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운 개념의 사생활> 편
어느 차디찬 여름날,
사무실은 개념님이 유별나게 더위를 타기 때문에 에어컨의 휴식 따위는 안중에 없다.
여름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고 했던가?
하지만 우리 회사 여직원들은 한여름에도 감기를 달고 살아야했다.
콜록~콜록..~ @.@
epi 1.
띠로리롯............ (이 소리는 에어컨이 꺼지는 소리입니다.)
개 념 : 야! 뭐하는 짓이야! 빨리 다시 켜!!
언죽년 : 싫어요!! 더우면 시원한 커피숍 가시던 가요!! 그 발 좀 그만 만지고!!
개 념 : (손가락을 발가락 사이사이 넣어 긁으며)
너도 무좀 걸려봐, 내가 긁고 싶어서 긁는 게 아니야.
언죽년 : 그니까 좀 씻고 다녀요!!
개 념 : 시끄럽고 약국 가서 무좀약이나 좀 사와!!
언죽년 : 본인이 필요한 건 직접 가시면 안 되나?
개 념 : 대표가 하는 말이 말 같지 않아?
언죽년 : 알았어요!! 돈이나 주세요.
개 념 : 빨리 사와~~~~^.^
뭐, 사실 여름은 양말을 신지 않아 직접적으로 손과 발이 맞닿아 더욱더 드러운 느낌이 강하지만,
겨울에도 양말 위에 손을 얹어 긁기 때문에 청결상태에 큰 차이는 없다.
미팅을 할 때도, 식사를 할 때도, 커피를 마실 때에도 때와 장소는 그에게 중요치 않다.
그 손으로 긁고, 드시고, 얼굴 비비고 악수하고 또 잡수시고....를 쉴 새 없이 반복한다.
무릎 위에 반대쪽 발을 얹어 오른쪽과 왼쪽 손을 고루 움직여
좌뇌, 우뇌를 쉬지 않고 움직이게 해주시니 치매는 안 걸리시겠다.
epi 2.
사무실에 새로운 파트가 생겼다. 새로 들어 온 분들은 며칠 간 개념과 썩바디, 언죽년의 생활을
경이로운 듯 관람하고 있었다.
‘이승철이 부릅니다~ 세상에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냐하~
한 삼일 관람모드가 지나니 이제 대놓고 키득거리기 시작한다... 우리가 뭘 어쨌다고... ㅡ.ㅡ;;;
세 명이 한 파트로 들어왔는데 그 중 유독 청결에 민감한 사람이 있었으니 일명 ‘둔남’.
180센티가 넘는 키에 우직하게 생긴 인물로 생긴 것과 다르게 너무 깔끔을 떠는 인물이다.
청바지 무릎 나올까 무서워 츄리닝을 사무실에 비치해 놓고
책상은 항상 유리창 닦는 세정제를 이용해 닦고
손은 항상 항균소독제로 닦는
못 먹는 것도 안 먹는 것도 많은 (썩바디와 언죽년은 당최 이해가 안...)
그런 사람이다.
그가 단지 둔촌동에 산다는 이유로 썩바디와 언죽년은 그를 ‘둔남’이라 부른다.
개념이 어떤 인물인지 둔남이 파악도 하기 전에 개념은 친근하게 둔남에게 접근했다.
개념 : 어휴~ 안녕하세요?
(개념은 항상 남에게 최대한 가식적인 멘트를 날린다. 본성을 꼭꼭 숨긴 채...
그 중 썩바디와 언죽년은 제외다...
개념의 말에 의하면 썩바디와 언죽년은 소울메이트란다...
소울메이트란 뜻은 아는 건지...들을때마다 속이 거북해진다.. 쩝~!)
악수모드로 손을 내미는 개념.
둔남 : (해맑게) 네~! 안녕하세요~! (덥썩~!!)
‘으~악~!!!’
일그러지는 표정의 썩바디와 언죽년..
잠시 후,
둔남은 썩바디와 언죽년에게
“표정이... 왜...”
솰라~솰라~솰라~~ 썩바디와 언죽년은 방언 터지듯 그간의 일들을 토해낸다.
언죽년 : 그 손으로 무좀 있는 발도 만지고 꼭 냄새도 한 번씩 맡아요.
썩바디 : 그 손으로 악수한 건데...
순간, 돌부처가 된 둔남...
언죽년 : 어깨에 하얀 가루 봤어요?
썩바디 : 그거 비듬이자나.. 오늘도 비니 쓴 거 보니 머리 안 감았네, 안 감았어~
언죽년 : 어제도 안 감았던데...
