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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민원장 저택 대문 앞 (저녁) 막 떠나는 택시.. 만취한 영심을 부축하며 번지를 확인하는 정우. 정우 OO번지. (맞게 온것 같아 안심하고) 영심씨, 정신 좀 차려요. 여기 영심씨집 맞죠? 영심 (취한 눈으로 흐릿흐릿 보고는 끄덕끄덕) 정우 (염려스런) 이대루 벨 눌러도 괜찮겠어요? 영심 (정신을 잃고 축 늘어지는)... ... 정우 (영심을 다시 잘 일으켜세우는데) 푹 꺾어진 영심의 기운없는 머리가 정우의 가슴으로 흘러내린다. 정우, 영심을 본의 아니게 안은 상태로 난감해하며 영심의 집을 쳐다보는데.. 대문이 열리면서 평상복 차림의 지혜가 손지갑만 들고 나온다. 두 사람의 시선 공중에서 얽히고.. 정우 (영심의 집에서 나온 지혜!) 지혜 (취한 영심을 안고있는 정우!) 정우 (영심과 지혜를 차례로 보며 얼어붙는)... ... 지혜 (영심과 정우를 차례로 보며 얼어붙은 채)... ... 그때 달려오는 지환의 차. 무심코 집으로 향하던 지환의 차, 발견하고 멈춰선다. 지환의 시선에.. 정우에게 안겨있는 술취한 영심! 지환 (놀란 채)... ... (예민해져서 정우를 유심히 보게된다) 정우 (지혜 쏘듯 응시한 채) 니가 왜 이집에서 나와? 지혜 ... 시댁..이야. 정우 (예상했지만 충격인) 그럼..? (영심을 쳐다보는) 지혜 음. 맞어 형님이야. 정우 (치밀어 오르는)... 왜 말 안했어? 지혜 ... ... 지환 (정우와 지혜 분위기 의아해하며 차에서 내린다) 지혜 (뭐라 정우에게 말하려다 다가오는 지환 발견하고 긴장해서) 우리 아주버님 와. 너 랑 나 모르는 사이야. 우린 오늘 첨 지금 첨 본거야. 실수하지마. 정우 (지혜의 모습이 낯설고)... ... 지혜 지금 오세요 아주버님? 지환 (지혜 향해 목례하고 영심과 정우를 쳐다본다) 정우 (난감, 목례하는) 지혜 형님이 너무 많이 취하셔서 이분이 모시고 왔나봐요 아주버님. (정우 향해) 첨 보 는 분 같은데 성함이..? 정우 (힘든)... (지혜 쏘아보며) 박,정웁..니다! 지혜 네에. 근데 저이형님하군 어떻게..? 정우 (지혜 파르르 외면하고 지환 향해) 죄송하게 됐습니다. 어떻게 하다보니 본의 아니 게 이렇게, 제 잘못이고 제 불찰입니다. 영심씬 그냥, (실수를 깨닫고 당황) 지환 (‘영심씨’라는 말에 파르르 눈썹이 떨리며 예민해지는) 정우 (느끼고) 죄송합니다. 결례했습니다. 지환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영심을 떠안고는 지혜 향해) 제 차 파킹 좀 부탁해요 제 수씨. 지혜 네 아주버님. 지환, 정우를 철저히 무시해버리고 싸늘한 모습으로 영심 부축해서 안으로 들어간다. 정우 (무참하다) #2. 동 저택 정원 날이 선 표정으로 영심 부축해 안으로 향하던 지환, 어느 순간 멈춰서고 뒤돌아 정우를 향한다. 정우가 몹시 불쾌하고 영심에게 화가 치민다. 지환, 애써 누르며 돌아서 안으로 향한다. #3. 동 저택 현관 - 거실 지환, 영심을 부축해 들어와 앉히고 신발을 벗기는데 그 손길에 짜증이 묻어있다. 지환 의 짜증 때문에 영심의 신발이 더 잘 벗겨지지 않고 애꿎은 영심의 신발을 쥐고 화를 내는 지환. 그러거나 말거나 일순간 쿵-하고 옆기둥에 머리를 찧으며 옆으로 쓰러지는 영심. 영심 아야! 으이씨 누구야? (기둥에 머리를 찧으며) 왜 때려? 왜 때려어? 어~어? 자꾸 때리네에? 누구야 너? 누구야아 너어? 나와! 안 나와? 안나와아 너어? 지환 (어이가 없는, 부모님이 신경쓰여 집안으로 시선을 주는데) 수족관에 모이 넣어주던 민원장, 찌푸린 얼굴로 지켜보고 있고.. 우아하게 차 마시며 책 읽고있던 나여사도 파르르 쏘아보고 있다. 지환 (난감) 다녀..왔습니다. 민원장 웬 홍두깨야? 누구 작품이야? 니 작품이야? 지환 ... 네. 죄송해요. 오랜만에 둘이서 저녁 했어요. 나여사 살다살다 별꼴을 다 본다 내가 엉? 하다하다 이젠 별 요상한 짓꺼릴 다한다 그 썩 을 물건이? 아후 하두 기가 막히니까 화두 안나와 내가. 엉? 민원장 보기 거북해. 치워 얼른. 지환 ... (영심 일으켜세우려는데) 영심 (머리를 계속 찧으며) 도대체 누구야 너어? 왜 자꾸 때려 왜에? 으이씨 아파죽겠는 데 때린 데 또 때리구 때린 데 또 때리구. 씨이 죽었어 너어? 다 죽었어 너어? 지환 정신 좀 차려 어? 지원아 내말 들리니? 지원아? 영심 (가물가물 취한 눈을 뜨고) 어! 여보오? 당신이 여긴 왠일이야? 당신두 한잔 할래? 있잖아아 소주가 설탕물 같애 여보! 민원장 (!) 소주 멕였어? 지환 (한숨처럼) 네. 민원장 소주 설탕물 되도록 넌 뭐했어? 니 마누라가 강건너 불이야? 나여사 왜 걔한테 그래? 말린다구 말려지는 물건이야 저 물건이? 어디서 개뼈다귀 같은 거 한테 물려가지구 이거는 평생을 그냥! 날벼락두 이런 날벼락이 어딨어? 평생 감전 이구 일생이 정전이야. 저 썩을 물건땜에 내아들 인생이! 지환 ... ... (일으키고는) 집이야. 정신차려. 어? (이끌고 가는) 영심 집이야? 우리집이야 여보? 어 맞네 우리집! 우리집이네! 조오기 호랑이 같은 아버 님두 계시구 요오기 딱따구리 우리 어머님두 계시구. 딱딱딱딱 딱딱딱딱. 으헤헤헤 으헤헤헤. 푸헤헤. 나여사 뭐,뭐야? 딱따구리이? 저 저.. 애비, 걔 일루 좀 델구와. 내가 그냥 넘어가줄라구 했는데 도저히 안되겠어. 엉? 민원장 술이 떡이야. 소주 설탕물인 얘한테 뭘 따져? 나여사 아무리 떡이구 설탕물이래두 따질 건 따져야겠어 난! 안그럼 난 잠 못자. 세상천지 에 시에미 면전에다 대구 딱따구리가 뭐야 딱따구리가? 그리구 당신은 호랑인데 왜 난 딱따구리야? 하구 많은 새 다 놔두구 품위 없이. 민원장 그럼 공작 해. 나여사 쟤가 딱따구리라잖아 딱따구리이? 지환 올라갈게요. (이끌고 2층으로 가는데) 영심 우리 어머님 차암 시끄러워 그지 여보오? 어머님은 딱따구리 나는 딱따구리 나무, 딱딱딱딱 딱딱딱딱, 씨이 아픈데.. 나두 아픈데.. 쪼일 때마다 너무 아픈데.. 나여사 (저게 진짜? 파르르 하다가)... (쩝) 영심, 지환에게 축 늘어져 불친절하게 안겨 올라가면서 끊임없이 수다를 늘어놓는 모 습, 뒷모습으로.. 영심 있잖아 여보? 나 오늘 뺨 맞았다? 지환 (?) 영심 당신한테만 하는 얘긴데 사실은 어머니 대신에 내가 맞은 거야 여보. 나 오늘 사진 찍었거든. 가짜사진. 쓰레기래. 나보구 쓰레기래. 넘넘 창피하구 넘넘 미안하구 마 음이 너무 안좋아 여보. 자꾸만 그 환자할머니 얼굴이 아른거려. 민원장 (나여사 무섭게 쏘아보는) 나여사 (끙, 어쩔줄 몰라한다) #4. 거리 - 버스정류장 몹시 화가 난 정우, 가파르게 걸어가고 있고.. 몇십미터 뒤에서 지혜가 다급하게 뛰어 오고 있다. 지혜 정우야! 정우야! 정우 (무시하고 가파르게 걸어가는) 지혜 (숨이 차서 멈춰서고 헉헉거리며 걱정스레 바라보는) 정우, 버스정류장으로 가고 의자에 앉는다. 건드리기만 해도 터져버릴 것 같은 정우의 모습, 상처가 크다. 다가온 지혜, 잠시 염려스레 정우 바라보다 거리를 두고 앉는다. 지혜 얘기 안하는 편이 너한테 나을 거 같아서 그래서 안했어. 정우 우리아버지 누워있는 병원이 느이 시아버지 병원이야! 우리아버지 담당의사가 니 남편이야! 나 오늘두 니 남편 앞에서 머리통 조아리구 부탁합니다 선생님 살려주십 시오 선생님 선생님만 믿습니다 선생님, 근데 그자식이 니 남편이라구? 근데 그새 끼가 니 남편이라구? 지혜 나두 나두 놀랐어. 근데 어떡해? 니네 아버진 벌써 입원해 있구 다른 병원은 어렵 대구 너 알면 돌아버리려구 할거구 그래서.. 정우 (일어나고) 들어가. 지혜 정우야! 정우 (멈춰서는 아무 버스로 성큼성큼 걸어가 탄다) 지혜 (안타깝게 바라보는) 지혜의 시선에.. 지혜 외면한 채 자리를 잡고 앉는 상처입은 정우의 모습. 지혜 (그 상처가 고스란히 전해져 아프고) 정우를 태운 버스 출발하려는 순간 그 버스로 달려가 다급하게 오르는 지혜. #5. 도로- 달리는 버스 안 잠시 운전석 옆에 서서 정우 응시하고 있는 지혜. 터질 것 같은 무거운 머리 의자에 맡기고 눈을 감는 정우. 지혜, 다가가 정우 옆에 앉는다. 정우의 손을 가만히 잡아주는 지혜. 정우 (놀라서 눈을 뜨면 지혜다!) 지혜 버스 잘못 탔어. 알려주려구. 정우 ... ... 적당한 데 가서 바꿔탈테니까 담 정류장에서 내려 넌. 기다릴 거 아냐. 지혜 (정우 어깨에 머리를 기대는) 넌 왜 이렇게 가난한 거니? 니가 재환씨였으면 좋았 잖아. 그랬으면 좋았잖아. 정우 ... ... #6. 영심 부부방 잠옷차림의 영심, 드라이기 마이크 삼아 잡고서 노래부르고 있고.. 지환, 기막혀하며 보고 있다.
