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시절만해도 큰 주목과 기대를 받았으나 막상 프로에 대뷔해서는 너무도 아쉬운 커리어를 남겨야했던
잊혀진 유망주들에 대한 글입니다.
오늘은 어느날 갑자기 바람과 함께 사라진 남자 [정재호]에 대해 다뤄봅니다.
"한국의 스테픈 마버리(Stephon Marbury)를 꿈꾸다"
PG의 최대 덕목은 패스일까 아니면 득점일까...
아마도 PG라면 패스 First 가 아니겠는가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것이라 사료됩니다.
농구계는 오랫동안 패스 First 득점 Second 를 PG의 덕목으로 여겨왔고,
우리 한국농구의 명 PG 들도 대부분 패스나 어시스트를 먼저 노린 후
득점은 기회가 있을때 가담하는 플레이 방식을 선호해 왔지요.
그러나 가끔은 변종들도 출연합니다. PG 주제에? 득점부터 하려고 환장을 하는 경우이죠.
요즘에는 이런 가드들을 '공격형 가드' 혹은 '듀얼가드'라 칭하며 많이 등장하는 추세이고
어느정도 시대의 흐름으로 여겨지고 있기도 하지만 90년대나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PG의 지배적인 유형은 역시 패스마스터형 정통 PG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당시 정재호의 등장은 그래서 사뭇 신선했습니다.
[2000 회장기 전국 고교농구]에서 군산고를 우승으로 이끌고 MVP에 등극하며 농구계의 주목을 받은 정재호는
최부영감독의 스카웃으로 당시 대학농구 약체이던 경희대에 소신진학.
금새 주전을 꿰차며 PG로 경희대를 이끌게 됩니다.
[경희대 시절의 정재호]
PG임에도 불구 정재호의 플레이 스타일은 지극히 공격 지향적 이었습니다.
패스의 기본기도 갖추고는 있었지만 그에게 있어 패스란 어디까지나 옵션.
걍 닥치고 스스로 득점을 매듭지어버리는 단순한 공격방식을 선호했죠.
저돌적인 드라이브인과 빠른 타임의 중장거리 슛팅은 대학무대에서도 충분히 진가를 발휘했고
정재호가 한경기에 20득점 이상을 올리는 경기는 습관처럼 볼 수 있었습니다.
선수단을 매섭게 장악하는 최부영 감독조차 정재호의 공격 본능을 억제하려 들지 않을 정도였죠.
상대의 2-3 존디펜스를 드리블과 슛으로 혼자서 파괴해버리는 저돌성만 봐도
당시의 PG들과는 스타일면에서 확실히 다른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양동근과 이정석등이 대학 최고의 PG자리를 두고 경합하고 있었지만
일각에서는 정재호를 양동근과 이정석보다 높은 레벨로 평가하는 경우도 적지 않으리만치
꽤 주목받는 유망주였죠.
혹자는 정재호를 일컫어 "한국의 스테픈 마버리"가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리딩능력이나 패싱력이 최고수준엔 못미치고, 플레이가 독단적인 경향이 있다는 혹평도 있긴 했으나
그것을 상쇄할 수 있는 뛰어난 득점력이 수반된다면 크게 문제가 될 것은 아니었죠.
2005년 KBL신인드래프트에서 PG 최대어였던 정재호는 전체 5순위로 전자랜드의 유니폼을 입게됩니다.
전자랜드는 오랫동안 PG 부재의 설움에 울어야 했던 팀인만큼 정재호의 전자랜드행은
팀에게나 본인에게나 매우 안성맞춤 이었죠. (드디어 수준급 PG를 얻게된 전자랜드.. ㅜㅜ)
[전자랜드에 지명된 루키 정재호]
프로에 대뷔한 정재호는 기존의 팀 고참 PG인 최명도,김태진들을 단숨에 밀어내고 주전자리를 꿰찼습니다.
하지만 정재호의 프로대뷔시즌은 그리 녹록치 않았습니다.
팀 사상 첫 외국인 감독인 제이 험프리스가 범죄자출신 용병 리벤슨과 허구언날 마찰을 일으키는등
팀 캐미스트리가 최악으로 치닫았고, 왠일인지 팀의 주포 문경은도 슬럼프를 겪고 있었습니다.
