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춘덕, 주거 23-19, 휴대폰 가방
지난 주말, 백춘덕 아저씨는 배종호 아저씨와 예배 마치고 치킨집 들렀다 나오는 길에 지갑을 잃어버렸다.
치킨값을 계산하고 받은 영수증과 체크카드가 들었던 모양이다.
카드 재발급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분실했으니 아저씨도 난감한 눈치다.
이번엔 카드가 든 지갑을 통째로 잃어버렸다고 걱정하셨다.
주말이니 어떻게 할 수가 없어 평일에 재발급 돕겠다고 말씀드렸다.
생활비통장에 잔액이 얼마 없어 다행이라 생각했다.
수요일, 아저씨는 아침 일찍 전화하셨다.
“오늘 비 와서 일 안 해요.”
“그럼 그간 못하셨던 일, 오늘 돕겠습니다.”
아저씨 댁으로 향했다.
샤워하고 면도까지 깔끔하게 하시고 여유로운 표정으로 반겨주셨다.
“은행에서 카드 신청하면 바로 받으실 텐데 다시 지갑을 사야겠지요?”
“사야지요. 또 잊아묵으만 우짜꼬?”
“제 생각에는 지갑 따로 휴대폰 따로 들고 다니시니 그런 것 같아요. 여러 개를 한꺼번에 넣을 수 있는 작은 가방을 사시는 건 어떠세요?”
“가방? 옆구리에 차는 거요?”
“옆으로 메고 다니는 것요. 휴대폰 가방이라고들 하더라고요. 카드나 영수증, 작은 물건은 다 들어가니까 따로따로 챙기는 것보다는 훨씬 편하실 것 같아요.”
“시장 간 김에 하나 사지요.”
거창시장 주차장에 주차하고 가방가게에 들렀다.
“찾는 물건이라도 있으세요? 안에도 많으니까 천천히 둘러보세요.”
“휴대폰하고 카드 넣을라꼬요. 가방 좀 작은 거 있어요?”
“예, 많지요. 남자분들은 요런 걸 많이 찾으시더라고요. 사이즈가 좀 큰 것도 있고요.”
“아니요. 작은 게 나사요.”
나이 지긋한 주인아주머니의 친절한 설명에 아저씨는 원하는 가방을 선택했다.
중간에는 휴대폰, 앞쪽에는 카드를 넣으니 구분이 되어 좋다셨다.
이렇게 좋아하시는 걸 보니 진작 돕지 않은 것이 죄송하다.
2023년 6월 21일 수요일, 김향
손가방! 좋은 방법이네요. 월평
첫댓글 아저씨에게 필요한 것 헤아려 살펴주셔서 고맙습니다. 시장에서 필요한 물건 사는 소소한 일상도 참 좋아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