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이 지금 죽을 맛을 보고 있는 쥔공입니다. 이봐, 그러게 평소에 맘을 곱게 써야.. ^^
싸이에서 시사회(?) 당첨되어 보러 갔었는데 참 기발한 영화였습니다.
러닝타임이 81분짜리 콤팩트한 영화라고 할 수 있는데,
영화 속 시간의 흐름이 우리의 시간과 거의 일치한답니다 ^^
간만에 만난 지루하지 않은 스릴러였는데 뒷심이 쪼금 약했지욥.
스토리는 이런 거에요.
뉴욕 연예계의 에이전트로 일하는 쥔공이 어느 날 공중전화에서 전화를 마치고
돌아서다가 공중전화로 걸려온 전화를 우연히 받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이 '우연이 아니었다'는 점에 있었던 것이지요.
이 때부터 주인공은 그를 함정에 빠뜨리고 조여들어오는 전화 저쪽의 상대와
피말리는 시간을 보내며 절망이라는 것의 맛을 보게 된다는 것이 줄거리의 전붑니다.
영화는 내내 이 공중전화 부스 안과 밖 불과 몇 평방미터 안에서 이루어지며
결말 부분에서 그를 함정에 빠뜨린 범인의 정체가 밝혀지는데.. (영화를 보세요^^;;)
아.. 스포일러가 안 되기 정말 어렵군요 -_-;; 특히 스릴러는...
쥔공을 맡은 콜린 파렐은 요새 주목받기 시작한 헐리웃의 신성이지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진범을 밝혀내지만 살해당한 수사관으로 나왔었는데
전형적인 미국인을 잘 연기하는 배우로 유명하나, 실제로는 아일랜드인이라네요^^
이 사람의 연기는 천재적인 극작가 래리 코언의 반짝반짝하는 시나리오에
현실적인 외피를 아주 제대로 덮어주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편, 이 이야기의 주축으로서 이야기를 끌어가는 실제 쥔공인 범인은..
끝부분까지 목소리로만 등장하지만 그 존재감이 오히려 쥔공을 압도하지요.
보시는 분들은 그냥 듣지 마시고 누군지 맞춰보시면 재미있을 겁니다^^
오만방자하고 못돼먹은 한 인간이 절망의 저 밑바닥에 떨어져서야
인간적인 덕목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게 된다는 이야기는
얼핏 동양적인 권선징악의 스토리에 지나지 않는 듯 보입니다만,
최근에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무차별테러와 결부되어 생생한 공포를 던집니다.
(물론 폰부스의 스토리에서 쥔공이 당한 일은 아주 무차별하다고는 못하죠)
다만 저 개인적으로는 무차별 테러라는 것은 서스펜스를 동반하지 않기에
현실에서나 진짜 공포스럽지 영화에서는 별로 효과적인 장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결말에서는 오히려 좀 힘이 빠지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
(저는 비서가 피자배달부 자리에, 피자배달부가 범인 자리에 갔으면 좋았겠다, 싶었어요)
<튜브>를 보고 난후 이틀인가 후에 본 영화라 그런지 비교가 많이 됩디다.
등장인물들은 쥔공과 범인, 부인, 애인, 형사반장, 그리고 그 외.. 라고 할 수있는데
그나마 쥔공과 범인을 제외하고는 대사가 거의 없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닙니다.
무대 또한 말씀드린대로 공중전화부스, 그 주변 뿐이고요.
뉴욕의 거리와 그 분위기를 로스엔젤레스에서 재현하느라 힘들었다지만
전체적으로 특수효과 같은 것이 별로 없었기에 제작비는 얼마 안 들었을 것 같더군요.
하나의 영화가 진짜 볼거리로 만들어지기 위해서 더 중요한 것은
돈 보다는 아이디어와 실력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인식하게 해 주었습니다.
이거 보고나니 갑자기 튜브가 너무 안타까운 거에요 -_-;;
폰부스의 감독과 작가는 통신의 발달로 모두가 언제나 로그온(on)상태인
현대의 오버커뮤니케이션(그냥 제멋대로 붙인 말임) 속에서도
인간 개개인의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이란 불발되기 마련인
상징적인 폐쇄공간 또는 상황을 만들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만,
그 쪽으로 핀트가 맞춰지기는 좀 힘든 영화가 아니었어요.
영화 속에서 공중전화부스는 트랩이었기에 말이지요 ^^
그런 면에서 처음과 끝의 장면 또한 약간은 오바가 아니었을까 싶네요.
암튼 꽤 흥미로운 영화 임에는 틀림없습니다 ^__^
비됴로 보셔도 괜찮을 거에요. 근데 아직 안 나왔나...???