팀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신이 뭔가 해야한다는 압박감을 받은듯 루키 정재호의 플레이는 조급했고
상황에 맞지않는 무리한 플레이들을 자주 시전하며, 리딩가드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게 됩니다.
더군다나 아직 프로에 적응이 덜된 탓인지 경희대시절 활용하던 공격 스킬들이 좀체 통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최대장점인 득점력을 뽐내는데 실패..
결국 프로 첫시즌을 평균 6.8득점에 머무르며 '공격형 가드'라는 닉네임을 무색하게 만듭니다.
최명도나 김태진보다야 분명 나았지만 전자랜드의 오랜 숙원인 'PG 부재'를 해소하기에는
다소 부족해보이는 면모였죠.
[제이 험프리스의 지시를 듣고 있는 정재호]
게다가 정재호의 루키시즌인 2005~2006 시즌을 계기로 전자랜드는 와해되고 있었습니다.
기대를 모은 험프리스 감독이 선수단장악 실패로 시즌도중 팀을 떠나며 박수교 감독 체제로 전환되었고
에이스용병 리벤슨도 결국 오리온스로 트레이드.. 몇년동안 팀의 간판이었던 문경은도 SK 나이츠로 트레이드...
팀 리빌딩의 시점에 다다르게 된 것이죠.
허나 리빌딩의 중심축이 되리라 믿었던 정재호마저 시즌후 오리온스로 트레이드 된것은 꽤나 충격이었습니다.
그토록 오랫동안 PG부재에 시달려온 전자랜드가 간만에 작심하고 뽑은 루키가 정재호인데
그 정재호를 달랑 1시즌만에.. (물론 그 트레이드 상대가 박지현이긴 했지만)
어쨌든 오리온스에서 맞이한 프로 두번째 시즌에서 정재호는 한차원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가드진에 김승현과 김병철이 버티고있는 오리온스였지만 김승현이 불의의 부상을 당하면서
정재호의 출장기회가 늘어났고, 정재호는 PG와 SG 양 포지션을 오가며
평균 23분 정도만 출전하고도 평균 8.6득점에 3점슛성공률은 무려 45.7%를 찍는등
'공격형 가드'로서의 면모를 충실히 보여주었죠.
에이스 김승현의 부상결장이 있었음에도 정재호가 그 공백을 잘 메워준 덕분에
오리온스는 당해년도 정규리그 4위를 마크하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었습니다.
정재호의 세번째 시즌인 2007~2008 시즌에도 정재호의 활약은 무난 했습니다.
시즌도중 부상결장을 겪으며 다소 부침이 있긴 했으나
또다시 평균 23분여만 출전하고도 평균 8.3점에 3.7어시스트를 마크하며
이번에도 장기 부상공백을 가진 김승현의 빈자리를 잘 메워준 것이죠.
[오리온스 시절의 정재호]
이렇듯 현재까지만 보면 그렇게 폭발적인 활약까지는 아닐지언정
정재호가 충분히 준수한 프로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음에 딱히 의심의 여지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프로데뷔 3년차를 마친후 그의 행보는 다소 의외의 흐름을 맞이하게 되니다.
상무 입대 실패로 인한 공익근무요원으로 2년간 복무하게 된 것이죠.
능히 상무에 뽑힐만한 재능이었고 대뷔후 3년간 프로에서 보여준 활약도 충분히 자격이 되었기에
정재호의 공익근무행은 어떻게보면 충격적이기까지 했습니다.
그렇게 2년간 군복무를 맞친후 컴백한 2010~2011시즌. 그의 폼은 급격하게 저하되어 있었습니다.
불어난 체중과 몸관리 실패로 입대전의 날카로운 몸놀림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으며
여기에 잦은 부상까지 겹치면서 경기에 나오는것조차 쉽지 않았죠.
팀 리빌딩의 흐름속에서 그는 점점 김남기(당시 오리온스감독)의 구상에서 멀어져갔고
2010~2011시즌을 고작 10경기 출전에 그쳐야 했습니다.
더욱이 시즌후 '웨이버공시'된 정재호는 사실상의 방출 수순을 밟으면서
그의 프로 커리어는 마치 나락의 급행열차를 탄듯 빠르게 땅바닦으로 곤두박질치고 있었죠.
