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설 명절.

베느남의 설 명절 2월 12~   베트남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로 변한 게 없는 것 같습니다. 특히 설명절... 선물용 종합선물셋트 대형마트는 1년 묵은 상품 이때에 싹스리 하는 날입니다. 이것 저것 한가지씩 넣고 가운데 싸구려 와인한병 꼽아넣어 비닐로 포장되었으니 그 속에 뭐가 들어 있는지 확인불가고. 그냥 뭉둥그리 30만동~ 50만 동 정도 하지요. 집집마다 이 선물셋트 없는집 없어요. 고향앞으로 가는 사람들도 다 들고 가지요. 한국도 옛날에 종합선물셋트라는 박스가 있었는데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네요.   작년에 집근처 막심마트에 설전날 낮에 가봤는데 정말 깜짝놀랐습니다. 평소에 산더미 처럼 쌓여 있던 식품 진열대가 텅 비어 있어요.설명절은 재고품 처리 기간입니다.   설 끝나고 마트안에 있는 인출기를 이용하기 위해서 가봤는데 문닫고 며칠동안 새로운 상품을 진열하더군요. 그 상품역시 1년후 설때 나가는 것도 있겠구나 생각했어요.   베트남 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과자류나 건과류는 유통기간이 지난게 많습니다. 직원에게 보여줘도 별 반응이 없어요. 저 외국사람 이상한 사람이네 식으로 쳐다봐요. 이 사람들은 유통기한에 신경안쓰고 그냥 삽니다. 먹다가 좀 이상하면 그냥 버려요 우리네 같이 당장 쫓아가 난리피우고 바꿔오고 변상, 보상 등등은 이사람들은 없습니다.   한국 롯데마트도 4개가 들어왔지요. 바로 우리집 근처에 예전에 피코프라쟈 대형마트가 이번에 롯데에서 인수해서 지금 영업하고 있어요. 개업 며칠 지나 아내가 전기통닭구이 한마리를 사왔어요. 근데 먹어보니 냄새도 맛도 이상해요. 아마도 개업 때 팔다남은 재고를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서서히 유통하는 듯 했어요. 롯데도 이곳에서는 별수 없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바꿔는 줬는데 기분이 영 그랬습니다. 아내 하는 말, 한국마트니까 바꿔주지 베트남마트 같으면 절대로 반품이 없답니다. 반품할려면 원형그대로 가져와야 한다고 하니 세상에 그런 법이.. 바로 베트남 법입니다.   지하 식품점에도 아내와 몇번 가봤지요.  모든게 다 갖춰져 있고 시원한 곳에서 쇼핑할때는 한국에 사는 기분이었어요. 근데 그 한국같은 기분이 불과 몇 분 후에 깨져버립니다. 시들은 야채에 물만 뿌려대고, 어느것은 곰팡이가 피어있고, 이름만 롯데. 장사는 모두가 베트남 사람이고  여기식대로 합니다. 다시 집 앞 재래시장 황화탐시장으로 원대복귀했습니다. 새벽에 들어오는 싱싱한 야채에 모든 게 팔팔튀고  활기가 넘치는 사람냄새가 풀풀나는 재래시장, 나는 여기가 좋다오. 하면서...   설명절 금년엔 더 길어진거 같아요. 11일 수요일부터 종무식(회식)하는 회사가 있었고 연휴도 2주 이상 어느회사는 말일까지 쉬고 3월2일 월요일부터 일하는 회사도 있다고 하니 참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뭐 많이 놀아서 좋은 건 아니지만 가진 게 없어도 여유가 있다는 얘기겠지요. 그러니까 세계에서 두번째로 행복지수가 높다고 하지요.   우리집 손님들도 보통 2주 정도 쉽니다. 그래서 금년에 귀국손님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이왕이면 행복해 하는 나라에서 사는것도 좋지 않을까 억지로라도 생각을 해봅니다. 거리에는 온통 꽃시장이 열렸고, 유통기한이 지났던 말던 뻔쩍뻔쩍하는 선물꾸러미를 들고 오토바이에 아이들을 태우고 사랑하는 마누라와 고향앞으로 가는 모습을 보면서,  옛날 소시때 장항선 열차에 몸을 싣고 5시간 걸려 고향가던 아련한 생각에 5시간 7시간 고향길을 떠나는 이들을 보면서 부럽다는 생각도 듭니다.   벌써 거리는 오토바이가 반정도로 줄었고 날씨도 때아닌 선선한 가을바람에 겨을 옷 장사들이 엄청난 수입을 올립니다. 오토바이로 갈려면 겨울잠바를 입어야 하니 식구모두 옷한벌씩 준비하는 진풍경이 연출됩니다. 호치민에 날씨가 이렇게 변할줄 정말 몰랐습니다. 아침 저녁으로는 한기가 느껴질 정도 요즘 에어컨 필요없이 시원합니다. 가을 옷 재고품 수십콘테너 싣고 와서 팔았으면 돈 많이 벌수 있었는데 이걸 몰랐네요. 요즘 거리에서 판매되고 있는 옷들은 거의 겨울옷에 가깝습니다.   짧은 치마와 등파진 옷에 멋지게 차려입고  달리는 오토바이 미녀들이 요즘은 긴팔옷에 바지를 입고 다니니 밤에 거리에 나가도 심심합니다. 농담...   오늘은 여기까지 합니다. 식혜삭히는 시간이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