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과 조원태 회장 간 격차는 0.42%뿐]
단순투자 공시 업계는 의문부호, 경영권 지형 흔들리나
호반그룹이 한진칼 지분을 20% 이상으로 확대하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과의 격차를
불과 0.42%포인트까지 좁혔다
. ‘단순 투자’라는 입장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경영권 참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며
한진그룹 지배구조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자공시 자료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최근 한진칼 보통주 지분을 20.15%까지 늘렸다.
이에 따라 조원태 회장 및
특수관계인 지분(20.57%)과의 격차는
사실상 초접전 상태다.
호반은 과거 금호산업 인수전에 참여했던
전력까지 고려하면 항공업 투자에 꾸준한 관심을
보여왔다.
이번 매집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라는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이뤄진 만큼
단순 투자 이상의 전략적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한진 일가는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일부 지분을 매각하며 지분율을 줄였다.
이는 경영권 방어력 약화로 이어지고 있으며
호반의 지분 확대와 맞물려 지배구조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020년 산업은행은 한진칼 지분 10.58%를 확보하며
조 회장 측에 우호적인 ‘백기사’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정책적 고려가
불가피한 기관인 만큼 향후 어떤 선택을 할지가
경영권 분쟁의 향방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호반과 한진 일가의 지분이 초접전 상태인 만큼
산업은행의 태도 변화는 곧바로 지배구조 균형을
흔들 수 있다.
여기에 개정 상법의 ‘합산 3%룰’ 시행은
조 회장 측에 불리하게 작용한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각각 3%가 아니라
합산 3%로 제한하는 규정으로
감사위원 선임·해임 과정에서 조 회장·조현민 사장·
이명희 고문 등이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은
전체 합계 3%로 제한된다.
이는 조 회장 측의 경영권 방어 수단을
크게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이런 가운데 정석인하학원이
대한항공 주식을 매각해 확보한 자금으로
한진칼 주식 77만여 주를 추가 취득하기로 했다.
지난 7월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정석인하학원은 대한항공 보통주 259만3934주(지분율 0.70%)와
우선주 6932주를 장내매각해 736억1500만원을 확보했다.
이 자금으로 한진칼 주식 77만3676주(1022억8000만원)를
장내 및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취득할 예정이다.
취득 목적은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율 개선 등’으로 기재됐으며,
거래일자는 이달 10일부터 연말까지로 설정됐다.
취득 단가는 13만2200원이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정석인하학원의 한진칼 지분율은
기존 1.9%에서 3.06%로 상승한다.
정석인하학원은 한진그룹 계열 학교법인으로
조 회장 측의 대표적인 우호 세력으로 꼽힌다.
업계는 이번 거래를 조 회장 측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전략적 조치로 해석하고 있으며,
호반그룹의 지분 확대와 맞물려
초접전 상황에서 조 회장 측에 힘을 실어주는
우호적 지원으로 평가한다.
결국 한진칼의 지배구조는 호반의 매집,
한진 일가의 지분 축소, 산업은행의 캐스팅보트,
그리고 상법 개정이라는 네 가지 축으로 요약된다.
호반이 언제까지 ‘백기사’ 역할을 유지할지,
혹은 경영권 참여로 선회할지에 따라
향후 한진그룹의 권력 지형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호반은 “경영권 참여 의도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단순 투자 목적임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업계는 단순 투자라는 호반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언제든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