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춘덕, 주거 23-20, 새 선풍기
“선풍기에서 자꾸 소리가 나는데, 밤에는 시끄러바서.”
“어떤 선풍기가요?”
“방에 있는 선풍기요. 바람도 영 안 시원하고요.”
“그럼 새 선풍기 하나 장만하셔야겠네요. 보러 가시겠어요?”
“가지요. 저번에 간 데로 갈라꼬요?”
“그럼 다른 곳에서 보시겠어요?”
“아니요. 그냥 간 데로 가자꼬요.”
LG전자로 향했다.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어요? 면도기는 괜찮으세요?”
“괜찮아요. 잘 돼요.”
자주 방문하다 보니 직원이 아저씨 얼굴을 기억하고 이것저것 걱정하며 물어본다.
“필요한 물건이 있으신가요?”
“선풍기 하나 볼라꼬요.”
“혹시 찾으시는 브랜드가 있으신지요?”
“많이 안 비싼 거 하지요.”
아저씨는 직원의 자세한 설명과 가격 비교로 적당한 것을 고르셨다.
“조립하기 힘드실 테니 제가 조립해 드릴까요?”
“그리해요.”
직원은 커다란 상자를 열어 비닐을 벗긴 뒤 코드만 꽂으면 되게 조립하고 들고 가기 편하게 배려해준다.
“손님, 조심해서 가세요. 또 불편한 게 있으면 언제든지 들르시고요.”
“고마워요.”
선풍기를 차에 실었다.
물리치료 받으신다는 아저씨를 위해 한의원으로 향하던 길, “여름에 날이 덥어서 사모님이 영양제라도 먹으라 카데요.” 하신다.
“그럼 가는 길에 약국 들를까요?”
“약국에 팔아요?”
“그럼요. 겨울에는 보약 드셨으니 여름에는 영양제 드시면 좋겠네요.”
아저씨의 나이와 건강 상태, 하는 일과 일상에 대해 상담한 후 약사는 두 가지 영양제를 보여준다.
“눈은 좀 어떠세요? 침침하고 그러신가요? 눈이 조금이라도 안 좋으시면 오른쪽 영양제가 나으실 겁니다. 가격은 같지만, 눈에 좋은 성분이 포함되어 있거든요.”
“그럼 그걸로 해요.”
2023년 6월 28일 수요일, 김향
단골 가게인가 봐요. 이전에 샀던 면도기를 여쭙는 걸로 봐서 아주 친절한 단골 가게네요. 아는 만큼, 보이는 만큼! 월평
첫댓글 LG베스트샵, 아저씨의 단골 가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