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와 인천교구가 교무금을 비롯해 신자들이 낸 기부금 내역을 국세청에 등록함에 따라 올해 연말정산부터는 필요한 서류를 국세청 누리집을 통해 온라인으로 내려받을 수 있게 됐다. 본당 사무실에 가서 뗀 기부금 납부 증명서를 회사에 제출하는 불편함에서 벗어나 의료비나 보험료처럼 연말정산간소화시스템에서 간단히 처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신자들이 낸 기부금을 만천하에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의미로, 한국교회는 물론 한국 종교계 전체를 통틀어 처음 있는 일이다. 종교 단체에 대한 기부금은 지금까지 성역처럼 간주돼 왔고, 신자들의 기부금 내역을 국세청에 등록한 종교 단체는 한 군데도 없었다.
서울대교구는 지난 2007년 7월 주보를 통해 2006년도 교구 재무제표를 발표한 이래 해마다 재무제표를 신자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당시 재무제표 공개는 교구 재정을 좀 더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전례가 없던 한국 종교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으며 사회적으로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재정 현황과 함께 기부금 내역을 공개한다는 것은 투명한 운영을 자신할 수 있을 때나 가능하다. 또한 투명한 공개는 좀 더 건실한 재정 운영을 기대할 수 있게 한다. 서울대교구가 2003년 「시노드 후속 교구장 교서」에서 "교구 사목활동이 원활하게 수행되려면 교구 재정의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사용이 따라야 하고, 투명성과 전문성이 강화돼야 한다"(교회운영 18항)고 강조한 것 역시 그러한 맥락에서다.
기부금의 국세청 등록은 조만간 전체 교구로 확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교회의 이 같은 노력은 가톨릭 신자는 물론 국민 전체에게 큰 신뢰감을 줄 것이고, 간접 선교 효과까지 낳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부금의 국세청 등록은 참 잘한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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