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에서는 LA 다저스가 이시이를 데려오려고 야쿠르트 스왈로즈에 지급한 1126만 4055달러에 대한 필자 개인의 의견을 주로 실었다.
이번 2부에서는 전편을 보시고 게시판에 글을 올려주신 분들의 의견에 대한 필자의 소견을 밝힐려고 한다.
어디까지나 이번 글도 필자 개인의 의견이고. 이 글도 절대 필자가 정답으로 내세우는 것이 아님을 밝힌다.
(1) 필자께서는 이시이의 가능성에 대해 1천만달러 이상의 돈을 들였다고 말씀 하셨는데. (물론 연봉까지 포함하면 1400만달러에 이릅니다) 박찬호 선수를 응원하는 우리 팬입장에선 그 이시이라는 일본 투수의 가능성보다 매년 13 - 15승 정도를 올려줄 수 있는 그런 검증된 투수를 같은 가격에 데리고 올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물론 1년입니다만). 오퍼조차 하지 않고 나몰라라 한 다저스의 행태에 분노를 느낍니다. 한번 생각해보세요.
가능성에 1400만을 투자하느냐 아니면 검증된 실력에 1400만을 투자하느냐. 어느 편이 낫다고 생각하시나요? 물론 전자의 경우엔 다년이고 후자의 경우엔 1년이지만 말이죠. [I-Rod 님]
물론 일리가 있는 말씀입니다만. 제가 생각하기에는 한가지 착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절대 이시이의 계약과 박찬호와의 계약은 연관지어서는 안될 부분입니다.
이시이는 예전부터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었고. 종종 일본언론을 통해 그 사실을 알리곤 했습니다.
그 사실을 안 미국의 스카우트들은 (다저스 뿐만이 아닌 다른 구단들 포함) 일본으로 날아가 직접 이시이의 투구를 지켜본 것으로 압니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지난 시즌 야쿠르트 스왈로즈와 긴데쓰 버팔로즈가 맞붙은 저팬 시리즈 1차전에는 다저스의 부사장인 토미 라소다가 직접 현지로 날아가 관전해 화재가 되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긴데쓰의 안좋은 구단사정과 맞물려 긴데쓰와 자매구단을 맺고 있는 다저스의 관계자인 라소다가 직접 날아가 긴데쓰의 상황을 보려고 간 것이지만.
굳이 1차전 관람을 택한 것은 야쿠르트의 1차전 선발이 이시이이기 때문이였습니다. (당시 이시이는 경기 중반까지 노히트 행진을 펼치며 1차전 승리투수가 되었습니다)
부랴부랴 다저스가 박찬호를 놓치니까 그 공백을 이시이로 메꾼 것은 절대 아닙니다.
박찬호는 FA 선수이고. 이시이는 입찰을 통해 입단한 선수입니다. 이시이 입찰에는 다저스 못지 않은 입찰액을 써낸 구단들도 있었습니다.
입찰이기 때문에 100% 이시이가 다저스로 간다는 보장은 없었죠.
그리고 1126만 4055달러의 입찰액은 이시이에게 돌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말하자면 '이적료' 격인데. 이 돈은 이시이에게 단 1달러도 지급되지 않고 모두 이시이의 전 소속팀인 야쿠르트 스왈로즈에게 지급됩니다.
그리고 매년 13승 - 15승 이상은 꾸준히 기록할 수 있는 박찬호 선수 대신 이시이를 택한 것이 화가 나신다고 했는데. 그의 에이전트가 누굽니까?
바로 돈 긁어모으기의 황제 스캇 보라스입니다.
물론 1년이라고 하셨지만 박찬호와 이시이의 계약건은 비교 대상 자체가 될 수 없습니다.
보라스는 이번 박찬호가 FA 로 풀릴 때. 무조건 장기계약을 한다고 공언했습니다.
못해도 4년이상이라고 했죠.
그런데 다저스는 케빈 브라운. 션 그린 등 기존에 장기계약을 맺은 선수들과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2년계약을 제시했습니다.
보라스라는 사람은 절대 2년계약을 받아들이지 않을 사람입니다.
박찬호와 다저스의 딜은 계약초기부터 성사가 불가능 한 것이었지요.
(2) 이시이가 아무리 혼자 날뛰어도 다저스에서는 좋은 성적을 올리기 힘들다고 봅니다. 하물며 찬호보다 구속 낮고. 볼컨트롤은 비슷하게 안되고 강력한 스터프 없는 것 보면 성적이 충분히 예상됩니다. 고로 너무 쉽게 이시이 돈 값 할 꺼란 예상은 오바라고 말씀드립니다. [봄날은온다 님]
이시이가 박찬호 선수 (정상이었을 때)보다 구속이 낮은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입니다.
일본에서의 이시이는 최고 153 km/h 의 직구를 뿌렸고. 박찬호 선수는 비록 빅리그 초기 시절이지만 161 km/h 의 광속구를 뿌린 적이 있는 투수이고. 정상이었을 때 평균 150 km/h 가 넘는 파워피처이죠.
그러나 저는 '강력한 스터프가 없다' 라는 말씀에 딴지를 걸고 싶네요. 일본에서 이시이가 무슨 투수라고 불렸을까요?
일본내에서는 이시이같은 속구투수가 별로 없으니 '파워피처' 라고 불렸을까요? 아닙니다.
이시이 앞에는 의례 '슬라이더' 투수라는 호칭이 붙었죠.
