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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동하궁의 환관이 하라바족의 수장을 찾은 후. 세 번의 해가 드고, 세 번의 해가 졌다. 오직 반이 접힌 밝은 달이
푸른빛의 밤하늘을 수놓고. 저마다 자신들의 천막에서 가족들과함께 저녁을 먹고, 하루 사냥에 대해 이야기하는
평화로운 그 시간.
"아버지~ 제발요.. 저랑 살면서 타타르도 마음을 돌릴 거에요."
수장의 천막. 언제나처럼 양고기를 푹 고아 온갖 양념을 해 만든 하라바족의 전통 요리로 저녁을 먹는 수장 야율타야와
그의 딸 보에티. 오늘은 분홍빛의 고운 천을 두르고 검고 긴 머리를 금빛의 끈으로 높이 묶은 아름다운 그녀는
저녁도 마다한 채. 아버지의 곁에 찰싹 달라붙어서 갖은 애교란 애교는 다 부리고 있었다.
"안된다. 두 사람이 마음이 맞지 않는것을, 너와 나의 고집으로만 타타르와 너를 혼인시킬 순 없어."
"어머!! 그럼 아버지는 이제와서 딸의 정혼자를 바꿀 셈이세요?? 부족의 사내들은 전부 수장의 딸 보에티는
전사인 타타르의 아내라고 알고 있는걸요.. 게다가 타타르는 충정이 강해서 아버지가 한마디만 하시면 바로 저와
혼인할거에요."
그녀의 갖은 고집과 애교에, 수장 야율타야는 고민이 되는듯 먹던것을 멈추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솔직히, 자신도
타타르가 아니면 보에티를 시집보내고 싶지 않다. 아름다운 외모는 제쳐두고라도, 타타르는 훌륭한 사내였다.
사냥솜씨도 부족.. 아니 묘족에서 가장 월등했고 힘도 세고, 무예와 창술, 궁술 에도 능하다. 그 뿐만이 아니다.
독서를 즐겨 은 국의 서생들 못지않게 총명하고 전술에 능하다. 그렇지만 가장 마음에 드는것은 그의 다정다감하고
자상한 성격. 은혜를 입으면 절대 잊지 않고, 한번 따르면 잊지 않는 그 절개다.
허나, 타타르는 묘족 최고의 남자인 동시에 최고로 완고한 사내였다. 한번 한 말은 지키며 거짓은 내뱉지 않는 자.
그가 지금 보에티와 혼인하기 싫다고 한 이상 10년이고 20년이고 그의 마음이 돌아설 때까지 기다려야만 한다.
아무리 자신이 그의 윗 사람이고 타타르가 자신을 따른다고 하지만 그의 인생이다.
"...하지만 강요할 수는 없다. 자, 혼인얘기는 아비가 아닌 타타르와 상의하거라."
그녀의 아버지도. 한말 한 말은 끝까지 가는 사람. 보에티는 갖은 짜증을 부리다 수장의 천막에서 빠져나왔다.
'짜증나! 여자인 내가 타타르에게 혼인을 제촉하란말야?? 안돼!! 그건 절대로 안돼!'
묘족 최고의 미녀라는 자존심이 있는 이상. 보에티는 절대 타타르에게 먼저 혼인을 청할 순 없었다. 순간 보에티는
아버지가 다시 원망되었다. 정혼을 하면서 혼인하는 나이를 확실히 정했다면 정혼을 한지 5년이나 지난 뒤에 보에티가
이렇게 애탈 일은 없었을 태니 말이다.
시원한 밤바람을 맞으며, 마을에서 빠져나와 사막의 모랫길을 걷는 보에티. 잔잔한 밤바람이 그녀의 머리칼을
헤집고 잔뜩 뾰롱퉁한 얼굴의 그녀는 뭐라 중얼 거리며 타타르와, 자신의 아버지 야율타야의 험담이란 험담은
잔뜩 늘어놓고 있었다.
ㅡ사각 사각
그때였다. 누군가 그녀쪽으로 걸어오는소리가 들렸다. 혹시 타타르인가 하고 밝은 웃음을 지으며 주변을 살핀 보에티.
