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한 겨울하늘 아래 쭉 뻗은 호남고속도로를 달려 전주에 들어섰다. 호남 제일문을 통과하자 입을 굳게 다문 이상민이 힘차게 솟아오르는 대형사진이 눈에 띈다. 이상민은 전주 KCC의 간판스타. 전주는 KCC가 정착한 지 4년도 안됐지만 농구의 도시로 탈바꿈했다.
21일 금요일 오후 1시. KCC와 창원 LG의 경기가 벌어지는 전주실내체육관에 도착했다. 평일이라 거리는 한산했다. ‘전주가 농구도시라지만 평일 낮경기에 관중이 얼마나 모일까’ 중얼거리며 경기장에 들어섰다. 그러나 출입구에 들어서니 관중석은 이미 절반 이상 찼다.
얼마 지나지않아 4,653명이 찾은 전주실내체육관은 올시즌 15번째 관중석 매진을 기록했다. 홈경기 19경기중 15번이나 매진됐으니 대단한 열기다. ‘음~, 역시 프로스포츠는 연고지 정착이 중요하구나.’
취재석에 앉자 “기자 아저씨, 일어서면 안돼요”하는 소리가 들린다. 고개를 돌려보니 앳띤 여학생이다. 이날 경기를 보러 경기도 포천에서 전주까지 왔단다. “이상민 선수 뛰는 것 봐야하니 일어서지 말아달라”며 귤을 2개나 쥐어준다. 여학생은 농구장에 직접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잔뜩 긴장해 있었다. 아마도 기자가 일어서면 시야를 가릴까봐 걱정됐나 보다.
“TV로만 보다 농구장에 직접 오니 설렌다”는 여학생은 대전 현대시절부터 KCC 팬이란다. 아침 8시에 집을 나섰다는 여학생은 올해 대학생이 되는 만큼 좋아하는 농구경기를 실컷 보겠다는 계획도 털어놨다. “이상민 선수는 천재예요, 추승균도 멋져요. 어머, 저기 유도훈 코치도 있네. 기자도 되게 많네.” 모든 것이 신기한 모양이다.
경기장 분위기는 챔피언결정전을 능가했다. 선수의 동작 하나하나에 환호성과 탄식이 반복됐다. 1쿼터 초반 조성원(KCC)이 몸을 날려 김상영(LG)의 공을 가로챘지만 관중석은 의외로 조용했다. 선수의 부상을 걱정했기 때문이었는지 조성원이 몸을 털고 일어서자 그때서야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관중의 마음씀씀이도 챔피언감이다.
첫댓글 정말 가고 싶다. ㅠ.ㅠ
전주는 정말 농구열기가 대단하죠. 부럽삼~
전주 농구열기는 정말.ㅎㅎ 울반 여자애들은 KCC농구한다는 날이면 안빼놓고 경기장감.ㅎㅎ축구도 그만한 열기가 잇음 얼마나 좋을까...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