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에 미련이 많은자.
사람들의 미련에 묶여있는 자.
스스로 목숨을 끊어 저승에 가지 못하는 자.
그리고... 당신을 죽이고 싶어하는 자.
그들을 보고싶으신가요?
그렇다면 여기로 오십시오.
당신을 초대합니다.
『-=-=-=-=-=-=-=-=-=-=-=-=-
Layelah 단편집.
鬼之宙-당신을 초대합니다.
-=-=-=-=-=-=-=-=-=-=-=-=-』
"우웅..."
어느 정원. 한 소년이 그 곳을 헤매고 있었다.
"어라? 여기가 어디지?"
"여기가 어딘지 궁금하니?"
소년의 말이 끝나자 어느 여인의 말이 뒤를 이었다.
"네?"
"여기가 어딘지 궁금하다면 내가 알려주지."
"...? 그런데 어디 계세요?"
"네 위."
"네?"
소년은 위를 올려다 보았다.
"헉!"
붉었다. 푸른 하늘이 아닌 온통 붉은 세상. 그리고 그 가운데 있는... 목이 꺾여있는 새하얀 옷의
여인.
그 여인의 눈은 없었으며 비어있는 동공, 코와 입에서는 조금씩 핏방울이 떨어지고 있었다.
"우... 아으..."
소년의 눈이 심하게 떨렸다.
'톡.'
떨어지는 핏방울 하나가 소년의 얼굴에 닿았다.
"우아악!"
"아악!"
"카이 형?"
식은땀을 흘리며 일어난 푸른 머리카락의 소년 카이. 그는 자신의 앞에서 커다란 눈을 뜨며 자신
을 바라보는... 동생을 보았다.
절대로 있을리가 없는... 이미 15년 전에 죽어버린 동생을...
"카, 카류...?"
"악몽이라도 꿨어? 킥... 혹시 이런 것은 아니야?"
그 환하던 웃음은 비웃음으로 변해있었고 새하얀 피부와 밤하늘빛 흑청색 머리카락은 새빨간 선
혈로 물들어갔다.
그리고 그 눈에서는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미워. 형이 미워. 죽여버릴 거야!"
"우아악!"
"허억... 헉...!'
"카이, 대체 왜 그래?"
"아, 아냐. 루브 형."
카이의 앞에 있는 사람은 루브. 아르윈 왕국의 크레티야 3세였다.
"무슨 악몽이라도 꿨어?"
"아... 그게..."
카이는 루브의 시선을 피하며 우물거렸다.
"대체 무슨 일인거야, 응? 안 그래도 이상한 편지 때문에 걱정하고 있는데... 흡!"
"이상한 편지?"
자신의 입을 황급히 틀어막은 루브를 보는 카이의 시선이 날카로워졌다.
"대체 무슨 일이야?"
"그... 그게..."
"안 가르쳐 주면 형 미워할거야."
"윽!"
안색이 어두워진 루브를 보며 카이는 음침한 웃음을 흘렸다.
"후후... 빨리 보여주는게 좋을걸...?"
'어, 언제 저렇게 타락해 버린거야' 라는 말을 끝내 하지 못한 채 루브는 품에 넣어둔 종이 쪽지
를 꺼냈다.
'팔락.'
조심스레 접힌 종이를 펼친 카이의 눈이 놀라움으로 인해 커다래졌다.
『鬼之宙-당신을 초대합니다.
만월의 밤. 흑장미가 핀 정원으로 나와주세요.』
"이, 이게 뭐야?"
"내가 알면 이러고 있겠니..."
"... 가 보는 수밖에 없겠지?"
"그래야지. 마침 오늘 밤이 만월이 뜨는 날이니까..."
흑장미는 사실 흑장미가 아니다. 붉은 색이 너무 짙은 검붉은 색의 장미이지 세상에 검은 색의
꽃은 없다.
어두운 밤. 만월의 달빛에 비쳐 살짝 보이는 붉은 색이 더더욱 공포스럽게 만드는 흑장미 정원.
그 정원에는 본적도 없는 장미의 색과 같은 검붉은 색의 거대한 천막이 있었다.
그리고 그 천막에는 이런 글씨가 씌여진 커다란 나무패가 있었다.
『鬼之宙.』
"저 곳이 맞는거겠지?"
"그, 그렇겠지?"
"무섭다..."
"저거... 대체 누가 만든거지?"
