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농구 커뮤니티 게시판들에 대해 회고해보는 글입니다.
① 점프볼 게시판 (jumpball.co.kr)
인터넷이 본격 보급되기 시작한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후반까지 약 10년여간
국내 농구팬들에게 가장 인기 있었던 농구 커뮤니티 게시판은
농구웹진 [점프볼] 공식 사이트에서 운영했던 게시판 이었습니다.
크게 세가지 게시판이 운영 되었었는데 [KBL 게시판] [아마농구 게시판] [NBA 게시판] 등이었죠.
[NBA 게시판]은 유저들의 인기도가 비교적 덜한 편이었고,
[아마농구 게시판]은 당시만해도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아마농구 유망주 관련 각종 소식들을 접할 수 있어
나름의 확고한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역시 점프볼 사이트에서 가장 인기있었던건 바로 [KBL 게시판] 입니다.
프로농구 르네상스 시절이었던 만큼 매일 20여개 이상의 글이 꾸준이 올라왔고, 글의 퀄리티도 좋았습니다.
특정 주제를 두고 유저들간에 치열한 토론도 일상처럼 펼쳐지곤 했죠.
게시판의 디자인 면에서도 시원시원한 레이아웃과 폰트 가독성을 제공했기 때문에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KBL에 관심이 있는 농구팬치고 점프볼 게시판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당시 상당한 인기를 누렸죠.
허나 문제는 관리자가 게시판 관리를 거의 하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유저들간의 토론과 논쟁이 과열될 수록 상호간의 욕설과 비아냥,인신공격이 난무하는 등
게시판이 혼탁양상을 띄곤 했지만 관리자는 그것을 거의 방치.
이런 상황에서 심지어는 2중아이디 3중아이디까지 활용해가며 게시판을 난잡하게 만드는 어그로꾼들이 등장했으나
유저들의 지속적인 게시판 관리 요구에도 불구하고 점프볼 관리자는 이렇다할 해결책을 보여주지 못했죠.
초창기만해도 유저들간 상호 배려와 존중속에 농구팬들의 아늑한 쉼터와 같았던 점프볼게시판은
종국에는 비매너 어그로꾼들의 난잡한 전쟁터로 변모해 있었습니다.
이런 흐름속에서 염증을 느낀 점프볼의 인기 유저들이 하나 둘 게시판을 떠나갔고
2000년대 후반경으로 갈수록 게시판을 찾아주는 유저의 수도 급감.
현재에는 결국 점프볼측에서 더이상 게시판을 운영하고 있지 않습니다.
관리자가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으면 아무리 인기있던 커뮤니티도 결국 사장될 수 밖엔 없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겠지요.
개인적으로 농구팬으로서 '첫 글'을 작성했던 곳도 점프볼 게시판이라 아쉬움이 남습니다.
② 후추닷컴 게시판 (hoochoo.com)
후추닷컴은 종합 스포츠 커뮤니티로 90년대 후반경부터 2000년대 중반경까지 운영되었던 사이트입니다.
후추닷컴은 홍보가 덜 되었던 탓에 유저의 숫자는 그리 많지 않았지만 '아는 사람만 아는' 비장의 농구 커뮤니티였죠.
특히 올라오는 글의 퀄리티가 거의 전문가 컬럼급인 경우가 많았으며 심지어는 전문 농구 기자들도
후추닷컴 유저들의 글을 참고할 정도였습니다.
당시 후추닷컴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유저들중에는 향후 언론사 기자로 대뷔한 이들도 있는것 같습니다.
점프볼과는 달리 관리자의 게시판 관리도 잘 이루어졌기 때문에
후추 닷컴에서 욕설을 내밷거나 예의없이 굴었다가는 가차없이 강퇴.
상당히 깨끗한 분위기가 유지될 수 있었죠.
다만 재정적으로 여유롭지 못했던것같고 홍보가 덜되어 광고수익도 거두기 어려웠기 때문에
후추닷컴은 결국 문을 닫고야 맙니다.