영심 (지환 향해) 의사선생님 의사선생님 꺽 나에게 약좀 주세요~ 꺽. 사랑하다 병이 들 어 외로운 가슴 꺽 달래주고 위로해줄 약은 없나요~ 꺽. 하루하루 괴로워서 꺽 나 는 나는 못살아 꺽 잊고사는 그런 약은 어디 있나요~ 꺽. 의사선생님 의사선생님 꺽 내병 좀 고쳐주세요~♬ 지환 (어이가 없어서 그저)... ... 영심 밤밤밤바~ 꺽 99점! (스스로한테 손뼉치는) 우와~ 우와~ 꺽. 푸헤헤.. 꺽. 재밌지? 웃기지 여보? 꺽. 당신 기분 싸악 풀렸지 엉? 꺽. 지환 (돌겠다) 영심 (비틀비틀 다가와 지환의 얼굴 두손으로 붙잡고 쪽쪽 뽀뽀를 해대는) 지환 왜 이래 증말? 영심 내꺼라구 도장 찍는 거야. 꺽. 당신 첫사랑한테. 꺽. 그리구 나한테! 내마음 내마 음한테..! 꺽. 지환 자. 그만하구 자 좀. 영심 당신 내소원이 꺽 뭔지 모르지? 내소원은 꺽 내소원은 말야 당신한테 꺽 ‘사랑해 여보’ 그말 한번 들어보는 거다! ‘사랑해 여보, 꺽 사랑해 영심아’.. 당신 첨 만난 스무살 꺽 스무살때부터 쭈욱 내소원은 그거였다! 꺽.. 근데 당신한텐 꺽 그 말이 남북통일보다두 어려워 그치? 꺽. 지환 ... ... 영심 10년이야. 나 지칠 때두 됐지? 엉? 꺽. 여보..? 지환 ... ... 영심 내가 증말 꺽 당신한텐 실수야? 꺽. 어머님 말씀대루 꺽 내가 당신인생에 실수루 밟은 똥이구 꺽 재수없게 얻어맞은 벼락이야? 꺽. 지환 그만 좀 하자. 종일 수술실 있었어. 피곤해. 자자. 어? 누워 얼른. 영심 종일 수술했어 당신? 꺽. 진작 좀 얘길하지이. 꺽. 알았어. 자. (누우며) 자. 꺽. 지환 (짜증스레 눕는, 영심에게 등을 보인 채 돌아눕는다) 영심 (지환의 등 쓸쓸하게 바라보며) 옛날엔 당신 등이 참 좋았는데 꺽. 보건소 담너머 루 꺽 흰가운 입은 당신 등만 보구두 꺽 가슴이 막 설레구 좋았는데.. 이젠 당신 등 땜에 꺽 내가 지칠라 그래. 꺽. 지환 (불편한 심기로 잠을 청하는) 영심 (몸을 돌려 돌아눕는다)... (흐릿흐릿한 눈이 생각이 많은, 떠오르는)
*플래시 백.. 4부 씬54, 소주잔 연신 비우며 고개 숙인 채 소리없이 울던 정우 모습!
영심 (또 정우 떠올리고 있는 스스로에게 덜컥 겁이 난다)... ... 애들 보구싶다 여보! 꺽. 우리건호랑 지원이 얼른 좀 왔으면 좋겠어! 꺽. 전화해서 일찍 들오라 그럼 안 될까 여보? 꺽. 지환 (눈 감은 채) ... ... 영심 (두려운 채) ... ... #7. 정우 옥탑방 지혜, 그리움으로 정우방 둘러보고 있다. 너무나 익숙한 정우의 설계모형들, 사진들, 책들.. 그리고 지혜와 정우의 사진액자. 사진액자 들여다보며 애틋해지는 지혜. 모든 게 그대로인데 그녀 자신만 변한 것 같다. 아무렇게나 떨어져있는 정우 옷을 주워 옷장문을 열고 넣어려는데, 옷장 구석에 잘 개 어져있는 지혜와 정우의 귀여운 커플 파자마. (*파자마 느낌보단 실내복 느낌나는) 커플 파자마 꺼내서 그리움으로 들여다보는 지혜. #8. 정우 옥탑방 옥상 라면이며 커피 사들고 들어오는 정우, 지혜 와 있는 자신의 방 바라보며 복잡해진다. #9. 정우 옥탑방 정우, 라면 소반 들고 들어오는데.. 커플 파자마 입고있는 지혜. 정우 (굳어지고 쏘아본다) 지혜 아직두 있길래 그냥. 옛날 생각나서 그냥. 정우 (소반 놓고 앉으며) 불어. 먹어 어서. 지혜 응. (앉으며) 음~ 맛있겠다! (먹고는) 이거야 이거! 진짜 죽인다! 어? (맛있게 먹 으며) 내가 니 라면 얼마나 먹구싶었게. 다른 애들은 시집가구나서 엄마 음식 생각 나 고생이래는데 난 울엄마 음식보단 이게 그렇게 먹구싶더라니까. 내가 끓이면 이 상하게 이맛이 안나. 그렇게 많이 먹구 옆에서 너 끓이는 거 봤는데두 진짜 손맛 이란 게 있나봐. 정우 (바라보며 아프고) 지혜 (정말 맛있게 먹으며) 안먹어? 먹어 좀. (표정 읽고) 알았어. 이것만 먹구 일어나 께. 걱정마. 엄마랑 입맞춰 놨으니까 알리바이 완벽해. 정우 (물잔 앞에다 놓아주며) 체해. 시간 늦었어. 조금만 먹어. 지혜 응. (깊은 시선으로 바라보며) 나 가끔씩 라면 먹으러 올까? 정우 (어쩔 수 없이 흔들리는) ... ... 지혜 너만 허락하면 난 누구한테두 안들킬 자신 있어. 나 와두 돼? 정우 (두눈 심하게 흔들리는) ... ... 지혜 나 가끔씩 온다? 정우 (벌떡 일어나 나가며) 먹구 나와. 밖에서 기다리께. (나가버린다) 지혜 ... ... #10. 정우 옥탑방 옥상 난간에 기대 야경 내려보고 있는 정우. 안에서 나온 지혜, 정우 뒷모습 잠시 바라보다 다가가 정우를 뒤에서 껴안으며 정우의 등에 얼굴을 묻는다. 정우 (힘들다) 지혜 ... ... 정우 오지마라. 앞으룬 너 여기 오지마. 지혜 (몸을 떼내고 마주 바라보고 선다) 정우 남의 여자 내방에 들이는 일, 싫다 난. 내여자 그런 여자루 만들긴 더 싫구. 지혜 ... ... 정우 택시 불렀어. 내려가자. (앞서 내려간다) 지혜 ... ... #11. 정우 옥탑방 대문 밖 정우 (택시 문 열어주며) 가. 지혜 음. (택시에 올라타려다 말고) 나 아까부터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 정우 (?) 지혜 기태씨두 있구 태우 준기두 있는데 왜 니 술친구가 우리형님이야? 니말 대루 술친 구가 필요했다면 걔네들 불렀어야지. 정우 ... ... 지혜 형님두 그래. 별루 잘 알지두 못하는 너랑 술 마시면서 그렇게 인사불성이 되도룩 마시구 실려오구.. 두사람 그새 그렇게까지 허물없어 진거야? 정우 어떻게 하다보니까 그렇게 된 거야. 지혜 너 아무한테나 어떻게 하다보니 절대루 안되는 애잖어. 그리구 어떻게 하다보니인 사람한테 속엣얘기까지 털어놓니? 내 얘기두 했다믄서. 정우 영심씨.. 나랑은 아무 상관없는 사람이니까. 앞으루두 계속 상관없을 사람이니까.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이 더 편할 때 있잖아. 나한텐 영심씨가 그래. 지혜 (왠지 석연치가 않고) 택시 안탈거요? 정우 타. 지혜 음. (올라타고) 나 부탁 하나만 할게. 정우 (?) 지혜 우리형님, 너랑은 상관없지만 나랑은 상관있는 사람이야. 너하구 나사이 알구있는 유일한 사람이구. 나, 너하구 우리형님 만나는 거 불편해. 다신 오늘 같은 일 만들 지마. 따루 만나는 일두 없었으면 좋겠구. 