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게디 광야에서
김영신
고단한 몸을 이끌고
도망자 신세가 된 청년
추적자를 피해 동굴에 숨었다
가끔 포도원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향기롭다
양치기 시절 찾아낸 고벨화를 떠올리며
눈을 감고 음미해 본다
엔게디 광야, 들염소 바위틈 동굴에 숨어
후줄근한 육신을 누이고
시를 쓰며 수금을 연주하던 자신을 떠올린다
도망자에겐 꽃바람은 따뜻했다
조향사이신 창조주께 감사하며 위로를 받는다
엔게디 포도원의 고벨화 향기가
한 편의 시가 되고 음악이 되어
삭막한 방랑자의 영혼이 잠시나마 평안을 얻는다
쫓겨 다니는 신세가 된
청년 다윗에게 안식처가 되어 준
한 송이 고벨화에게 이 시를 바친다.
삼상 24장 1절 / 엔게디 광야에 숨은 다윗
아가서 1장 14절 / 나의 사랑하는 자는 내게 엔게디 포도원의 고벨화 송이로구나
첫댓글 말씀 속에서 이렇게 숙성된 시편을 노래하는
김영신 시인님
그 고단한 길에서 쉼을 누리는 다윗의 가슴을
여며 주시는
아름다운 시편 읽습니다
어쩌면 다윗은 그 고난으로 통해서 하나님을 더 깊게 당기고
아굴람의 험난한 시간 속에서
영글어 아름다운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기도 했겠지요
의미와 김영신 시인님의 심결을 생각하며
감동으로 여운 담습니다
저도 힘들때마다 시편읽으며 다윗의 시를 좋아하는데
시인님도 다윗을 연모하시는군요..
시 감상 잘 하고 갑니다..ㅎㅎ
새해를 맞아
가슴에 울림으로
이른 아침
인생의 고난과 역경
영신님의 시심 결이 담긴 고운 시
감동 깊게 잘 접수했습니다.
감사드리며
행복하고 건강한 주말을 맞으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