*
혁사마!! 성이 썼던 칼럼중에 최고야!! 대수 특집글을 위해 잠안자고 쓰다니.. 나 형을 다시보게 됐어.. 괜시리 내가 민망해지네(>,<):: 이글 퍼가서 대수까페에 올려놀게요^^
대수 글이라서 최고인거야?? ㅋㅋ 잘읽어줬다니 다행이다 .. 글구 잠자고 썼다니깐 ^^;
이런 자료는 다 어디서 찾았을까? 대단하십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알게 되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