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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칠십 -
태지는 은영이 엄마가 밖으로 나왔다.
"이름이...?"
"정현철이라고 합니다."
"그래요... 현철씨 직업은 뭐예요?"
은영이 엄마의 질문에 태지가 선 듯 대답을 못했다.
("뭐라고 그러지? 그냥 서태지라고 그럴까? 아님... 에라이 모르겠다.
될데로 되라지.")
"서..."
"솔직히 지금 하고 있는 일 없죠?"
은영이 엄마의 갑작스런 질문에 태지는 그만 고개를 끄덕여 버렸다.
("헉~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한거야? 졸지에 백수가 되버렸잖아. 솔직히 활동 끝나서 할 일이 없는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그러면서 지금... 은영이랑 결혼하겠다는 거예요?"
"지금은... 하는 일이 없지만... 곧..."
"곧 언제요? 그 나이에 다시 취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다시 취업을 하는 게 아니라... 1년후에..."
"1년후에...? 지금 나랑 장난치는거예요? 그때까지 뭐 먹고 살건데요?"
"그게... 그게 아니구요. 그때까지는 그동안 벌어놓은..."
"그동안 벌어놓은 거 까먹으면서 살겠다구요? 은영이랑 결혼하면 살
집은 있어요?"
"저..."
태지가 대답을 못하고 있었다.
"띠리리..."
태지 핸드폰이 울렸다. 태지는 몸을 돌려서 핸드폰을 받았다.
"여보세요."
"태지야..."
"어... 형... 미안한데... 내가 조금 있다가 다시 전화해줄게."
태지가 전화를 끊을려고 했다.
"태... 태지야... 끝지말고 내 말 좀 들어봐. 급한일이야."
"급한 일...?"
"응. 니가 일본에 사놓은 집이..."
"그 집이 왜...?"
"이제와서 못 팔겠데."
"뭐...? 그런게 어딨어? 돈까지 다 줬는데..."
"무슨 사정이 있나봐."
"몰라. 나 지금 바빠. 내가 좀 있다가 다시 전화 해줄게."
"알았어."
태지는 전화를 끊었다.
"죄송합니다."
"괜찮아요. 하던 얘기 계속 할까요?"
"네."
"형제는 있어요?"
"결혼한 누나가 한명있어요."
"그럼 현철씨가 부모님 모셔야겠네요?"
"네."
"우리 은영이 할 줄 아는거 아무것도 없어요."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결혼 하겠다는 거예요? 현철씨 부모님은 결혼... 허락 하셨나봐요?"
"네. 저희 부모님... 저보다 은영이를 더 좋아해요."
은영이 엄마는 한참 말이 없었다.
"난... 내 딸이 현철씨를 정말 사랑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혹시...
현철씨가 그 서태진가 뭔가 하는 인간이랑 너무 닮아서 자
기가 현철씨를 사랑한다고 착각하는 건 아닌지..."
"그건..."
태지가 또 대답을 못하고 있었다.
"왜 그래? 오빠 답지않게..."
"내가 뭘...?"
은영이가 뒤에서 태지를 살짝 안았다.
"왜 그렇게 말을 못해?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또박또박 잘만 하더니..."
"..."
태지가 아무말 없이 자기 허리를 감은 은영이 손을 풀었다.
"저... 다른 사람들한테는 또박또박 말도 잘하고... 모든 일에 맷고 끊는게 확실해서 모질다느니... 독하다느니... 그런 소리도
많이 들어봤어요. 근데... 이 녀석한테는 그게 안돼요. 이 녀석이 무슨
잘못을 해도... 저... 진심으로 화를 낼수가 없어요. 지금
도 그래요. 횡설수설... 제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훗~~ 우리 오빠... 너무 귀엽다."
은영이가 태지를 꽉 안았다.
"몰라. 김은영... 너 만나고 되는 일이 없어."
"크크크. 왜요...? 앤돌핀은 무한대로 생성되잖아요."
"흥~~ 니 눈엔 앤돌핀 생성되는 것만 보이냐?"
"그럼요?"
"너 때문에 열 받아서... 나... 혈압 올라가는 거는...?"
"크크크..."
"으유~~ 내가 너 때문에 미쳐."
"엄마~~ 나... 정말... 오빠 사랑해. 이제 서태지보다... 정현철이라는
이 사람이 더 좋아."
"휴~~ 난 모르겠다."
"오빠~~ 뭐 해요? 우리 엄마한테 말 좀 잘해봐요?"
"저... 어머님... 은영이 데리고 가서 정말 잘해줄게요."
"맨날 구박하면서..."
은영이 말에 태지가 째려봤다.
"고생 안시킬 자신있어요."
"굶어 죽지 않으면 다행이다."
"야~~ 김은영..."
태지가 은영이를 향해서 주먹을 들었다.
"헤헤헤. 오빠~~ 지금 이러면 곤란하잖아."
은영이는 자기를 향해 들려있던 주먹을 밑으로 내렸다.
"너 나중에 두고보자."