일본내에서 이시이의 '슬라이더' 는 전성기 시절 노모의 '포크볼' 에는 비견될 바가 못되지만 충분히 위력적인 구질로 손꼽혔습니다.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압도할 만한 구질이라고는 보지 않습니다만 '강력한 스터프' 로서의 자격은 충분히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한가지 덧붙이자면 전편에서 저는 절대 '이시이가 돈 값을 할 것이다' 라고 한 적이 없습니다.
단지 다저스는 이시이의 '가능성' 에 대한 '기대치' 를 1126만 4055달러로 표현한 것 뿐이다라고 했었죠.
그 기대치에는 투수로서의 능력 이외에 부가적인 것 (관중수입. TV 중계수입 등)도 포함이 되겠죠.
(3) 그 外 - 이시이는 메이저리그를 일본야구와 동급으로 본다는 발언을 했다. 이시이가 다저스의 개막전 선발로 나온다더라.
이 부분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가고 싶네요.
이시이가 메이저리그를 일본야구와 동급으로 생각한다는 발언을 했다고들 하시는데.
어디서 그런 기사가 나왔죠? 정말로 그런 기사가 있나. 그런 발언을 했나해서 제가 자주가는 일본의 야구사이트에 가서 기사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지난 1월부터 현재까지) 그런데 그런 기사는 단 한 개도 찾을 수가 없더군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이시이가 플로리다 베로비치로 떠나기 전 한 발언 때문인 것 같습니다.
스프링캠프에 합류하기 전 이시이가 일본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컨디션은 상당히 좋다. 올시즌 목표는 12승이다". 올시즌 목표를 12승이라고 한 것이 메이저리그와 일본야구를 동급으로 본다는 것인가요?
한가지 웃긴 것은 기자가 "왜 목표가 12승이냐?" 라고 하니까 이시이가 답한 말입니다. "짝수가 좋아서....."
그리고 이시이 개막전 선발론에 대한 것도 저로서는 금시초문이였습니다.
이 역시 일본 사이트에서는 어느 곳에서도 언급이 없었습니다. 가장 근접한 기사가 '石井. 開幕2戰目先發 (이시이. 개막 2번째 시합 선발등판)' 이더군요.
지난 시즌 이치로가 로저 클레멘스에게 1안타를 뽑았을 때. 일본언론에서는 뭐라고 했을까요?
'이치로. 사이영상 5회 수상자 침몰' 같은 기사가 주류였습니다. (참고로 이치로의 클레멘스 상대타율은 1할대 인 것으로 압니다) 그런 일본언론이 '이시이 개막전 선발등판' 이라는 소식을 듣고도 기사화 하지 않았을까요?
얼마전 Espn.com 의 Espn 매거진 코너에서는 이시이를 소개한 글이 올라왔습니다.
이 글을 쓴 기자는 스카우트들의 말을 인용해 "이시이는 92 - 94 마일의 빠른 볼을 던지며. 각이 큰 커브 (아마도 슬라이더를 커브라고 한 것 같습니다)와 체인지업이 주무기이다.
그리고 몸쪽을 두려워하지 않는 과감한 승부가 돋보인다" 라고 이시이에 대한 소개를 했습니다.
또한 이 기사는 이시이를 너무 높게 띄워주는 글도 보였는데 "최근 노모의 투구와 이시이를 비교하면 결코 노모가 이시이보다 뛰어난 투수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현재 다저스에 이시이만한 투수는 없는 것 같다" 라고 한 어느 스카우트의 말이 그것입니다.
그리고 이 칼럼의 마지막에 이 글을 쓴 기자는 "이시이의 존재로 인해 다저스의 에이스인 케빈 브라운의 존재를 다저스는 잊은 것이 아니냐?" 며 글을 마쳤습니다.
이 글이 와전이 되서 '이시이 개막전 선발등판' 이라는 소문이 돈 것일까요?
얼마전 다저스의 짐 트레이시 감독은 케빈 브라운이 개막전 선발로 등판을 하지 않는다면 2 - 3 명의 투수를 놓고 개막전 선발등판을 누구로 할 것인지 결정하겠다는 발언을 했습니다.
현재 다저스의 '제 4선발' 로 내정되어 있는 이시이는 저 2 - 3명 가운데 포함되겠죠.
이 발언이 와전이 된 것일까요? 저도 확실한 진위여부는 알지 못하지만. 적어도 일본언론에서는 이시이가 메이저리그를 일본야구와 동급으로 생각한다.
이시이가 다저스의 개막전 선발투수로 등판한다는 기사는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어찌보면 이런 것들로 인해 이시이가 인간적으로는 형편없는 놈이다라는 이미지가 심어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시이는 올시즌 메이저리그에서 삼진 하나를 잡을 때마다 2만엔 (약 20만원)을 유니세프 (국제연합 아동기금)에 기부합니다.
물론 이 것도 자신의 이미지 관리를 위해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지만 적어도 아주 썩어빠진 놈은 아닌 듯 합니다.
여담이지만 다저스의 짐 트레이시 감독은 선수시절 일본프로야구 센트럴리그인 요코하마 베이스타즈에서 선수생활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또 재밌는 사실 하나가 있는데. 메이저리그 통산최다 홈런기록을 가지고 있는 선수는 행크 애런 (755개)입니다.
일본야구 통산최다 홈런기록 (868개)을 가지고 있는 선수는 왕정치이죠.
이 세기의 홈런왕 두명과 모두 팀메이트를 한 선수가 딱 한 명있는데. 그는 바로 전 다저스 감독인 '데이비 존슨'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