알 수 없는 한기에 몸을 떨던 루브, 세라, 미르, 키옌. 이 넷은 카이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보고
깜짝 놀랐다.
"카이."
"무서워? 걱정 마. 우리가 같이 있잖아."
"그게 아냐."
무언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리움과 아픔. 카류의 반역이 사실이 아니었음이 밝혀진 그 날의
그 기분.
"카류..."
카이는 흘러내리는 눈물을 소매로 훔쳤다.
"어서오세요."
그 때 들려온 이질적인 목소리. 그들은 고개를 돌려 소리가 난 곳을 바라보았다.
소리가 난 곳은 그 천막의 앞. 그 곳에는 이상한 옷을 입은 한 소녀가 있었다.
약 10대 중후반쯤 되었을까 싶은 어린 소녀. 짧지도, 길지도 않은 어깨를 약간 밑도는 검은 색 머
리카락과 깊이를 알 수 없는 검은 색 눈동자. 그리고 칼라가 있는 새하얀 옷 위에 남색 조끼. 체크
무늬의 무릎을 약간 밑도는 주름치마.
이르나크 세계에서는 볼 수 없는, 마치 다른 차원의 존재같은 느낌이었다.
'다른 차원?'
그들은 스스로 놀랐다.
그렇다면 카류의 말은 모두 사실이 아닌가. 환생했다는 말 역시도...
"무엇을 하시는지?"
소녀의 말에 그들은 생각을 멈추고 소녀를 바라보았다. 그들은 그제서야 소녀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
소녀는 이상한 손 모양을 하고 있었다. 왼손으로는 주먹을 쥐고 가슴의 약간 아래에 놓았으며 오
른손은 펴고 손바닥을 아래로 향하며 왼손을 감싸듯 위에 있었다.
다만 왼손과 오른손은 약간 떨어져 있었다.
"귀신의 집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이것은 당신들을 사랑하는 자의 부탁입니다."
"우리를 사랑하는자라면..."
"카류?"
그들의 말에 소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들어오시지요. 참... 죽고싶지 않다면 제가 하고있는 수인(手印)을 취하시는게 좋을거예요."
그들은 소녀의 말에 어색한 수인을 취했다.
"이 수인은 지장보살의 지권 이라는 것으로 모든 사마(邪魔)가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소녀는 말을 끝내고 그 천막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그들은 서로의 얼굴을 보다가 소녀의 뒤
를 따라 천막 안으로 들어갔다.
"우와~"
어두웠다. 조명이라고 할 만한 것은 단지 벽에 듬성듬성 박힌 붉은색과 보라색의 작은 구슬 뿐.
"무... 무서워..."
그들은 서로에게 밀착하며 조심스럽게 소녀의 뒤를 따랐다.
"웃?!"
갑작스럽게 휘몰아치는 차가운 한기. 그것은 그들의 주위에 맴돌고 있었다.
"걱정하지 마시고 따라오세요. 그 수인을 유지하는 한 그들은 접근하지 못합니다."
"네, 네..."
그들은 두려움때문인지 자신보다 한참은 어린 소녀에게 존댓말로 답했다.
"추... 추워..."
주위에 약한 세라가 몸을 떨자 소녀가 말했다.
"귀신은 음기(陰氣)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있는 곳은 기온이 내려가지요. 많으면 많을 수
록 춥습니다. 제가 상당히 많이 데려온 것 같군요."
"귀, 귀신을 데려와요?"
"네. 영매사 및 여러 영능력자들은 귀신을 보고 대화할 수 있기 때문에 이렇게 데려오는 것도 가
능하지요. 그러니까 당신들의 동생분의 부탁을 들어줄 수 있었지 않습니까."
소녀는 무심한 눈길로 주위를 둘러보다가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
"길 잃으면 죽습니다. 귀신들은 사람들의 몸을 차치하고 싶어하거든요. 가끔 그렇지 않은 것들
도 있지만..."
약간 낮은, 듣기에도 오싹한 소리를 들으며 그들은 소녀의 뒤를 쫓았다.
"우악!"
미르의 비명. 미르의 앞에는 반투명한, 아니, 투명하다고 할 수 있을 만큼 흐릿한 여인의 모습이
있었다.
이상한... 새하얀 옷을 입은 여인이...
'퍽!'
"들어가 있어."
놀라운 일이었다.
소녀가 그 여인의 머리를 쥐어박으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하는 것이 아닌가.