어? 정우 음. 지혜 내입장 이해하지? 정우 음. 지혜 갈게. 잘자. (문 닫고, 애틋하게 인사하는) 정우 (엷은 미소로 배웅하는) 지혜를 태운 택시 대문 앞을 빠져나가고.. 지혜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고 서 있는 정우. 정우, 깊은 한숨 내쉬고 돌아서 대문으로 향하는데 또 다시 다리에 마비가 온다. 숨죽인 비명소리와 함께 다리 부여잡고 고통스러워하는 정우. 안간힘으로 대문 앞으로 가 앉는다. 마비가 온 다리 붙잡고 내려보며 왠지 모르게 불안 해지는 정우. (F.O) #12. 민원장 저택 전경 (다음날 아침) #13. 동 저택 영심 부부방 부스스 잠옷차림의 영심, 숙취로 힘들어하며 출근 준비하는 지환을 챙겨준다. 영심, 죄인처럼 고개 푹 숙이고 와이셔츠 내미는데.. 지환, 냉랭하게 뿌리치고 옷장으 로 가 직접 고른다. 영심 (끙) 지환 (굳은 채 셔츠 입으며) 당신 어제 나랑 저녁하면서 소주 마셨어. 낮에 일두 있구 애들 생각두 나구, (치미는 화 애써 누르며) 나랑 맘편히 마시다 보니 정신 놓을 정도루 취한 거야. 그렇게들 알구 있으니까 실수하지마. 영심 어. (눈치보다가 후다닥 셔츠에 맞는 넥타이 골라 두손으로 공손히 내미는데) 지환 (무시하고 다른 거 골라 맨다) 영심 (끙)... 나,나 어,어제 지,집에 어,어떻게..와,왔어? 지환 (넥타이 매며 거울 속 영심을 쏘아보며) 박정우란 친구가 데리구 왔어. 영심 (화들짝) 뭐? 저,정우..씨가? 지,집에까지 나,나 데,데리구? 지환 부탁하는데 처신 똑바루 하구 다녀! 아무하구나 아무한테나 경계없이 너저분 떠는 거 보기 추해! 영심 오,오해 하,하지마 여,여보? 어,어젠 어,어떻게 되,된 이,일이냐면? 지환 오해 안해. 하지만 이해두 못해. 용납 안돼. 불쾌해. 마누라 불륜현장 목격한 놈처 럼 기분 더럽구 엿 같았어 어젠. 영심 자,잘못했어요. 지,진짜루.. 지환 (뒤돌아 마주보고) 오영심, 품위 지켜. 없음 노력해서라두 만들어. 억지루라두 만 들어내. 당신한테 바라는 건 그거 하나야. 그거 하나두 못해주니? 영심 ... ... 지환 (차갑게 나가다 멈춰서고 안돌아본 채) 지난 10년 당신만 지치는 거 아냐. 나두 진 빠지구 지쳐. 더 이상 나 지치게 하지마. (싸늘하게 나간다) 영심 (상처받고) #14. 동 저택 주방 나여사와 재환, 지혜, 식사중이고.. 죄인처럼 눈치보며 쭈빗쭈빗 들어오는 영심, 차마 다가가지 못하고 고개 푹 숙인 채 서 있는 가운데..
지혜 다른 애들은 결혼하구 다들 빠졌대는데 전 3킬로나 분거 있죠. 저 넘 편한가봐요 어머니. 친구들이 다들 저보구 결혼이 체질이래요. 나여사 찌긴 얘. 내 보기엔 고대룬데 뭐. 아우 더 쪄두 돼. 맘 놓구 쪄. 새아기 넌 살결 이 희구 고와서 통통해두 얼마든지 보기 좋아. 재환 봐. 엄마두 고대루라잖아. 문제의 그 3킬로 그거 살이 아니라 내 사랑이라니까. 지혜 (환하게 흘기는) 피이 고작 3킬로? 영심 흠.. 흠.. 세사람 일제히 쳐다본다. 지혜 (어제일 떠올라 예민해지는) 나여사 (쏘아보는) 재환 (웃으며) 잘 주무셨어요 형수님? 영심 (기어들어가는) 네. (죄인처럼) 죄송..해요 어머니. 그만 늦잠..을 자는 바람에.. 나여사 내가 왜 니 어머니냐? 시끄러운 딱따구리지이? 딱딱딱딱 딱딱딱딱. 영심 예? 딱따구리요? 나여사 호랑이 한마린 출타했다. 먹이감 사냥해 온다구 너한테 전해달라구 하더라. 영심 (?) 호,호랑이..가요? 무,무슨..호랑인데 마,말두 다 하구. 서커스..하는 얜가..봐 요 걔,걔는? 재환 (웃는) 나여사 아 웃지마. 느엄마 한순간에 날짐승 되구 느아빠 들짐승 됐는데 웃음이 나와 넌? 재환 에이 그냥 넘어가. 술 취해 한 소리갖구 뭐라 그럼 엄마만 속 좁은 시어머니 돼. 영심 제,제가 어,어제 무슨..시,실수라두..? 재환 아녜요 형수님. 오세요. 아침식사 하셔야죠. 우리 착한 지혜가요 형수님 속 쓰린다 구 북어국 시원하게 끓였어요. 북어가 좀 질긴 게 흠이긴 하지만 먹을만 하거든요. 드시구 시원하게 속 푸세요. 영심 (지혜를 바라본다) 동서..! 지혜 (마주 바라보는데 좀 복잡하고)... 꿀물..부터 한잔 타 들이께요 형님. 바루 식사 하시기 거북하실텐데. (꿀물 타러 가는) 영심 고마워 동서. 지혜 (왠지 기분이 묘한) 나여사 뭐 올림픽 나가 금메달 따구 왔어? 나둬. 속 쓰리면 저 알아 타먹겠지. 이거는 거 꾸루 돼두 한참을 거꾸루 돼가지구 너는 그래 손아래 동서 보기 민망하지두 않니? 영심 잘못했어요 어머니. 노여움 푸세요. 나여사 손위면 손위값을 좀 해. 어? 제발 새아기 하는 거 반만이라두 좀 해. 그렇게만 하 면 나 너한테 아무소리 안한다아. 영심 ... ... 나여사 다시 한번만 더 그딴 행사 해봐? 그날루 호적 파서 땡전 한푼없이 내쫓을거야 내 가. 어디 가정있는 여자가 정신을 놀 정도루 술을 퍼대 퍼대길. 애비랑 같이 마셨 대니까 이번 한번은 그냥 넘어가는 거야 내가. 알았어? 영심 네. 지혜 (꿀물 저으며 예민해진다) #15. 동 저택 거실 영심, 거실바닥 걸레질하고 있다. 신문 읽고있는 나여사와 수현(출근차림), 영심의 걸레 가까이로 다가오면 쌍둥이들처럼 똑같이 얄밉게 발만 들어올린다. 영심, 불편한 자세로 묵묵히 그녀들의 발 밑을 걸레질한다. 지혜 (드라이 할 세탁물 가지고 출근차림으로 내려오며) 출근하시죠 소장님? 수현 어. 2분만 기다려. 지혜 네. (영심 향해) 형님 이거 세탁소에 좀. 영심 (보고) 어 거기 올려놔. 수현 (신문 읽으며) 내방 침대에두 있어. 내옷두 부탁해. 영심 네 아가씨. 수현 맞어 참. 언니, 오늘 우리훈이 예방접종 하는 날이거든 2시루 예약돼 있으니까 까 먹지 말구 병원 델구가. 어? 영심 네. (걸레질 하다가 문득 생각나서) 저기요 어머니, 있잖..아요? 나여사 (신문 읽으며) 어. 영심 어제 그 말기 암환자 할머니 말인데요. 나여사 (쳐다보는) 영심 그 할머니 호스피스 제가 할까 하구요. 이번엔 진짜루. 나여사 뭐? 영심 맘에 계속 걸려서요. 큰 상철 드린 거 같아서. 돌아가실 때까지 제가 보살펴드리구 싶어요. 해두.. 돼죠? 지혜 (의구심으로 영심 응시하며 왠지 모를 어떤 예감으로) #16. 민원장 병원복도 무거운 발걸음으로 태복의 병실로 향하고 있는 정우. (*정우, 반소매 남방차림!)
