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연고 사망자 장례에 종교 단체 참여 확대될 것
법률상 남이어도 장례가능
수원교구, 공영장례 첫 지원
교회 정신에 부합되는 활동
한국사회에서 1인 가구 증가와 가족 해체 현상으로 '무연고 사망자'도 해마다 늘어나면서 무연고 사망자의 장례 절차에
가톨릭교회도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무연고 사망자는 사망 당시 장례를 치를 가족이 없거나, 가족이 있더라도 시신 인수를 거부 또는 기피하는 경우 발생한다.
무연고 사망자 장례는 지방자치단체에서 비용을 부담해 '공영장례'로 치르고 있다.
보건복지부 발표에 의하면 무연고 사망자는 2018년 2447명, 2019년 2656명, 2020년 3136명, 2021년 3603몀, 2022년 4488명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기존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은 법에 정해진 연고자가 아닌 사람은 무연고 사망자 장례를 주관하고 싶어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국민의힘 홍석준 국회의원은 무연고 사망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자 법률상 연고자가 아니더라도 사망자와 생전에 장기적 친분
관계를 맺은 사람, 종교활동 및 사회적 연대활동을 함께한 사람 등도 장례를 주관할 수 있도록 하는 '장사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발의했고 2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 개정안이 통과됐다.
'장사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처리되기 전에는 지방자치단체마다 무연고 사망자의 공영장례를 시행해 왔지만
법률상의 뒷받침이 없어 제한적으로만 종교 단체의 참여가 허용돼 왔다.
수원교구 연령회연합회는 지난해 6월 처음으로 공영장례 종교의식을 진행했으며, 개신교, 불교, 원불교 등과 돌아가며
무연고 사망자의 장례 의식을 지원하고 있다.
서울대교구의 경우는 서울시로부터 천주교 신자로 확인된 무연고 사망자의 장례에 참여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수락했지만
아직 실제로 무연고 사망자의 장례 참여 요청을 받은 적은 없는 상황이다.
'장사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무연고 사망자에 대한 가톨릭교회의 장례 참여 필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 천주교회 상장례 어제와 오늘' 저자이면서 서울대교구 연령회연합회 강사인 박명진(시몬)씨는 '과거 박해시대부터
가족이 없는 순교자의 장례를 신자들이 협력해 치러 주는 전통이 한국교회에 있었다'며 '한국교회 신자들은 세례받은 이는
신앙 안에서 모두 한 기족이자 성령이 그 안에 머물렀던 거룩한 궁전으로 여겨 무연고 사망자의 장례에 힘을 모았다'고 말했다.
또한 '비록 신자가 아닌 경우에도 징례를 치를 가족이 없는 경우에는 '애긍'의 정신으로 사제와 신자들이 나서 장례를 치러 준
기록들이 많다'고 밝혔다.
서울 주교좌명동 본당에서 발행한 '서울교구연보1 1878~1903에는 충청도에서 사목하던 마르탱(Martin) 신부와 경상도에서
사목하던 로베르(Robert) 신부가 전염병에 걸려 죽은 가난한 비신자들의 장례를 치렀고,
이로 인해 천주교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이 좋아져 전도할동에 도움이 된 사실이 기록돼 있다.
박명진 강사는 '오늘날에도 가톨릭교회가 무연고 사망자 장례에 참여하는 것은 교회 정신에 부합하고 선교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지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