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했던 이웃들의 잔인한 조선인 대학살을 목격한 소년!
과연 진짜 괴물은 누구인가?
간토 대지진 당시 발생한 조선인 대학살의 진실을 만난다!
1923년 도쿄에서 가짜 뉴스로부터 시작된 조선인 대학살
그 잔혹한 대학살을 목격한 어느 조선인 소년의 이야기
일본 식민지 시절, 일본으로 건너가서 나무로 지은 판잣집에 모여 살던 조선인들이 있었어요. 일본 이름은 ‘아스카’, 한국 이름은 ‘원’인 소년도 부모와 함께 일본으로 건너 와 살고 있었어요. 소년은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매일 일본 아이들의 괴롭힘을 당해요. 그런 소년의 친구는 장애를 가져 목발을 짚고 다니는 류스케와, 옛날 신분 계급이 있던 때 천민에 속했던 직업을 가진 아버지를 둔 모모코 둘 뿐이에요. 둘은 조선인이 아니지만 소년과 마찬가지로 아이들의 괴롭힘을 당하고 있어요.
그러던 어느 날, 굉음과 함께 강진이 여러 차례 발생하고, 거리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돼요. 수십만 가구의 집이 무너지고 불타버리며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실종되지요. 바로 간토 대지진이 발생한 거예요.
당시 일본 정부는 이러한 재난에 미흡하게 대처했고 가뜩이나 불안했던 국민들의 불만은 이를 계기로 극에 다다라요. 그러자 일본 정부는 분노한 민심의 화살을 조선인에게로 돌려 버려요. 오늘날 ‘가짜 뉴스’라 불리는 조선인에 대한 ‘유언비어’를 마치 진짜인 양 퍼뜨리면서요.
지진이 발생한 날로부터 얼마 되지 않아, 일본 정부는 전쟁 시에나 선포하는 계엄령을 내리고 “조선인들이 폭도로 돌변해 우물에 독을 타고 불을 지르고 일본인들을 습격한다.”라는 말도 안 되는 유언비어를 군인과 경찰들에게 퍼뜨리며 조선인을 체포하라는 지령까지 내려요. 이에 일본 언론도 조선인에 대한 유언비어를 적극 퍼뜨리자 조선인은 순식간에 일본인들의 공포의 대상이자 증오의 대상이 되지요.
일본의 평범한 국민들은 자경단을 조직하며 조선인 사냥에 나서고, 일본 경찰은 조선인을 구별하는 법을 적은 문서를 나눠 주며 그들의 살인을 용인해요. 친절했던 이웃 주민들이 유언비어를 믿고 한순간에 무자비한 자경단으로 변해 조선인들을 잡아 죽인 거예요.
일본 정부가 조작한 유언비어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타고 일본인들을 습격한다!”
간토 대지진 이후 한 달이 채 못 되는 기간 동안 무고한 조선인 6천여 명이 일본 자경단원과 경찰, 군인들 손에 처참히 살해당하는 대학살이 일어나요. 그러나 사건 직후는 물론이고 지금도 일본 정부는 이에 대한 사실 인정과 진상 규명조차 하지 않고, 희생자에 대한 충분한 애도와 사과 역시 없어요.
이 책은 간토 대지진 때 일어난 조선인 대학살을 당시 일본에 있던 조선 소년의 눈으로 그린 동화예요. 역사적 고증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구현했지요. 일제 식민 시절 피폐한 삶을 이어가고자 일본으로 건너 와 어렵게 살아가던 조선인들의 모습부터 대지진 때 일본 정부가 조선인에 대한 유언비어를 왜 만들었고, 어떻게 퍼뜨렸는지, 자경단원들과 일본 군경의 무자비한 학살이 어떤 식으로 자행되었는지를 살아남은 소년의 눈으로 생생히 전해요.