#17. 태복 병실 앞 - 안 문 열고 들어가다 회진중인 재환 발견하고 그대로 멈춰서는 정우. 뚫어져라 재환을 응시하고 있는 정우의 눈엔 반감 같기도 하고 울분 같기도 하고 열패 감 같기도 한 복잡한 감정이 뒤섞여 있다. 명숙 우리아버지 괜찮죠 선생님? 까짓껏 머리 여는 수술 그거 것만 하면 괜찮아지는 거 죠? 그죠? 재환 (태복 살펴보며) 현재로선 50대 50, 열어봐야 알아요. 수술여부 결정해야 되니까 3 시쯤 보호자 분 내방으루 오세요. 태복 (두려움이 엄습하고 그저 눈을 지그시 감는다) 명숙 뭐라구욧? 50대 50? 열어봐야 알아? 이봐요 의사아저씨, 그런 무책임한 말이 어딨 어? 복권 긁냐 아저씨? 사람 목숨이야! 이거 돼지 머리통 아니거든 사람 머리통이 거든? 아부지 미안. 의사가 그럼 안되지이? 그렇게 재수없음 안되지이? 씨이 허준 두 안봤나? 장금인 의년데두 안그래 아저씨? 재환 (어이가 없는)... (간호사 향해) 가지. (나가는) 재환, 나가는데.. 문앞에 정우가 자신을 빤히 응시하고 있다. 재환 (?, 짧게 목례하는데) 정우 (인사 받지도 하지도 않은 채 그저)... ... 재환 (머쓱)... (무안해하며 나간다) #18. 동 병실 밖 복도 재환, 불쾌한 기분으로 몇걸음 걸어나가다 뒤돌아보는데.. 아직두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정우. 재환 (?, 마주 바라보면) 정우 (외면하며 안으로 들어간다) 재환 (조금 이상한 기분이 들고)... (갸웃하며 걸어나간다) #19. 동 병실 안 정우, 문밖의 재환 의식한 채 우두커니 서 있다. 명숙 (쌕쌕박스에서 캔 꺼내 따서 벌컥벌컥 마시며) 치사한 새끼. 돈은 벌어처먹구 책임 은 안지겠다? 머리통 쪼개놓구 잘못 되기만 해봐 어디? 지 머리통두 가만안둬 내 가! 직사게 뽀사버릴거야 씨이! 근데 이건 누가 사온 거야? 알아 오빠? 정우 (대답없이 쌕쌕박스 물끄러미 쳐다보는) 명숙 분명히 누가 오긴 왔는데 우리한테 이런 거 사들구 올사람은 없구. 누가 병실을 잘 못 알구 놓구 갔나? 정우 (태복 앞으로 가서) 병실 옮길 거예요 아버지. 태복 (눈을 뜨고 쳐다본다) 명숙 왜? 뭣땜에? 어디루 오빠? 나가래? 우리보구 나가래? 아니 왜 나가래? 지들이 있으 래놓구? 정우 12시에 저쪽 병실 빈대. 000호실야. 걸루 옮겨. 명숙 몇인실인데 거긴? 정우 2인실. 명숙 미쳤어 오빠? 2인실 하루 입원비가 얼만데? 못나간다 그래. 죽어두 우린 못나가니 까 배째라 그래? 정우 내가 싫어서 옮기는 거야. (태복 향해) 부담스러워서요. 명숙 입원빈 안 부담스럽냐? 하루이틀두 아니구 한두달두 아니구 얼마나 있어야 될지두 모르는데 우리형편에 2인실이 말이 되냐? 정우 2인실말군 당장 비는 게 없어. 명숙 건 더 말 안돼지 오빠? 없음 땡이지 나가라 소리두 안하는데 3만원짜리 특실 놔두 구 7,8만원씩이나 하는 2인실루 옮기냐? 체면이 밥 먹여줘? 좀 부담스럼 어때? 아 버지 편하구 우리두 편하구, 정우 (O.L) 3시에 올테니까 시키는 대루 해. 저 가요 아버지. (나가는) 명숙 (쪼르르 쫓아가며) 오빠 아이큐 138 거 뻥이지? 계산이 그렇게 안돼? 7,8만원씩 한 달이면 돈이 얼만데 그게? 없는 놈이 체면은 무슨 체면이야. 몸 편하구 돈 굳으면 걸루 장땡이지. 태복 (물끄러미 바라보며 한없이 처연해진다) #20. 태복 병실 앞 복도 정우, 걸어나오고.. 명숙, 뒤따라나오며.. 명숙 너무해 오빠! 이러기야 증말? 섭섭하다! 넘넘 섭섭하다 내가! 안써두 되는 돈은 이 렇게 쓰면서 감방 가게 생긴 한수창인 그냥 내버려두냐? 아무리 인간 같잖은 인간 이래두 처남인데 그래두 오빠 처남인데 이러는 건 아니지이? 정우 (봉투 꺼내 건네며) 가서 꺼내와. 명숙 오,오빠? 정우 마지막이다? 그자식 다시 또 이런 일 만들면 그땐 나 너 안봐. 어? 명숙 응. 정우 자. 명숙 (쭈빗쭈빗 받고 글썽글썽) 오빠..! 이돈 오빠 학비할 돈 아냐? 정우 휴학, 연장했어. 명숙 또? 정우 아버지 병원비 대야지. 명숙 졸업은 어떡해 그럼? 계속 4학년만 하다가 늙어죽겠다 오빠. 정우 해야지 졸업도. 할거야. 꼭. 명숙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씨이 사는 게 왜 이러냐? 없는 사람 도와주는 셈 치구 한 번에 하나씩만 터져주지 꼭 나쁜 일은 떼루 몰려오구 지랄이야. 왜 우리집에 태어 났냐? 부잣집에 좀 태어나지. 그럼 하구싶은 공부 맘껏 하구 오빠 친구들처럼 유학 두 가구 이게 뭐냐? 맨날 죽쒀서 개만 주구? 이러다 건축간 언제 돼? 정우 ... ... (가만히 눈물을 닦아주는) 명숙 기생충 같애. 나두 그인간두 아부지까지두. 오빠인생 피 빨아먹는 기생충. 오빠몸 야금야금 갉아먹는 징그런 기생충. 정우 (짐짓) 다 살았냐? 나 이제 스물일곱이야.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 훨씬 많아. 내 가 반드시 기필코 틀림없이 꼬옥 건축가 돼서 느이집 근사하게 져줄테니까 기대만 빵으루 기다리구 있기나 해. 앞으루 10년! 따악 10년만 기다려. 어? 어? 어? 명숙 (그저 고개 떨군 채 눈물 뚝뚝 흘리는)...(툭툭 어깨를 치는 정우 손길에 고개 들 고 쳐다보는데) 정우 (코믹한 표정 만들어 웃기려고 노력한다) 명숙 피이.. (눈물 가득한 채 웃는다) 사람들 오가는 병원복도에서 두 남매 그렇게 서로를 위로한다.
#21. 거리 - 운전 면허학원 자전거 타고 열심히 도심을 달려 운전 면허학원으로 출근하는 정우. 그 모습 위로.. 지혜 (E) 너한텐 미래가 없잖아. 널 사랑하지만 아무것두 없는 니 미래까지 사랑할 자신 없어. 나.. 내 미래까지 너한테 저당잡힐 순 없어 정우야. 니 옆에서 너 때문에 불 행해지는 끔찍한 일, 안 만들래 나. 설사 널 잃는다 해두. #22. 고급 일식집 방 지혜와 수현, 이교수 앉아있다. 지혜 르네상스 백화점은 역사가 오래된 건물이란 이미지가 장점인 동시에 단점이예요. 건물 이미지가 백화점 이미지루 연결돼 있어서 인지도가 높은 반면 선호돈 취약한 편이예요.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것두 리모델링을 통한 브랜드혁신이구요. 수현 아무래두 기존 동선을 전면적으루 새루 다 재배치해야 될 것 같아요. 이교수 (끄덕) 수현 아우 배 고프다. 우리 식사부터 하구 얘기해요 교수님. (벨을 누르려는데) 이교수 한 명 더 올 거예요. 오면 같이 시켜요. 수현 누구..? 이교수 이번 프로젝트 나 도와줄 친구예요. 상당히 성실하구 학부생이지만 실력두 아주 뛰 어난 친구예요. 현장경험은 미숙하겠지만 감각두 좋구 아이디어두 좋은 친구니까 도움 될거예요. 수현 네에. 지혜 (?) 그때 노크소리 나고.. 지혜, 쳐다보며 기다리는데.. 문이 열리며 들어오는 정우! 정우를 먼저 발견한 지혜, 수현 때문에 화들짝 놀라고 긴장한다. 무심코 들어서다 지혜 발견하고 놀라는 정우. 수현 (?) 아는.. 사이야 두 사람? 지혜 네? ... 네. 동기..예요. 같은 학번 동기. 수현 동기면 반가워해야지 왜 이렇게들 놀래? 이상들 하네? (정우를 유심히 보는) 이교수 인사해. 이분은 OO인테리어 대표 민수현소장님. 지혜야 뭐 잘 알테구. 정우 처음 뵙겠습니다. 박정우라고 합니다. 수현 반가워요. 앉으세요. 정우 (지혜 의식하며 앉는다) 지혜 (조마조마하는) 정우 (느끼고 불편한) 수현 (의구심으로 두사람 차례로 보는) *짧은 시간경과.. 음식들 나와있고 식사하고 있는 수현, 이교수, 정우. 이교수 무조건 해. 실무두 익히구 현장경험두 쌓구 너무 오래 쉬면 생각두 쉬구 감각두 굳 는 거야. 그리구 졸업하면 유학갈 생각해. 국비로 보내든 사빌 털어 보내든 내가 꼭 보내줄테니까. 정우 ... ... 수현 되게 아끼시는 제잔가봐요? 