상당히 품격있는 사이트였기에 후추닷컴을 기억하는 분들은 누구라도 아쉬움을 느끼실것 같습니다.
③ 바스켓볼 투아이 (basketball2i.com)
바스켓볼 투아이 사이트도 홍보가 덜된탓에 '아는 사람만 아는' 농구 사이트였습니다.
점프볼이나 후추닷컴처럼 게시판이 활성화된 사이트는 아니었습니다.
대신 바스켓볼 투아이의 특장점은 바로 엄청난 수준의 자료제공 이었죠.
예를들어 만약 현 KBL 공식 사이트에 들어가게되면 특정 선수의 시즌별 스탯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선수가 역대 경기별로 어떤 스탯을 기록했는지는 알 수 없게 되어있죠.
그런데 바스켓볼 투아이는 KBL 모든 선수의 '역대 모든 경기별 기록지'를 제공했습니다.
선수가 몇년 몇월 몇칠에 어떤 팀을 상대로 어떤 스탯을 남겼는지 모조리 상세하게 알 수 있었죠.
당시에 이처럼 상세한 농구 기록을 제공하는 사이트는 바스켓볼 투아이를 제외하곤 없었습니다.
(현재까지도 없는것 같네요)
허나 역시 재정난 때문인지 문을 닫고야 말았습니다.
만약 현재까지도 바스켓볼 투아이 사이트가 존재했다면 우리는 특정 선수의 역사에 대해
훨씬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④ 디시인사이드 농구갤러리 (dcinside.com)
디시인사이드 설립이후 현재까지도 꾸준히 명맥을 유지하고있는 농구 게시판입니다.
특징은 욕설, 난잡함, 장난, 개그 라는 키워드로 요약 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일단 회원가입조차 필요없는 익명 사이트인지라 상호간의 욕설과 비난은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습니다.
아무런 근거도없는 소위 '지피셜' '뇌피셜'의 생구라가 난무하는것도 일상.
매일 수많은 글이 올라오지만 글의 퀄리티는 그닥 논할 가치가 없는 수준이며
솔직히 글이라기 보다는 순간적인 '씨부림'에 준하는 게시물이 95% 이상을 차지합니다.
올라오는 게시물들의 조회수도 평균 채 100개를 넘어가지 않는 수준.
그러나 애시당초 [디시인사이드]의 설립 취지가 진지함과는 거리가 먼 컨셉이었음을 감안하면
사이트의 아이덴티티를 제대로 지키고 있다고 볼 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별다른 영양가는 없지만 가끔 저질 재미를 느껴보고 싶을때 방문해 볼법한 사이트.
⑤ I LOVE NBA (cafe.daum.net/ilovenba)
지금 현재 이 글을 쓰고 있는 게시판입니다.
설립 초창기에는 그리 유명하지 않았으나 관리자의 투철한 관리 마인드로 꾸준히 게시판의 품위가 유지된 덕에
입소문을 타고 점점 유저의 수가 증가. 현재에는 대한민국 최대 농구 커뮤니티로 성장했습니다.
점프볼 게시판이 멸망해가던 시절에 종종 "점프볼 말고 좋은 농구 사이트 추천해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었는데
그때마다 유저들사이에서 어김없이 추천되던게 바로 'I LOVE NBA' 카페였죠.
점프볼이나 후추닷컴등에서 활동하던 유저들의 상당수가 I LOVE NBA 카페로 유입되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게시판의 종류나 컨텐츠도 많고, 관리자의 투철한 관리속에 유저들간의 상호존중도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꾸준하고 변함없는 성장을 기원해 봅니다.
⑥ NBA 매니아 (nbamania.com)
현시점에서 농구 전문 커뮤니티로는 I LOVE NBA와 더불어 가장 융성한 사이트인듯 싶습니다.
게시물의 양도 꾸준하고 평균 조회수로 가늠해 볼 수 있듯 유저들의 수도 많으며 글의 퀄리티도 좋습니다.
사이트 레이아웃이나 폰트 가독성도 괜찮기에 별다른 불편함이 없습니다.