결국 D리그를 전전하던 정재호는 그야말로 '소리 소문도 없이' 전격 은퇴를 감행하고야 말았습니다.
프로에서 거의 보여준게 없었던 일부 유망주들이 이른나이에 은퇴선언을 했던 사례들은 많습니다.
허나 정재호는 나름 보여준게 많았던 선수였고 존재감도 뽑냈던 선수였는데
그런것치고는 그의 은퇴는 너무도 갑작스럽고 빠른 것이었죠.
그리고 너무도 조용하게 이루어졌습니다. 어지간한 언론 기사한줄 없이 말입니다.
타팀팬들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일부 오리온스 팬들 조차도 정재호의 은퇴소식을 몰랐을 정도이니 말이죠.
지난 글들에서 다뤘던 [정훈]이나 [옥범준]만큼의 아쉬움은 아닐지라도
정재호도 분명 재능에비해 꽃을 피우지 못한 케이스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돌파와 외곽슛에 모두 능했으며 근성과 투지를 겸비한 탁월한 득점원이었던 정재호는 분명
한국 농구에 흔치 않았던 '공격형 PG' 였습니다.
허나 게임조율능력이나 리더쉽등 리딩가드로서의 면모가 기대만 못했고
수비력에서도 때로 '자동문'이라고 폄훼당하는등 공수 밸런스가 좋지 않았던 점은
그가 더욱 중용될 수 없었던 한계로 작용하고야 말았지요.
PG를 보기엔 리딩력이 부족하고, SG를 보기엔 채 180cm가 되지 않았던 작은 신장...
어정쩡한 듀얼가드의 꼬리표는 프로내내 정재호의 그림자로 남아야 했습니다.
만약 정재호의 신장이 180cm 후반정도만 되었더라도 그의 활용가치는 훨씬 나았을거라 봅니다.
그래도 이정도로 소리소문없이 사라질만한 선수는 결코 아니었기에
너무도 급작스럽웠던 은퇴가 아쉽기만 하지만 은퇴이후 '정재호 스킬 농구교실'을 통해
아직 농구와의 끈을 이어가고 있는듯 하니 반갑군요.
[은퇴후 후진양성에 힘쓰고 있는 정재호]
정재호표 '한국의 스테픈 마버리'는 실패했지만 앞으로 더욱 완성도높은 공격형 PG들이 출연하여
농구팬들의 보는 재미가 한층 다양해 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첫댓글 경희대 에이스 정재호, 그리고 프로에서도 가능성을 보여줬는데 진짜 소리없이 사라졌네요
유령처럼 휘리릭~
이 시리즈 너무 잼있게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태술처럼 공익에 갔어도 철저히 몸관리 했으면 좋았을것을...ㅠㅠ
아쉬운 선수입니다
정재호도 소리소문없이 사라졌네요 ㄷㄷ
스탯도 그렇게 나쁜편이 아니었던거같은데요
다음 편이 기대되네요. 양질의 글 감사드립니다!!
다른 얘기지만 이현민이 군산고-경희대 시절 내내 정재호 백업이었다는데 프로에서는 훨씬 성공했네요. 커리어는 참 존경할 만한 선수인데 올시즌 활약은 어찌될련지...
전랜팬으로써 정재호 픽했을때 얼마나 기뻣는지 모릅니다ㅠㅠ 전랜 포가난을 극복해줄 선수라고 믿었었는데ㅠㅠ
1,2,3편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잘 읽고 있습니다.
중고등학교때 천재라고 불리우는 선수가 대학교때 그냥그런 선수가되고 프로에서는 벤치를 데우는 선수로 떨어지고..,
참 인생이 그렇습니다.
어쩔수 없죠 점점 잘하는 선수들만 남게되니.. 고교때 천재소리 듣던 선수들만 대학 주전이고 그 대학 주전 중 20~30명 안팍만 프로로 가고 프로가면 10년동안 천재라던 선수들만 구성되어있으니.. 갈수록 바늘구멍인거죠.. 프로출신 후배가 그러더군요.. 형 프로에 있는애덜 중 고딩때 천재 아닌애덜이 어딨어요 하고..