이교수 예. 재능이 아까워서요. 작년 꼼빼에서 이친구가 1등 먹었어요. 수현 어머 그래요? (정우를 유심히 보는) #23. 일식집 화장실 지혜, 초조한 낯빛으로 왔다갔다 안절부절 하다가 핸드폰 꺼내 문자 보낸다. #24. 동 일식집 방 핸드폰 문자 도착 신호에 정우, 핸드폰 꺼내 들여다보면.. ‘민소장 재환씨 누나야. 눈치 빨라. 조심해줘.’ 찍혀있는 지혜의 메시지. 정우 (불편한 채 수현을 쳐다본다) 수현 (느끼고 쳐다보는) 정우 (어색한 미소로 얼버무리는) #25. 말기암 환자 병실 밖 캐리어로 훈이 업은 영심, 기저귀 가방 매고 음식보따리 들고 긴장해서 서있다. 결심한 듯 노크하고 들어가는 영심. #26. 동 병실 안 문 열린다. 빼꼼 고개 디밀고 보는 영심. 오래된 사진 한 장을 물끄러미 들여다보며 누워있는 할머니. (*30대 후반의 할머니와 40대 초반 남자의 다정한 한때를 담은 사진) 영심, 마음 다잡고 들어온다. 조심스레 다가오며, 영심 하,할머니 저 왔..어요. 할머니 (힐끗 보더니 사진을 베개 밑에 넣고는 모른 체 눈을 감는다) 영심 (풀죽어)...할머니. 할머니 할머니 읎다! 영심 (그래도 대답은 하는구나 반색하며) 에이 할머니 있는데요 뭘...(용기백배하여) 어 제 일 사과드릴려구요. 어젠 저엉말 잘못했어요. 진짜루 잘못했어요 할머니, 네? 할머니 (눈감은 채 묵묵부답)... 영심 (후.. 난감하게 바라보다 그냥 밀어붙인다, 기저귀가방 놓고 음식보따리 풀며) 죽 좀 쒀왔어요 할머니. 맨날 병원밥 물리실텐데 일어나셔서 좀 드셔보세요. 고소한 게 입맛이 그냥 확 도실 거예요. (기척 살피며) 그릇이 어딨나~? 어딨나~? 어 여깄 네에! (죽 담으며) 할머닌 뭐 좋아하세요? 뭐든 말씀만 해주시면요 담에 올 때 제 가 맛있게 만들어 올게요. (식사대에 죽그릇 올리며) 죽 다 펐는데.. 할머니.. 할 머니.. 할머니 망할년! 영심 (!)... (울상) 잘못했어요 할머니. 제가 그럴려고 그런 게 아니구요, 저도 하기 싫 었거든요? 정말 전 하기 싫었거든요. 그래두 어쨌든 제가 잘못했거든요? 노여움 푸 시구, 아니, 일단 죽이라두 좀 드시구 그러구 화를 (하는데) 할머니 (눈 뜨며 버럭) 아 이 육시럴 년이 똥두깐 냄새나는 데서 죽을 퍼먹일랴 그랴? 영심 (?) 네? 할머니 이 년아 너는 코도 없냐? 지린내 안나? 영심, 어리둥절해서 실내를 둘러보며 코를 킁킁댄다. 아! 화장실 쪽에서 냄새가 난다. *시간경과.. 화장실 청소하는 영심. 수세미로 변기 속속들이 문질러 닦고 세면대도 닦고 거울도 닦 고 열심인데.. 할머니 (E) 문고리도 싹싹 닦어. 육시럴 놈들의 병균이 주렁주렁 햐. 영심 (씩씩하게) 네! (얼른 문고리를 잡고 삭삭 닦으며) 이 육시럴 놈들, 니들 다 죽었 어. (하며 실실 웃는다. 할머니 화가 풀린 것 같아 기분 좋고 육시럴이란 말도 재 밌다) 영심, 걷은 소매 내리며 화장실에서 나온다. (*훈이는 보호자침대에 잠든 채) 영심 할머니, 화장실은 다 됐거든요? 육시럴 놈들 어디 또 없어요? 할머니 (빼꼼 창문을 눈짓한다) 영심, 창문 보면 얼룩이며 손자국이 나있다. 헤식 웃으며, 영심 니들도 다 죽었어. (마른 걸레로 창문을 닦기 시작한다) 우리 할머니 되게 깔끔쟁 이구나? 젊었을 땐 얼마나 이뻤을까? 할머니 간살은. (노기가 가라앉은) 늙을 수록에 몸이 단정해야 댜. 넘들보다 더 씻구 닦 구. 왜 애들이 노인네들 옆에 안오는데. 다 냄새때문이야. 영심 할머니, 담에 올 때 향수 사다 드릴까요? 뭐 쓰시는 향수 있으세요? 할머니 큼... OOOO(영어발음 콩글리쉬로) 영심 (큭 웃고는, 무슨 향순지 모르지만, 똑같이 콩글리쉬로) OOOO! 어머 나두 그거 쓰 는데. 어쩜 좋아. 우리 취향이 똑같네? (창문 다 닦고는) 보세요 할머니, 깨끗하 죠? 할머니 (물끄러미 창밖을 보며) 볕이..좋다. 영심 (왠지 짠하다) 할머니 세워. 영심 네? 할머니 육시럴 년이 힘도 없는데 자꾸 두 번 말 시키네? (기어를 손으로 치며) 일어나야 죽을 처먹든 말든 할거 아냐? 영심 (히죽 웃으며) 맞어! 잠깐만요! (얼른 기어를 조작한다) 벌떡 일어나는 침상! 할머니 비명 지르고 영심도 놀라 ‘어머 어뜩해 어뜩해’하며 기어 조작하면 훌러덩 드러눕고 더더욱 놀란 영심의 혼잣말과 기어조작 더 심해지고 할머니 의 욕설 ‘이 육시럴 년이 죽 한그릇 퍼다놓고 사람잡네!’ #27. 공원 벤치에 나란히 앉아있는 정우와 지혜. 지혜 그냥 해. 교수님 말씀대루 무조건 해. 캐리어 쌓아노면 취직할 때 훨씬 유리할 거 아냐. 큰 건이잖아. 정우 너 불편하지 않겠어? 시누이라며? 지혜 불편, 하겠지. 왜 안 불편하겠어? 그치만 나한텐 불편이지만 너한텐 기회가 될 수 있잖아. 휴학 또 연장했다며? 그 소리 교수님한테 듣는데 너무 화나구 속상하구, 너 정말 대충 졸업해서 대충 샐러리맨으루 그렇게 살거야? 정우 ... ... 지혜 등신같이 맨날 왜 그러구 살아? 정우 그러게. 지혜 ... (정우 목의 목걸이 발견하고 꺼내서 애틋하게 보는) 하구..있네 아직. 정우 습관이.. 돼서. 지혜 (아프고) 오랜만에 데이트 할래 우리? 영화 볼까? 아님 연극? 요즘 재밌는 거 뭐 하니? 정우 선약 있어. 3시 약속이라 지금 일어나야 돼. 지혜 누구..랑? 정우 ... 그냥 좀 아는 사람. 지혜 그냥 좀 아는 사람 누구? 정우 있어. 지혜 (?) 정우 (재환 만날 일 생각하며 힘들어지는) #28. 병원 뜰 훈이 캐리어에 업은 영심, 할머니 휠체어에 태우고 산책중이다. 영심 나오니까 좋으시죠 할머니? 제말 듣길 잘하셨죠? 할머니 좋기는 개코가 좋냐? 영심 왜요 볕이 좋잖아요? 가끔씩 햇빛두 쏘이시구 해야 건강하시죠. 할머니 죽을 날 받아논 년한텐 볕 좋은 것도 고문이여 이년아. 돌려. 들어갈란다. 영심 ... (그저 묵묵히 방향 틀어 밀고 나가다 발견하고) 어머 코스모스! 할머니 여기 여기 코스모스예요! 세상에 코스모스가 벌써 폈네? 전요 코스모스만 보면 이상하게 맘이 싱숭생숭해져요. 차암 이쁘다아. 할머니 (물끄러미 쳐다보며) 다 일장춘몽이지. 그래두 보니까 좋긴 허네. 니년처럼 맘도 싱숭생숭헌 게. 고맙다 이년아. 영심 (?) 할머니 니년 덕분에 눈감기 전에 코스모스두 보구 맘도 싱숭생숭 해보구. 못보구 갈뻔 했 는데.. 영심 (짠해지는)... ... (갑자기 이리저리 살핀 후 코스모스 한웅큼을 꺾고, 할머니 손 에 쥐어준다) 할머니 (코스모스 가만히 만져본다) 곱게 말려서 저승 갈 때 관속에 넣어갖구 가야겠다. 안 심심허게. 영심 ... ... #29. 할머니 병실 앞 복도 보호자, 정신없이 사라진 할머니 찾고 있다. ‘엄마? 엄마? 우리엄마 못봤어요? OOO실 OOO실 환자요?’ 영심, 휠체어 밀며 온다. 잠든 훈이 품에 안고 토닥이며 쓰다듬고 있는 할머니. 영심, 할머니에게 남해 구전민요 가르쳐주고 있다. 정우, 몇걸음 뒤에서 걸어오다 영심 발견하고 가만히 뒤따라 걸으며 영심의 그 모습 지 켜보고 있는데... 어느 순간 할머니와 영심을 발견한 보호자, ‘엄마!’하고 안도하는 찰나 영심을 알아보 고 부들부들 달려간다. 보호자 (부들부들 노려보는) 영심 안녕..하세요. 보호자 (무섭게 뺨을 후려쳐 날린다) 영심 (휘청하고) 정우 (깜짝 놀라고) 할머니 아니 얘 숙자야, 너 이게 뭐 하는 짓이여! 보호자 엄만 가만 있어. 영심 오,오해세요 아주머니. 아니예요. 오늘은 아니예요 아주머니. 보호자 뭐 오해? 내눈으루 보구 있는데두 오해? 하지 말랬지 내가? 불쌍한 우리엄마 갖구 장난질 치지 말라구 했지 내가? 할머니 숙자 너 가만 있지 못해! 그때 그곁을 지나가던 지환, 사람들 웅성웅성한 풍경에 잠시 멈춰서서 들여다보는데, 아내다! 지환 (?)... (수치스럽고 영심에게 화가 치미는) 보호자 나쁜년! 너 여기 이 병원 원장 며느리라며? 어제 그 여잔 느이 시어머니구? 왜? 어 제 일 내가 쑤시구 돌아다닐까봐 겁나대? 