허나, 어느새 마을은 저 멀리 떨어져 있었고. 타타르는 커녕 다른 사람의 머리칼 하나 보이지 않았다.
ㅡ사각사각
그러나 누군가가 걸어오는 발소리는 여전히 들려왔고 갑자기 겁이난 보에티는 마을 쪽을 향해 서둘러 걷기 시작했다.
그러자, 점점 더 다가오는 그 발소리. 어느새 발소리의 주인공이 인간이 아니라 말이라는 것을 알아차릴 만큼 가까이
다가온 발소리.
'뭐..뭐야. 누..누구야..'
다행히 점점 마을이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지만. 그녀의 뒤를 따라오는 누군가는 점점 가까워져갔고. 겁에 질린
보에티는 어느덧 마을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꺄악!!!!!"
그러나. 누군가의 손이 그녀의 어깨를 집고 겁에 질린 그녀는 너른 사막이 울릴만큼 우렁찬 비명을 질렀다.
그러자, 철컥거리는 안장소리가 들리면서 누군가가 타고있던 말에서 내렸고. 뒤를 돌아본 보에티는 또다시
비명을 지를 수 밖에 없었다.
"누...누구야!!! 꺄악!!!!!! 아버지!! 타타르~!!!!!!!"
말에서 내린 검은 형체. 그를 피해 달아나다 모래위에 보에티는 넘어지고 만다.
곧 검은 형체가 보에티에게 손을 뻗고 그녀가 눈을 감은 순간.
"보에티?!!"
익숙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타타르..!!"
하얀색 천 옷을 입고, 그가 아끼는 칼을 뽑아 든 채 나타난 타타르. 보에티는 재빨리 모래밭에서 일어나 타타르의
등뒤에 숨고. 보에티의 안전을 확인한 타타르는 정체불명의 사내에게 칼을 겨눴다. 그러자-
"손님을 맞는 태도가 영 불손해졌군."
타타르가 밀친 덕분에 모래위로 넘어진 사내는 무릎을 털고 일어났다. 그 후, 허리춤에 있는 긴 칼을 꺼내든 사내.
칼손잡이의 끝부분이 동그란 고리모양인 것을 보면 은 국의 칼이 분명했다.
"은 국의 사람이냐?"
타타르의 물음에 칼을 내린 사내. 곧 달빛이 그를 비추고, 여자를 겁탈하는 흉악한 짓은 절대 하지 않을 것 같은
귀티가 흐르고 수려하게 생긴 한 사내가 서 있었다. 곧 칼을 칼집에 다시 집어넣은 사내. 여유있는 미소를 지으며
약간 여윈듯한 그는 말했다.
"네가 타타르지? 난 은 국의 17왕자이자 수라야의 아들 무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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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은랑은 다시 월청궁의 화영전으로 돌아와 있었다. 유모도.. 그녀를 따르던 시비도 없이. 오직 자신을 감시하는
화영전 바깥에 머무는 병사 셋과 자신의 감시역이자, 시중을 드는 시비 두 명과 함께.
"마마, 죽이라도 드셔요."
늙은 시비가 작은 그릇안에 잣죽을 끓여왔다. 그리고 걱정스러운 모습으로 은랑에게 권했지만 쳐다보지도 않는그녀.
벌써 삼일째. 은랑은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그저, 하루에 물 몇잔만 들이키고는 의자를 창가쪽에 가져다 두고
창호지 창문을 열어두곤 하늘만 바라보는 것이다. 거절의 말도 없이, 그저 어떤 사람도 응시하지 않는 은랑은
그저 살아 움직이는 인형처럼 보이기만 했다.
'...어찌한다...어찌한다.....'
은랑은 아바마마의 처참한 모습을 보고 통곡을 하던 그날, 호가 건낸 거래때문에 작은 머리가 깨질것처럼 아파왔다.
웃음이 많았던 그녀가 웃어본지가 언제인지.. 그저, 맑기만 했던 검은 눈에 슬픔이 가득하고 눈물이 가득하다..
은랑이 다 죽어가는 아비를 실로 오랫만에 만났던.. 초췌한 아비의 모습이 섧게 통곡했던 그 날. 호에게 전해들은
말과, 그가 그녀에게 제안한 거래는 그녀를 괴롭게 만들었다.