좋은 글 고맙게 잘 읽고 있습니다. 농알못이라 알게 되는 것도 배우는 것도 많네요. 하지만 차마 다음 글 기대한다는 말씀은... 취지는 그들을 기리려는 것이겠지만... ㅜㅜ
그래도 그 선수들이 그냥 실패한 게 아니라 지금도 아쉬움의 존재라는 걸 느끼게 해주는 글 계속 부탁드립니다. (__)
당사자인 선수들도 고마워 할 거 같아요. 기억해줘서...
그래도 나름 정재호는 컨디션 좋을 때는 나름 존재감을 보여주었죠
대학때는 양동근과 같은 부류인데 실제로는 더 높은 평가를 받았죠. 듀얼가드인데 더 강하고 더 빨랐어요. 양동근은 대학때의 기대에 비해 정말 많이 성장한겁니다. 대학때는 물론 잘하긴 했어도 절대 프로에서 레전드가 될 선수로는 보이지 않았거든요.
더 강한 피지컬을 가지고 있었던건 맞으나 발은 오히려 느린 편이었습니다 당시기준 초장거리 3점을 가지고 있던지라 항상 수비를 달고 있었기 때문에 몸빵으로 밀고들어간 후 상대 압박을 몸으로 견디며 패스를 하던 스타일이었었죠 그래서 더 크고 빨라진 프로에서 적응이 어려운 측면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양동근은 오히려 빠른 상황판단에 오펜스 셀렉션이 좋아서 1번으로서도 좋게보던 선수였습니다 물론 이렇게 레전드까지 될줄은 상상못했단거에는 저도 동의합니다 ㅎㅎ
@Unsung Peter Pan 오픈코트시에 공 들고 밀어붙이던 정재호의 스피드는 대학 최고수준이었습니다. 순간 스피드까지는 모르겠습니다만.
@EJ핑거롤롤 좋은 볼핸들링과 상체근육을 가져 직선으로 드리블과 함께 치고 나기는 속도는 좋은편이긴 했지만 양동근보다 빠르다면 김선형 수준인데 그정도는 절대 아니었고 스피드는 정재호의 커리어 발목을 끝까지 잡은 약점 중 하나였습니다 05드랩 당시에도 트라이아웃에서 한상웅에게 털리며 5픽까지 내려왔고 전랜 입단후에도 10키로 이상 감량하는 등 개선 노력을 했었습니다
시리즈 너무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당시 드래프트 분위기도 언급해주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
김광원, 한상웅 둘 다 동호회 농구에서 봤네요~...
방성윤 정재호 서동용 윤병학 정상헌도 동호회에서 활동중이거나 했었죠.
상무에 붙었으면은 프로 커리어가 많이 바뀌었겠네요
전랜팬으로서 너무 아쉽네요~ 감독이 최희암 감독으로 바뀌며
정재호가 박지현으로, 박지현이 황성인으로..
박지현이 계속 있었더라면ㅠㅠ
켐프처럼 몸관리 실패했나봐요.쩝.
잘 읽었습니다.시리즈 계속 부탁드립니다.