그래서 오늘 또 이지랄이야 너? 어? 영심 장난..아니예요. 진심..이예요. 보호자 진심? 뭐어 진심? 이게 근데 진짜! (덤벼드는데) 지환 (한발짝 썩 나서는데) 정우 (모르고 한템포 빠르게 나선다. 영심을 보호하고 막아서며) 그만하시죠. 무슨 일인진 모르겠지만 이분이 진심이라구 하잖습니까? 분명히 진심일 겁니다. 거짓말 같은 거 못하는 사람이예요. 믿어주십시오. 영심 (!)... 지환 (황당하게 본다. 기분 복잡하고 아주 묘하다) #30. 병원 휴게실 자판기에서 캔음료 꺼내 풀죽어 있는 영심에게 건네는 정우. 영심 (시무룩 들고만 있다) 정우 (다시 가지고 와서 따서 건네며 마시라고) 영심 (받기만... 그 장면을 정우에게 들킨 것도 챙피하다) 정우 (그 마음이 보여서 피식 웃는다) 영심 (힐긋 보고는, 씨- 볼이 붓는다) 정우 지금 되게 쪽팔리죠. 영심 (뭐야, 입까지 일그러진다) 정우 (갑자기 노래하는) 그저 바라만 보고 있지~ 그저 속만 태우고 있지~ 영심 (눈이 휘둥그래진다) 정우 (개의치 않고 영심 보면서 계속 부른다) 늘 속삭이면서도 사랑한다는 그말을 못해~ 영심 (킥!) 정우 그저 속만 태우고 있지~ 늘 가깝지도 않고 멀지도 않은 우리 두사람~ (라디오 에서의 영심처럼) 영심씨 기운 내세요! 화이팅! 그리워지는 길목에서 서서~ 마음만 흠뻑 젖어가네 어떡해 하나 우리 만남은 빙글빙글 돌고 여울져 가는 저 세월 속에 좋아하는 우리사이 멀어질까 두려워~ 영심 (위로받고 큭큭 웃으며 따뜻해지는) 정우 (싱긋 마주보며 웃는) 영심 (떨려오는, 가만히 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정우 참, 나 영심씨한테 줄 거 있는데? 영심 (?) 정우 잠시만 여기 고대루 기다리구 있어요 영심씨? (달려나간다) 영심 (??) *시간경과.. 선물 포장상자 건네는 정우. 정우 뭐가 뭔지 잘 몰라서 그냥 점원이 권해주는 대루 샀어요. 안 맞으면 가서 바꾸세 요. 안에 명함두 들어있을 거예요. 영심 정우씨? 정우 그럼 전 의사랑 약속이 돼 있어서요. (목례하고 떠난다) 영심 (눈으로 배웅하고) ... ... (설레임으로 포장 뜯어보면) 기초화장품 세트다! 저 멀리 점처럼 작아지는 정우 응시하며 가슴이 벅차오르는 영심. #31. 동 병원 재환방 필름 보며 태복의 수술 의논하고 있는 지환과 재환. 지환 위치가 위험해. 지금 보기에도 신경과 혈관을 많이 물구 있잖아. 재환 완전 적출은 힘들겠지? 지환 음.. 그때 노크소리 나고.. 재환 네. 들어와요. 수술 형이 할 거지? 정우, 들어오고 목례하는.. 지환 (예민하게 쳐다보는) 재환 일루 가까이 와요. 사진 보면서 얘기해야 되니까. 정우 (가까이로 가고, 재환 의식되어 불편하다) 재환 이분은 서울대 병원 민지환, 지환 (불쾌한 낯빛으로) 알아. 두어번 만났어. 재환 어떻게? 아아 형수님? 지환 (굳은 채)... 정우 ... ... 재환 아버님 수술 때문에 불렀어요. 알구있죠? 정우 (외면한 채 끄덕) 재환 결론부터 말하면 수술해도 완전 적출 힘들어요. 요기 요놈들까진 뭐 수술로 떼낼 수가 있는데 요기 요쪽놈들은 신경과 혈관을 물구 있어서 손대기가 영 힘들어요. 정우 (O.L) 그럼 손대기 곤란한 종양들은..? 재환 별수 있어요? 죽는 날까지 아버님이랑 같이 살다가 같이 가는 거죠. 대략 5,6년 그 정도? 뭐 것두 이쪽 종양들 수술루 제거했을 경우에 그렇단 얘기죠. 정우 (말투 거슬려서) 지금 수술을 하란 얘깁니까 하지말란 얘깁니까? 재환 건 보호자가 결정해야죠. 수술비며 입원비 문제두 있고. 형편 되면 하는 거구 안되 면 못하는 거구. 우리야 환자 경제사정까진 알수가 없죠. 어떻게 수술 할 거예요? 정우 (비참한 채) 그렇게밖에 말 못합니까? 재환 (? 해서 흘깃 보면) 정우 (개인적인 감정까지 끼여 말 한마디 한마디 날이 서 있다) 지금 여기, 시장이에 요? 생선가게예요? 살거냐 말거냐, 지금 사람 몸을 놓고 그렇게 말하고 있잖아요. 지환 (점잖게 말리는) 박정우씨. 재환 (무안해서 화가 치민다. 비꼬듯)아 그렇게 들리셨어요? 죄송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감상적으로 해결한 문제가 아니거든요? 아무리 최고의 의술진이래도 예의나 감상 따위로 뇌종양 못잡습니다. 지환 재환아! 저도 모르게 주먹이 불끈 쥐어지는 정우. 그 위로 재환의 목소리. 재환 (E) 오늘내루 결정하세요. 2인실 병실비용도 만만치 않을텐데. 정우, 못참고 와락 달려들어 재환의 멱살을 쥐어튼다. 정우 (이성 잃었다) 정말루 이 정도밖에 안되는 인간이었어? 대단한 사람인 줄 알았어. 꽤나 괜찮은 인간인 줄 알았어 난. 재환 (?) 정우 최소한 함께 애써보자 힘들겠지만 서로 믿구 같이 노력해보자, 그렇게 말해줄 순 없는 거야? 그렇게 말해줬음 나, 지환 (O.L) 힘들겠지만 함께 노력해봅시다. 정우와 재환 모두 돌아본다. 지환 아버님수술 내가 해보죠. 박정우씨가 동의만 해준다면 어렵겠지만 나머지 종양수술도 해보죠 내가. 재환 형? 정우 (스르르 멱살 잡은 손을 놓는다) 재환 (재수 없다는 듯 멱살 잡힌 곳 툭툭 털며) 본전두 못찾는 수술이야. 재수없음 의료분쟁 휘말릴 수 있는 수술이야 이거. 지환 들었어요? 환자나 보호자가 서롤 신뢰해야만 가능한 수술이예요. 난 해볼건데 박정 우씬 어때요? 정우 (뜻밖이고)... (지환 응시하는 눈에 어떤 신뢰감 같은) #32. 병원 택시 승강장
영심, 정우가 선물한 화장품세트 보고 또 보며 좋아한다. (*훈이 업고) 택시 멈춰서고 택시에 오르려던 영심, 어떤 아쉬움으로 뒤를 돌아보고 잠시 망설이다가 뒷사람한테 택시를 양보하고 뒤돌아 병원건물 응시한다. 머뭇머뭇, 몇걸음 걸어가다 뒤돌아서고, 다시 몇걸음 걷다 또 뒤돌아서고, 갈등하는 영 심. #33. 동 병원 로비 에스컬레이터 방금 산 꽃다발 들여다보며 에스컬레이터 타고 올라가는 영심. 하행 에스컬레이터 타고 내려가는 지환. 두 사람 서로를 발견하지 못한 채 그냥 스쳐지나간다. #34. 태복 병실 (바뀐 2인실) 들어오던 정우, 퇴원차림으로 짐싸서 앉아있는 태복 발견하고 확 굳어진다. 정우 뭐하시는 거예요? 태복 그만 내려갈란다. 정우 수술날짜 잡혔어요. 수술 받구 내려가세요. 태복 곧 전어철이야. 자식새끼 그만 잡고 내려가 전어나 잡을란다. 정우 다다음주 금요일에 수술해요. 수술받기 전에 수술에 필요한 시술을 먼저 할 모양 이예요. 그건 담주 월요일에 하기루 했어요. 태복 (가방 들고 일어나며) 애썼어. 그만 애써. 추석에나 보자. (나가는) 정우 (막아서며 지르는) 들어가세요. 들어가세요 제발 들어가세요 예? #35. 태복 병실 앞 막 노크하려던 영심, 안에서 들리는 소리에 깜짝 놀라서 뒤로 물러서고, 무슨 일인가 걱정이 돼서 조심조심 다가가 문에 귀를 기울인다. #36. 동 병실 안 태복 죽은 목숨 억지루 붙들구 연장해봐야 죽은 목숨이야. 괜한 데 안간힘 쓰지 말구 산 사람이라두 살아. 애비 살만큼 살았어. 미련없어. 그러니까 너 살 궁리해. 정우 들어가세요. 태복 니놈한테 짐 되기 싫어. 죽는 거보다 그게 더 싫어 난. 정우 아버지 저한테 이미 짐이예요! 평생 짐이었어요! 너무 무거워서 늘 내동댕이 쳐버 리구 싶은 거추장스런 짐이었어요! 여태 모르구 계셨어요? 새삼스레 유난 떨지마세 요! 버려두 내가 버려요! 버리구 싶음 내가 버릴 거예요! 아버지한텐 그런 자격 없 어요! 태복 ... ... 정우 저 아버지 병원비 대기도 바빠요. 부탁인데 알량한 아버지 자존심 땜에 바쁜 사람 서울루 남해루 아버지 찾아다니게까지 만들지 마세요! (차갑게 나간다) 태복 ... ... #37. 동 병실 앞 - 복도 정우, 안에서 나와 힘겨운 모습으로 걸어나가고.. 한쪽 벽에 착 달라붙어 얼굴 숨기고 있던 영심, 정우 걸어나가고 나면 뒤돌아 정우 바 라본다.
