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가음동 농협 ‘농산물유통센터’ 건립 갈등

[지민사랑]

상인회 “원천 봉쇄”- 농협 “협의 가능”

 

남창원농협이 창원시 성산구 가음동 일대에 농수산물유통센터 건립을 추진하면서 가음정시장을 비롯해 인근 중소상인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상인들은 시가 농수산물유통센터 건립을 허가하는 것은 많은 예산을 들이고 있는 전통시장 활성화대책과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건립을 반대하고 있다.

 

반면 남창원농협은 농수산물유통센터가 농민과 지역민의 자본으로 이루어진 비영리 생산자 단체 법인으로, 수익은 지역민들에게 환원되고 수익금 역외 유출 방지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건립을 반대하는 상인들과 찬성하는 농협 조합원들 모두 지역 주민이기 때문에 자칫 지역민간 갈등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어 조속한 갈등 해소가 요구된다.

 

 

◆양측 입장= 지난해 12월 중순 가음동 47-2 일대 1만5457㎡에 남창원농협의 농수산물유통센터 건립 계획이 알려지면서 가음정시장 상인들이 건립을 저지하고 나섰다. 상인들은 지난 12월 15일 농수산물유통센터에 대한 건축심의위원회가 열릴 예정이었던 시청 제3회의실을 봉쇄했다.

 

상인들의 강력한 반대에 농협 측이 상인회의 요청을 받아들여 심의를 철회했고, 이날 양측은 설립 과정에서 주민과 농협이 긴밀하게 협의해 판매 품목 등 사업내용을 협의하는 등 상생방안을 찾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지난달 중순께 지역 상인들과 지역구 도의원, 시의원, 창원시 관계자가 갈등 해결을 위해 간담회를 개최했고 이어 상인회와 농협이 협의를 위해 만남을 가졌으나 별다른 소득 없이 입장차만 확인했다.

 

현재 가음정시장 상인들은 주변 상인, 민주노동당 창원시위원회, 도의원, 사회단체 등이 포함된 ‘농축수산물유통센터 건립 반대 창원시민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고 건립 반대 운동을 펼치고 있고 농협은 지난 10일 건축심의 신청을 한 상태로 아직 심의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

 

농협의 유통센터 건립 예정 부지는 두 차례 유찰 끝에 매매가 이뤄졌고, 지구단위계획상 농산물유통센터로 정해져 있는데다 농수산물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에 따라 유통산업발전법의 규정에서 제외된다.

 

13일 농협 농축수산물유통센터 건립 반대 창원시민대책위원회 회원들이 농수산물유통센터 건립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성민건기자/

 

◆협의 모색 어렵나= 농협은 상인회측과 대화를 원하는 반면, 상인회측은 대책위에 권한을 일임했다고 밝혀 빠른 시일 내에 양측이 협상 테이블에서 만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건립을 반대하는 상인들과 농협 조합원들이 모두 같은 지역 주민이라는 점에서 이 문제가 주민간 갈등으로 커지기 전에 해결돼야 한다는데는 이견이 없다.

 

농협은 상인회와 대화할 경우, 취급 품목 조절 등 협의의 여지가 있다고 밝힌 만큼 대화를 시작하기 위해 상인회를 설득하는 것이 필요하다.

 

창원시 관계자는 “시 입장에서 보면 양측이 모두 같은 주민 민원사항이다”면서 “지금은 시가 구체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고, 양 당사자가 만나 첫 매듭을 풀고 나면 필요할 경우 시가 중재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한편 대책위는 13일 오전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통센터 건립을 보류하고 갈등 해결을 위해 창원시장이 나서라고 촉구했다.

 

대책위는 “우후죽순처럼 들어서는 대형마트들 때문에 창원의 재래시장 및 골목시장 상인들의 삶은 갈수록 어려운데 가음동에 농축수산물유통센터가 들어서면 가음정시장과 주변 영세 자영업자들은 거리로 내몰릴 것이 뻔하다”면서 “시장은 농축수산물유통센터 건립을 보류하고 상생의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농협과 상인의 대화 자리를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