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춘덕, 가족 23-20, 고맙데이
“아침에 부산 조카가 전화왔데요.”
“백지숙 씨 말씀이세요?”
“저거 아부지 제사 모신다고 절에 간다 카더라꼬요. 창근이 오는지 물어보길래 직장 떨어져서 못 온다 캤어요.”
“창근 씨 소식도 주고받으셨어요? 걱정하시지요?”
“걱정하지요. 아직 젊은데 옳은 직장이 없다꼬, 앞으로 우째 살겠노 그카더라꼬요.”
“그럼 북상에 오시는지요?”
“안 오겠소. 춘수 행님도 조카가 챙긴다 카더라꼬요.”
“지난번 뵈었을 때 그렇게 말씀하시더니 그걸 기억하고 계셨나 봅니다. 정말 고마운 분이네요. 조카분이 참 대단하세요.”
“그캐요. 나한테도 참 잘해요. 오는가 전화해봐요.”
아저씨의 말씀대로 백지숙 씨와 소식했다.
“아재, 건강은 어떠세요?”
“나는 잘 지내. 북상 언제 와?”
“예? 북상에 가시려고요?”
“북상에 온다카더만.”
“아재는 언제 북상에 오시는데요?”
“아니, 조카가 북상에 온다카더만.”
“저는 북상에 못 가요. 일이 바빠서요. 아재, 날 더운데 일 너무 고되게 하지 마세요. 연세가 있어서 이제 힘들게 일하면 큰일 나요. 아셨지요, 아재?”
“응, 알았어. 우리 선생님 바꾸께.”
“안녕하세요? 그간 잘 지내셨어요?”
“선생님, 안녕하셨어요? 선생님 목소리 들으니 너무 좋네요. 아재가 북상 가시나요?”
“그게 아니라 조카분께서 거창 오신다고 말씀하셨어요. 절에 들르신다고.”
“아, 그 말이 아닌데 아재가 잘못 알아들으셨네요. 우리 아버지 모신 절에 간다고 이야기했는데. 작은아버지, 작은어머니도 지금 제가 절에 모시고 있거든요. 그래서 춘수 아재도 절에 이름 올리고 밥이라도 한 그릇 챙긴다고 말씀드린 거예요. 6월 18일이 첫 기일이라 올해는 양력으로 챙기고 내년부터는 돌아가신 해 음력 맞춰서 그렇게 할 거라고 춘덕 아재한테 말씀드렸어요. 창근이가 내려온다더니 못 온다고 연락 왔다고요.”
“직장 문제로 지금 사정이 여의치 않은가 보더라고요. 직장 잡는 것이 우선이라고, 자리 잡히고 안정되면 거창 오기로 했어요. 백춘덕 아저씨는 다음 주중에 농원 쉬는 날 봉안당에 들른다고 하시네요. 부모님 챙기기도 힘드실 텐데 아저씨 가족분들까지 일일이 신경 써주시니 감사합니다. 아저씨께서 늘 고맙다고 말씀하세요.”
“당연히 해야지요. 아재 가족이 내 가족인데요. 저는 춘수 아재, 춘덕 아재만 생각하면 마음이 아파요. 정말 법 없이도 살 순수한 사람들인데. 그래도 춘덕 아재 옆에 선생님이 계셔서 얼마나 위안이 되는지 몰라요. 선생님도 아프지 마시고 건강 잘 챙기세요.”
“말씀만으로도 감사합니다. 또 소식하겠습니다. 조카분께서도 더운 날씨에 지치지 말고 건강하시면 좋겠어요.”
“그럴게요. 아재, 내가 오늘 부산에 있는 절에 기도드리러 가니까 아재는 아재 방식대로 하시면 돼요. 교회에 나가시니까 교회 방식대로 기도하세요. 식사 그르지 말고 제때 꼭 챙겨 드시고요. 아셨죠?”
“그래, 알았어. 고맙데이.”
2023년 6월 18일 일요일, 김향
백춘덕 아저씨 옆에 참 좋은 조카가 계시네요. 이번에 얼굴은 못 보지만 이렇게 소식 전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신아름
그러게요. 없던 조카들이 아닐 텐데, 김향 선생님이 지원하면 가족들과 친척들이 여거저기서 나타나더라고요. 잊힌 존재일까 두려웠습니다. 감사합니다. 월평
첫댓글 백지숙 씨 참 고마운 분입니다. 언제 한번 만나 고맙다고 식사라도 대접하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