영심 (안쓰럽고)... ...(이끌리듯 따라 걸어가는) 영심, 몇걸음 걸어가다 손에 든 꽃다발 생각에 다시 돌아가 태복 병실 앞에 꽃다발을 잘 놓아두고 정우 쫓아간다. #38. 병원 마당 훈이 앞에 업고 기저귀가방 매고 화장품세트 손에 꼭 쥔 영심, 몇십미터 뒤에서 정우를 쭈빗쭈빗 따라 걷고 있다. #39. 거리 마음을 삭히며 무작정 걷고 또 걷고 있는 정우. 그런 정우를 걱정스레 뒤따르고 있는 영심. 정우 멈춰서면 영심도 멈춰서고, 정우 하늘 보면 영심도 하늘 보고, 정우 한숨 쉬면 영 심도 한숨 쉬면서 그렇게.. #40. 지하철역 정우, 지하철 역 계단을 내려간다. 영심, 지하철역이라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따라 내려간다. #41. 지하철 역사 안 표 끊느라 정우를 놓쳐버린 영심, 허겁지겁 개찰구에 표를 넣고 안으로 들어간다. 영심, 지하철 양쪽방향 놓고 고민스러워하다 한군데를 찍어서 그리로 내려간다. 정우를 찾아 헤매는 영심. 그러나 정우, 영심 있는 승강장이 아니라 맞은 편 승강장에 서 있다. 영심, 후다닥 뛰쳐나가고 계단을 허겁지겁 올라간다. 영심, 땀 뻘뻘 흘리며 가쁜 숨 몰아쉬며 맞은편 승강장에 도착하면 정우, 막 열차에 오 르고 있다. 정우 따라 열차에 오르는 영심. #42. 달리는 지하철 안 정우 복잡한 심정으로 앉아있다 저만치서 영심. 정우보고 있는데 앞에 앉은 사람이 자리를 양보한다 아줌마가 애기 얘쁘다 어떻다 하는소리 혹은 훈이 우는소리에 정우를 돌아본다 영심 어쩔줄 모르는데 정우 다가온다. 옆에 앉은 정우. 영심 : 어머 이게 누구야? 정우씨 정우 : 병원부터 따라온신거예요? 영심: (깜짝놀라) 무~무슨 소리예요 따라오다뇨? 저. 저는 혼이 예방접종하고 집에 가는 길인데요 정우: (피식) 사실, 아까 복도 나오다 영심씨 봤어요. 꿩두 아니구 머리만 숨기면 못볼줄 알았죠? 영심: (들켰다) 다 보셨어요? 난 형사 같은건 못하겠다. 다 들키구... 정우: 아부지하고 말다툼 하는거 듣구 따라오신거죠? 또 섬으루 들어갈까봐... 영심: 예? (웃고) 예!! 정우: 아들이예요? 영심: 아니에요 시누이 아들이예요 낮에 일하거든요 그래서 제가 봐주고 있어요 정우: 예! 잘 생겼다. 영심: 섬으로 안가구 그럼 어디가요? 정우: 괜찮은 사진전이 있다길래 거기나 한번 가볼까 하구요 거기까지 저좀 미행해 주실래요? 다른 잠복근무 없으시면 영심: 네? (사이) 아 네. 그만 좀 놀리세요 창피해 죽겠네. 정우: 가방 주세요(뺏는다)
#43. 일민미술관 갤러리 안 최민식 사진전 열리고 있다. 지혜와 지혜모, 사진 관람하며 대화중이다. 지혜모 그러게 진작 요리학원이라두 좀 다니라니까. 엄마말 안 듣더니 점수나 깎이구. 지혜 뭐 시험쳐? 지혜모 시험이잖구 그럼. 집안에 새사람 들왔는데 당연히 이것저것 체크하구 점수 매기지 그럼 안매겨? 있던 사람이랑 나란히 저울대 올려놓구 누구한테 당신들 노훌 맡길까 재보구 새겨두구. 늙음 젤 걱정이 그건데. 지혜 그래서 나보구 시부모님 모시구 살라구? 1년 후에 분가할 건데? 지혜모 분가? 안돼 하지마 얘! 절대 하지마. 응? 지혜 엄마 친정엄마 맞어? 내 생각 아니구 아버님 어머님 생각. 그리구 집두 좁아. 네가 구가 사는 거잖아. 작업할 공간두 없구 방문만 열면 시아주버님 왔다갔다 하구, 솔 직히 넘 불편해. 지혜모 그렇긴 하네. 애들두 셋이나 있는 집이구. 얘 그럼, 느이형님네 보구 나가살라 그 래? 지혜 뭐? 지혜모 (곰곰이 따져보며) 그래에 그럼 되겠다 증말. (다소 은밀하게) 지혜야, 느이형님네 분가시켜! 내보내! 지혜 말두 안돼. 나 일은 어떻게 하라구? 집안일이 좀 많은 줄 알아? 시누이 아들까지 봐야되는데. 지혜모 거야 사람 두면 해결되는 일이구. 소탐대실할래 너? 느이동서 맏며느리 대접 못받 구 산다며? 얼머나 좋으니? 니가 느동서 대신 맏며느리 역할 하란 말야. OO병원 맏 며느리가 어디 예사 자리야? 지혜 엄마? 지혜모 내숭 떨지마 요것아! 만난지 3개월만에 결혼식 올린 건 내가 아니구 너야. 너, 결 혼결정 재환이만 보구 했어? 지혜 ... ... 지혜모 잘해. 시어른들 눈에 꼭 차게 너만 잘하면 내보기엔 만사오케이야. 느동서 변변치 않지 느이시숙 병원경영에 무관심이지. 요즘 세상에 장남 차남이 어딨니? 코드맞는 놈이 물려받는 거지. 지혜 ... ... (곰곰이 생각하는) #44. 일민미술관 복도 영심, 훈이 소파에 눕히고 젖병 손에 쥐어 물려주며 기저귀 갈아주려는 참이다. 영심 정우씨, 가방에서 기저귀 하나랑 물티슈 한장 꺼내줘요. 정우 (꺼내서 건네는) 영심 우리훈이 쉬했나 숙모가 한번 볼까? 자아 부끄럽지만 바지 벗고 기저귀도 벗고 우 와 우리훈이 쉬 많이 했네? 아우 아저씨 보지 마세요. 훈이 부끄러워요오. 진짜진 짜 부끄러워요. 훈이 (방실방실 해맑게 영심 향해 웃는다) 정우 (참 보기 좋다. 싱긋이 보고있는) 영심 (새 기저귀로 바꿔 채우는데) 영심의 옷에 오줌을 날리는 훈이. 영심, 낮은 비명과 함께 훈이 오줌세례 고스란히.. 영심 (어? 당황한 채) ... ... 정우 (뜻밖의 사태에 멀뚱멀뚱) ... ... (큭큭) 영심 (울상) 웃지말구 기저귀나 다시 꺼내줘요. 정우 (큭큭 꺼내서 건넨다) 영심 (기저귀 갈며 기운 빠져서) 오영심이 그렇지 뭐. 이런 데 와서 사진 같은 거 보면 큰일나지. 사진 혼자 보세요. 전 아무래두 집에 가야될 것 같아요. (하는데) 정우 (남방을 벗어 건넨다) 영심 (?) 정우 사진.. 같이 봐요. 영심 (!) #45. 동 미술관 화장실 정우 남방 입은 영심, 거울 들여다보며 이리 보고 저리 보고 그리고 피식 웃는다.