"엄마~~ 오빠가 나 고생 안시킨다잖아. 응?"
"고생 안시키기는... 직업도 없는 사람한테 뭘 믿고 널 보내?"
"뭐...? 오빠... 우리 엄마한테 얘기 안했어요?"
"응. 미처 말씀을 못 들였어."
"그래요? 그럼 제가 대신 말할게요. 엄마~~ 우리 오빠... 은행에 넣어놓은 돈 되게 많아. 그래서 그 이자만 받아먹고 살아도...
충분히 먹고 살수 있어. 그쵸? 오빠~~"
"으유~~ 퍽"
결국 태지가 은영이를 쥐어박았다.
"우씨~~ 사실이잖아요?"
"어머니 말씀은 그게 아니잖아? 내 직업이 뭐냐고 물으시는 거였잖아?"
"그럼 사실대로 말하면 되잖아요? 백수건달도 요즘은 직업에 쳐주니깐..."
"뭐...? 김은영~~~ 너 진짜 죽을래?"
"흐흐흐. 나 죽으면 젤 섭섭해 할꺼면서..."
"전혀..."
"허~~ 정말요?"
"그럼..."
"진짜 진짜 정말이예요?"
"그렇다니깐... 너 언제 죽을래?"
"흥~~ 억울해서라도 안죽을꺼예요."
"그럴 줄 알았다. 요녀석아~~"
태지가 은영이를 살짝 안았다.
"넌 방에 들어가 있어. 어머님한테 내가 다시 말씀드릴게."
"이제 좀 괜찮아졌어요?"
"응."
"우리 엄마... 그렇게 무서운 사람 아니예요. 너무 겁먹지마요. 설마 오빠 잡아먹기야 하겠어요."
"훗~~ 알았어. 어서 들어가 있어. 감기 걸리겠다."
태지는 은영이를 안으로 들여보냈다.
그리곤 은영이 엄마 옆에 나란히 섰다.
"처음... 질문부터 다시 말씀 드릴게요. 저 직업 가수예요. 어머님이 연예인을 싫어하신다고 그래서... 혹시 제가 할 줄 아는 다
른 일이 있을까 싶어서... 대답을 망설였던거구요. 지금 하는 일이 없냐는 질문에...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여 버렸어요. 솔직히
지금 활동이 끝나서 특별히 하는 일이 없었거든요. 그리고 제가 1년후라고 말씀 드린 건... 다시 활동을 시작하는 시기예요. 그때
까지는 제 나름대로 다음 앨범을 준비하고... 자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는... 휴식기 같은 거죠. 그리고 제가 오늘 이렇게 어머님
을 뵈러 온것도... 그 기간동안... 은영이랑 같이 일본에 가 있고 싶어서... 허락을 받으러 온거예요."
"일본요?"
"네... 은영이랑 같이... 일본에서 다음 앨범 준비하고 싶어요."
"은영이는 음악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를텐데...?"
"알고 있어요. 아무것도 모른다는 거... 하지만... 같이 있으면 편해요.
은영이는 저한테 엄마 같은 그런 사람이예요."
"하지만... 서태지..."
"그건 걱정하지마세요. 은영이가 서태지에 대해서 가지고 있던 환상을 제가 하나 하나 부셔버리고 있거든요."
"무슨 말인지...?"
"제가 바로 그 서태지예요."
"네...?"
"어머니가 이름만 들어도 뒤로 넘어가신다는... 그 서태지라구요."
은영이 엄마는 너무 놀라서 아무말도 못했다.
"훗~~ 옛날에 은영이도 저 못 알아봤었는데..."
"정말 서태지예요?"
"네... 정현철의 무대인이죠."
"무대인...?"
"정현철은 서태지를 만들어가는 스텝이구요."
"스텝...? 지금 무슨 말인지..."
"크크크... 그냥 제가 심심해서 구분해 놓은 거예요. 은영이랑 같이 있을 때... 전 정현철이예요. 은영이가 가지고 있던 태지에
대한 환상을 하나하나 깨버리죠. 장난도 치고... 구박도 하고... 하지만... 일을 할 때는 서태지예요. 매사에 빈틈없고... 철저
한... 그런 완벽한 사람이 될려고 노력하죠. 은영이는 그런 제 모습이
멋있어 보인데요. 그리고 저랑 같이 일하는 모든 사람이...
은영이랑 같이 있을 때 제 모습에 적응을 못해요. 사실 저도 깜짝깜짝
놀란다니깐요. 나한테 이런 짖궂은 면이 있었나 싶어서요.
음~~ 어쩌면... 정현철을 만들어가는 스텝은 김은영이 아닐까요?"
태지가 편안한 목소리로 얘기를 계속 했다.
"어머니가 서태지를 싫어하시면... 어머니 앞에서는 그냥 정현철 할게요."
"뭐... 내가 그렇게 서태지를 싫어하는 건 아닌데... 저 녀석이 하도 정신을 못 차리니깐..."
