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입술이 예쁜 남자 / 박영희
더 이상 잃을 것도 없는 바깥 남자와 그 옆에 키 작은 여자는
사라져버린 사랑의 맹세도 없이
지금껏 나란히 한 개의 문으로 어찌 들어가 살까
사랑이 지나간 자리엔 새까만 얼룩의 잔해가 심드렁하게 드러눕고
천 번을 생각하고 결혼이란 걸 했어야하는데
날 좋아한다며 밤낮으로 따라다니는 이 남자 바탕체의 입술이 예뻐서
한평생을 맡기고 서로의 눈빛만 봐도 의기양양하던
청춘의 결혼시절 깨달은 것은 무언가
일찍 간택만 안 받았어도 빼앗은 주도권 달라졌을까
뜬 구름 잡는 남편 덕에 우여곡절 겪은 돈의 위력
어린 자녀 가슴에 하늘이 주신 웃음 잊지않으려
아스라이 언덕아래 이야기가 멈춘 세월
밤이면 코골이로 볼멘소리 하던 나는 철이 들어
가보지 않은 길로 밀어낸 남편의 어깨에 알량한 파스를 붙인다
신랄한 모니터링에 가족의 그물에 걸린 자유가
얼마나 컸던가를 평생 체험해본다
네 편 이었다가 내편이 된 부부
그분의 선하심으로 두 자녀 출가시키고
간혹 고딕체로 윽박지르는 여전한 남편 일지라도
다시 순수했던 사랑의 계절로 돌아가
굳어진 흙에서도 이야기의 꽃을 여는
마지막 문장의 순전한 나이기를
첫댓글 절절하게 살아온 시절을 한겹한겹 베껴내는 문장
우리는 젊음이라는
가치 하나로 하나가 되어 조각배로 대해를 건넜지요
갖가지 풍랑이며
시련이 없는 가정이 있겠습니까
그 난간을 돌파하면서
삶의 지혜가 가슴에 차곡차곡 내려앉아 어느 나이쯤 되면
보든 것을 볼수 있는 경륜이 되지요
자녀들과 이웃들의 교훈을 주면서요
아름다운 시 잘 감상했습니다
문장 사이 사이에 번쩍거림이 있습니다
굽이굽이 넘다보니..측은지심에 면역도 생기고..
오붓한 시간이 주어지네요..ㅎㅎ
감사합니다*^^♡
비록 남편이 힘들게 했을 지라고 곁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 행복할 것 같아요
사실 남편은 넘 착한사람이죠.. ㅎㅎ
기대가 큰것만큼 실망이
커서 자제시키며 사느라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사람에겐 본질은
변할수 없는것 같아요..
다 아니까.. 참고 받아들이고 살고있어요..
감사합니다..
착한 사람은 힘들게 하지만 미안하다고 늘 마음 속으로 생각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