#46. 동 미술관 화장실 근처 캐리어로 훈이 업은 정우, 기저귀가방 들고 화장품세트도 들고 영심 기다리고 서 있다. 정우 남방 입고 쑥스러워하며 쭈볏쭈볏 나오는 영심. 정우 (싱긋이 웃고) 영심 훈이 주세요. 정우 병원서부터 업구 있던데 어깨(허리) 안 아파요? 잠시 셔요. 영심 (!)... 그럼 기저귀가방이라두 주세요. 보기 좀 그래요. 정우 애기 아빤가부다들 하겠죠 뭐. 가요. (앞서나간다) 영심 (바라보며 형언할 수 없이 따뜻하고 소중한 그 어떤 감정이 차 오른다) #47. 동 미술관 갤러리 안 처음 갤러리에 온 영심,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신나서 정우 쫓아다니며 사진 보고 있 다. 정우가 관심을 보이는 사진 앞에 똑같이 멈춰서 정우처럼 사진 유심히 관람하는 영 심. 정우과 왜 이 사진에 끌렸을까 궁금해하면서.. 정우의 시선에.. 사진 마다 제각각 표현하고 반응하는 영심. 사진 따라 안쓰러워하고 사진 따라 웃고 사진 따라 슬퍼하는 영심의 모습이 보기 좋다. 그 어느 순간 지혜, 정우를 발견하고 반색한다. 정우 향해 걸어나가려는 순간 정우 다 시 보면.. 훈이 업고 기저귀가방 매고 있다. 그리고 어느 틈에 정우 옆에 나란히 서서 정우와 함께 사진을 보고 있는 영심! 지혜 (충격이다)... (충격에 휩싸인 지혜 얼굴 위로 들리는) 지혜 (E) 오랜만에 데이트 할래 우리? 영화 볼까? 아님 연극? 요즘 재밌는 거 뭐하니? 정우와 영심 다정하게 나란히 사진을 관람하는 모습 위로 흐르는.. 정우 (E) 선약있어. 지혜 (E) 누구..랑? 정우 (E) 그냥 좀 아는 사람. 지혜 (E) 그냥 좀 아는 사람 누구? 정우 (E) 있어. 그 자리에 얼어붙은 지혜, 두 사람 바라보며 알수 없는 불안감에 몸도 마음도 후들후들 떨려온다. 영심 넘 감동적이예요. 사진들이 전부 다. 사진 한장으루 이렇게 많은 얘길 할 수 있 는 거였군요. 정우 (끄덕이는) 영심 정우씬 사진 왜 찍어요? 정우 첨엔 학과공부 땜에 건축물들 찍으려구 시작했는데 지금은 사진 찍는 거 자체가 좋 아요. 영심 왜요? 정우 글쎄요.. 영원하잖아요. 사람두 사물두 내 기억도. 나는 잊어도 내 사진은 기억하 니까. 사진 찍을 때 느낀 나도 몰랐던 내마음까지 영원히 기억해주니까. 영심 (깊은 시선으로 응시한다) 정우 바라보는 영심의 시선에서 정우 향한 영심의 마음을 읽은 지혜, 파르르 분노한다!
#48. 민원장 저택 전경 #49. 동 저택 거실 파출부아줌마 문을 열어주며.. 파출부 형님 왔어. (부엌으로) 창가의 지혜, 창밖을 쏘아보고 있다. 영심, 올라온다. #50. 동 저택 정원 영심, 허밍음 읖조리며 신나서 들어온다. 영심, 기분 최고다. 날아갈 것 같다. 영심, 화장품세트 들고 바라보며 행복해한다. 남자로부터 이런 선물 받은 거 영심 인생 에 처음있는 일이다. 영심, 울라울라~ 울라울라~ 엉덩이 흔들며 귀엽게 짱구춤 춘다. #51. 동 저택 거실 그런 영심을 쏘아보고 있는 지혜, 영심이 용납이 안된다. 감히 저 주제에 누구를..! 불쾌하고 황당하고 자존심 상한다. 잠시 후 영심, 들어온다. 지혜 늦으셨네요 형님? 영심 (흠칫 경직되는) 도,동서.. 버,벌써 와 있었어? (저도 모르게 화장품세트 감춘다) 지혜 (흘끗 보고는 모른 체) 네. 현장 일이 생각보다 빨리 끝나서요. 영심 어어. 지혜 근데 형님, 옷이 왜 그러세요? 어머 남자 남방인데요? 누구꺼예요? 영심 어,어? 어어.. 그,그게 동서? 후,훈이가 오줌을 날렸어 내옷에.. 그래서 비,빌렸어 누구한테 좀. 지혜 네에 그러셨어요. 낭패..보셨겠다 갑자기. 영심 어. 지혜 찝찝하실텐데 훈이 저 주시구 올라가 씻으세요 형님. 영심 아냐. 아냐. 괘,괜찮아 동서. 지혜 아우 저야말루 괜찮으니까 얼른 주세요. 영심 어. (캐리어 벗다가 화장품세트 쿵하고 바닥으로 떨어뜨린다, 끙!) 지혜 (주워서 내려보며) 어머 선물 받으셨나봐요 형님? 영심 어어. 지혜 누구한테요? 무슨 선물인데요 형님? 영심 (곤혹스런) 화,화장품. 그,그냥 좀 아,아는 사람한테.. 지혜 밝히기 곤란한 분인가 봐요? 우리형님, 어쩐지 좀 수상하다아? 영심 아냐. 왜 곤란해 동서. 하나도 안곤란해. 이 옷 이 옷 빌려준 사람, 그 사람이 줬 어. 말해두 동서는 모르니까 그래서.. 지혜 네에.. (화장품세트 건네며) 올라가세요 형님. 영심 어. (화장품 받아서 후다닥 도망치듯 올라간다) 지혜 (파르르 노려본다) #52. 영심 부부방 후다닥 뛰어들어와 문을 닫고 가슴을 쓸어내리는 영심. 영심, 지혜한테 너무 미안하다. 화장품세트와 아래층의 지혜 차례로 보며 복잡해진다. #53. 민원장 저택 전경 (밤) #54. 영심 부부방 파자마차림의 지환, 들어오고 침대로 가서 눕는다. 막 샤워를 끝낸 영심, 화장대 앞에 앉아 정우가 선물한 기초 화장품을 바른다. 화장품 손에 들어 가만히 향기를 맡는 영심. 얼굴에 바르는데 행복한 기분이 든다. 지환, 영심에게 시선 줬다가 거두고 눈을 감는다. 영심, 가디건을 걸치고.. 화장실에서 세탁한 정우남방 든 대야 들고 나와 방을 나간다. 지환 어디가? 안자? 영심 먼저 자요. 빨래 좀 널구 올게요. (나간다) 지환 (!)... (잠을 청하는데, 문득 떠오르는 낮의 장면) #55. 인써트 (씬29 회상) 영심을 보호하려고 지환 나서려는데 지환보다 먼저 영심을 막아서던 정우! 정우 (영심을 보호하고 막아서며) 그만하시죠.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이분이 진심이라 구 하잖습니까? 분명히 진심일 겁니다. 거짓말 같은 거 뭇하는 사람이예요. 믿어주 십시오. #56. 동 영심 부부방 지환, 기분 참으로 묘해진다. #57. 동 저택 정원 정우의 남방을 탈탈 잘 털어서 빨래줄에 너는 영심. 머뭇머뭇 쭈볏쭈볏 떨리는 손길로 정우의 남방을 가만히 손가락으로 만져보는 영심. 달콤한 설레임으로 떠오르는... #58. 인써트 (씬30) 영심을 위해 노래를 부르던 정우! 정우 (갑자기 노래하는) 그저 바라만 보고 있지~ 그저 속만 태우고 있지~ 영심 (눈이 휘둥그래진다) 정우 (개의치 않고 영심 보면서 계속 부른다) 늘 속삭이면서도 사랑한다는 그말을 못해~ 영심 (킥!) 정우 그저 속만 태우고 있지~ 늘 가깝지도 않고 멀지도 않은 우리 두사람~ (라디오에서 의 영심처럼) 영심씨 기운 내세요! 화이팅! #59. 동 정원 정우의 노래 들리는 가운데.. 영심, 행복한 표정으로 정우노래를 따라 부른다. 정우 (E) 그리워지는 길목에서 서서~ 마음만 흠뻑 젖어가네 어떡해 하나 우리 만남은 빙 글빙글 돌고 여울져 가는 저 세월 속에 좋아하는 우리사이 멀어질까 두려워~ 영심 (정우와 함께 부르는) 그리워지는 길목에 서서~ 마음만 흠뻑 젖어가네 어떡해 하나 우리 만남은 빙글빙글 돌고 여울져 가는 저 세월 속에 좋아하는 우리사이 멀어질까 두려워~ 상긴된 얼굴로 신나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영심, 모처럼 충만하고 참 행복해보인다. 그 모습 한쪽에서 지켜보고 서 있는 지혜. 지혜의 심상치 않은 표정에서 엔딩. -제5부 끝.- |
첫댓글 드디어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남자>가 이제야 느껴짐..ㅋㅋㅋ 부디 잘리는 거 없이 모두 다 나왔음...
정말정말,, 가슴이 떨려서... 이런 남자랑 만나게 된다면,,, 영심아~~~ 너 바람피워도 이해해줄게~~ 나라도 바람나겠다!! 엉엉엉 ㅠㅜ
가슴이 설렐만도 하지....나도 이런 상황이면 설렐거 같아.... 정우...넘 멋죠~
대본 정말 잘 쓴다. 저 대본읽으면서 눈물이 주르륵! 그러면서 황사작가 생각났어요. 그림도 밑그림이 좋아야 색칠도 잘 입혀지고 그렇쟎아요? 울 지니가 황사때 연기 못한다는 말 들은 거 그거 다 작가 몫도 큰 거 같아요.
정말..안보고 싶었다오~~대본 미리 봄 이것 저것 걱정이 많아서 지금 두번째로 읽는데..아 감동~
저도...그만 유혹에 넘어가서 대본을 읽었는데...드마라 장면이 고스란히 그려지네요...정우 같은 남자면...나라도...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