썩바디 : 쟤 왜 저러냐.. 어디 내놓기 부끄라와.. ㅠ.ㅠ
언죽년 : 그 가루로 반죽해도 되겠드라~
썩바디 : 남자가 무슨 비듬이 있어~~ 으웩~~ 앗!! 도로워 도로워~~
둔 남 : 정말이예요? 에이~ 장난이지?
언죽년 : 속고만 사셨나~ 한번 당해봐요~ㅋㅋㅋ
썩바디 : 물수건으로 세수하는 분인데.. 난 그런 거 진짜 개그 프로에만 나오는 줄 알았다며~ㅎㅎㅎ
저 분 인생이 1,3,5,7,9 시트콤이라~~ㅋㅋㅋ
언죽년 : 잘 보세요.. 옷도 교복이야..
여름에 반바지에 면티, 쪼리
가을엔 츄리닝에 면티, 운동화
겨울엔 가을 옷(뭐 일명 춘추복)위에 잠바..
썩바디 : 아무래도 안 빨아 입는 거 같아.. 여름에 걸구 냄새나아... ㅠ.ㅠ
언죽년 : 맞아 맞아~ 토할 거 같애~~ 이도 잘 안 닦자나~~ 자고 일어나서 바로 미팅가..
썩바디 : 진짜 창피해... 사무실을 어떻게 안씻고 나오지?
언죽년 : 사장님이 물로 한번 헹구면 된다고 했어요.
고춧가루가 무슨 악세사리인줄 알아~~ ㅡ.ㅡ;;;
썩바디 : 나랑 겨울에 LG미팅 갔다가 인포에서 경비가 개념 퀵서비스인줄 알고 못 들어가게 막았자나..
나 창피해서 모른 척 혼자 들어갔다~ ㅡ.ㅡ;;;
귀가 간지러웠던 걸까? 다시 등장한 개념.
그 순간 움찔하는 둔남은 자연스레 아까 악수한 손을 세정제로 세번째 닦고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해맑은 개념.
개념 : 우리 오늘 점심 좀 일찍 먹을까요?
둔남 : 예, 그러시죠.
개념 : 가시죠~! (일순간 둔남의 등을 툭! 친다.)
멈칫 하는 둔남… 최대한 개념에게서 멀어져 간다.
김광석 ‘점~점~ 더 멀어져 간다~~’
식당에서 어김없이
개념 : 여기 물수건 좀 주세요.
둔남 의심반 걱정반의 눈초리로 개념을 관찰 중이다.
‘헉!!!!!!!!’
진짜 세수하고 있다...
물티슈는 얼굴..목.. 손 그리고 입술 구석구석을 훑고 지나간다.
여름이라면 발도 닦을 기세...
그리고 그 물수건을 식탁 위에 고이 모셔 놓는 개념.
그리고는 아무렇지 않게 옆에 앉은 썩바디의 물수건을 집어들어 또 한번 개념의
바디 구석구석을 헹군다.
언죽년과 썩바디는 체념한 모습으로 부끄러워 죄없는 식탁만 바라보고 있다...
“음식 나왔습니다~”
왜 하필 오늘의 메뉴는 생선구이일까...
개념과 겸상을 하는 게 아니었다... ㅠ.ㅠ
개념은 자신은 매너 있는 남자라며
그 손으로 거침없이
생선들을 도축하기 시작했다.
그날...
썩바디와 언죽년, 둔남은 김치와 찌게에 밥만 먹고 나왔다.
개념 : 맛있는데 왜 다들 안먹지?
손가락 쪽쪽~ 빨고
물수건에 한번 닦고
생선 만지고
머리 긁었다가
다시 쪽쪽~
위 수건은 아까의 그 수건이다... ㅡ.ㅡ;;
이들의 점심 수난시대는 언제쯤 끝이날까...
회사에 뼈를 묻으라는데... ㅠ.ㅠ
Epi3.
상큼한 퇴근길.
이날도 어김없이 개념님께서는 발을 마구마구 쓰다듬어 주시고 계셨다.
언죽년 : 고생많으셨습니다~~^^ 먼저 들어가 볼게요.
개 념 : 니가 뭔데 먼저 들어가? 지금 시간이 몇신데?
언죽년 : 갈 때 되니까 가죠! 저 들어갈게요~~~~~
개 념 : 잠깐만! 저건 야근이란 없지 아주 그냥~ 콱!!
언죽년 : 수당 없는 야근? 쳇! 지나가는 개나 줘요~
개 념 : 어린 것이 돈만 밝혀 하여튼~!!
언죽년 : 돈이 날 지켜주지 야근이 날 지켜주진 않죠! 저 갑니다 ~~!
