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칼럼
[세계 정상들이 보내는 편지] 친환경 전환, 누구도 뒤처지지 않게 하겠다
조선일보
입력 2023.06.22. 03:00
https://www.chosun.com/opinion/column/2023/06/22/LTTQ26KOB5H5BDIKLMJVZFSFSI/
※ 상기 주소를 클릭하면 조선일보 링크되어 화면을 살짝 올리면 상단 오른쪽에 마이크 표시가 있는데 클릭하면 음성으로 읽어줍니다.
읽어주는 칼럼은 별도 재생기가 있습니다.
오늘부터 이틀간 파리 정상회의
최근 전 세계 1억명 극빈층 추락… 빈곤 감소·지구 보호 양립 가능
총 1000억달러 기금 만들어 전 세계 기후변화 함께 맞서겠다
일러스트=김현국
우리는 인류와 지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빈곤과 불평등에 맞서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약 1억2000만명이 극빈층으로 밀려났으며, 2030년까지 유엔의 지속 가능 발전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갈 길이 멀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우리는 기후변화의 위험을 더 잘 해결할 수 있는 전략을 원한다. 기후변화는 더 크게 더 자주 재난을 발생시키고,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고 취약한 사람들에게 더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기후변화는 국경과 상관없이 사회와 경제에 실존적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
우리는 친환경 전략이 지구를 더 좋은 세계로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 탄소 중립 세계로 전환하려는 파리협정(2015년)의 목표는 분명하다.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을 위한 새로운 시대를 여는 것이다. 누구도 뒤처지지 않도록 하는 게 목표다. 빈곤을 완화하고 포용적이고 지속 가능한 개발을 지원할 강력한 힘을 제공할 것이다. 이를 위해 모든 국가가 함께 갈 수 있도록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쿤밍-몬트리올 전 세계 생물 다양성 프레임워크(2022년)’를 바탕으로 자연의 엄청난 가치를 인정하고 활용하는 새로운 경제 모델도 필요하다.
우리는 빈곤 감소와 지구 보호가 별개가 아니라 하나가 될 수 있는 목표라고 확신한다. 우리는 가난하고 가장 취약한 사람들이 비용을 크게 부담하지 않아도 친환경의 혜택을 충분히 누릴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각국이 ‘섭씨 1.5도 제한(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따라 2100년까지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섭씨 1.5도 이하로 제한하기로 한 것)’에 맞춰 다양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믿는다. 다양한 형식의 연대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목표로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세계 각국 지도자들은 단결하고 있다. 6월 22~23일 파리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의 목표는 다음과 같다. 최근 몇 년간 잃어버린 시간을 회복하고, 정의로운 기후변화 전환을 내용으로 하는 지속 가능 발전이다. 우리의 전략은 분명하다. 기후 관련 공약은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 빈곤 퇴치, 보건, 교육, 식량 안보 강화, 기후변화와 생물 다양성 손실 문제 해결을 위해 각국에서 우대 금리의 보조금과 대출을 우선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그리고 지속 가능한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중간 소득 국가에 장기 대출을 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아디스아바바 행동 의제(2015년)’에 따라 우리는 공적 개발 원조, 민간 투자를 포함한 모든 재원을 활용해야 함을 잘 알고 있다.
이러한 합의를 이행하려면 이미 약속한 재정 프로그램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2023년에는 기후변화에 대비할 공동 재원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특별 인출권(SDR) 또는 이에 상응하는 예산 확보로 가장 도움이 필요한 국가를 위해 총 1000억달러를 자발적으로 모금하는 것이다.
또 최빈국과 개발도상국 모두를 위해 부채 지원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빚에 시달리는 나라들을 위해 신속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최우선 과제는 다자 개발 은행 시스템에서 야심 차게 프로그램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우리는 개발은행들이 기존 자원으로 훨씬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책임감 있는 조치를 취하고, 명확한 목표와 전략을 바탕으로 자금 조달 능력과 민간 자본 동원을 늘리기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재원은 필수적일뿐더러, 돈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국가 주도의 접근 방식을 바탕으로 좀더 효과적인 운영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개발은행이 다른 공공기관 및 공적 기금과 긴밀히 협력하고, 적절한 경우 뜻있는 개인, 국부 펀드, 민간 금융 및 시민사회와 협력하여 최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작업이 끝난다면 적절한 기관의 자본 증액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기술, 지속 가능성, 공공 및 민간 투자가 협력을 위한 핵심이다. 이는 기술 이전과 과학기술 인재의 자유로운 이동을 촉진하고, 포용적이고 개방적이며 공정하고 차별 없는 경제에 기여할 것이다. 우리는 개발도상국 및 신흥 경제에 대한 지속 가능하고 포용적인 투자를 계속 추구할 것이다. 이를 위해 새로운 노력이 필요하다.
공공 재정과 기금은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수적이다. 국제개발협회(IDA), IMF의 빈곤 감소 및 성장 신탁 기금, 국제농업개발기금, 녹색기후기금 등 우리가 지닌 가용 수단을 강화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거기에 그쳐서는 곤란하다. 기아와 빈곤, 불평등에 맞서 싸우고 기후변화에 적응하며 손실과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목표를 달성하려면 새롭고 혁신적이며 지속 가능한 재원이 필요하다.
새로운 금융 기법과 금융 상품으로 복원력을 높여야 한다. 특히 재난이 닥쳤을 때 기후변화의 영향에 적응하고 이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더 강력한 국제 안전망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기후 및 기타 재난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예산 확보, 인도주의적 지원에도 좀 더 관대하고 안정적인 자금 조달 프로그램이 포함된다.
민간 자본 확대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G20과 아프리카 협약이 추진하는 바와 같이 민간 부문이 도와줘야 한다. 사업 환경을 개선하고, 공통된 표준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개발도상국과 신흥 경제국의 친환경 전환을 위한 자본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다.
한 나라의 노력만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연대해야 한다. 이를 위해 G20 정상회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 정상회의,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 등 중요한 국제회의에서 함께 가자고 선언하고 촉구할 것이다. 앞으로 모든 국제 활동과 회의에서 우리는 인류의 번영과 지구를 위한 구체적 행동을 발전시키고자 함께 노력할 것이다.
∗22~23일 프랑스 파리의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세계 정상들이 기후변화와 친환경 전환에 대한 공동의 편지를 보내왔다. 한국에서는 조선일보가 독점으로 싣는다.
∗공동 집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리시 수낙 영국 총리,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룰라 브라질 대통령,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 무함마드 UAE 대통령, 미아 모틀리 바베이도스 총리, 샤를 미셸 EU 상임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