그밖에 각종 아기자기한 요소도 있어서 앞으로도 유저들의 인기를 모을것 같습니다.
관리자의 관리도 잘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지저분한 혼탁 양상도 거의 띄질 않습니다.
I LOVE NBA와 NBA 매니아 양쪽 모두에서 활동하는 유저분들도 여럿 계신듯 합니다.
⑦ KBL 공식홈페이지 게시판 (KBL.or.kr)
한국 프로농구연맹에서 운영하는 공식 사이트 입니다.
KBL 공식홈피 개설 시절부터 존재해왔기 때문에 나름 역사가 깊습니다.
초창기에는 점프볼에 비해 인기도에선 다소 밀리는 양상이었으나 꽤나 융상했던 게시판이었고
KBL 공식 홈피가 제공하는 여러가지 '자료'들을 빠르게 찾아 볼 수 있다는 특유의 장점도 있었습니다.
게시판을 이용하여 KBL 측에 요구사항을 피력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
허나 게시판의 접근성이나 편이성이 떨어지는 데다가 폰트 가독성도 다소 불편한 수준이어서
깊은 역사에 비해 그다지 성장하지 못했습니다.
이상으로 인터넷 보급이후 융성했던 주요 농구 커뮤니티들에 대해서 회고해 보았습니다.
농구인기가 급락하는 시대적 상황 속에서도 아직까지 명맥을 유지하고있는 사이트들이 있어 다행입니다.
물론 프로농구 르네상스 시절에 비해 농구 게시판의 전반적인 활성화가 많이 떨어진건 사실인것 같습니다.
(가끔은 유저들끼리 밤세워 치고박고 토론하던 그시절이 그립기도..)
국내농구의 인기가 하루빨리 올라가서 더더욱 재미진 농구 커뮤니티 문화가 발전했으면 좋겠네요.
첫댓글 오늘 동호회 농구하다가 후추 라고 써있는 옷을 입은 게스트분이 계셨는데 저 후추였으려나요.. ㅎㅎㅎ
추억의 후추닷컴
제가 후추 닷컴에서 처음으로 외국인 선수에 대해서 썼습니다. 당시 고등학교 2학년 시절 ㅋ 18년이나 흘렀네요.
고교시절부터 용병정보에 해박하셨나보군요. ^^
좋은글 잘봤네요 알럽과 매니아 그리고 디시만 아는 시람인데 다양한 농구 커뮤니티가 있었다는 사실이 놀라웠네요
요즘에는 역시 말씀하신 그 세개 사이트가 대세인듯 싶습니다.
점프볼 게시판 생각나네요 실명인증 게시판이 아니라서 가명들이 판을치고ㅎㅎ
가명.. 2중,3중 아이디... 심했죠.. ㅎ
이곳에서 활동을 시작한지 짬도 얼마 안된 저는 이 게시글을 읽고 새삼 ILOVENBA의 소중함을 느낍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몇안남은 소중한 농구 커뮤니티죠..
점프볼 많이 갔었어요 ㅋㅋㅋ
추억돋게 해줘서 감사합니다
저도 점프볼에 대한 추억이 많네요 ~
6번만 특징이 다른게
개인사이트라
주인이
그냥 맘대로 해버리면
대책이 없는 곳
저도 후추시절 생각나네요., nba는 iccsports 라는 곳도 있었죠
후추닷컴 좋았죠. 거여동 체육관에서 오프라인 농구모임도 했던기억이 납니다.
점프볼에서 나랑 겁나 싸웠던 유저가.. 나중에 알고보니 이중 3중 ㅋㅋㅋ
전부 거쳤네요..추억의 커뮤니티들
알럽크블은 없네여 ㅎㅎ
크.. 점프볼, kbl홈피 진짜 자주 들낙날락 했었는데 ㅎ 경희대 정재호 나온 드랲이었나? 드래프트 당일 점프볼 게시판 순식간에 몇 페이지씩 글 등록되고 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ㅎ 그때 정재호 뽑았다고 엄청 좋아했던 저 포함 전랜 팬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