"하여간... 저 녀석이 말썽이죠?"
"훗~~"
은영이 엄마는 살짝 웃었다.
"이번에 일본 들어갈 때는... 부모님 허락 받고... 은영이 데리고 가고
싶어요."
"그럼... 일본에서 둘이만 지내는거예요?"
"네."
"은영이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데..."
"괜찮아요. 제가 일주일만 구박하면... 왠만한 음식은 다 만들 수 있을거예요."
"뭐라구요?"
"헤헤헤."
"우리 은영이 자주 구박하나보죠?"
"어머님도 아시잖아요? 제가 구박하고 싶어서 하나요? 구박 받을 짓을 하니깐 하는거죠?"
"하긴 그래요."
"흐흐흐. 드디어 내 편 생겼다."
"네...?"
"저희 집에서 둘이 싸우면... 엄마가 무조건 은영이편 들어주시거든요.
아무래도 저보다 은영이를 더 좋아하시나봐요."
"정말요?"
"네... 저희 집에서 제 편 아무도 없다니깐요. 10년을 넘게 같이 지내온
현석이형조차 은영이편 들어주는데... 얼마나 서러운
지... 집을 나가버리든지 해야지."
태지가 손으로 눈물 닦는 시늉을 했다.
"태지씨 보기보다 재밌는 사람이네요."
"지금 어머님 앞에 있는 사람... 서태지가 아니라 정현철인데요. 서태지는 신비주의라서 자기 얘기 남한테 절대로 안해요. 은영이
한테 조차도... 안하는 걸요. 그녀석... 제 사생활은 모두 알고 있으면서... 공적인 일은 아무것도 몰라요. 제가 가르쳐준다고 해
도... 싫다고 할걸요."
"복잡하네요."
"나중에 익숙해지면 재밌어요."
태지가 살짝 웃었다.
"근데... 태지씨 같은 사람이 뭐가 아쉬워서 은영이랑 결혼할려고 하는지..."
"그러게요. 서태지는 은영이가 곁에 없어도 괜찮은데... 정현철이... 절대로 안된데요. 김은영 아니면 어느 누구도 안된데요. 제
가 무슨 힘이 있나요. 스텝이 시키는 데로 해야죠."
"설마... 우리 은영이 버리는 일은...?"
"그건 제가 저 녀석한테 다짐을 좀 받아야겠어요. 애가 얼마나 변덕이
심한지..."
"훗~~"
"저 녀석이 자꾸 왔다갔다하는 것 때문에 제가 얼마나 힘들어 했으면... 현석이형이랑 은영이 친구들이 저희 둘 몰래 혼인신고를
할려고 했겠어요?"
"뭐라구요?"
"저희 둘 혼인신고해도 되요?"
"절대로 안돼..."
"크크크... 그럼 언제하면 되는데요?"
"결혼식하고..."
"그럼 결혼 허락은 언제쯤..."
"앞으로 하는 거 봐서..."
"그건 제가 은영이한테 자주 써먹는 말인데..."
"뭐라구요?"
"앞으로 잘할게요. 정말요... 그럼 저희 사귀는 건 허락 맞은거죠?"
"아직 일본 같이 가는 것까진 허락 안한거예요?"
"네... 일본 가기 전까지 무슨 일이 있더라도 허락 받을게요."
"일본 언제 가는데요?"
"일본에 사놓은 집에 문제가 생겼나봐요. 그거 해결 되는데로 갈 예정이예요."
"근데... 은영이 아빠가 허락을 할지..."
"무조건 허락 받아야해요. 어머님이 저 도와주실꺼죠?"
"싫은데요."
"으~~ 그럼 안되는데..."
"훗~~ 어서 들어와요."
"네..."
태지가 뒤에서 은영이 엄마를 살짝 안았다.
"그냥 큰 아들 하나 얻었다고 생각하세요. 저희 집에서도 은영이 막내
딸이거든요."
"내 나이가 몇인데... 이렇게 큰 아들이라니... 징그러워. 으~~"
"치이~~ 나 그렇게 나이 안들어보이는데..."
"훗~~"
"헤헤헤. 저희 부모님보고 한번 내려오시라고 할게요."
태지의 그말에 은영이 엄마는 살짝 웃었다.
"안녕히 주무세요."
태지는 인사를 은영이 방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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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니엄마입니다. 아직도 기다리고 계시는 님 있수? 크크크. 고마우이~~ 그럼 난....
소설 이상하게 망쳐놓고 도망 가버리는 비니엄마...
"님들도 내 나이 되봐여. 머리가 돌아가나... 이것도 억지로 생각한거예여. 몰라여... 몰라... 재미 없으면... 님들이 지우고 다
시 쓰던가...?"
크크크... 정말 그런다고 비밀번호 가르쳐달라고 쪽쟁이 날리는 님은
없겠져?
그럼 나 울어버릴꺼얌.
안뇽~~
이쯤되면 제가 무슨 말 쓸지 다 알져? 오늘은 생략합니다. 왜...? 그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