"나오지 말랬지. 응? 내가 못살아 정말..."
그것을 보다가 문득 그들은 소녀가 사라졌다는 것을 알았다.
"어, 없어.."
"어떡해..."
"우앙-"
미르와 세라는 끝내 눈물을 흘렸고 차가운 기운은 점점 더 그들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내게 그 몸을 줘...]
[난 해야 할 일이 있어...]
[살고 싶어. 나 좀 살려줘...]
그리고 주위에 울리는 오싹한 목소리...
"우... 우윽... 꺄악!"
"입 벌리지 마."
"에?"
의외였다. 그 순진한 카이의 입에서 무심한 말이 흘러나오는 것이 아닌가.
"귀신은 입으로 들어오니까 그렇게 비명지르지 말라구."
"아... 응..."
"이번에는 정말 길 잃지 말고 따라와."
카이는 아까처럼 어색하지 않은 능숙한 수인을 취하고 있었다. 그것을 본 그들은 아까전의 그 소
녀가 도와주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응..."
그들은 이번에는 절대로 길 잃지 않겠다고 결심하며 카이의 뒤를 쫓았다.
"어때. 맘에 들어?"
천막 밖에서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한 가지 놀라운 것은 그 둘중 한 사람이 천막 안에 있어야 할 소녀라는 것쯤?
그리고 그 소녀와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은 흑청색 머리카락과 눈동자를 가진 10세 가량의 소년
이었다.
"응. 너무너무 고마워."
"쳇. 설마 차원이동이 될 줄이야..."
"... 많이 힘들었지?"
"설마... 너보다 힘들었겠어?"
"그래?"
소년은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것을 본 소녀도 미소지었다.
"저 쪽이야."
카이는 작은 조명과는 비교할 수 없는 밝은 빛이 있는 곳을 가리켰다.
"저기가 나가는 곳이야."
"으, 응..."
"따스하다..."
빛으로부터 따스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그 곳으로 달려나갔다.
"아아..."
"빛이야..."
"정말 무서웠지?"
"흐윽..."
그들은 서로에게 기대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나오셨군요. 무사해서 다행이네요."
그들이 빛 다음으로 본 것은 아까와는 다른 환한 미소를 짓고있는 소녀였다. 그리고 그 소녀의
손을 잡고있는 소년...
"카류?"
"응. 나야."
소년, 카류는 예전과 같은 환한 미소를 짓고있었다.
다시는 볼 수 없는, 당신들이 사랑하고 당신들을 사랑하는 자의 모습을 보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여기로 오십시오.
당신을 초대합니다.
-=-=-=-=-=-=-=-=-=-
鬼之宙. 직역-귀신의 집 [퍽!]
어제 점심시간에 할 일없이 귀신의 집을 그려보았습니다.
거창한건 아니구요 그냥 지장보살의 지권을 취하고 있는 소녀와 鬼之宙 라는 간판이 달린 천막
과 당신을 초대합니다 라는 글자와 귀신 몇마리 쯤...
소녀가 입고있는 옷은 교복이랍니다. 정확히 제가 다니는 혜원 여중 교복...
鬼之宙라는 글자와 당신을 초대합니다 라는 글자는 소설에서 나오는 그런 글씨체(이름을 까먹었
...[퍽!]) 로 썼기 때문에 그림보다 글씨 쓰는 시간이 더 많이 걸렸죠.(냐하하~)
鬼之宙 라는 글자가 5교시 전체를 잡아먹었답니다...
여고괴담... 본 적은 없지만 비디오 표지의 분위기가 맘에 들어 교복을 입은 소녀를 넣었지요.
호러여 영원하라~
냐하하♥
첫댓글 귀지.......음.......외전은 없나요???? 왠지 허무한데요?
귀신의 집? 헤에, 이게 호러였구나아.(←멍청이) 가로군은 입 닥치랬지.
뒤에 당연히 내용이 더 있겠죠?빨리 봤으면 좋게쎈요
鬼之宙...............이라; 이거 때아닌 남량특집이 꽤 많이 나오네요?^_^//다음편,없을리 없겠죠?기대하고있겠습니다아;;
엥? 그려면 카류가 다시 태어나서리 형제들을 전부 다 차원이동시켜서 왔다는 소리... 아르윈 망했군.. 왕족들이 몽땅 다 사려졌으니...ㅋㅋㅋ
鬼之宙이라...차원이동인가요....쿨럭
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