개 념 : 야, 잠깐만!!
내가 친히 퇴근길 마중 나가주마!!
와~ 진짜 세상에 이런 사장이 어딨냐? 우헤헤헤~
언죽년 : 그렇죠, 없죠. 어우 이런 사장 어디서 만날까 치떨리네요...--;
개 념 : 죽을래?
넌 진짜 주둥이가 문제야!
내가 꼭!! 널 언젠가는 개 값 물고 죽일 날이 있을 거야! 조심해!!
....이렇게 실랑이가 10분쯤....
언죽년 : 저 진짜 가요!
개 념 : (쓰레빠 끌고 뛰어 나오더니 언죽년 등을 툭!툭! 치며 인자한 아빠미소 곁들인 뒤)
그래 고생 많았다~ 조심히 들어가~^_^
언죽년 : (천장 무너질 정도의 데시벨로) 악~~~~~~~~~~~~~! 으악!!!!!!!!!!!
아 진짜 드럽게 왜 그래요!!!!!!!!
개 념 : (완전 결벽증 못지 않게 깨끗한 사람인 척)
야, 넌 얼마나 깨끗하다고 지랄이냐?
이년이 가만보면 웃겨요~ 너는 깨끗하냐?
언죽년 : 무좀발 만지던 손으로 만지면 당연히 드럽죠!!!!!!!!!!!!!!!!
제가 깨끗한 척 한 게 아니라 사장님이 드러운거라구요!!!!!!!!!!!!!!
개 념 : 이게 뭐가 드럽다고, 하여튼 깨끗한 척은 혼자 다 하는구만? 야! 얼른 꺼!져!!
상쾌하고도 상큼할 줄 알았던 칼 같은 퇴근길은 저~~~멀리 우즈베키스탄으로 피융....~
약 20분 가량 늦어버린 퇴근길...
거기에도 모자라 더러운 균 덩어리 손은 드라이클리닝으로 한껏 각 잡은 언죽년의 옷에 달라붙어
굉장히 수치스럽고 찝찝한 퇴근길을 완성시켰다.
첫댓글 이번엔 드러움... 저번은 술.. 참 인생 가지가지 우리네 인생이구나~ㅋㅋ
언죽년이......쏭글이야??? 둔남.....같은 동네 사네.....잘해봐~~~
노노노 썩은바디가 쏭누이임 ㅋㅋㅋㅋ
둔남은 며칠전 여자친구가 생겼어요~~ 이러시면 안되요~~ 아버님~~^^
쏭글이는 동작이 느려....생기기 전에 낚아 챘어야지 이런...
놔주고싶은걸 우째요~~~^^
우하하하하 진짜 잽나다 나 요새 애들한테 대흥역4번출구 홍보하구 다녀
부끄랍... ㅡ.ㅡ;;;
개념이 사장이었구나... ㅋㅋㅋㅋ 난 팀장인줄 알앗눈뎀 ㅎ
아닌데 대흥역 1편 찾아가지고 보니 개념 = 팀장 맞앗는데???
사장으로 승진햇으유??? ㅋㅋ
누구는 팀장이라 하고 누구는 사장이라 하고 누구는 막말하고~ ㅎㅎㅎ
막말하는 누구가..........................너지?
누구라고 말은 안하겠어~ㅋ
읽다보면 화면이 저절로 만들어 지네. ^^
개념은 면역력은 최강일 듯....ㅋㅋㅋ
ㅋㅋㅋㅋ 모든 균과 공생하는 자칭 휴머니스트예요~ㅋㅋㅋ
쏭글아~ 니 손은 안만지지???ㅋㅋㅋ 낼 홀딩...하..자...
소독하고 갈께요~~~ ㅎㅎㅎㅎ
ㅋㅋㅋ 앗~~!! 언니 손도 만지셨나부당~~!! ㅋㅋ 소독소독!! ㅋㅋ
흠...회사가 존재하는게 신기해
유령회사 아님~ㅋ
흠.... 쏭글이 두 핸드클리너 갖고다니는 이유.... . ?
ㅍㅎㅎㅎ 고건 춤출때도 필요한거라서 그런겨~~~^^
아~~ 드뎌 3편이 올라왔네용~~ ㅋㅋ 혼자 또 큭큭 댐서 웃었더니 .. 옆에서 머가 그리 웃기냐고 ... ㅋㅋ
자꾸 읽음서 .... 상상이 되요~~~~ ㅋㅋㅋㅋ 상상하기 싫은데~~ ㅋ
ㅋㅋ 자꾸 상상해~~^^
ㅋㅋㅋㅋㅋ완전재밌삼~드라마보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