삼일 전.
고통에 울고 소리치다 기력이 다빠진 왕은 묶인 채 기둥에 기대어있었고 그런 가엾은 아비를 품에 안은 채
울고있는 은랑에게 호는 말했다.
"네 아버지 불쌍하지? 후후,,, 은랑. 난 말야, 지금 당장 네 눈 앞에서 네 아비를 죽일 수 있어."
은랑의 시비들을 모두 반하게하던.. 호의 정혼자인 은랑을 내심 뿌듯하게 하던 그의 아름다운 미소가, 그의
아름다운 그 얼굴이. 이토록 증오스러울 날이 오리라곤 은랑은 상상하지도 못했다. 은랑은 자신이 알고있는
모든 저주의 말을 그에게 퍼부었고. 그런 은랑을 태평스러운 표정을 바라보던 호는 말했다.
"하지만. 네가 올바른 선택만 한다면, 난 네 아비를 살려줄거야."
"올바른 선택이라니?"
"있잖아, 난 말야. 오빠들을 다 죽였어. 서른 명이 넘는 왕자들을 말이야."
그의 말에 은랑은 고운 손으로 입을 가린채 흐느꼈다. 모든 왕자... 그렇다면.. 친 오라비인 무진도..!!
"...왜?... 오라버니들을 왜..? 넌... 왕후마마들과 후궁 마마분들도 모두 죽였으면서... 내 유모와 시비들을
죽였으면서!! 아직도 성에 안찬거야?"
"응."
"...이 살인마...!!!!"
작은 어깨를 떨면서 서럽게 우는 은랑이 가엾지도 않은지. 감정없이 굳은 얼굴의 호는 다시 은랑에게 반문했다.
"..살인..마?"
"그래!! 이 살인마!! 왕이 뭐라고... 왕자리가 뭐라고 그 많은 사람들을 다 죽인거야?!! 아바마마는 나를 너에게 줄
정도로 널 귀히 여기셨는데...!!"
울음 섞인 은랑의 외침. 가엾이 어깨를 떠는 그녀는 더이상 호에게 따질 힘도 없는지 아비의 품에 쓰러져 울고
또 울었다. 그러나, 그런 딸을 바라보는 은랑의 아비. 은 국의 왕은 더이상 눈물 지을 수 없었다. 딸의 슬픔..
자식들과 부인들의 죽음.. 모든 것이.. 자신의 업보가 아닌가..
"그래, 쿡..난 나를 아끼던 왕을 밀어내고 왕의 자리에 올라. 왕의 자식들은 물론 부인들까지 모두 죽이고 말이야.."
요모한 미소가 호의 얼굴에 가득하다. 그때... 기둥에 기대있던 왕의 얼굴에 식은땀이 흐르고. 호는 두 부녀에게
한걸음.. 한걸음..천천히 다가갔다. 그리곤 흐느껴우는 은랑과, 식은땀을 흐르는 왕의 앞에 앉은 호.
"..은랑에겐...은랑에겐 비밀로 해주게나.."
작은 소리고 소곤거리며 말하는 왕. 허나, 호가 그의 말을 들을 리 없다. 왕의 말에 흐느껴울던 은랑은 아버지를
응시하고. 시선을 피하는 자신의 아비의 행동에 의아한 눈으로 호를 바라보았다. 매력적인 미소를 띈 채.
두 부녀를 차갑고 차가운 눈으로 바라보는 호.
"하지만 날 욕하지 마. 난, 17년 전. 숙부님이 했던 것 그.대.로 했을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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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시끄러운 소피입니당 -_-*
오늘은 두편을 들고왔어요오~♡ 오늘은 호가 은랑에게
진실을 말하는 날입니다. 물론, 은랑의 회상이지만요. =_=
무진도 다시 등장했고... 이정도 조금의 스토리에 벌써 6편까지
온걸 보면 제가 너무 늦장을 부리나봐요; 앞으로
빠르게 빠르게 진도 나갈게요 ♡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세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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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점점 기대되요+. + 남정네들ㅇ. ㅇ~ 등장등장 ♡
코멘 감사드려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