이 책은 단지 ‘간토 대지진 당시 조선인 대학살이 있었다.’는 역사적 사실만을 전하지는 않아요. 거짓이 진실을 얼마나 순식간에 무너트리는지, 평범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무참히 살해하는 괴물로 만드는 ‘혐오’라는 감정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대학살과 같은 끔찍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우리가 기억할 것이 무엇인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지요.
몇 년 전, 일본과 관계가 악화되면서 일본에서 SNS를 통해 한국인이 서울에서 일본 사람들을 폭행했다는 식의 가짜 뉴스가 순식간에 퍼진 적이 있어요. 그러자 사람들은 100년 전에 있었던 일이 또다시 반복되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이런 현상은 일본이 자신들의 역사적 잘못을 인정하고 돌이켜 보지 않기 때문이에요. 작가는 이 책에서 소년의 입을 빌려 이렇게 말해요.
“진실을 말하지 않고 기억하지 않으면 까맣게 잊히고, 거짓이 진실인 양 고개를 쳐든다는 것을 알았다.”
일본 땅에서 일어나 우리 국민조차 관심도 낮고 잘 알지 못하고 있는 간토 대학살에 적극 관심을 기울이며 억울하게 희생된 그들의 명예를 회복시키는 일에 이 책으로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라요.
가깝지만 먼 〈근현대사 100년 동화〉 시리즈
〈근현대사 100년 동화〉는 가깝지만 먼 근현대사의 여러 사건을 동화로 담은 시리즈예요. 잘 몰랐지만 꼭 알아야 할, 알고 난 후에는 절대 잊지 말아야 할 우리 근현대사의 10가지 사건을 소개하지요. 지금의 우리와 밀접하게 이어져 있는 사건들을 통해 과거를 바로 보고, 현재를 다시 보아요. ‘역사 탐구’ 코너를 통해 동화에서 다룬 역사에 대해 더 깊이 알아보는 것도 잊지 말아요.
● 1894년 동학 농민 운동 《녹두밭에 앉지 마라》
● 1907년 헤이그 특사 파견 《고종 황제의 비밀 지령》
● 1919년 3·1 운동 《푸른 눈의 독립운동가》
● 1923년 간토 대학살 《이웃에 괴물이 산다》
● 1943년 하시마 탄광 조선인 강제 징용 《돌아올 수 없는 섬, 군함도》
● 1948년 제주 4·3 《동백꽃, 울다》
● 1950년 6·25 전쟁 《대나무에 꽃이 피면》
● 1960년 4·19 혁명 《4월의 소년》
● 1970년 전태일 열사 사건 《11월 13일의 불꽃》
● 1980년 5·18 민주화 운동 《이토록 푸른 오월에》
차 례
작가의 말 4
내가 맞는 단 하나의 이유 9
내 친구, 류스케와 모모코 15
우리 동네는 판자촌 29
1923년 9월 1일 37
분노의 함성 46
덫 55
화살의 방향이 바뀌다 62
어쩔 수 없는 선택 70
학살의 시작 79
왜, 왜 또 우리야! 91
조선인 판별법 101
괴물의 실체 113
착하다는 것 125
아버지 친구를 찾아서 141
다시 고향으로 152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161
역사 탐구 174
작가 소개
▶ 글 박지숙
어린이책작가교실에서 동화를 공부했고,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했습니다. 제2회 KB창작동화제에서 최우수상을, 2014년엔 눈높이아동문학상을 받았습니다. 쓴 책으로 《느티나무에 부는 바람》, 《너에게서 온 봄》, 《너의 여름이 되어줄게》가 있습니다.
▶ 그림 이광익
대학에서 시각 디자인을 공부했고 그림 그리는 게 좋아서 그림책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전해 내려오는 신기한 이야기들 중에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찾아 그림책으로 만들었습니다. 《꼬리 잘린 생쥐》, 《깡딱지》, 《쨍아》, 《홍길동전》, 《과학자와 놀자》, 《경복궁에 간 불도깨비》, 《벌레야, 같이 놀자》, 《바퀴》 등에 그림을 그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