좋은글 잘봤습니다 몇가지 짚고 넘어가야될 부분 있는데 당시 험프리스 감독의 후임은 박수교가 아닌 이동엽선수의 아버지인 이호근으로 감독대행으로 시즌마무리 후에 최희암에게 바톤을 넘겼죠 박수교는 그당시 단장이었습니다 정재호는 데뷔시즌 까지는 본문에서 언급하신신 말씀이 맞으나 0607부터는 얘기 거리가 많아집니다 일단 김승현의 백업으로 2년차를 시작하는데 김승현의 대표팀 차출 후 주전1번으로 중용되나 오리온스 멤버 특성상 큰 재미를 못봤죠 김승현 복귀후에 투가드로서 2번 스타팅으로 나서기 시작하는데 이게 대박이 터집니다. 5라운드 6라운드에서 커리어하이인 29점 33점을 연달아 기록하기도 하는 등
2년차 정규시즌은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는데 플레이오프에서 한계를 드러내게 됩니다 당시 오리온을 김병철을 포함한 쓰리가드라인업으로 정규시즌 막판 상승세를 탔는데 6강에서 만난 삼성 또한 이정석 이원수 강혁의 쓰리가드가 안준호의 전술에 맞는 팀이어서 같이 맞불을 놓았을때 공격력에서 앞선 오리온스가 우위를 가져갔고 서장훈이 나올때는 스피드로 공략을 하며 삼성을 무너뜨렸지만 모비스는 양동근(181) 이병석(190) 김동우(196)의 장신 라인업을 가동하여 이를 영리하게 활용하는 크리스윌리엄스의 패스를 통해 김병철(185) 정재호(177)의 머리위로 무더기 3점을 날렸고 스윕을 이끌어 내며 정재호의 스타팅 2번은 실패로 끝났죠
@Unsung Peter Pan 3년차에는 김승현의 허리디스크로 개막2경기때부터 스타팅 1번을 차지하나 이때부터 오리온스의 추락이 시작됩니다 1라운드 3번째 경기였던 엘지전에서 스타일상 상극인 발바리과의 이현민에게 무참히 짖밟히더니 백업으로 나온 김영수가 3점 4개를 터뜨리며 정재호의 자리를 위협했고 그 후로도 정재호가 나온날은 본인은 득점을 하나 팀은 패배하고 김영수가 나온날은 연패탈출을 하기도 하는등 임팩트면에서 김영수에게 밀리더니 급기야 발목부상을 당하며 주전경쟁에서 완전히 탈락했습니다 그 사이 김승현이 복귀를 했고 백업이 김영수로 굳어지며 트리밍햄 주태수와 함께 전자랜드로 트레이드되죠
@Unsung Peter Pan 평균 득점만 보면 나쁘지 않으나 몸상태가 안좋았고 출전 경기수가 적었으니 당연히 상무는 탈락할수밖에 없었고 조건부 트레이드 였던지라 군복무 후에 백주익은 전자랜드로 정재호는 오리온스로 복귀하게 됩니다 그뒤로는 말씀하신거 처럼 흘러갔죠
어느 분야인들 마찬가지겠지만 주변 환경이 참 중요한거 같습니다 정재호는 온볼 성향이 매우 강한 공격형 가드였습니다 지역방어를 패스한방에 뚫을줄 아는 퓨어가드는 아니었지만 하이포스트에 있는 빅맨과 연계해서 부수고 본인이 직접 몸빵으로 킥아웃을 내서 뚫을줄 아는 능력은 분명 있는 가드였죠 이런 장점을 살릴수 있는선수들을 만나야 하는데
@Unsung Peter Pan 당시 팀의 용병들은 감독이랑도 불화중인 리벤슨에 스크린은 커녕 본인이 1번 노릇을 하려드는 화이트 밑에서 팔자에 없는 패스셔틀을 하게되었고 오리온스에 와서도 스크린 비중이 적은 피트마이클 식물 폴밀러 제러드호먼과 만나며 본인의 장점인 2대2를 구사할 환경이 만들어지지 못했습니다 스타팅 2번으로 뛰며 본인의 공격력을 활용하게 되며 오리온스에서 성공적인 출발은 할수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본인의 성장에서는 마이너스가 됬다고 생각해요 물론 자기관리 소홀로 체중조절에 실패하며 갈수록 이승철화 되어간건 본인의 실수지만ᆢ 크리스 윌리엄스나 민렌드 이버츠 같은 팀플레이 충실하고 하이포스트에서 연계 해줄줄 아는
@Unsung Peter Pan 그런 선수들과 함께 했다면 정재호의 커리어가 이렇게 끝나진 않았을거 같네요 여담이지만 양동근은 굳이 크리스윌리엄스를 만나지 않았더라도 성공했을거 같습니다 양동근도 패스만가지고 지역방어를 뚫을 재능은 없었지만 원맨에이스였던 탓인지 일단 밀고들어가고 보는 정재호와 달리 확률에 기반하는 오펜스 셀렉션과 그에 대한 판단속도가 좋은 선수였고 그걸 경기운영에 활용할줄 알았습니다 (초창기 퓨어1번 열풍에 평가절하되기도 했지만 제 기준에선 엄연히 훌륭한 1번이었습니다 )유재학이라는 게임 디테일까지 잡아주는 감독 밑에서 그 장점을 극대화했고 성실한 선수라 그걸 잘 받아들이며 크블역사에 이름을 새긴 명가드가 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